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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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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2

지탄광마라는 별호는 탄식에 뜻을 둔 미친 마두라는 뜻이다· 타인의 절망과 비탄에 환장하는 미친 변태 새끼라고·

이것이 바로 혈교가 위험한 이유였다·

혈교가 세상을 어지럽히는 이유가 무림 제패나 복수 따위의 정당한(?) 명분이 아닌 그저 개인의 동기에 달린 것이서·

어쨌든 지탄광마가 가장 환장하는 그야말로 삶의 존재 이유가 바로 타인을 완전한 절망 속에 밀어 넣고 그 망가져 가는 표정을 감상하는 극락의 쾌락이었다·

그리고 개중에서도 최고의 재료가 있다·

근본부터 선량하며 정의롭고 그러면서도 꺾이지 않아 의지를 잃지 않는 고결함이라 부르는 찬란한 감정을 가진 이다·

그리고 지금 지탄광마는 인생에 손꼽힐 만한 재료를 손에 넣었다는 생각에 희열이 벅차올랐다·

“크흐흑! 흐흐흐흑! 그래 대단해 아주 대단하구나· 의리? 아해가 의리에 목숨까지 저당을 잡을 줄이야! 아주 걸작이 아닌가!”

경담간이 미친놈처럼 폭소를 터뜨렸다·

“그래 내가 내가 아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해야 더 좋을까·”

저 눈부시게 빛나는 아름다운 아이를 끝내 시커먼 절망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어 마침내 세상을 저주하며 울부짖도록 철저히 망가뜨린다면 그 얼마나 즐거운 세상에 다시 없을 허억 진정 진정해야 한다·

경담간이 웃음을 참지 못해 일그러진 표정으로 겨우 말을 꺼냈다·

“그래 약속은 약속이니· 너희 낭인들은 이만 썩 물러가거라· 어설프게 제거를 시도했다가는 고통 속에 죽게 될 것이니 이후 내가 시키는 대로 얌전히 잘 따르면 비루한 목숨을 계속 보전할 수 있을 것이야· 물론 평생 내 명령에 따라야 하겠지마는·”

명줄을 쥐고 협박하여 강제로 명령을 따르게 만드는 일은 얼마나 황홀한가·

제 운명을 직감한 낭인들의 썩어가는 표정이 경담간을 황홀하게 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표정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신녀문의 제자는 더욱더 마음에 들었다·

그래 강해야지·

찬란하나 단단한 금강석처럼 굳세다오·

“아악!”

또다시 장내에 비명이 번졌다·

신녀문 제자 역시 무릎을 꺾고 허리를 굽히며 바닥에 쓰러지니 고독들이 일시에 독을 뿜어낸 까닭이었다·

“명령을 들으라고 하지 않았나? 노부가 물러가라 하면 물러가고 오라 하면 오는 것이야· 말 잘 듣는 개새끼처럼 말이야·”

그때 신녀문 제자가 더듬더듬 말했다·

“저는 저는 괜찮으니까 여러분들은 이만 물러나세요· 제가 어떻게든 방도를 찾아볼 테니까···”

“크흑 소저···”

그에 낭인들이 벌건 눈시울로 차마 염치가 없었는지 다른 말은 꺼내지 못하고 떠나버리고 말았다·

이 얼마나 훌륭한 광경이란 말인가!

경담간은 평생 감각이 없어 서지 않던 하물에 간질간질 느낌이 오는 것을 알았다·

 

한편 청은 대충 감을 잡았다·

음· 이거 독을 뿜으면 화한 기분이 드네·

벌레가 몸에 들어가서 죽지는 않나 보다·

뿜는 독이 해롭지 벌레 자체로는 몸 안에 있어도 딱히 해롭지는 않은 모양·

고독인지 뭔지 닭강정 한 조각처럼 홀랑 소화가 되어 버렸으면 혹은 독을 뿜어도 느낌이 없으면 언제 아픈 척을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다행히 명치 어림이 화끈하다 싶은 때에 갑자기 낭인들이 일제히 비명을 지르는 것이 아닌가·

청도 장단을 맞추어 아픈 척을 했더니 마두는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크흐흐흑! 아해야· 그래· 네 처지를 좀 알려줄 필요가 있겠구나· 일단 그래·”

노인이 끌끌거리다 말했다·

“벗어 보려무나· 네 몸이나 좀 보자·”

청이 인상을 팍 찌푸렸다·

미친 변태 늙은놈이었네· 나이를 처먹으려면 곱게 처먹지 저 나이를 처먹고· 음?

