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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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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8

소림의 근본은 부동심에 있다·

불가의 법으로는 어떤 미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진정명한 열반에의 정진이니 기쁜 일에 호들갑을 떨고 쉬이 분노하지 않는다· 또한 평생 여인을 가까이하지 않으며 속세의 즐거움을 멀리하니 희로애락은 허상에 불과하여 색色이라 하는 미혹 이 세상인 사바세계 그 자체가 된다·

그리하여 색즉시공 공즉시색 미혹이란 사실 없고 비우고 나면 비로소 색(세상)이 마음에 들어찬다는 불가의 가르침이다·

그래서 소림의 무학은 태산이다·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마음 그리고 불굴의 육신으로 우직하게 그 자리를 지키는 세상 가장 무거운 산·

그리하여 무학 대사 천하제일의 무승은 묵직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미욱한 제자가 자만하여 교만한 모습을 보일 때도 그저 가만히 불법을 중얼거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세상에 처음 발을 디딘 젊은 혈기를 어찌하겠는가· 아직 한참이나 어린 철없는 것이 훈계한다 하여 말을 듣겠는가· 저러다가 이후 스스로 깨쳐 제 부끄러움을 알게 될 것이라고·

그러다 더욱 미욱해지기만 하는 제자가 방정맞게 날뛰어 권강을 마구 뿌릴 때에는 무학 대사도 점점 표정이 굳어만 갔다·

물론 서문수린의 제자가 이미 보여준 바가 있으니 생명에 지장이 가는 살초까지는 아니다·

실제로 월봉 역시 청의 맷집에 대한 확신을 가졌기 때문에 뻗어내는 강맹한 초식들이었다·

하지만 그리해서 이긴다고 한들 도대체 남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제대로 맞으면 목숨이야 문제가 없더라도 몇 달 정양하며 않아누울 판이다· 심지어 제자 놈이 얼굴까지 서슴없이 노리니 코가 주저앉거나 턱이라도 깨지면 평생 원한을 사는 일이 되는 것임에도·

그래도 무학 대사는 꾹 참았다·

그저 산중에서 수련만 하며 또래 중에 적수가 없었으니 제대로 분함을 느껴본 적이 없었으리라 하고·

그러나 이번에는 못 참았다·

무학 대사가 눈을 부릅뜨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성큼 서둘러 걸어 난간을 붙잡고 상체를 기울이고 목을 쭉 뺐다·

무학 대사의 양옆으로 소림사의 금빛 가사의 소림승들이 같은 모습으로 주르륵 도열했다·

무학 대사가 홀린 듯이 중얼거렸다·

“온 법계에 두루 퍼지는 웅혼한 하늘의 소리· 범천 아래 아무리 큰 거인이라도 부처의 손바닥 위에 있으니···”

잃어버린 소림의 최고 절기에 대한 기록이었다·

무학이 이를 보았을 때는 무공의 특징이나 적어놓을 것이지 산문이라 뜬구름을 잡는 선문답이라 생각했더란다· 그러나 막상 마주하고 나니 그야말로 정확하여 이보다 명쾌한 설명이 따로 없는 수준이었다·

범이란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하늘 우주를 뜻하는 것이니 범종 소리는 일시에 온 세상 전부에 울려 퍼지는 깨달음의 법이다·

그리하여 사람이 제아무리 위대하다 한들 결국 수많은 윤회 중 하나에 불과한지라 그 계를 초월한 부처의 큼太에 비교할까·

그러한 여래의 손바닥은 지엄한 하늘의 뜻과 같다· 하늘의 뜻이 범종 소리로 울려 퍼지는 이치가 마땅하고 당연한 것이다·

“어찌! 여 여래신장이 아닙니까!”

무승의 외침에 특등석에서도 웅성웅성 너도나도 서로 말문을 트기 바빴다·

“범천여래항마신장! 저것이 바로···!”

“어찌 소림의 절기가 저 아이에게···”

그러나 이러니저러니 해도 가장 당황하고 황당한 이들은 그 장본인들 소림사의 무승들이었다·

조상님의 실책으로 태워먹어 사라지고 말았다던 족보가 남의 손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꼴이었으니 그 황당무계함이란 오죽할까·

 

월봉이 한 발짝 두 발짝 세 발짝··· 마침내 다섯 발짝을 물러나고서야 경맥을 뒤흔드는 청의 진기를 해소해낼 수 있었다·

그에 반해 청은 자리에 가만히 손바닥을 뻗은 채로 서 있을 뿐이었다·

지펴보던 모든 이가 격돌의 결과를 깨달게 되는 상반된 반응이었다·

월봉이 소림의 칠십이 절예를 익힘과 동시에 온갖 신공을 전수받았으니 그 가지수로는 걸어다니는 장경각(소림사 책방)이나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하지만 넓게 배워 깊지 못하니 하나하나의 성취가 높지 못했으니 백보신권이라는 절세의 신공 역시 아직은 여물지 못했다·

