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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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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2

뭐지? 나인가?

청이 제 정수리 위쪽에 자리 잡은 고급신 한 켤례를 보고 최대한 머리를 적게 돌려 좌우를 살펴보았다·

결론적으로 내가 맞는 것 같은데?

청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사실 이쪽 출신이 아닌 청이다·

딱히 황송하다거나 혹은 몸 둘 바를 모르겠다든가 하지는 않았으니까· 그냥 이런 분위기에서 혼자 주목받기가 싫을 뿐이다·

황후면 뭐 나도 친왕이랑 친구 먹었단 말야· 자유랑 밥도 먹고 목욕탕은 안 가고 잠도 안 잤지만 밥은 먹었으니까·

굳이 말하자면 황후 도련님 친구쯤 되나?

정확히 따지면 친왕 친구가 아니라 자유 개인의 친구기는 하지만·

청이 고개를 들어 자칭 타칭 중원 사람 모두의 어머님을 바라보았다·

역광이 들렸지만 청의 인간 초월 시력은 음영 속에 숨은 채 황후의 얼굴을 똑바로 분간할 수 있었다·

아주아주 고운 미색의 귀부인·

얼굴만 봐서는 나이를 추측하기 어려웠는데 제법 세월의 흔적이 있으면서도 피부가 팽팽하니 젊음을 유지하는 까닭이었다·

하기야 황후쯤 되면 하루에 두 시진 정도는 온전히 피부에만 신경을 쓰지 않을까· 하고·

별 생각없는 청과는 달리 아래를 내려다보는 채 황후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떨린다·

“얘야 이름이 이름이 무엇이더냐·”

“천녀 서문청이라 하옵니다·”

“연치는 어떻게 되고·”

“올해 방년이 되옵니다· 마마·”

“허어· 서문청 서문청이라···”

그리고는 부담스럽게 뚫어져라 내려다보고 있더니만 다시 한 마디 툭·

“칼을 차고 있구나? 무림인이더냐?”

“예·”

“성취는 얼마나 이루었고?”

“부끄럽지만 초절정의 경지를 이룬 것이 겨우 며칠 되지 않았사옵니다·”

“태감? 초절정이 어느 정도의 경지이냐? 방년에 이룬 것을 장하다 여겨야 하느냐 아니면 늦어서 부끄러운 일이더냐?”

“마마 중원 역사에 단 한 번도 없었던 전인미답의 놀라운 성취이옵니다· 마마께서 계시지 않았다면 감히 거짓을 말하느냐 크게 재우쳐 혼을 낼 만큼 맹랑한 소리이기도 합니다요·”

“그래? 그렇다면 매우 장한 일이로구나· 내 여러 민중의 삶을 전해 들었으나 여류 무인이 어찌 사는 지는 들어보지를 못한 것 같으이· 이참에 한 번 들어볼까 하는데·”

그리고 나니 황후도 고자도 일시에 청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이다·

뭐지? 청이 눈만 끔벅거리고 있으니 옆에서 음정 없이 숨소리로만 한 호흡에 급히 내는 말이 들려왔다·

-성은이망극하나이다·

설 소저! 얼음덩이가 아니었구나!

답을 날로 먹은 청이 그대로 대답했다·

“앗· 성은이 망극하나이다· 마마·”

그리하여 청이 황후 뒤를 쫄래쫄래 따라 황금 마차로 향했다·

그렇게 죄다 땅바닥에 몸뚱이 붙이고 있는 사이를 부담스럽게 가로질러 마차 앞에서 찬 무기를 죄다 내려놓는데·

“피리? 피리도 불 줄 아느냐?”

“예· 마마· 미욱한 솜씨입니다만·”

“그렇다면 굳이 내어놓을 필요가 없단다· 내게도 들려주려무나·”

“예 마마·”

사실 청에게 복신적이란 피리라기보다는 불어서 소리를 내는 부가 기능을 갖춘 단봉 아주 단단한 만년한철 병기다·

청이 병기를 차고 황후와 함께 황금 마차에 올랐으니 과거 사나이라면 칠 척의 칼을 차고 천자의 계단에 올라야 한다던 태사 모 씨의 유언이 여기서 실현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렇게 거대한 황금 마차에 올라서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시녀들까지 죄다 밖으로 내치고 나니 드넓은 공간에 황후와 단둘이서 마주 보는 청이었다·

여류 무인의 삶을 들려달라고 했던가·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골라내고 있는 청에게 돌연 청천벽력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충격적인 명령이 내려왔다·

“옷을 벗거라·”

“···예?”