청이 문득 떠오르기를 용모파기는 코가 굉장한 중년인쯤 아니었나? 왜 늙은이지?

그와는 별개로 인질도 없는 지금 청이 딱히 그 말을 들어줄 이유가 없었다·

“꿈도 크시네· 황금으로 오만 관쯤 내면 벗어줄 테니 선불입니다 고객님·”

“크흐흑! 좋다! 처음엔 튕기는 맛이 있어야지! 덜덜 떨면서 고분고분 말을 들으면 재미가 없단 말이야· 하지만 말 안 듣는 아해에게는 벌을 주어야겠지?”

그러고는 명치가 화아아 독주를 들이킨 것처럼 뜨끈하니 고독이 독을 뿜어대는 것이다·

청이 곧장 바닥에 엎어져 하윽하윽 나름대로 고통스러운 신음을 흉내냈다·

다만 청이 진짜로 아프면 커억 어억 꺽 숨 넘어가고 가래 끓으며 성대 긁는 소리를 내는 데에 반해서 꾸며낸 신음은 아흑 하으읏 아흑 어째 야시시한 교성에 가깝다·

물론 청은 연기자로서 누가 찍어다 화면으로 돌려볼 수도 없으니 나름 완벽하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청이 그렇게 음란해 보이는 엄살을 떨며 생각했다·

이거 벌레가 독을 뿜으면 술 먹은 것처럼 뜨끈한 게 완전 그럴듯한데? 술 안 마셔도 술을 먹은 느낌이면 이거 개이득 아닌가? 공짜 술 무한 제공이잖아·

좋아하는 술 생각에 청의 사고가 모처럼 날카롭게 이어졌다·

무한 제공? 무한일 리가 있나·

고작 쪼그만한 생물이 만드는 독이라고 해 봐야 결국 그 정도 양이겠지?

게다가 결국 기생충이니 뭐든 집어먹어야 독을 만들건 할 테고 먹는 족족 독이 되어 뿜어나오진 않을 테니 비축량에도 한계가 있는 게 아닌가·

어차피 독이 안 통하는 청이라서 그렇게 유용한 추론까지는 아니었다·

다만 그와는 별개로 이 고독이라는 것이 그렇게 유용했으면 너도나도 우리 다 함께 키워서 써먹었을 텐데 뭔가 단점 같은 게 워낙에 크니까 내가 들어본 적도 없겠지 하고·

청의 생각이 좀 길었던 탓에 고독이 독을 멈추고 숨을 고르는 중임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에 경담간이 낄낄거렸다

“언제까지 엄살을 떨 참이냐? 당당하게 대거리를 쳐놓고는 아주 벌레처럼 바르작거리는구나· 크끅·”

“아· 끝났구나· 후· 이게 다예요? 별 거 아니네· 옷 벗기려거든 인심좀 더 써 봐요· 이제 좀 아프려나 싶으니 하으읏·”

에이씨 사람이 말하고 있는데·

속에서 솟는 주정 같은 열기에 청이 다시 몰입해서 연기에 빠져들었다·

“끝? 에이· 아흑·”

“이래서 옷 벗겠어요? 원래 바람보다는 햇빛이라고 따뜻하게 대해줘야 흐아앗·”

“그만! 그만! 알았으니까! 앗 속았죠? 고독도 뭐 별거 아니네· 아흐윽!”

