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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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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5

청이 선 채로 눈만 꿈뻑 또 꿈뻑·

어라· 이번엔 우주로 안 가나? 음? 우주? 왜 우주? 내가 언제 우주로 간 적이 있나? 뭐지 뭔가 생각이 날 듯 말 듯한·

그런데 아냐 떠올리면 안 돼·

그랬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어떤 갈림길을 지나버리게 되고 말 거야· 그런 예감이· 예감이 아니라 정말이라는 어떤 확신이·

그런데 어쩐지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누군가 강제로 생각을 이끄는 것처럼-

“오오! 심득을 읽어냈냐! 그래! 분명 구 초식! 구 초식이지!?”

“헉·”

갑자기 양 팔뚝을 덥썩 쥐며 울리는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청의 생각이 강제로 뚝 끊겼다·

“그게요· 억·”

청의 고운 얼굴이 팍 찌그러졌다·

모처럼 천혜로운 얼굴을 가지고서는 참 막 쓰는 청이었다·

“왜 왜 그러느냐!”

“무학 대사님 팔이 팔이···!”

“팔이? 왜 멀쩡해 보인다만· 그딴 것보다 심득은? 역시 구 초식이지?”

“악! 파 팔이!”

청의 오른팔이 마구 경련하기 시작했다·

무리도 아니다·

한 팔에 온 세상의 무게를 받쳤다·

심상 속에 일이라고 해도 기억에 똑똑히 남아서 그 영향을 미치고 마는 것이다·

어깨의 회전근개로부터 삼각에서 이두와 삼두를 지나 딸 아니 요골근에서 장요근 그 아래 깊은근과 손가락의 모든 힘줄들이 일시에 과부하가 걸렸다·

달리 말하자면 어깨부터 손가락 끝까지 일시에 쥐가 났다고도 표현할 수 있겠다·

“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냐·”

청의 오른팔을 콱콱 짚어 본 무학 대사가 급히 청의 혈자리를 찔러주었다· 일단 아예 팔로 통하는 힘을 차단하고 마비시키기 위함이었다·

“악! 악!”

“아니 뭐야 왜 혈이 안 잡혀? 그리고 호신강기는 좀 집어넣지 않으련? 해를 끼치려는 게 아니라·”

“아윽 그거 자동· 제가· 끄아악·”

청의 호신기의 상태가!?

이제 경지에 발맞춰 호신강기로 진화한 상태이니 무학이 콱콱 손가락을 찌르면 그 안쪽에서 강맹하게 일어난 강기가 천하제일인에 맞서 처절하게 방어를 펼치는 것이다·

사실 그래봐야 이미 죽은 혈도가 잡힐 일이 없으니 무학이나 호신강기나 아주 쓸모없는 짓을 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아닛 벌써 호신강기가 무념무의로 펼쳐지는 수준으로 단련을 했단 말이냐? 대체 수린이 그이가 어떤 비법을 썼기에! 정녕 제자를 기르는 데에 재주가 있었던가!”

아씨 아파죽겠는데!

누구는 지옥 같은 통증으로 침이 줄줄 새고 코에서는 방울이 피어오르는데 옆에서 감탄이나 하고 앉았으니·

사부님이 괜히 땡중이라 한 게 아니구나!

무천대제 따라가려다 가랑이가 찢어진 것이 벌써 두 번째 첫 절검벽 조우 때를 합치면 세 번째다·

그래도 천변만화때는 워낙에 경지가 허접하여 보고 느끼고 체험할 능력조차 갖추지 못한 고작 절정 무천대제에 비하면 벌레와 같은 수준이라 타격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초절정에 이르고 나선 어렴풋하니 그 심상을 이해하여 반동이 오고 만다·

그리하여 청이 침과 콧물을 쪽 뺐다·

그래도 울 정도로 아프지는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할까 아니라 할까·

그리고 나니 청의 어여쁘던 손이- 당연히 세상 가장 사악하고 아름다운 소수이니까- 온데간데없이 두 배로 부풀어 돼지 발처럼 되어 있는 것이다·

마치 전후좌우 모든 방향으로 일 촌씩 살이 찐 것만 같은 모양새였다·

소매에 가려서 그렇지 어깨로부터 오른팔 전체가 이 꼴이겠구나 하고· 은은하게 전해지는 통증으로 곧장 알아챌 수 있었다·

그 모습에 무학이 물었다·

“그래서 소림의 초식은 어떤 것이더냐? 그리고 물론 구 초식이겠지?”

