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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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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9

난데없이 나타나서는 대뜸 폭언을 쏟는 미인이었다·

그야말로 파란의 예감·

청은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지금은 새로 등장한 여인이 일방적으로 나쁜 년으로 보일 뿐이었지만 혹여 둘 사이에 청이 모르는 사연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뭐 원수 가문이라거나 아니면 과거 씻지 못한 앙금이 있어 앙숙인 사이라거나·

혹은 청이 단면을 보고 오해할 뿐 완전 찐한 친구 사이라서 인사 대신 욕설을 나눌 뿐일 수도 있을 것이다·

왜 일부 사내들은 친해지면 얼굴만 봐도 저절로 욕이 올라오며 서로 못난 놈들끼리 비난하며 흥겨워지는 정이 있었다·

사내뿐만 아니라 여인 사이에서도 이년아 저년아 서로 구수한 욕설 나누며 한층 깊은 우정을 쌓아갈 수도 있을 것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을 것 같잖아·

상황이 점점 흥미로워지고 있었다·

인신공격으로 등장한 여인이 척척 보무도 당당하게 걸어나가니 한쪽 세 개 식탁에 앉아있던 여인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었다·

딱 보니 여인의 패거리들이 틀림없었다·

청이 주변을 둘러보다 사치마라고 하는 중원의 튀긴 과자 접시를 제 앞에 끌어다 놓았다·

눈처럼 튀겨낸 옥수수가 있으면 좋겠지만 중원에는 아직 없으니 대신 다른 거라도 먹으면서 구경해야겠다 하고·

“검화 저 년이···!”

옆에선 진설이 이를 가는 소리·

그러다 문득 떠오르기를 근데 금양검화 모용주희면 모용 꼬맹이네 누나가 아닌가?

청이 저도 모르게 여인의 가슴팍으로 시선을 주었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없진 않은데?

아담하고 소박하기는 해도 분명 제대로 모양이 잡혀있으니 아예 없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청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진설이 노한 어조로 대사를 치는 것이었다·

“지금 뭐 하자는 거죠?”

“어 뭐야! 백합! 화났어요? 아이 참· 제가 미안하다 했잖아요· 사람이 잘못 볼 수도 있고 또 그런 옷은 기루에서나 천박하게 몸뚱이 드러내는 여인들이나 입으니까· 내가 착각해서 실수했어요· 정말 미안해요·”

미안하다면서 돌려멕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이러면 화를 내봐야 속 좁은 사람이 되기 십상이었으니 오히려 화를 내라고 부추기는 수법이었다·

귓불이 붉게 물든 진설이 애써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그에 응수했다·

“그래요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멀쩡한 의복을 가지고 트집을 잡으시니 좀 곤혹스럽네요·”

“멀쩡한? 아! 맞아요· 그러고 보니 의복의 문제가 아니었나봐요· 요 앞에서 명치까지 다 파고 알가슴을 다 내놓은 기녀들이 지나는 걸 보았더니 그래서 착각했나 봐요· 아 착각한 건 진짜 미안해요· 그런데 누가 봐도 아니 아니에요·”

와 잘 돌리네·

청이 두근두근 와그작와그작 과자를 팍팍 씹었다·

지금까지는 진설 소저가 일방적으로 얻어맞고 있는 상황! 과연 진설 소저는 이 열세를 뒤집을 수 있을까요!

그때였다·

“그런데 옆에 계신 분은 못 보던····”

돌연 모용주희가 청에게 시선을 주었다·

면사 너머라지만 청은 바깥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최상급 초고급품이다·

청이 마주 바라보는데 눈이 마주치지 않으니 모용주희의 초점이 그보다 아래로 좀 내려가 있는 까닭이었다·

“어머 누구시지? 저분은 머리로 가야 할 기운이 전부 중단전에 몰렸나요? 아니면 아 속에 무언가 품고 계신 모양인데 아 빈궁한 꼴을 보아하니 거기 소저분 연회의 음식을 그렇게 품에 몰래 숨기시면 안 된답니다? 그런데 누구시죠?”

청의 입가가 길게 쪼개졌다·

뭐야 이것 봐라· 왜 대뜸 나한테?

그야 무복으로도 숨길 수 없는 존재감이 있었으니 모용주희가 이제까지 본 적 없는 거대한 악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청이 그 사정까지는 모른다·

뭐 중단전 어쩌고 하는 건 문제가 없다·

청은 그 방면으로는 이미 충분히 가진 자라서 저런 볼품없는 질투 따위 그냥 연민으로 넘겨줄 아량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빈궁한 꼴이라니?

청은 신녀문 도복을 입고 있는 상태였다·

“어머· 지금 뭐라고 하셨나요?”

“아 죄송해요· 기분 상하게 하려는 건 아니었고 그냥 조언을 좀 드리려고· 용봉지회에 오시는데 이왕이면 제대로 좀 차려입고 오시지· 도대체 꼴이 그게 뭔가요? 도대체 누가 저런 거지 아 죄송· 저런 여인을 초대했나요? 백합 또 당신인가요?”