“못 들었느냐? 내 벗으라고 하였다·”

순간 만감이 교차한다·

대체 이 무슨 해괴한 명령이란 말인가·

대뜸 단둘이 남자마자 하는 소리가 옷을 벗으라니· 그나마 여인이요 또 부인이시라 망정이지 사내같았으면 당장에 복신적부터 날렸을 터다·

색마구니가 끼었구나! 물리퇴산! 조용히 하세요! 하고·

청이 기겁을 하며 황후를 바라보니 다만 눈빛에 음흉함이나 여타 요사한 색채는 없고 그저 애틋할 뿐이다·

“다만 확인할 사항이 있을 뿐이니 너무 저어하지 말라·”

“네 네에···”

청이 그리하여 미적미적 옷가지를 끌어내렸다· 고개라도 돌려주지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으니 부담감 천 배 만 배다·

그렇게 초면부터 끝장으로 전부 홀라당 까버리고 나니 황후가 떨리는 다시 말하며 명령하기를·

“왼쪽 가슴을 들어보거라·”

“이 이렇게요?”

“더 바짝 그·”

청이 제 묵직한 살덩이를 들어올리고 나니 황후가 고장이 난 사람처럼 완전히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러다가 돌연 덜덜덜 크게 떨리는 손을 내미어 청의 왼편 가슴짝 아래를 쓱쓱 문지르는 것이다·

“저 마마 이러시면 곤란하신데·”

“여기 점이 있구나· 점이 있어···”

“점이요? 거기 점이 있어요?”

그에 청이 고개를 내려보고 틀어보고 요리조리 제 젖무덤을 들었다 당겼다 요란을 떨어 보지만 살덩이에 가려서 확인은 안 되고·

이후로도 황후가 서 보라 돌아보라 청의 몸매를 다각도에서 관찰하는 것이다·

그러더니 돌연 눈물 한줄기가 주르륵·

“마마?”

“이것아 모르겠느냐? 어미다 네 어미가 여기에 있지 않으냐· 이 어미는 한눈에 알아보았거늘 모진 년아 어째 살갑게 인사 한마디를 안 해 어찌 그러느냐···”

그리고는 주르륵 주르륵 흘러넘치는 눈물로 말을 잇지 못하고 숨죽여 흐느끼니 청이 그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할 수밖에는·

그리고 나서·

황후가 진정하는 데에는 제법 시간이 걸렸다·

청이 어쩔 줄을 모르고 있자니 돌연 와락 끌어안는 통에 더욱 어쩔 줄을 몰랐더란다·

그도 그럴 것이 갑자기 내가 니 애미다 같은 소리를 들어봐야 저 소리 나는 우주에서 나오는 대사가 아닌가 이래도 괜찮은가 싶을 뿐·

“그 뭔가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은데요 그 무림인이 익히는 무공 중에는 예뻐지는 종류도 있답니다· 제 외모가 거기서 기인한 것이니 본판은 뒤틀리고 얽혀 흉측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으니 마마께서 착각을 하신 것이 아니신가···”

청의 미모는 선녀공 정확히 말하자면 이리저리 익힌 무공의 능력치 상승으로 인한 초월적인 매력 능력점에서 나온 것이다·

강호 초출의 청은 그야말로 줘도 안 먹는 추물이었으니 지금의 미모를 보고서 알아본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러나 황후는 굴하지 않았다·

“괴질로 열꽃이 피어 피부가 곪고 안면은 구안와사로 뒤틀렸으니 곱던 얼굴이 추물로 변하는 것이 순식간이더구나· 이제는 병증이 다 나아 본래의 태가 나온 것이란다·”

“아니 그게 아니라요· 제가 진짜 공주? 같은 거였으면 애초에 그런 동굴에서 혼자 오도카니 눈을 뜨고 있을 리도 없고·”

“요녕 땅 서산 기슭의 동굴 말이더냐?”

“앗·”

“그래· 되살아나고 나면 아예 생전의 모든 일을 잊고 새사람이 될 것이라 하였지· 그 요사한 법사 놈들이 온전히 거짓만으로 여를 기만하지는 않았던 것이야·”

“천녀에게도 설명을 좀 해 주시면···”

 

사월 초하루 연술 공주가 괴질에 걸리다·

온갖 용한 의원이 다녀가나 차도가 없다·

이게 신의라 불리는 강호제일의원이 진단하여 말하기는 이미 뇌가 죽어서 살아있는 송장에 불과한 것이오· 앞으로 사흘이면 숨도 끊어지고 말 것이니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그 때에 천녀사의 법사라고 하는 천축의 요사한 비구니들이 찾아오다·

그리하여 말하기를·

이미 혼과 영이 사경에 달하였으니 이미 저승의 물을 건너 육신만 살아 숨쉬는 시신에 불과한 상태이다·

하지만 신령한 제사로 사십구 일 동안만 숨을 붙여놓는다면 명부대왕 염라의 사자명부를 속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명부에 이름이 빠진 혼백이 돌아와 죽은 이가 소생하게 될 것이다·