그러나 청은 날로 먹은 꼼수이기는 해도 십이성 대성으로 모든 초식을 올바르게 쓸 줄 알았으니 그 결과가 이리 나타났다·

월봉이 눈을 감고 흐오오오오옵 숨을 한없이 길게 들이마셨다·

청이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내가중수법의 법이었으면 그냥 빵 터뜨려 버리는 건데· 타격기라서 저걸 또 버티네·

그래도 큰 충격이 들어간 것은 분명하기에 몸을 추스르기를 기다려 주는 것이었다·

비무는 생사결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월봉이 마침내 후우우우우 들이마신 만큼 긴 호흡을 토해냈다·

불가의 웅혼한 장력으로 신체가 흔들리고 나선 장기는 쓰리고 관절은 어디 하나 통증 없는 곳이 없다· 하지만 정신만은 또렷하게 맑았으니 개운하게 씻겨나간 듯했다·

“아미타불· 소승이 추태를 보였습니다· 시주께서는·”

월봉이 말을 하다 말았다·

면사가 사라진 청의 해로운 쌩얼을 마주하고 만 사내의 슬픈 숙명이었다·

무엇 마라 마라의 유혹인가···!

심지어 다섯 살에 소림에 오른 이후 단 한 번도 산문 밖으로 나온 적이 없었던 월봉이었으니 이십년 하고도 이 년 동안 여인과 닿기는커녕 본 적도 없는 월봉이었다·

그나마도 비무회 우승 전까지는 자중하란 스승의 명령으로 밖에 나서지 못했다·

청이 여인이라 하여 고민했지만 얼굴 가린 때에는 관심도 주지 않았으니 그저 몸의 선이 다른 무인으로 대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예 여인에 대한 면역 자체가 없는 월봉에게 갑자기 천하절색 초미인이 나타났으니 가슴은 뛰고 애써 진정한 마음이 요동치며 진탕이 되며 저절로 양기가 치솟아 민망하고 부끄러워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었다·

청이 잠깐 고민했다· 뭐지? 화나게 만드려는 수작인가? 사람을 화나게 만드는 방법에는?

하지만 아직 결판이 나지 않았으니 청이 곧장 비무대의 바닥을 짓밟으며 나아갔다·

청의 주먹이 쭉 뻗었다· 그리고 빡 월봉이 옆구리 위를 맞아 뒷걸음질을 친다· 청의 주먹이 연신 뻗어나가 퍽! 빡 퍽· 딱!

지금까지의 기세는 어디로 가고 월봉이 연신 막고 쳐내며 물러나기에 바빴다·

반격은커녕 선 자세부터가 엉거주춤하니 불안정하다· 그런가 하면 시선이 맞지 않아 위나 아래 먼 곳을 보고 그나마 초점이 가까이로 다가오더라도 미간이나 코끝 따위로 절대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것이다·

청의 눈꼬리가 하늘로 치솟았다·

이 자식이 끝까지 장난질이야?

청의 손도 하늘 높이 치솟았다·

쩝!!!

아주 찰진 소리가 울려퍼졌다·

활짝 핀 손바닥이 월봉의 대머리를 내려찍어 난 소리였다·

잠시 후면 대머리에 부처의 손이 아니라 청의 손자국이 짙게 새겨질 상이었다·

월봉이 제 이마-머리의 구분이 되지 않는 지점을 감싸며 뒷걸음질을 쳤다·

청이 그에 목소리를 높혔다·

“스님· 지금 무얼 하고 계시죠? 어째서 제대로 상대하지 않으시는지?”

“그 그것이· 으음 소승은 소승은 기권하겠소·”

한참 소란하던 비무장이 조용해졌다·

“음· 상대의 기권으로 승자는-”

“잠시만요·”

청이 승부를 선언하는 심판을 만류했다·

“월봉 스님· 정확히 말을 해 주시겠어요? 항복도 아니고 패배를 인정하시지도 않고 지금 기권이라고 하셨나요?”

“하지만 시주· 지금 승패를 가릴 수가 없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승패를 가릴 수 없는 상황이라구요? 대체 왜죠? 혹여 내공이 다 떨어지기라도 하셨나요? 그렇다면 기권이 아니라 패배를 선언하셔야 하는 것이 아니신지요?”

“그게 아니오! 그저 어떻게 시주가·”

“제가 무엇이라도 했단 말씀이신지요?”

청의 목소리가 날카로웠다·

그러자 월봉이 억울함이 역력한 목소리로 외치는 것이 아닌가·

“사술! 사술이 아니오! 마라의 화신과 같은 아니 마라 그 자체인 마귀야! 이 어찌 아미타불 아미타불···”

“···?”