“어찌 저리도 무례한 자가···!”

공손요예가 벌떡 일어나려는 것을 청이 손을 척 뻗어 막았다·

동시에 당난아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나는 괜찮으니까· 예는 여기서 평판 더 상하면 안 돼· 그리고 난아는 독병 다시 집어넣고·”

“하지만 저 미친 계집이····”

“됐고·”

청이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그 소저? 죄송한데 좀 크게 말씀해 주시겠어요? 안 들려서·”

“어머 중단전만 아니라 귓구멍에도 살이 찌셨나요? 제 말이 안 들리세요?”

“그게 아니라 본래 소리가 가슴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다 보니 가슴이 없으신 분이 말씀하시면 도대체가 들리지가 않아서요· 소저가 자꾸 입을 뻐끔거리시니 뭐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기는 한데 진설 소저 혹시 소저는 들리시나요?”

진설이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니요? 참으로 조용하다 생각하고 있던 중이랍니다·”

“역시 그렇죠? 거기 소저께서는 혹시 졸리신가요· 왜 뻐끔뻐끔 하품만 계속 하고 계시지·”

“하아? 소저께서 지금 감히 누구에게 시비를 걸고 있는지 알-”

“아· 맞다· 마침 지금 진 소저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는데 여러분도 함께 들어 보시겠어요? 개봉에 중원제일시장이 있다고 해서 구경을 가 보았답니다·”

청이 너스레를 떨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아담하니 안에 솜으로 채운 주머니 같은 걸 팔지 뭐예요? 그래서 제가 이게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물었더니 세상에 와 놀라지 마세요· 가슴이 없는 여인이 가리개 안에 끼워 넣어 사기를 치는 데 쓴다지 뭐에요· 진설 소저 이게 믿기시나요?”

“어머머머! 그게 정말인가요!? 믿을 수가 없어· 믿기지가 않아·”

“그렇죠? 그렇게나 쓸데없는 물건이 존재한다는 데에 깜짝 놀라고 말았지 뭐예요· 가슴이 없는 여인이 대체 어디에 있다고· 아니 여인이 가슴이 없으면 그냥 양물을 잘라낸 환관하고 다를 게 없지 않잖아요· 안 그래요?”

그러자 갑자기 살기가 빗발쳤다·

모용주희 혼자만이 아니라 그 주변으로 몰려있던 여인들 패거리 전체가 눈에 독기를 가득 품은 것이었다·

아 저쪽 파벌이 전체적으로 고도가 좀 낮구나·

“네년이 뚫린 입이라고···”

“어머 왜 화난 표정으로 하품을 하시지? 그런데 진설 소저 저기 저를 노려보시는 무서운 환관 나으리는 어떤 분이신가요? 제게 소개를 좀 해 주시겠어요?”

진설이 잠시 고민했다·

잘 받아주어야 하는데 모른다고 해야 하나 모른 척 소개를 시켜줘야 하나·

하지만 고민할 시간이 없었으니 진설이 에라 모르겠다 양자택일을 했다·

“아 저분은 환관이 아니라 모용세가의 모용주희 소저세요·”

“금양검화! 아 그 유명한 무림오화의 검화셨구나· 어쩐지 굉장히 검술에 유리한 몸을 하고 계신다 싶었어요·”

“검술에 유리한 몸이라니요?”

“저렇게 몸이 가볍고 얇으면 확실히 걸리는 데가 없이 쭉쭉 검을 뻗을 수가 있겠지요· 저만 해도 보세요 이렇게 이렇게 하면 가슴이 걸려버려서· 아이 참 괜히 이렇게 태어나서는 태생이 검객으로 불리한 꼴이지 뭐에요·”

“아아· 상심이 참 크시겠어요·”

“그래서 저렇게 검술에 유리한 신체를 가지신 분을 보면 저 역시 한 명의 검객으로서 참으로 부럽지는 않네요· 으음· 그래요· 불편해도 역시 여인이라면 품이 넉넉해야 하는 법이니까요·”

청이 두다다 말을 쏘았다

근육남 중 최고의 지성인 제갈이현마저 감탄사 참기에 실패한 흉악한 혓바닥이다·

모용주희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야! 너! 말 다했어!?”

“제게 말을 하시려면 최소한 저를 바라보고 말씀해 주시겠어요? 어째서 등을 돌리고 말씀을 하시나요?”

“하? 뭐야? 너 앞도 안 보여? 누가 등을 돌리고 있다는 거야?”

“아 지금 앞으로 서 계신가요? 평평하니 굴곡이 없어서 등을 보이고 계신 줄 알았지 뭐예요· 하지만 누가 봐도 저게 뒷태라고 생각할 수밖엔 없지 않나요? 무슨 여인이 사내처럼 밋밋한 태를 할 수가 아 이런! 그렇구나!”

