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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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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0

예선을 통해 올라온 스물 네 명 그리고 정파의 추천권으로 본선에 진출한 마흔 명 해서 예순네 명이 일 차 전을 치르는 일정이었다·

오늘은 일 조와 삼 조의 일차전이었는데 그 말인즉슨 언제 올지 모르는 차례를 계속 기다리며 대기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천유학을 찾아서 이거 부작용이 좀 심한 거 아니냐고 다른 방법 없느냐 물어보려는 청의 계획도 뒤로 죽 밀려버리고 말았다·

아씨 스승님 어디 계신지도 모르는데·

분명 보약 판다느니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기는 했으니 시장에 계시기는 할 텐데 특유의 신묘한 상술(강매)로 다 팔아치우고 나면 아예 찾을 방도가 없지 않나 하고·

그래서 마음도 적지않이 조급한 상황에서 저 하수 나부랭이들의 싸움이나 지켜봐야 하는 그 심정이란!

음 재미는 있네····

원래 고수 싸움보다는 하수 싸움이 훨씬 재미있는 법이었다·

왜냐하면 고수 싸움은 봐도 무슨 일인지 잘 모르지만 하수 싸움은 보면 한눈에 상황이 눈에 딱 들어오니 흥미진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슬아슬함이 있기 때문이다·

오 지당권 마 소협도 올라왔네?

지당권의 고수 마 소협이 귀양문의 제자 채 소협을 맞이해 연신 땅을 기었다·

보통은 땅을 긴다고 하면 패색이 짙다는 뜻이겠지만 지당권의 고수인 마 소협은 원래 땅을 기어다니기 때문에 오히려 승기를 잡은 모습이었다·

불쌍한 귀양문 제자가 계속 허우적거렸는데 아마도 무릎 아래로 샤샥 기어다니는 상대를 어떻게 공격해야 할지 전혀 모르는 태도였다·

그야 사실상 강호 어떤 검술에도 무릎 아래로 기어다니는 상대를 상대하는 초식 따위는 없기는 할 테지만·

그러다 결국 마 소협이 뱀처럼 스르륵 파고들어 오금을 누르고 쓰러지는 채 소협의 발을 이리저리 엮어 제압해냈다·

그리고 나선 채 소협이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지만 그때마다 뼈를 분지를 듯이 콱 찌르는 고통에 겨우 비명이나 참아낼 뿐이었다·

심판을 보던 무림맹 고수가 제압된 귀양문 제자의 탈출 시도를 몇 번 지켜보다가 금방 판정을 내렸다·

이는 편파 판정이 아니라 제압당하고서 어떤 수법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는가를 잠시 지켜본 것이다·

“승부! 신여 출신 마온사 승리!”

그게 관중들에게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마 소협이 기쁜 듯이 손을 흔들고 불쌍한 귀양문 제자는 고개를 푹 떨구고 터덜터덜 걸어나갔다·

적어도 비무에서 그럴듯한 모습이라도 좀 보여야 하는데 상대가 상댄지 보니 그조차 여의찮았다·

“쯧쯧· 아주 고약하구나· 저래서야 어찌 고개를 들고 다닐꼬· 그렇다고 저 아이에게 지당권을 쓰지 말라 할 수도 없는 것인데·”

서문수린이 안타깝다는 듯이 말했다·

일전에 서문수린이 당부하기로 아무리 상대의 경지가 미천하고 실력이 형편없는 놈이라고 해도 십 합은 받아주라고 했다·

생사결을 내는 판도 아니고 정파 식구들 모인 좋은 자리에 실력을 뽐낼 기회 정도는 주어야 한다는 당부였다·

마 소협이 승리하여 명성을 얻은 명성이라고 해 봐야 바닥을 잘 기어다니는 흉한 무공의 고수쯤이고 패배자는 거기에 진 못난 놈이 되어버리는 꼴이었다·

이겨도 얻는 것은 별로 없고 별개로 이제 귀양문 제자는 마 소협을 원수처럼 여길 것이니 원한만 사는 것이라고·

무림에서 지당권을 기피하는 이유가 이렇게 온갖 곳에서 단점만 줄줄 새어 나오기 때문이었다·

이후로도 비무가 계속되며 간간이 아는 얼굴도 비쳤다· 공손요예가 서천상가의 상백송을 간단히 꺾었고 제갈이현이 철선을 휘둘러 청해 사람이라는 누구를 기절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나니 청의 차례도 성큼이었다·

진행을 맡은 무림맹 무사가 이제 금방이라며 대기실로 안내해 주었다·

대기실은 운하에 띄운 경기장에 솟아난 선박이었는데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흥 하고 코웃음을 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거의 코웃음이 아니라 코를 푸는 수준이었느니 청이 그 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하! 서문 소저께서 본색을 드러내시는군요? 도대체 무슨 차림이신가요?”

사실 청을 보자마자 시비를 걸 여인이라 하면 세상에 한 사람 정도였다·

모용주희가 청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그 노골적으로 매신 채대는 대체 무엇이죠? 온 중원에 몸매를 알리시려는 모양이신데· 그럴 바에야 아예 상의를 벗고 나가시는 편이 낫지 않겠어요?”