다만 이미 황천에 혼백이 젖어 인세의 모든 기억을 잊어버리게 되니 되살아난다 하여도 생전의 군주는 아닐 것이라고·

이에 황태자비가 모성으로 군주를 맡기니 황금 이천오백관과 온갖 영약을 가지고 요녕 땅의 영험한 동굴을 찾아 떠나다·

그리고 육십일 째 되는 날 법사와 함께 건강한 육신으로 돌아오니 황제와 황태자가 기쁘고 또한 그 신묘한 법술에 감탄하여 황궁 법사로 관직을 내리고 천녀사의 현판을 써 주었다·

“이 미련한 어미가 속아 넘어간 것이야· 저 요사한 천축의 마녀들이 네 흉내를 낸 가짜를 앞세운 것이 아니냐· 그러나 황상은 이미 이전의 총기를 잃고 저 마녀들의 환혹에 넘어간 지 오래라 내 자식 잃은 슬픔을 널 잃은 슬픔에 명복이라도 빌어주려 이리 왔거늘 세상에 부처께서 도우심인지 그 대자대비함에 감사드리옵니다···”

“어····”

솔직히 말하자면 별로 믿기지는 않았다·

임무창이 반짝이지만 않았다면 계속해서 믿지도 않았을 터다·

[혈통 임무 – 뿌리]

[당신은 당신의 진실된 혈통을 마주했다·]

가짜 공주를 내쫓고 정당한 군주의 자리를 되찾으십시오·

그에 청이 느낀 감정은 안도였다·

아· 내가 그래도 갑자기 뿅 하고 허공에 조립이 돼서 나타난 인간 비슷한 외양을 가진 무언가거나 괴물 같은 건 아니었구나·

내가 사람이 인간이 맞구나 하고·

원래 쓰던 몸 주인이 있었고 듣자하니 뇌가 죽었으면 뇌사자인가? 식물인간?

정신 기생체가 침입했을 때 내 안에 다른 정신이 없는 것도 확인했으니 아마도 몸의 원래 주인은 진작에 저승으로 가버린 모양인 것 같은데·

청이 고른 무림생사전의 주인공이 원래 이런 배경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는지 혹은 매력 능력점을 최하로 맞췄기 때문에 마침 세상에 괴질로 뒤틀리고 곪은 외모로 딱 맞는 육신이 이 몸이었는지는 모를 일이었다·

앞으로도 영영 알 수 없을 테고·

만약 전능한 누군가가 보았다면 그러게 누가 체질로 시혈독인 고르라고 칼 들고 협박이라도 했냐면서 혀를 찼을지도 모른다·

아직 활동 주기가 한참이나 남은 천살성을 억지로 강제로 불러들이면서까지 꼭 골라야 했느냐고·

청이 알았다면 억울했을 것이다·

취미 생활로 즐기는 가상 세계관에 누가 그런 세세한 걸 따지고 앉았느냐고 말이다·

그리고 나니 또다시 난감해졌다·

그래서 지금 뭐라고 할 건데?

안타깝게도 따님은 이미 사망하셨습니다·

남겨준 육신은 제가 아주 잘 쓰고 있으니 걱정 말고 불공이나 드리시지요· 이왕이면 소림은 말고 아미파나 등등 여인 출입 금지 안 걸린 데서 드리면 안 될까요 하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세상에 이런 당신이 내 어머니였군요 하고 호들갑을 떨 수는 없다·

임무고 뭐고 청은 황후의 딸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육신은 그러한 모양이지만 이리되고 보니 사람의 정체성은 기억에 있다는 말이 아주 뼈저리게 느껴지는 것이다·

울 엄마는 이쪽 세상에는 없지만 저쪽 세상에 멀쩡히 살아계시는데요·

자식 잃은 어미라서 지금도 멀쩡하실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형이랑 동생년이 잘 추슬러 드렸어야 할 텐데·

그때 황후가 청의 뺨을 쓰다듬었다·

아주 애틋하기 그지없는 손길이었다·

“살아있었구나· 내 딸· 살아있었어· 그래 이리 살아서 얼굴을 보니 고맙구나 그저 살아있어줘서· 이 어미가 차마 따라 죽지 못한 것이 미안한 일이었거늘 이리 어여쁘게 잘 살아있으니 참으로 장하구나·”

이러다 진짜 공주가 되게 생겼다·

청이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저어· 아뢰옵기 송구한 말이오나 천녀는 이미 신녀문 제자 서문청으로 살아가는 야인이오니 황후께서는···”

꺼내긴 했는데 마무리가 안 된다·

황후께서는 뭐?

모르는 척을 해 주세요? 이건 이상하고·

나는 당신의 딸이 아닙니다?

이건 더더욱 이상하지 않나·

이러나저러나 난감한 청이었다·

그러자 황후가 외려 고개를 끄덕였다·

“오냐· 차라리 잘 되었다· 작금의 황궁이 아주 요사한 마귀들의 소굴이란다· 오히려 네가 안전한 속세에 나와 있으니 참으로 다행이 아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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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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