“진짜 진짜 그만! 알겠으니까! 아· 그런데 뭘 알아야 하는데요? 흐아읏·”

청이 살살 약을 올리며 고독이 독을 뿜게 만들도록 유도했다·

경담간이 보고 싶었던 장면하고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덜덜 떨며 공포에 휩싸여 스스로 옷을 벗고 고개를 조아리는 그런 광경을 원했건만 아프다고 발광을 하면서도 멈추고 나면 더 해보라고 도발이었다·

이 순간의 가장 큰 피해자 아니 피해충은 청의 몸속에 든 새끼 고독이었다·

빌어먹을 인간 놈들! 고독도 좀 쉬자!

결국 독낭이 텅텅 비어버려 탈진한 새끼 고독이 추욱 늘어진 채로 여왕 고독의 신호를 무시하기에 이르렀다·

“음· 고독이 독을 다 썼나 봐요· 오늘은 여기까진가? 아깝다 조금 더 하면 벗길 수 있었는데· 내일은 더 분발해 봐요·”

“···열심히 굴러다닌 주제에 입만 살았구나·”

경담간의 목소리가 묘하게 떨렸다·

아프다면서 바닥을 다 쓸고 다닌 사람은 청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기분이 나쁜 사람은 경담간이었다·

아니 애초에 저게 고독을 삼킨 년의 태도가 맞기는 하나? 꺾이지 않는 의지와는 뭔가 좀 결이 다른 듯한 좀 태평한? 감히?

경담간이 그에 이를 갈자 청이 계속해서 되는 대로 말을 쌌다· 입에서 나오는 소리라고 해서 전부 말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말을 쌌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그럼 저도 이제 가면 돼요? 나중에 부르면 오면 되는 거죠? 또 이상한 거 시켜 봐야 안 통하니까·”

“가기는 어디를 간단 말이냐·”

“엥· 우리 낭인 친구들은 보내줬잖아요?”

청이 무슨 소리냐는 듯이 되물었다·

고독 심어놓고 목숨을 인질로 잡아서 이런 저런 나쁜 일 시키려는 게 아니었나?

“에이 그러지 말고 보내 줘요· 가서 팔 강 경기도 치러야 하고 안 돌아가면 우리 사부님도 걱정하신단 말이에요· 얌전히 입 다물고 있다가 나중에 부르면 재깍 튀어올 테니까 우리 오늘은 여기까지인 걸로· 어때요? 나이 처먹은 변태 새끼의 의견은?”

“당돌한 년 같으니· 필히 나가서 고독을 제거하려는 수작이렸다· 그렇게 놔둘 리가 있나·”

아씨 왜 나만 안 보내줘?

고독한 벌레인지 뭔지 심었으면 이제부터 너는 혈교의 첩자다! 하고 보내준 뒤에 뭔가 구린 일을 막 억지로 시키고 그러려는 속셈이 아니었나?

그런데·

고독을 제거하다니?

날 보내주면 고독을 제거한다는 소리고·

낭인은 못 하니까 보내줬다는 건데·

재력? 고수? 배경? 뭐든 낭인한텐 없고 나한테는 있는 무언가로 제거가 된다는 뜻이 아닌가?

제 안위를 위해서는 기막히게 머리를 굴리는 청이었다·

그러나 사실 진작 제갈이현 등 지자에게 한 번만 물어봤으면 굳이 머리까지 굴려가며 추리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고독에 대한 정보가 닿기 어려운 은밀한 비밀씩이나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래서 사람이 배워야 하는 법이다·

“좋다· 어디 언제까지 그리 방만하게 굴 수 있는지 한번 보자꾸나·”

경담간이 그리 말하며 바닥을 툭 치니 잠시 후에 절묘하게 숨겨진 뚜껑이 열리며 비밀 통로가 드러났다·

뚜껑은 당연히 수동이었다·

바닥의 비밀 통로 뚜껑을 열어내는 손을 본 청이 눈을 빛냈다·

아래에 혈교 놈들 있구나!

와! 혈교! 와! 나쁜 놈들!

