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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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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

“이제야 오는군·”

너무 늦었다는 투였다·

“내가 여기로 올 줄 알았다고?”

“눈빛에 현기가 도는 여인이 잔혹한 악적일 수는 없을 테니까· 그렇다면 아이를 데려갈 곳이야·”

기연이 돌고 돌아 이번엔 뒷통수를 쳤다·

무당파의 정순한 일격으로 되돌아온 초롱초롱한 눈빛이 결국 사고를 친 것이다·

아청이 경계하는 눈빛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자 양채무가 말했다·

“오시오· 도망쳐봐야 이미 늦었으니·”

“거짓말· 안 믿어· 이전엔 시꺼먼 놈들 쫙 깔아놓고 거짓말을 하더니· 이번엔 아무도 없지? 한 번 속지 두 번 속나?”

“한 번도 속인 적은 없소만·”

그건 그랬다·

아청이 혼자 바로 이때다 지금이다 하고 내뺐을 뿐이지 천라지망을 준비하지 않았다던가 그러한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뭐· 여기서 결판이라도 내자?”

“지금이라도 아이를 내어놓는다면 전부 없던 일로 하겠소· 소저는 좋은 사람 같으니 굳이 해할 이유도 없고·”

“하 나도 한 따까리 하거든? 그래 결판을 내· 내가 못할 것 같아? 나도 고수야 고수!”

그러자 이번엔 흑살이 나섰다·

뽑아 든 검에 빛이 어린다·

야광별 같은 검기 따위가 아니었다·

눈에 들어와 섬뜩한 속삭임으로 눈이 부시지 않기에 자리에 박혀 빛나는 별빛·

검강이었다·

“어 뭡니까· 초절정 고수야요· 겨우 절정 나부랭이 하나 잡을라고 초절정은 좀 거시기한 것이 아닌지····”

아청의 담이 쪼글쪼글해졌다·

멋도 모르던 시절에 막 절정에 올라 두려운 것이 없던 때 낭인 시장에서 검을 팔다 초절정 고수의 싸움을 보았다·

검사가 휘감은 칼날이 싹둑싹둑 잘려나가더라·

내가 싸울 상대도 아닌데 오금이 저렸었다·

이것이 바로 고수의 품격이었다·

“언니?”

“아무리 나라두 초절정은 좀···· 저거 한 방이면 너 나 우리 사이좋게 반으로 갈려서 황천길 가는 거야·”

“괜찮아 가도 같이 가·”

“난 안 괜찮은데·”

아청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저기요 인간적으로 검 한 자루만 주시면 안 될까요· 검객한테 검도 안 주고 초절정 고수랑 싸우라고 하는 건 진짜 아니잖아요·”

양채무도 흑살도 대답하지 않았다·

치사하게도 검 한 자루 주기 싫은 모양이었다·

진짜 초절정은 좀 아닌데·

그냥 눈치 좀 보다가 튀어야겠다·

일단 방심을 좀 유도해 보자·

아청이 일부러 크게 소리를 질렀다·

“하· 어쩔 수 없지· 명명! 필살기닷!”

아청이 포대기를 붙들고 앞으로 돌렸다·

가슴이 걸려 조금 애를 먹었지만 결과적으로 등 뒤에 있던 장명이 이번에는 한 바퀴 돌아서 아청의 앞으로 매달리게 되었다·

아청이 의기양양 소리쳤다·

“이게 바로 인질 방어술이다! 너네는 공격할 수가 없고 나는 할 수 있지! 나는 무적이고 아가는 신이다! 나는 무적이고 아가는 신이다!”

어차피 진장명을 노리는 놈들이었다·

거기에 몸이 약한 진장명이다· 함부로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 그야말로 무적의 갑옷이었다·

정말로 치졸하기 짝이 없는 발상과 수법이었다·

이미 여차하면 이렇게 하자고 합의를 본 이후였지만 진장명이 그래도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였다·

양채무가 어이가 없어 말했다·

“정말로 그런 비겁한 수작을 부릴 셈이오? 그 아이를 구하려는게 소저의 목적 아니었소?”

“비겁은 무슨! 이렇게 쪼매난 꼬맹이 하나 따먹겠다고 우르르 몰려와서 난리를 치는 놈들이 지금 누구 앞에서 비겁 타령이야!”

