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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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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

“그렇다니까요· 세상 참 흉흉하여라·”

아청이 쥐상 사내의 등을 콱 밟았다·

“사 살려! 살려줘!”

월광검(6호)를 막 박아넣으려는데 승수 도장이 급히 말렸다·

“이보시게! 선자· 아무리 그래도 자비를 베풀지 않겠는가·”

“네? 왜요? 이런 건 거름으로 쓰는 게 세상에 도움이 되는 유일한 방법인데요·”

“모두 선자를 위해서일세· 도를 걷는 자가 살업을 쌓아 좋은 것이 없지 않겠는가·”

아청이 손사레를 쳤다·

“아유 전 괜찮아요·”

아청이 쥐상 사내의 뒷목을 콕 찍었다·

능숙하기 짝이 없는 태도에 무당의 늙은 도사가 쓴웃음을 지었다·

아청이 검을 한번 휘둘러 피를 털어냈다·

절도 있는 납검이 이어졌다·

사실 할 일이 없을 때 많이 연습했다·

“그런데 어르신 저는 왜 얻어맞았나요? 피를 아주 한 사발 토했는데· 저 친구는 사과 한마디 없고·”

“허허 육아·”

“사부! 그게 아니라 진짜 제 눈으로 똑똑히! 딱! 정말로 보았단 말입니다! 아주 눈에서 사악하기 짝이 없는 사기가 쫙쫙! 사부님의 명예를 걸고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진실이란 말입니다!”

환육이 펄쩍 뛰었다·

이는 본래 무림인이 하는 말 중 가장 강력한 종류의 약속이었다·

‘사문 걸고 진짜’

‘사부 걸고 진짜’

현대에서 어머님을 담보로 거는 일보다도 훨씬 엄숙한 선언이었다·

왜냐하면 사문 혹은 사부로 거짓말을 하면 기사멸조의 죄를 물어 파문당하기 마련이었다·

파문광선 한 방이면 무인의 삶은 나락이다·

여차하면 ‘패륜 한 번 하지· 엄마 미안해!’를 외고 넘어가는 현대와는 그 무게감이 다른 것이다·

“허허 육아· 대체 이놈을 어째야 좋을까···”

“정말이란 말입니다! 속지 마십시오! 분명 요괴 같은 게 틀림없습니다!”

“육아 세상천지에 요괴가 어디 있겠느냐· 도를 닦는다는 놈이 사이비 중놈 같은 언행을 해서야 되겠느냐·”

어라 사이비?

아청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이비는 영어 아닌가?

사실 사이비는 공자가 한 말로 비슷하지만 같지는 않다는 한자어다·

대충 유사한 짝퉁이라는 뜻·

아청이 의아해하는 사이에도 억울함에 가득 찬 환육이 불을 뿜었다·

“아니 사부님 삼천 세계에 삼존께서 계시고 육제군이 계시고 팔선도 계시는데 요사한 괴이가 없을 것이 또 무엇이랍니까!”

“어허 이 청맹과니 같은 녀석이····”

승수 도장의 수염이 뻣뻣하게 섰다·

평소보다 흥분한 환육의 눈치가 조금 모자랐다·

“왜 이전에는 생강시 같은 마물은 산해경에나 나오는 지어낸 이야기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랬는데 어땠습니까! 제 말이 맞지 않았습니까! 동정호 지하에 있던 게 생강”

“이노옴! 정녕 회초리를 들어야 그 방만한 정신이 좀 들겠느냐!”

“헙·”

무림의 비사가 환육의 깃털같이 가벼운 입방정에서 튀어나왔다·

하지만 아청은 어차피 잘 몰랐다·

생강시?

강시면 그 앞으로 나란히 하고 통통 뛰다니는 시체 아닌가?

근데 강시가 살아있으면 강시가 아니지 않나?

뭐 알 게 뭐야· 그런 게 있나 보지·

아청이 본론을 꺼냈다·

“어르신? 어쨌거나 쟤도 딱히 사과할 마음은 없는 것 같고·”

“선자에게 내가 참으로 미안하이·”

승수 도장이 면목이 없다는 듯 말했다·

아청이 괜찮다는 뜻으로 웃으며 대답했다·

“그 대신에 착한 일 한번 같이하고 가시죠?”

