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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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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0

사실 그리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낙양에서도 그랬고 화산 가는 길에도 늘 이러했으니 팽대산 옆에 있으면 여인들이 도끼눈을 보는 일이야 일상과도 같았다·

그럴 때면 청은 피식 웃으며 여인들 얼굴 구경하기 바빴으니 지금까지 별로 신경을 써 본 적이 없다·

그런데 기분이 이상하게 상하는 것이다·

내가 내 친구랑 놀겠다는데 왜 저네들이 난리를 치지? 별것도 아닌 년들이 신경을 건드리고·

본래 누군가 이유 없이 미워하면 정말로 미워할 이유를 만들어주라고 했다·

청이 척척 다가가 팽대산의 옆자리에 척 엉덩이를 붙였다·

“아휴 뭔 여인네들이 이리 많담· 딱히 할 일이 없나? 산 나 목마른데 달달하게 과실차· 얼음 동동 띄워서·”

“너 괜찮은가?”

“빨리· 나 목마르다니까?”

“우리 청아가 목마르다잖아· 왜 궁둥이 붙이고 미적거려? 빨리 안 갖다 줄 거야?”

팽대산이 눈살을 찌푸렸다·

본래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법이라고 당당히 차 내놓으라는 청보다 옆에 붙어서 추임새를 붙이는 당난아가 더 얄미웠다·

아니 애초에 이쪽을 졸졸 쫒아다니며 정실이니 뭐니 하던 여자가 아니었나?

왜 갑자기 적국의 간신배로 돌변해 저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약을 올리고 있단 말인가?

“아주 상전이 따로 없군·”

“왜· 우리 사이에· 목마른데 차 한잔을 못 갖다주나? 구경꾼들 많은데 부려 먹히려니 막 창피하고 그래?”

그러자 또 여기저기서 심약한 탄성들이 배경으로 깔렸다·

팽대산의 표정이 아주 잠시 멍하니 풀렸다가 곧 입가에 슬그머니 미소가 번졌다·

구경꾼들 약이나 올려보겠다는 수작이니 팽대산이 어울려주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이미 한번 해 봤는데 재미가 있더라·

“그렇군· 우리 사이에·”

팽대산이 과실차에 얼음 동동 띄워서 가져오고 나니 청이 흘끗 보고 말했다·

“얼음이 너무 적잖아· 이러면 다 녹아서 밍밍하기만 하고 별로 시원하지도 않는 거 몰라? 아니 이런 간단한 것도 일일이 설명해 줘야 해? 하 얼굴만 번드르르하지 멍청해 빠져서는· 뭐해? 다시 안 가져오고·”

허억허업 숨 들이키는 소리가 요란했다·

그 소리에 팽대산이 청의 의도를 눈치챘다·

팽대산이 눈썹을 쭉 늘어뜨리고 처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미안하다· 금방 가져오지·”

이러나 저러나 죽이 잘 맞는다·

팽대산도 구경꾼들에게 맺힌 것이 많았다·

저 여인들 골려먹자고 하니 머리가 비상하게 돌았다·

“뭐야 이게 얼음에 과실차를 부었잖아 이게 얼음덩어리지 무슨 과실차야? 내가 얼음 좀 많이 넣어오랬다고 지금 뭐 항의라도 해? 왜 다시 가져오라니까 기분 나빠?”

“오해다· 그냥 차게 먹으려는 것 같-”

“됐고! 여인한테 찬 거 안 좋은 거 몰라? 진짜 어이가 없네· 적당하게 얼음 적당히? 딱 많지도 적지도 않게· 이걸 모르겠어? 이 쉬운 것도 못하냐고· 많지도 적지도 않게 적절하게 적당량· 이 쉬운 걸 왜 못해? 하 멍청해 빠져가지고는·”

“그· 미안하다· 잠시만 기다려다오·”

팽대산이 다급히 또 찻잔을 날랐다·

“음· 조금 많은데 이 정도면 뭐· 마음에 차는 건 아닌데 꼴에 이 정도면 뭐 애는 썼다· 근데 막상 보니까 차가운 건 별로 안 떙기네· 냉차 말고 온차로 갖다줘·”

“알겠다· 내 금방 가져오지·”

그리고 나니 또 청이 지랄이었다·

“아씨 너무 뜨겁잖아? 먹고 입천장 다 데라고? 도대체 뭐 하나 마음에 드는 데가 없어· 진짜 이러기야? 기분 상하게· 됐어· 나 간다? 나 가버릴 거야·”

“그 정말로 미안하다· 내가 좀 무심해서· 내가 어떻게 재 주면 되겠나?”