청이 그리고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정말 죄송해요· 여장을 하고 계신 줄은 몰랐어요· 다 사정이 있어서 여인 흉내를 내고 계실 텐데· 제가 눈치가 좀 모자라서· 그러니까 정체를 숨긴 환관분이신 거죠? 알겠어요· 저도 소저라고 불러드리면 되죠?”

“누가 누가 여장을 하고 있다고!”

“그래요· 여장 안 하셨어요· 됐죠· 저는 절대 눈치챈 사실이 없으니 마음 놓고 안심하셔도 된답니다· 저 가슴만큼이나 입도 무거운 여인이랍니다· 입이 가벼워서 아무한테나 막 시비 걸고 비꼬고 기녀니 뭐니 천박한 소리는 가슴이 없어서 몸도 마음도 가벼운 사람만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진설이 서늘한 속을 차로 달랬다·

와 뭐야 이년· 혓바닥 뭔데·

괜히 시비 걸어서 적으로 돌렸으면 아주 개박살이 날 뻔 했잖아 하고·

두들겨 맞는 검화가 불쌍할 지경이었다·

사실은 불쌍하지 않다·

아유 그냥 한여름 살얼음 낀 과일차 들이키는 기분이네 하고 씰룩거리는 입꼬리를 애써 가라앉히느라 애를 쓰는 중이었으니까·

“이이 너 너어···!”

“음· 모처럼 여장을 하셨는데 이런 건 어떨까요? 벌집이라도 떼다 대접으로 이렇게 품에 붙여 막아놓으면 벌들이 쏘아서 좀 부풀어오르지 않을까요? 아니면 아아· 벌이 번거로우시면 손바닥으로 좀 마구마구 두들겨 보시는 건 어때요? 멍이 들면 살이 부풀어 오르잖아요? 어차피 가리면 색은 안 보이는데·”

“이익···!”

“아! 가짜 가슴! 그 상인이 팔던 물건이 바로 이럴 때 쓰는 물건이었군요! 여인이 쓰는게 아니라 여인이 되어야 하는 사람이 쓰는 물건이었어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이유가 다 있다던데 과연 허투루 만들어진 물건이 아니었네요·”

모용주희가 대답도 못 하고 씩씩거렸다·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을 허투 듣지 말아 주시겠어요? 여와께서 사람을 빚을 때에 성별이 없어 사내와 여인이 같았기에 이후 차이를 두기 위해 사내에게는 양물을 달고 여인에게는 가슴을 달았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니 여인의 흉내를 내시려거든 가슴의 크기는 아주 중대 사항···”

“야! 입 다물지 못해! 뚫린 입이라고!”

“어머 그러면 입이 뚫려있어야지 막혀있어야 한단 말씀이신가요? 여인의 가슴이 볼록한 것이 당연한 것처럼 입도 뚫려있어야 당연하지 않겠어요?”

“이게 말끝마다 가슴 가슴 누구는 이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이래서 가슴 큰 년들이란 딱 질색이야!”

“음· 소저의 가슴이 작은 아니 없는 건 소저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없다고 남을 시기하여 물어뜯고 다니는 건 소저의 잘못이 아닌가요? 제가 누군지는 알고 제 도복을 모욕하셨나요?”

“흥 그래봐야 그딴 허름한 도복 따위·”

“제 이름은 서문청이고 여중제일인이신 서문수린 도고께서 기명제자를 위해 직접 지어 내려주신 의복이랍니다· 혹시 거기에 모용 패거리에 도가 아이들 있니? 배분이 어떻게 되니? 어른을 보고서도 인사 안 올릴 테야?”

청의 말에 우당탕탕 의자들이 동시에 쓰러져 요란한 소리를 냈다·

“청산파의 산혜가 어르신을 뵈어요!”

“청산파의 산영이 어르신을 뵈어요!”

“모산파의 무린이 인사드립니다!”

“성월문의 마유란이 어르신을 뵈어요!”

“형산파의 창양이 인사를 올립니다!”

“그래· 어찌 도문의 아이들이 저런 모진 아이 옆에 붙어있느냐· 사문의 어른들께서 아시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시겠어·”

“아 아닙니다!”

“그래 민망한 자리에 있지 말고 다른 데 있으려무나· 내가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니 안 보이면 금방 까먹고 말아·”

“예! 감사합니다!”

다섯 명이 후다닥 자리를 피하니 얼굴을 감추고 냅다 아래층으로 도망을 쳤다·

그리고 나선 청이 이제 어쩔 테냐는 듯이 팔짱을 척 끼고 삐딱하게 섰다·

참고로 청은 무림 출도 이후 팔짱을 낀 역사가 없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러 팔짱을 끼어 명치 아래서부터 바짝 붙여 위로 들어올리니 그 위용이 험준한 산악 태산의 기상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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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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