 

—-

 

아청은 상황을 대강 설명했다·

아이가 노려지고 있는데 무산까지만 가면 된다더라· 그래서 데려가는데 이런 놈들이 계속 습격할 것 같다·

승수 도장도 쥐상 사내가 죽기 전에 납치 운운하는 것을 들었으므로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목적지가 무산 신녀문이라면 그렇게 돌아가는 여정도 아니다· 해 봐야 사나흘 정도 기일이 걸릴 뿐·

게다가 목적지가 신녀문이라면야·

신녀문이 세외에 속하는 신비문파라 해도 어엿한 도문이었다·

도문끼리는 먼 사촌 같은 관계다·

굳이 얼굴 알지 않아도 통하는 정이 있었다·

그리고 환육은 진짜로 회초리를 맞았다·

아픔보다는 수치에 중점을 둔 훈육이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스승의 회초리는 놀라울 정도로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이 마물 이제야 네 정체를 알겠다·”

“내 정체? 그것참 흥미로운걸·”

“마물아 네가 과거 주왕을 유혹하여 천세를 피로 물들인 바로 그 아홉 꼬리 여우 분명 구미호가 분명하렷다· 어떻게 사부를 홀린 모양이지만 내게는 어림없을 줄 알아라·”

“뭐래 미친놈인가?”

“참으로 끔찍하구나· 사람의 거죽을 두르고 그 흉내를 내는 마물아· 내 분명 그 요사하기 그지없는 눈깔에서 줄줄 흘러나오는 끝이 없는 살의를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거늘·”

아무래도 백주대낮에 사람들 앞에서 회초리를 맞은 것이 많이도 억울했던 모양이라고·

아청이 피식 웃으며 목청을 높였다·

“어르신! 얘가 또 지랄을 하는데요!”

“이 망종이 도대체가 정신을 못 차리고···!”

“사부! 저는 억울합니다! 저 여우가···!”

“오냐 내 오늘 온 산천의 가지를 다 부러뜨리는 한이 있더라도 네 망상벽을 고쳐놓아야겠다·”

“으아악 이 마물! 이 원한은 잊지 않겠다!”

환육이 끌려가며 소리쳤다·

사실 그럴 만했다·

환육은 제대로 봤다·

하지만 사람이 제 모습을 볼 수가 없으니 아청 역시 자신이 어떤 꼴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게다가 중원이란 현대처럼 거울이 흔치 않다·

동경은 값이 싸나 관리가 어려우면서도 명확히 잘 비치지 않으며 유리에 은이나 수은을 입힌 은경은 손바닥만한 것이라도 금을 관으로 치르는 보물이었다·

아청은 떠돌이고 보물과는 거리가 멀었다·

자신의 형상을 온전히 본 적이 드물다·

그러니 도사치곤 좀 모자란 친구구나 하고 말았다·

한편 머리가 허연 노도사가 장성한 제자의 종아리를 치는 광경은 무당파 도사들의 흔치 않은 즐거움이었다·

놓칠세라 도사들이 따라서 우르르 몰려나가고 나서 아청이 양소월에서 물었다·

“그 어머님· 혹시 하오문이라고 아세요?”

“하오문··· 말씀이십니까?”

“쥐상을 한 놈이 저가 하오문이라고 하던데요· 제가 잘 몰라서· 유명한 애들이에요?”

“그···”

양소월이 뜸을 들이다가 대답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은인께 도움이 되지 못해 송구할 따름입니다·”

“아니 뭘요· 세상에 무슨무슨문 무슨무슨파 하는 놈들이 널렸는데 그걸 다 아시려구·”

그래도 영 신경이 쓰이기는 했다·

폭탄을 쓰는 놈은 처음이었으니까·

아니 왜 무협에 폭탄이 나오는데? 이거 맞아?

이러다 아주 대포도 나오고 총도 나오겠어·

그때는 이미 눈깔이 돌아가서 정신이 없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참 오싹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여러 악인을 족쳐본 경험으로 배경을 내미는 뻔한 수작에도 조금씩 결이 달랐다·

자신감 혹은 자부심이라고 해야 하나?

