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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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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

“부인 이렇게 마주하게 되어 유감입니다만 이미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양소월은 창백했다·

아청은 살면서 이렇게 창백한 사람을 처음 보았다고 느낄 정도였다·

입을 막은 손이 경련하듯 떨렸다·

파들거리는 오금은 그녀가 그저 서 있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 안간힘을 쓰는 것만 같았다·

“불미스런 일은 묻지 않을 터이니 이제 아이를 넘겨주십시오·”

양채무는 정중하고 깍듯했다·

그렇기에 단호하기도 했다·

발끈한 아청이 손가락질을 하며 나섰다·

“아니 듣자고 있으니까 웃기네· 무슨 애 내놓으라는 소리를 그렇게 당당하게 하지? 당신 애야? 데려가면 뭐 밥이라도 한 끼 먹이고 얌전히 되돌려주나? 무슨 말만 들으면”

“소저께서는· 후우·”

양채무가 얼굴을 쓸어내렸다·

일주일은 못 잔 사람처럼 피곤함이 묻어나왔다·

“뭔가 오해를 하시는 모양인데·”

“오해? 오해 좋지· 시발 변태 새끼들”

아청의 특기 아무 말 무차별 인신공격이 이어지려는 딱 그때였다·

이어지는 양채무의 말이 아청의 입을 막았다·

“저희는 이미 충분한 대가를 지불했습니다·”

“···뭐야요?”

아청이 양소월을 돌아보았다·

이건 못 들은 이야긴데?

“황금이 일천 관이었습니다· 가문의 전답을 팔아 마련한 금액입니다·”

“어····”

“그리고 얼마 전에 거래하는 전장에서 연락이 오더군요· 금이 전부 만금전장에 이관되었다고·”

커다란 금액은 전표를 써서 관리한다·

황금이 일천 관이면 수레로 끌어서도 열 수레는 나올 테니까·

그래서 전장에 먼저 금을 보내고 그 이름으로 쓰는 전표를 발행했다·

사실 전표 거래는 발행자가 유리했다·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전장에 연락하여 지급을 중단시키면 그만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황금이 모조리 만금전장에 인계되었다·

양씨 가문은 이제 황금에 대한 모든 소유권을 완전히 넘겨주게 된 것이다·

“그런데 자취를 감추셨더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현상금을 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현상금이 금으로 오백 관입니다· 가문의 사업과 장원을 담보로 마련한 금액입니다· 이제 저희는 세가의 모든 미래를 걸었습니다·”

금자가 천오백 관이었다·

신창양가 한 성의 패권을 가진 가문이 총력을 쏟아 마련한 금액이었다·

“어차피 아이를 데려오기 위해 마련한 금· 부인께서 일천 관의 금이 모자라셨다면 오백 관을 더 드리겠습니다· 이만하면 하나의 목숨을 살리기 위한 또 다른 목숨···의 값이 되지 않습니까?”

마지막 말은 아청을 향했다·

아청은 그제야 양채무를 보았다·

그의 높은 선업치를 보았다·

어린애 데려다가 몹쓸 짓 해서 재미나 보겠다는 그런 인간 말종이 아니었다·

그는 죽어가는 이의 아들이었다·

아비를 살리고자 하는 아들·

“목숨을 금전으로 사는 일이 떳떳할 수는 없겠으나 세가는 할 수 있는 모든 성의를 드렸습니다·”

임무창에서 본 글귀가 떠올랐다·

[선업)영약을 정당한 주인에게 양도하기]

양소월은 딸을 팔았다·

아청은 아찔한 기분을 느꼈다·

괜히 끼어들어 더러운 꼴만 봤다·

“그럼·”

양채무가 성큼 한 걸음을 떼었을 때 아청이 저도 모르게 진장명의 손을 낚아채 뒤로 끌었다·

“잠깐! 잠깐만요! 멈춰! 멈추라고!”

차라리 심장 이식처럼 한 사람이 죽고 한 사람 사는 문제라면 아청은 쓰린 속으로 자리를 떠날 수 있었다·

하지만 양채무가 애써 언급하지 않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양소월이 해 준 끔찍한 이야기를 기억한다·

진장명은 그냥 죽는 것이 아니었다·

순음지기를 모두 빼앗길 때까지 유린당한다·

입에 담기도 끔찍한 이후에도 회복과 유린을 반복하여 비참하고 모진 목숨을 억지로 연명 당하면서 천천히 죽어가는 미래였다·

양소월이 그 이야기를 들려준 이유도 알겠다·

아청이 아이를 지켜주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 심계가 너무 지독해서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는 없다·

아청이 양소월을 바라보았다·

“그··· 금자라도 어떻게 좀 돌려드리면·”

“···아이가 아이가 아팠습니다·”

“아·”

이제야 아청이 상황을 온전히 이해했다·

애초에 양소월은 딸을 넘길 생각이 없었다·

사기를 친 것이다·

아비를 살리려 필사적인 아들에게·

딸을 살리는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서·

아이의 이름을 대충 붙이는 부모는 없다·

가장 좋은 단어와 뜻을 고르고 골라서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첫 번째 선물이었다·

장명·

오래 살라고·

그저 아이가 오래 살 수 있기만을 바란 어버이는 도대체 어떤 심정이었을 것인가·

“은인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비겁한 변명에 불과할지라도 저희가 거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그리고 나면 어찌 되겠습니까? 저희는 다른 선택이 없었습니다·”

“그건····”

처음에는 거래일 테고 거절하면 다음에는 칼이 날아올 것이다·

무림이 비정해서가 아니라 소중한 사람을 살리려는 마음이 비정한 것이어서·

아청이 어쩔 줄을 몰랐다·

그러자 양채무의 말이 다른 사람을 향했다·

“승수 도장님 아버지께선 평생 무림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그 친구가 그래왔지·”

“도와주십시오· 감히 청해드리기 어려운 일임을 알고 있습니다·”

“자네····”

“이 일이 천륜에 반한다면!”