“그럼 불어줘· 좀 식게·”

그러자 청이 잔을 들어 팽대산의 입술 앞에다 척 갖다 댔다·

팽대산이 그걸 또 후후 불고 앉았으니 온갖 구박 받으면서도 해달라는 대로 전부 해주며 꽉 쥐여 잡힌 모양새였다·

지켜보는 여인들의 속이 터져나갔다·

가슴 속 순정이 짓밟히는 충격에 울먹이는 여인도 많앗다·

차마 더 못 보겠다면서 위층과 아래층으로 떠나는 여인이 속출했다·

   

“어떤가 온도는? 적당한가?”

“어디· 음· 괜찮네· 뭐 산 치고는· 진작 좀 이렇게 하지· 사람이 머리를 쓰란 말야 머리를· 하여간· 겉모습만 뻔드르르해서는 알맹이는 진짜 하 멍청해가지곤·”

“미안하다· 그 가지 않고 계속 있어 주겠나?”

“글세· 아 맞다· 시장에서 머리 장식을 하나 봤는데 예쁘더라고? 서역에서 왔다나 하는데 금자를 두 관이나 달라지 뭐야· 이렇게 생긴 꽃 모양인데· 봐봐 여기 머리에 딱 꽂으면 딱일 것 같지 않아?”

청이 면사를 뒤집어써서 보이지도 않는 머리를 척 가리켰다·

“금자가 두 관이라니· 무슨 머리 장식이 그렇게-”

“잘 어울릴 것 같지?”

“음·”

“잘 어 울 릴 것 같 지?”

팽대산의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음· 도대체 이 압박감은 무엇이지·

뻔한 연기임을 알면서도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알겠다· 사 줄 테니-”

그러자 청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 갈래· 진짜 어이가 없어서·”

“왜 왜 그러나?”

“산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머리 장식이라면 내가-”

“됐어· 산은 늘 이런 식이지·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그게··· 미안하다·”

“미안? 뭐가 미안한데? 말해봐·”

“그···”

팽대산의 이마에 슬그머니 땀이 뱄다·

이거··· 연기가 맞나?

“하· 진짜· 내가 언제 사 달라고 했어? 그냥 예쁘다고 했을 뿐이잖아· 그런데 뭐? 그렇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뭐야? 아주 사람 못되게 만드는 것도 정도가 있지·”

“그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

“그럼? 그런 의도가 아니면 뭔데? 저기 포희는 길 가다가 눈길만 좀 머물러도 며칠 있다가 슥 포장되어 날아온다더라· 내가 뭐 그 정도까지 바라는 것도 아니잖아? 어쩜 사람이 이렇게 무심해? 내가 거지도 아니고· 무슨 금자 두 관 겨우 그깟 금전이 없어서 이러냐고·”

“미안 내가 내가 생각이 짧았다·”

“하아· 진짜 내가 못 살아· 됐어· 이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자· 머리 장식도 필요 없으니까 괜히 큰돈 주고 사지 말고·”

“그으···· 알 알겠다·”

“그런데 그거 장식이 말야· 이렇게 홍옥하고 강옥을 깨알같이 막 박아서 그 모양이 뭐라고 하지? 만다라? 세상에 산이도 눈으로 보면 와 예쁘다 그런 소리가 절로 나온다니까? 내가 원래 뭐 보고 예쁘다는 소리 안 하잖아· 그치?”

“음· 슬슬 두려우니 이쯤 하면 안 되나?”