아청이 기세 좋게 목청을 계속 돋웠다·

“그리고 그럼 우리 아가님이 남의 일 구경하듯 멀뚱멀뚱 구경이나 하고 있어야겠냐! 자기 인생 남한테 걸어놓고 우리편 이겨라 소리나 지를 것 같으면 왜 아예 인생도 대신 살아달라고 하지! 우리 장명이를 얕보지 마 임마!”

그러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네 말이 진실로 훌륭하구나!”

손벽을 짝짝 치며 다가오는 여인이 있었다·

아름답다고 해야 하는 중년의 여인이었다·

분명 세월의 흔적이 있으나 여인의 얼굴은 아름다웠고 또 기품이 넘쳤다·

“간밤에 별자리가 흉흉하여 산책을 나왔더니 어느새 산문 밖이로구나· 속세의 일이라 넘어가려 하였건만 거기 아가가 참으로 어여쁜 소리를 해· 아가야 네 이름이 어떻게 되니?”

“저요?”

“그래· 아가·”

“저는 아청이라고 하는데요···”

“아청! 어여쁜 이름이구나· 그런데 어쩜 대체 꼴이 이게 무어야? 돼지새끼도 이따위론 안 하고 다니는데· 네 동생도 그렇고· 어쩜 자매가 이렇게 야만적인 꼴을 한담? 대답해 보렴· 네가 사람이니 돼지새끼니?”

이상한 위엄이 있는 부인이었다·

재벌 집 사모님이 이렇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사람인데요···”

아청이 목을 움츠리며 대답했다·

“그러면· 사람답게 하고 다녀야지· 게다가 꼴이 또 이게 무어야· 대체 계집애가 제 몸 소중한 줄도 모르고· 아주 넝마짝이 따로없구나?”

“저기 어머님 말씀은 감사하지만 여기는 위험하니 피해 계시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요···· 저기 칼든 놈이랑 창든 놈이랑 아주 나쁜 놈들이라서···”

“지금 네가 그 꼴을 하고 내 걱정을 할 주제니? 제 몸 하나 간수도 못하는 반편이 등신 년한테 내가 걱정이나 받고 있어야 하느냔 말이지· 하· 속이 터지는구나 속이 터져·”

“어···”

이건 또 무슨 상황이고·

나는 또 왜 혼나고 있는가·

아청이 눈만 데굴데굴 굴렸다·

그러자 사모님이 이번엔 반대편을 향했다·

“그리고 너희 머릿속에 든 것이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감히 무산의 산문 앞에서 여인을 겁박하려 들지는 않았으리라· 내 너희를 진정 버러지보다 못한 지능을 가졌다고 꾸짖어야겠느냐?”

두 남자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아청은 몰랐지만 부인이 쏟아내는 기세만으로 이미 속이 진탕이 되어 울렁거렸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곧장 부인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현재 최강의 무인이 누구냐 물으면 그 대답으로 열흘 밤을 싸울 수 있다· 사실 중원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말싸움으로는 가장 흔한 종류였다·

그러나 여인 중 누가 제일 강하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단 하나뿐이다·

여중제일인 대모 서문수린·

양채무가 핏기 없는 얼굴로 포권을 취했다·

“대모 어르신 저는·”

“그만· 네가 나를 알 것이다· 네가 생각하기에 그 변명이 떳떳하지 않은 것이라면 차라리 입을 다무는 것이 좋을 것이야·”

양채무가 입을 다물었다·

양채무가 절박하다 하나 절박하다 하여 목을 매고 자결을 선택할 이유는 없었다·

대모 앞에서 순음지혈을 운운하는 순간 그의 삶은 여기서 종지부를 찍는다·

아주 당연한 상식이었다·

“에잉 썩 꺼지거라· 꼴도 뵈기 싫으니·”

그리고 아청은 임무 달성 알림을 받았다·

 

—-

 

낯선 천장이다·

은은한 향이 편안하게 숨속으로 스몄다·

아청이 몸을 일으켰다·

정갈하게 잘 정리된 방 안이었다·

사모님을 따라 신녀문에 도착하자마자 세상에서 제일 끔찍한 것을 본 표정을 한 여인들이 달려들어 아청을 목욕통에 처박았다·

아청은 고양이가 필사적으로 목욕을 거부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놔두면 알아서 깨끗하게 관리를 할 텐데·