양채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저는 대의를 말하겠습니다! 식인마군이 화염마공을 가졌습니다! 악독한 혈라문이 벌써 동해의 절반을 손에 넣었습니다! 저 아이 하나의 목숨으로 고통받는 수천 수만의 사람을 구할 수 있을 겁니다! 제 말이 틀렸습니까!”

“···천존이시여·”

승수 도장이 눈을 질끈 감았다·

“···선자· 아이를 넘겨드리시게나·”

“스승님?”

“너도 일견하지 않았더냐· 생강시 하나에 드는 사람의 정혈이 일백에 이른다· 도대체 그 목숨들이 어디서 왔는가 알아낼 수가 없었지· 그러나 이제는 알게 되었구나· 왜적이 기승을 부린다고 관이 쳐다보지도 않으니 악적이 그리 위장해도 눈 뜨고 당할 뿐이었구나·”

승수 도장이 아청을 설득하려 들었다·

“선자 근래에 무림이 어지러워 천하에 흉사가 없는 곳이 없네· 무림맹에 드는 소식이 무엇 하나 전부 급박한 것들 뿐이니 저마다 제 구명을 찾고자 다른 이를 도울 손이 없는 형편이야·”

“저한테 그런 식으로 말씀하셔도·”

“양가는 동해를 막는 정도 무림의 대들보라네· 구파와 세가가 누군가를 돕지 못하는 때에 누군가는 혈라문의 악업을 막아야 하고 나는 그 일에 있어서 가장 앞장서 피를 흘리기를 주저하지 않는 협객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네·”

그러자 양소월이 무릎을 꿇고 바닥에 엎드렸다·

양 무릎과 가슴과 이마를 땅에 붙이고 파리처럼 손을 비비며 세상 가장 비굴한 자세로 빌었다·

“양 대협 제발· 금자는 제가 어떻게 해서든 설사 어떠한 수모에 이를지라도 그게 평생이 걸리는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제발 아이를 가여히 여겨 주십시오· 제발···”

승수 도장과 무당의 도사들이 양채무와 신창양가의 무사들이 아청을 보았다·

뭔데 이 분위기· 왜 나를 보는데·

그냥 너네들끼리 결정하고 통보해 주면 되지·

뭐 내가 결정하는 사람인가?

내가 결정해야 해?

내가 결정하면 알았습니다 하고 넘어가려고?

아청이 진장명의 손을 꼭 쥐었다·

그때 손아귀에서 꼼지락거리는 촉감이 있었다·

“···내가 갈게·”

순간 자리의 모든 숨소리가 멎었다·

“다 내가 나 때문에· 아빠는 돌아가시고· 나 엄마 사실 다 알고 있었어요· 엄마도 이제 나 같은 거 챙기지 말고 편하게 살아· 진작에 이랬어야 그럼 아빠도 살아있었을 텐데· 다 내가· 내가·”

진장명이 울먹거렸다·

“어디 좋은데 히끅 재가라도 가· 이런 병신같은 딸 말고 건강한 자식 보고 행복하게 살아·”

“명아!”

양소월이 땅을 기어 딸에게 향했다·

힘겹게 뻗어가는 떨리는 손을 아이가 모질게 쳐냈다·

“싫어! 나도 싫어! 싫다구! 이제 짐덩이로 사는 것도 지긋지긋해! 나라구 이렇게 태어나고 싶지 않았는데! 으윽 우우···”

결국 진장명이 울음을 터뜨렸다·

세상 모든 울음은 추한 꼴이다·

예쁜 표정으로 한 방울 뚝 떨어지는 눈물이란 이야기 속에나 있는 거짓말이었다·

악을 쓰고 목을 긁는 거친 소리로 아이가 운다·

양소월은 넋이 나갔고 도사들이며 무사들이 차마 목을 펴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아청이 마음을 정했다·

마음을 정하니 행동에도 망설임이 없었다·

“씨발 진짜! 존나 웃기네!”

모두가 시선이 모였다·

“아주 신파를 찍고 앉았다! 무림이 놀라고 황제가 존경을 표하는 차이나 씨-이발 신파가 왔다! 이래서 씨발 짱깨들은 안 돼·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게 인종차별이고 두 번째로 싫어하는게 짱깨새끼들이야·”

아청이 아이를 들어 옆구리에 끼웠다·

“다 필요 없고! 얘는 내가 따먹는다· 내가 따먹고 초절정 찍을 거니까 불만 있으면 지금 말하지 말고 속으로만 생각하도록·”

아청이 좌중을 둘러보았다·

하나같이 멍청한 표정이었다·

그게 웃겨서 아청이 미친년처럼 웃었다·

그러다 일순간에 탁 표정을 바로잡았다·

아청이 땅을 박찼다·

대성에 이른 월녀산보의 놀라운 반중력 도약이 펼쳐졌다·

그리고 점점 멀어져가는 목소리만 점차 소리를 줄이며 들려올 뿐이었다·

“이 애는 이제 제 껍니다!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겁니다! 나는 간다! 안녕 여러분! 저는 굴레와 속박이 어쩌구 제 행복을 찾아 떠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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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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