결국 견디다 못한 팽대산이 백기를 들었다·

도군자의 검강 앞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커다란 공포를 더는 버틸 수 없었던 까닭이었다·

청이 아쉬운 듯 입맛을 쩝 다셨다·

“아깝다· 아직 좀 남았는데·”

“정말로 무시무시하군· 그래서 정답은 뭐였지? 사 줘야 하는 건가 아닌 건가?”

“반반? 진짜 사달라고 하는 걸 수도 있고 그냥 예쁘다고 하는 걸 수도 있고? 전자인데 안 사주면 끝장나는 거고 후자인데 사주면 금자 두 관 만큼 부담스러워서 끝장이 날 수도 있지·”

“으음·”

“굳이 정답을 하나 꼽으라면 그냥 헤어지는 게 제일이지· 만약 여인이 이딴 식으로 나온다? 속마음부터 내가 만나준다 하고 선심 써서 베풀고 있는 상황이거든?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여인하고 말이 통하겠어? 그냥 헤어지거나 정말 마음이 다 뺏겨서 이 여인이 아니면 안 되겠다 싶으면 어째 매 맞으며 살아야지 뭐·”

“음· 그렇군·”

팽대산이 질린 기색으로 고개를 저었다·

청이 낄낄거리며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산은 걱정 안 해도 될걸? 산이면 이쪽으로는 절대 우위니까 여인이 감히 이렇게 못 하지· 산이가 목소리 쫙 깔고 이 악물고 ‘이믄 희으지지’ 한 마디만 하면 바짓자락 붙들고 울며불며 용서를 구할 텐데 뭘·”

그리고는 청이 냉차 온차 번갈아 홀짝거리다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이 말했다·

“아· 산이는 의외로 섬세하니까 이렇게 달달 볶일 일도 없겠다· 아까 신경 써 준 거 고마워· 그냥 어제는 잠깐 좀 통렬한 반성이 있었다고 해야 하나·”

안 부르던 이름까지 불러준 걸 보니 어제 보여준 추태가 많이 걱정이 되었던 모양인가보다 하고·

그러자 팽대산이 슬그머니 눈을 피했다·

“그래서 용봉지회는 이제 그만 나오고 무천각에서 수련이나 하며 지내려고· 검우가 검을 좀 봐주기로 했는데 산이도 같이 대련하려면 언제든지 놀러 오고 아 초려도 오시라 그래·”

“남궁 형이 말인가?”

“솔직히 검우가 경지는 좀 미천하지만 대련으로는 이기기가 쉽지 않더라고· 내가 좀 기본이 모자라서 그런가· 무천각에 방도 많으니까 부담 없이 놀러 와·”

“흠·”

“오늘 제갈가는 안 오나 봐· 향이한테도 놀러오라고 해야 하는데· 나중에 인편으로 소식 보내면 되겠고· 음· 얼추 볼 사람 다 봤나? 검우에 창빈이에···”

그때였다·

앳된 목소리가 청의 말을 끊더니 우다다 쪼그만한 것이 달려들었다·

“앗 거 아니 청 누나! 청 누나 맞죠?”

“오잉? 준아! 여긴 무슨 일이야? 어라· 이야 우리 준이 용케도 나를 알아보네?”

“그야 목소리가 똑같잖아요·”

취미가 취미라서 목소리 구분만큼은 아주 기가 막히게 하는 모용준이었다·

“그래 기특하기도 하지· 그동안 나쁜 말 안 하고 착하게 잘 지냈지?”

“어· 그게· 몇 번 했는데요···· 가족을 위해서는 해도 된다고 해서 했는데요···· 그건 괜찮아요?”