“자 들어가라·”

경담간이 그렇게 명령했다·

청이 그에 순순히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타고 내려갔다·

어둑한 계단참에 들자 그제야 청의 두 눈에 서린 요사한 보랏빛이 색채를 드러내 번들거렸다·

 

—-

 

청이 지독한 고독에 당해버린 후에 사악한 혈교의 무시무시한 비밀 거점으로 납치되는 동안-

혹은 사악하고 무시무시하며 지독한 청이 내부에 고독형 술병을 탑재한 채로 혈교의 비밀 거점으로 파고드는-

그 동안에 천유학이 마냥 구경이나 하며 놀고 있지는 않았다·

청이 낭인들과 함께 기세도 좋게 장지문 박살 내며 들이치자마자 지붕 위로 휙 하니 빠져나와 급히 도망치는 신형이 있었다·

“쯧쯧· 하여간·”

제자가 마무리가 어설프다니까·

천유학이 혀를 쯧쯧 차며 몸을 날렸으니 만약 청이 알았다면 어설픈 게 대체 누구냐고 따지고 들었을 것이다·

 

—-

 

무슨 고대 시대 미개한 중원에 지하 시설이 이렇게 잘 되어 있는데? 지하층은 저쪽 현대에서나 발달한 거 아냐?

당연히 아니다·

지하 건축이란 근대 미만 중세 이하의 모든 인류 그러니까 침팬치-원숭이 중간쯤 되는 미개한 원시인들도 곧잘 하던 특기 중 하나였던 것이다·

그리고 중원에서 큰 강을 낀 도시들이란 기본적으로 홍수를 거듭하며 도시가 토사로 매몰되고 그 위에 또 도시를 짓는 역사의 연속이었다·

그러므로 지하에 또 지하가 계속 나오는 구조라서 선조들의 유산을 이용하면 지하 거점 짓기도 아주 편리했다·

그리하여 달빛 한 점 새는 곳 없는 지하 감옥 손톱만 한 호롱불 하나로 어두침침한 철창살 안쪽에서 청이 태평히 몸을 눕혔다·

여기 영 포로 대우가 안 좋네·

어떻게 요 한 장을 안 주지· 베개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누더기 같은 이불이라도 한 장은 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한기 올라오고 딱딱하고 불편해서 어떻게 잠을 자라고 이런 데 던져놓고·

그로부터 딱 반 각 후·

청이 드르렁 코를 골았다·

그리고 청의 내부 탈진해서 축 늘어졌던 새끼 고독이 겨우 정신을 차렸다·

식물은 본래 스스로 독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독 가진 동물 독물은 독이 될 만한 것을 먹어야 독을 만들수 있는 것이다·

고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본래 고독이란 사람 몸에 살면서 해로운 것들을 골라 먹는 이로운 기생충에서부터 시작되었다가 특정 종을 다루는 방법이 나오고 나서야 남을 지배하는 비열한 수작질로 발전하게 되었으니까·

한편 청의 체질인 시혈독인에게는 독이 들지 않지만 그렇다고 무슨 신화 속 법보(현대식 표현으로는 아티팩트)처럼 독을 정화하여 소멸시키지는 않았다·

그냥 들어온 독이 해를 끼치지 못하고 몸에 머무르다가 시간이 지나 분해가 되는 독은 분해가 되고 빠져나가는 독은 빠져나갔다·

그리고 몸 안에 남는 독들은 어디 안 가고 그대로 몸 안에 남아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정신을 차린 새끼 고독이 주린 배를 꿈지럭거리며 먹을 거 없나 비어버린 독낭을 채워줄 독거리를 찾아 청의 내장을 누비며 서성거렸다·

그야말로 고독 그 자체인 독식충이었다·

그러다 어느 지점에 들어서 쓸개 액 한 방울을 맛보았는데 이런 세상에!

충생을 통틀어 한 번도 맛보지 못한 황홀한 독액의 결정이 거기에 있는 것이다·

고독이 그에 꼬리를 살랑거리며 정신없이 독액을 탐했다·

그렇게 담액을 쪽쪽 빨아먹는 고독의 색이 아주 조금 아주 미세하게 조금 더 붉은 때깔이 짙어졌다·

물론 이는 제 내부를 눈으로 볼 수 없는 청이 모르고 마찬가지로 눈이 없어 색을 못 보는 고독도 모르는 일이었기는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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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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