청의 눈썹 사이에 깊은 골이 패였다·

“사술이라니· 제가 무얼 했다고 그리 무도한 말씀을 하시는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어찌 공정한 비무가 된단 말이오! 빼어난 용모와 미색으로 미혹을 가하니 사술이 아니오! 게다가 어찌 소승이 가녀린 여인을 공격할 수 있단 말이오!?”

그에 관객들이 단체로 할 말을 잃었다·

비무대를 아주 박살을 낼 기세로 몰아붙여 강맹한 공격을 쏟아내던 소림승이 하는 소리로는 아주 기묘하기 짝이 없어서·

“말씀이 아주 이상하시네요· 소녀가 그저 비무에 집중하기 위해 얼굴을 가리고 있을 때에는 살초에 가까운 수법으로 대적을 상대하듯 몰아치시고는 인제 와서 공격을 할 수 없다니요?”

“그때와 지금은 다르지 않소! 시주와 같은 절세미인을 공격할 수 있는 사내가 어디에 있단 말이오! 평범한 사내라면 눈조차 마주치지 못할 것을 어찌 공평한 비무라고 할 수 있단 말이오!”

비무대가 워낙에 넓다 보니 청의 면사가 벗겨졌다 해도 평범한 양민이 청의 미모를 바로 알아볼 수는 없었다·

그저 곰보거나 흉터 따위가 심할 줄 알았더니 의외로 멀리서 봐도 피부는 투명하고 머리는 작은데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않나·

가까이서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미인처럼 보이는데 하고·

그런데 월봉이 절세미인이라고 하니 돌연 궁금증이 폭발했다·

여인 보기를 돌같이 하는 소림사 무승이 차마 건드릴 수 없어서 비무를 포기하려 하는 정도의 절세미녀라니·

“스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참으로 참혹하십니다· 그렇다면 추한 용모를 가진 여인은 마음껏 공격하여 가슴과 얼굴을 후려침에도 주저함이 없으셨는데 같은 여인임에도 그 용모가 뛰어나다고 하여 돌연 차마 건드릴 수 없는 가냘픈 미인이 된단 말씀이신가요?”

“그 그건···”

 

무학 대사는 차마 더 지켜볼 수가 없어 얼굴을 가렸다·

청이 저리 물어보았기 때문에 월봉은 못생긴 년은 패도 되고 미인은 패면 안 된다는 소리를 하게 된 것이다·

속세의 사내라고 해도 당당히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하물며 불제자가 할 소리는 절대로 아니었다· 외양이라 해도 사바세계에 머물 적에 쓰는 육신에 불과한 것을·

 

서문수린은 내 제자 말 한번 잘 했다고 아주 따끔히 일침을 놓았구나! 하고 속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상에 인심이 실제로 그러해서 용모가 추하거나 몸이 부하거나 한 여인은 때리고 밀치고 욕하며 막 대하되 미인에게는 아주 간과 쓸개를 다 빼 줄 것처럼 자상하게 굴지 않겠는가·

 

지켜보던 관객들은 월봉의 의견에는 심히 공감하기는 했다· 못생긴 년은 패도 되지 않나 싶었으니까·

하지만 그와 별개로 지금까지 열심히 두들겨 패놓고는 이제와 사술이니 하는 꼴은 솔직히 추하다· 많이 추했다·

 

한편 비무장에서 모두가 장난삼아 추면검녀를 외칠 때 유일하게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던 구역이 있었다·

기적과 같은 우연으로 유달리 점잖고 깨인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저 추면 두 글자만 꺼내도 살기를 풀풀 날리며 제 병기를 만지작거리는 거기서 한 마디만 더 해봐라 죽여버리겠다 하는 의도를 마구마구 드러내는 한 집단 때문이었다·

낭인들이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서문 소저의 미모라면 가히 천하제일을 논할 정도이니 소림승마저 부동심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그렇게 선상비무대가 점점 고요해지는 가운데 결국 심판을 맡은 무인이 나서고 말았다·

“하아아· 월봉 자네· 단전에 진기가 얼마나 남았는가· 강기공을 그리 써 댔으니 거의 소모가 되었을 텐데· 일 할 이상은 남아있나?”

“그건· ···아닙니다·”

“서문 소저는 어떻지?”

“아직 반절도 비우지 못했답니다·”

“아직도 그렇게 여력이 남았단 말인가?”

“음· 맥을 짚어 확인해 보시겠어요?”

청이 공손하게 팔목을 내밀었다·

그에 심판이 고개를 저었다· 확인해 보라는 말 만큼 확실한 증거가 따로 있겠는가 하고·

“내기의 소모로 보아 정상적인 진행으로 이어졌다고 하더라도 승패는 자명한 것이 아니겠소· 이에 본인은 신녀문 제자 서문청의 승리를 선언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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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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