채대라 하면 여인의 허리띠를 말하는 것으로 청의 고향과 달리 중원의 허리띠에는 워낙에 종류가 많아서 의복 밖으로 허리를 감기만 하면 전부 다 채대라고 불렀다·

청이 피부가 스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폭이 넓은 천으로 허리를 꽁꽁 싸맸다·

안 그래도 허리만 얇고 위아래로 심하게 두꺼운 청이라서 그 편차 큰 굴곡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밖에는·

청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쟤는 저게 인삿말 같은 거랬던가·

“모용 소저께서는 일일이 시비를 거시는 행태가 피곤하지도 않으신가요? 그리 말씀하시니 오히려 다들 비교하고 계시잖아요· 저기 여러분 실례가 되니 눈빛을 좀 거둬 주시겠어요?”

아닌 게 아니라 대기실의 다른 이들이 청과 모용주희를 번갈아 보는 중이었다·

“이익···!”

모용주희가 시뻘건 얼굴로 이를 악물며 대기실의 출전 대기자들을 사납게 쭈욱 훑어보았다·

출전 대기자들이 민망한 표정으로 저마다 바닥과 벽 혹은 천장에 혹시 기묘한 무늬가 있지 않을까 궁리하는 척을 했다·

그때였다·

“꺄아아악!”

“끼야아악! 끄아악!”

갑자기 돌연 처절한 비명이 대기실 바깥에서 일시에 터져나왔다·

간장을 찢는 듯한 애절한 비명이었다·

깜짝 놀란 대기실의 출전 대기자들이 벌떡 일어나 문밖을 내다보았다·

그러자 바깥에는-

“꺄아아악! 공자님! 팽 공자님! 여기를 봐 주세요! 꺄아아악!”

“옥기린! 꺄아아악!”

“어머 나 눈 마주쳤 어떻게 아아···”

털썩· 아예 쓰러지는 여인들이 속출했다·

천하제일미남은 눈빛만으로도 여인의 정신을 파괴하고 혼절하도록 만들어냈다·

근래에 들어 몇몇 나쁜 소문으로도 전혀 그 인기가 죽지 않았으니 개봉에 거지풍이라 하여 누더기를 입은 여인들이 속출하는 판이 아니던가·

뭐야 괜히 놀랐네····

청이 시큰둥하니 자리에 앉았다·

의외로 모용주희 역시 인상을 팍 찌푸리고는 몸을 돌리는 것이 아닌가·

청이 그에 면사를 향하니 모용주희가 인상을 팍 찌푸렸다·

“왜 그러시는지요? 천하제일미남을 구경하지 않으니 신기하세요? 웃기시네· 싫다는 사내에게 매달릴 정도로 구차해 보였어요?”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눈빛이 딱 그랬거든요?”

“제 눈빛이 보이세요? 화경 쯤 되시나?”

청은 도대체 그 원리를 모르겠지만 화경의 고수쯤 되면 면사를 뒤집어써도 그 안을 꿰뚫어 보더란다·

“칫·”

모용주희가 상대하기도 싫다는 듯 고개를 팩 돌렸다·

청도 딱히 상대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뭐 그러던가 말던가· 뭐 계속 볼 사이도 아닐 텐데 하고·

그러고 있자니 밖에서는 또 한 차례 꺄악꺄악 광란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한 번 겪은지라 안 봐도 알겠다·

산이 이긴 모양이구나 하고·

이후에는 모용주희의 차례가 되어 안내를 받아 통로로 나가고 일각이 안 돼서 사회자의 목소리로 모용주희 승! 하는 외침이 전해졌다·

그리고 나서야 청의 차례였다·

배의 내부를 따라 나가다 선창의 널빤지 몇 개 건너고 다시 내부로 들어 계단까지 오르고 나니 발 구름대에 손잡이까지 떡하니 마련이 되어있었다·

어쩐지 다들 바닥에서 솟아올라 신법으로 기선제압을 시도하더라니·

발 구름대에 손잡이까지 있으면야 신법에 약한 이라 해도 한 장 정도는 뛰어오를 수 있는 것이다·

청이 월녀산보 반중력 보행으로 구름대를 사뿐히 밟아 날아올랐다·

그리하여 가뿐히 비무대 위에 발끝으로 톡 닿아 소리 없이 단아하게 자리에 섰다·

“무당 제자 환육이라 합니다· 태극신검과 면장을 익혔습니다·”

그리고는 검으로 반 초식 왼손의 수장으로 반 초식을 기수식으로 펼쳐보였다·

청 역시 그에 화답하여 신녀검과 월녀검의 기본식을 펼쳐보였다·

그러고 나니 환육 도사가 문득 한 마디 묻기를-

“서문 소저? 혹시 우리 이전에 뵌 적이 있었습니까? 낯이 익은 듯한···”

얘는 또 뭐래· 이건 또 무슨 수작질이야?

신경을 거스르는 대화를 통해 기선을 제압하는 전초전 풍습이 현대 말고 중원에도 있는 거였나?