아청이 머리를 북북 긁었다·

몸이 편하니 잡생각이 드는 모양이었다·

무당파 도사들과 함께하는 여정은 편했다·

두어번 습격이 있었으나 도사들이 우르르 몰려 나가더니 아청이 뭘 해 볼 새도 없이 곧장 정리가 끝났다·

게다가 요즈음 이상하게 피가 당기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몸 편하게 구경이나 하고·

여중생쟝은 어쩐지 서먹했다·

이상하게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뭔가 실수한 게 있나 싶어도 잘 모르겠고·

그렇게 무난하게 무산이 가까워졌다·

무산이 나흘 정도 남은 거리쯤에서 일행의 길을 가로막는 무리가 있었다·

 

—-

 

아청은 처음에는 그닥 신경을 쓰지 않았다·

진장명을 노린 습격자들이 당당하게 길을 지키고 있을 리도 없거니와 애초에 선업을 보아하니 나쁜 놈들은 아니라서·

개중 대표로 선 청년이 길을 가로막았다·

선업은 62·

승수 도장이 원체 높아서 그렇지 지금까지 본 사람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선업이었다·

승수 도장 소대협 그리고 저 청년·

악업으로 세 자리수를 넘기지만 않아도 나쁜 짓 하고 다니지는 않았다는 뜻임에야 오죽할까·

그래서 아청은 마음을 편히 먹었다·

“무당의 협객들이시군요· 혹 승수 도장님이 아니십니까?”

“오 날 아는가?”

“저는 양가의 채무라 합니다·”

“오 위적이 아니 양위적 대협의 아들이로군! 자네가 사 척 쯤 되던 때 본 것이 마지막이구먼· 그때 얼굴이 그대로 남았어· 용케도 노부를 기억해 주었구먼!”

아청이 들어보니 아버지 친구를 알아보고 인사를 드리는 모양이었다·

그래서인지 승수 도장도 반갑게 웃었다·

“그래 대협은 안녕하고? 아니지 폐관에 들었다고 들었는데· 아직 수련중인가?”

양채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사실 아버님께서는 폐관에 드신 것이 아닙니다·”

“그럼 어찌?”

“식인마군과 싸워 큰 부상을 입으셨습니다·”

“뭣이! 그래서 상세는?”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셨으나 다행히 큰 차도가 있어 근래에 정신을 차리셨습니다·”

“아이고 다행이구나· 자칫하면 정파의 거인을 잃을 뻔했어·”

승수 도장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는 안타깝다는 감정을 담아 말을 이었다·

“아니 소식이라도 전하지 그랬나· 창아신협이 위중하다면 장문인께서 자소단을 아끼시겠나·”

“지독한 마공에 당하신 탓입니다· 영약이 오히려 독이 된다고 신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신의께서 살펴주셨나· 선재로다! 선재야·”

“허나 신의께서 말씀하시기를 화염마공에 원단이 상하셨다고·”

“화염마공! 그 저주받을 마공이 어찌!”

화염마공!

그 이름에 무당파 도인들이 놀라 웅성거렸다·

아청은 뭔지 몰라 그냥 들었다·

여기서 왜 너네만 아는 이야기 하냐고 끼어들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그런데 화염마공은 또 뭐야·

손에서 불이라도 뿜나?

그건 좀···

멋있겠는데·

그러고보니 화산파도 있었지?

무협 몰라요인 아청조차 들어본 이름이었다·

화염마공이라·

용암이 불을 이기는 거니까 화산파가 더 쎈가?

    

아청이 딴생각을 하는 사이에도 대화는 흘렀다·

“원단이 상해? 영약도 안 듣고? 세상에 그럼 어찌해야 된단 말인가? 방법이 있나?”

친우가 위중하다는 소식에 승수 도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재우쳐 몰아붙였다·

“···방법이 있습니다만·”

“오오! 그래도 있다니 다행이로군! 그래서 그게 뭔가! 내 도울 일이 있는가!”

“그 치료법이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고···”

양채무가 말끝을 흐리며 이쪽을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아청의 곁에 선 진장명을 향해·

잠깐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것 같은데·

아청이 진한 불길함을 느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비 피해 조심하시구 맛잇는 점심 드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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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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