대뜸 들어다 물통에 처박고 비누칠을 하며 박박 문지르면 당연히 기겁을 할 수밖에는·

게다가 이름도 모르는 여자들의 무수한 손아귀에 전신을 유린당하고 말았다·

아청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눈을 질끈 감고 이 시간이 지나가기를 비는 것뿐이었다·

그 후에는 여자 의원에게 치료를 받았다·

뭘 계속 감고 치덕치덕 바르고 온갖 곳에 붙이고 나니 거의 옷을 입지 않아도 될 지경이었다·

그리고 따뜻한 국물을 조금 마시고 잤다·

지금 일어났고·

사람 같은 꼴이 되고 나니 여독이 무지근하게 온몸을 내리눌렀다·

아청이 비틀비틀 문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마루에서 차를 마시고 있던 서문수린을 보았다·

저 사모님이 바로 여중제일인이란다·

중원의 여자 중 제일 쎈 사람이라고·

역시 사람은 고수가 되어야 한다·

칼도 안 뽑고 그냥 간지나게 서서·

‘꺼져라·’

한 마디면 바로 적이 도망을 막 치고·

“아가· 일어났느냐?”

“네· 덕분에요· 감사합니다·”

아청이 슬그머니 눈치를 보았다·

간보기 능력 시작·

“이야기는 작은 아가에게 다 들었다· 장하다 장해· 참으로 대견하다· 어쩜 이리 어여쁜 짓을 하였누·”

“뭘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는데요·”

“그 당연한 일조차 행하지 못하는 것들이 널린 판이다· 내 어찌 칭찬을 아낄 수가 있겠느냐·”

서문수린이 허허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내 참으로 놀라운 일을 다 겪는구나· 천살을 타고난 아이가 어쩜 이리 반듯하게 자랐을까·”

“앗·”

“어떻게 알았느냐고? 내 어젯밤 별자리가 흉흉하다 하지 않았느냐· 끔찍하고 흉험한 별이 바로 눈앞에 붙은 듯이 번쩍이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둘러보았느니라·”

“별을 보면 그런 걸 아세요?”

“그저 별만 보아서 알겠느냐· 그래 잠깐 손을 좀 내어 주지 않으련? 맥을 좀 짚어 보자꾸나·”

아청이 순순히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찰싹!

서문수린의 손가락이 아청의 손목을 때렸다·

아니 무슨 손가락이 이렇게 아프지?

눈물이 핑 돌 지경이었다·

아청이 손목을 감싸쥐었다·

서문수린이 혀를 찼다·

“쯧쯧· 모자란 것아· 무공을 익히는 놈이 그리 순순히 맥을 내어주느냐? 어찌 알았냐고? 별을 보아 가까이 있는데 네 맥을 짚으니 살성이 그 안에 있어서 알았다·”

“맥을 짚어서 그걸 알아요?”

뭐지?

고수와 겸업으로 한의학의 대가쯤 되시나?

“내 경지쯤 되면 다 알게 된단다·”

역시 사람은 고수가 되어야 한다!

고수만 되면 뭐든 할 줄 아는 것이다!

“그러니 더욱 조심하거라· 나야 네 성정이 옳고 반듯함을 알겠으니 넘어가지만 다른 녀석들은 천살을 타고났다고 하면 이유불문 죽이려고 달려들 터란다·”

“아···”

정말로 유익한 내용이었다·

하마터면 영문도 모르고 칼부림을 당할 수도 있을 뻔했다·

함부로 맥을 내어 주지 말 것· 중요· 별표 팍·

“그래 혹시나 해서 묻는데 신녀문에 귀의할 생각이 있느냐?”

“말씀은 감사하지만 제가 아직 어디에 들어갈 생각은 없어서요·”

“뭐· 그럴 것이라 생각했단다· 천살고성· 앞은 살성으로 난 것이고 뒤는 떠돌이의 살이니 어디 한군데 뿌리를 내려 살 명이 아니로다·”

그렇게 거창하게 결정이 된 건 아닌데·

그냥 공략글 보고 골랐을 뿐이었다·

들키면 죽는 수준인지는 몰랐지·

험악한 소리를 듣고도 멀뚱멀뚱 남의 일 듣는 듯한 아청이었다·

살포시 미소를 지은 여중제일인이 재차 물었다·

“그럼 내 제자가 되어볼 생각은 없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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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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