그 방면으로는 지지 않는 청이 응수했다·

“무당의 제자분께서 입에 담기에 적절하지 못한 말씀이 아니신가요?”

“예? 그게 무슨···”

환육이 그게 무슨 소린가 하다가 이내 제 실수를 깨닫고 말았다·

얼굴 가린 여인에게 낯이 익다고 했으니 뻔한 수작질로 비칠 수 있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 흔치 않은 몸의 태가 떠오를 듯 안 떠오를 듯 애매했을 뿐이었지만 그 역시 입 밖으로 내기에 결례이긴 마찬가지였다· 너 몸매가 대단한데 어디서 봤느냐는 소리가 되고 말 테니까·

“죄송합니다· 잊어 주십시오·”

이게 상대도 안 되는게 말싸움을 걸고·

청이 가소롭다는 듯 입술을 늘어뜨렸다·

환육이 면사에 가려 못 봐서 그렇지 봤다면 제법 억울할 만한 일이었다·

정말 순수하게 본 것만 같아서 물어봤을 뿐이지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선수는 양보해 드리겠어요·”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마땅히 제가 양보해 드려야지요·”

“정 그러시다면야·”

청의 배분이 배분이라 딱히 구파일방에 인사를 드릴 의무가 없었다·

그러니 청의 경지를 아는 사람도 해봐야 마주친 어르신들이 끝이었으니 인연이 없는 문파라면 그냥 신녀문의 어린 계집일 뿐이었다·

게다가 회심의 제자 내놓은 전대 고수의 음흉함이란· 우승으로 보여주라고 딱히 자랑질도 안 했으니 청이 그러했고 소림 제자 월봉이 그랬다·

청이 사양하지 않고 발목만 튕겨 사뿐히 나아갔다·

사부님이 무당의 검이 부드러움이라 하셨는데·

과연 뭘 보여주려나·

청이 가볍게 검을 뿌렸다·

신녀검결 삼 초식 천녀대장부 서문수린이 가장 좋아하고 청 역시 그러한 단순한 사선베기의 초식이다·

그에 환육이 칼을 맞대니 팔은 세로로 큰 원을 그리고 발이 움직여 가로로 큰 원을 그렸다·

그리하여 오른쪽을 등져 들어올린 철검이 부드러운 호선으로 청의 초식을 흘리며 미는 것이다·

그에 청 역시 미는 힘에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몸을 한 바퀴 돌려 환육을 향했다·

이렇게 일 합·

청이 생각했다·

아 이게 이런 식으로 움직이는구나·

공격을 읽으려면 눈을 보고 무공을 읽으려면 발을 보라고 했다·

태극신검은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지금까지와는 다른 것이 바로 보법의 방향이다·

보법이란 초식의 투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자리를 잡아 병기에 제대로 힘이 쏠리도록 하는 것이다·

남궁신재의 보법은 정적이라서 움직임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몸을 지탱해 굳건히 서기 위한 것이다·

팽초려의 보법은 대각으로 일진일퇴하며 회전을 지속시키는데 쓰이고 팽대산의 보법은 상하로 크게 움직여 도의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데에 묘리를 두었다·

그리고 지금 환육의 보법 좌우로 뻗어 곡선을 그리니 청의 뒤편 먼 곳을 중심으로 큰 원을 그리는 듯했다·

이 합 삼 합 사 합·

청이 계속 궁리했다·

이는 거리보다는 각도?

흐름을 바깥으로 유도하고 진행 방향으로 오히려 힘을 더하려는 위치 선정· 만약에 거기에 쏠려 휘말리고 나면 어느새 공세가 반대로 뒤를 잡히겠지·

오 합· 육 합 칠 합·

마치 투우사와 같은 움직임이었다·

적의 직선을 강요하고 좌우로 움직여 몸을 빼고 떠밀어 등에 올라타려는 모습으로·

그럼 어떻게 하지?

보다 빠르고 더 강하게 몰아쳐 한 반에 무너뜨리거나 속임수를 섞어 원형을 막힌 길로 유도하거나 아니면 회전으로 응수해야 할 텐데·

팔 합 구 합 십 합·

사뿐사뿐 유에는 유로 부드러움에는 부드러움으로 같이 휘돌며 검을 부딪쳐 어울리던 청이 부드럽게 오른 발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 순간·

들어 올린 발을 돌연 격렬하게 땅을 짓밟으니 꽝!! 연무장 전체가 울리는 충격·  순식간에 청의 신형이 한 발짝만큼 앞으로 기울어졌다·

그를 따라 찌르며 들어오는 매서운 검격!

환육이 급히 칼을 휘둘러 걷어낸다· 쩡!! 하고 무쇠 깨지는 소리· 동시에 환육의 얼굴에 돌연 그늘이 졌다·

환육의 시선이 급히 치솟는다· 오월의 하늘 아래 태양을 가려 그늘을 드리우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하얀 손· 쐐애액 공기를 가르며 가까워지는·

검이 미끼였구나 하고 환육이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늦었다·

그리고는 툭·

환육의 정수리에 청의 손날이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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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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