“음· 가족은 어쩔 수 없지· 그 말고는 안 했다는 거지? 이야 어쩜 이렇게 말을 잘 듣지? 자 이리 와·”

청이 모용준을 제 무릎 위에 앉혔다·

그러다 당난아의 뾰족한 목소리가 귀를 찔렀다·

“이 꼬맹이는 뭐야? 어떻게 나도 못 앉아 본 무릎에 청아야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나도 무릎에 앉을 줄 아는-”

“무슨 헛소리야· 왜 멀쩡한 의자 두고 내 무릎을 탐내? 자 여기 이상하고 예쁜 또 이상한 누나는 당난아란다· 좀 이상하니까 착한 준이가 이해해주렴·”

“안녕하세요· 모용준이에요·”

모용준이 꾸벅 인사를 붙였다·

당난아의 눈은 여전히 곱지 않았다·

“모용준이면 검화 동생 아냐?”

“아 우리 누나를 아세요? 혹시 누나 친구분이세요?”

“얘가 끔찍한 소리를 하네· 야· 사람한테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지 어떻게 너네 누나랑 친구냐는 소리를 할 수 있어? 너네 누나는 친구 없거든?”

당난아가 딱 잘라서 말했다·

아홉 살 아이에게 좀 좋게 말해줄 법도 한데 당난아는 원래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싸가지가 없는 여인이다·

“어 진짜요···?”

“하· 혹시 너네 누나가 누구 친구랍시고 집에 데려온 적이 있든?”

“그건 없는 것 같아요····”

“거 봐· 너네 누나는 친구 없다니까·”

“아 누나는 친구가 없구나···”

“그래· 그러니까 어디 가서 그런 아얏·”

당난아가 청의 가벼운 꿀밤을 맞았다·

“얘가 애한테 못 하는 말이 없어· 이상한 누나가 하는 말은 이상하니까 안 들어도 돼· 그리고 여기 잘생긴 형은 팽대산이야·”

“앗 이분이 바로! 처음 뵙겠습니다! 그 말로만 듣던 매형이시군요· 저어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오우 가족 상봉· 역사적 순간· 전중全中이 울었다· 감동 실화·”

청이 낄낄 웃음을 터뜨렸다·

팽대산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꼬마· 매형이라니?”

“누나가 그랬는데요? 그 옥기린 팽대산 대협이 아니세요? 혹시 이름만 같으신·”

“내가 그 옥기린이다· 네 누이가 잘못 알고 있는 모양이로군· 그런 일은 없다·”

“어 음· 청 누나가 가족 이야기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랬어요· 맞죠?”

“이야 준! 어쩜 기특하기도 하지·”

청이 모용준의 머리를 쓱쓱 쓰다음었다·

말을 아주 잘 듣는 예쁜 꼬맹이였다·

“네 누이가 뭐라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애초에 네 누이는 데릴사위를 들일 테니 팽가의 후계인 나랑은 혼인할 수가 없다· 아마 네 누이가 헛 음 농담을 했을 테지·”

아이라고 사정 봐 주지 않는 당난아와는 다르게 팽대산은 어휘를 고를 정도의 인정이 있었다·

“데릴사위요? 그건 뭐예요?”

“음· 혼인을 하면 여인이 사내의 집에서 사는 것은 알고 있나?”

“네·”

“반대로 사내가 여인의 집에서 살면 데릴사위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가문을 이어야 하는 후계자이기 때문에 부인의 집에서 살 수가 없지· 이해했나?”

“아! 이해했어요· 감사합니다·”

모용준이 고개를 꾸벅 숙였다·

팽대산의 표정이 묘했다·

“누이와는 완전 딴판이로군·”

“어때 제법 귀염성이 있지?”

“제법· 아이치고는 말귀가 밝지 않나·”

팽대산이 선선히 인정했다·

떼를 쓰지 않고 말이 통하기만 해도 또래 중에 손가락에 드는 귀염성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또 혼자 있지?

원래 혼자서 잘 돌아다니기는 했지만·

“준아 그런데 어떻게 혼자 왔어?”

“아 누나랑 같이 왔어요· 누나는 봉황회 분들이랑 있고요 저는 아! 맞다!”

그러더니 이제 생각이 났다는 듯이 말하는 것이었다·

“청 누나 우리 누나 괴롭힌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제가 혼내주려고 찾아다니고 있었는데 혹시 괜찮으면 같이 찾아주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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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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