“그 제 팔 걱정을 조금이라도 하는 척을 해 주시면 안 읍· 꿀꺽·”

문득 입안으로 무언가 대뜸 쏘아져 들어와 입천장을 세게 때리고는 혀 안쪽 깊숙한 곳에 뚝 떨어졌다·

사람의 본능이 혀 깊은 곳에 무언가 올라오면 저도 모르게 삼키게 되는 것이라서 청도 그렇게 되고 말았다·

“미환단이다· 소환단 만들고 남은 것을 대충 뭉친 것이다만 자· 그래서· 어떻냐?”

“생색을 내려는 건 아니었는데요· 그리고 음 구 초식은 아니더라구요····”

“구 초식이 아니었더냐····”

무학 대사의 어깨가 축 쳐졌다·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더니만 의외로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었던 모양·

“독고구검 일 초식 유아독존이라고 하는 검격이었어요·”

그에 무학이 곰곰이 생각을 하더니만·

“그래 차라리 일 초식이 낫구나· 천하의 공부가 소림에서 나왔으니 일 초식 가장 근본이 될 수밖에는· 그나저나 유아독존이라· 주해가 가능하겠느냐?”

“음· 그냥 본 대로만 말씀드리면요···”

청이 환상 속에서 본 내용을 묘사했다·

그러자 무학이 손바닥으로 제 이마빡을 탁! 경쾌하게 두드리는 것이 아닌가·

사실 이는 외팔이였던 혜가 대사로부터 내려온 소림의 유구한 전통이라고 하겠다·

“절벽이 네게로 다가와서 스스로 베였다· 부동이 곧 동과 통한다· 과연· 과연·”

“어 솔직히 말이 안 되지 않나요? 바로 믿으시네요?”

그에 무학 대사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검을 휘둘러 적을 베었을 때 네가 사람이 아닌 검이라고 생각을 해 보아라· 검이 스스로 움직여 적을 베었더냐? 아니지· 검이 보기에는 적이 다가와 스스로 몸을 대어준 것으로 느껴지지 않겠느냐·”

청이 만약 이공계 출신이었다면 이 대화에서 아주 흥미로움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청의 고향에서도 움직여 부딪치는 물체와 가만히 있다가 치인 물체가 같아서 구분되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다·

이들을 직업으로 분류하자면 물리학자 보험 조사원 자해 공갈단 그리고 차량을 견인하려 드는 인간 형태의 벌레 새끼들 정도다·

“하지만 저는 검이 아닌데요·”

“이미 신검합일의 경험을 하지 않았느냐· 병기란 신체의 연장선이니 곧 몸과 같다고 하여도 틀리지 않지·”

무공이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갈수록 철학이나 형이상학 혹은 어떤 사상에 맞닿아 두루뭉술하니 말로 들어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본인이 스스로 알아 단단히 정립하지 않으면 결코 이해할 수 없으니 이를 바로 깨달음이라 하는 이유기도 했다·

“음···”

“그나저나 무아와 유아가 구분되지 않는다니· 세상에서 나를 지우기에 무아 허니 세상을 지운다면 홀로 존재하기에 유아·”

무학 대사의 표정이 묘했다·

무언가 재채기가 나올 듯 말 듯 코안이 간질간질한데 그렇다고 재채기가 나오지는 않는 듯한 그러한 표정이었다·

“아이고· 참선을 해 보아야 알겠구나· 내 마중을 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실마리가 잡혔을 때를 놓치기가 두려우니 이 늙은 땡중은 먼저 가 보아야겠다·”

“그럼 어쩔 수 없죠· 어서 들어가세요·”

“이해해주어서 고맙구나· 그럼·”

그리고는 무어 그리 급한지 펄쩍 뛰어서 몸을 날리는데 한 번에 삼 장을 넘게 뛰어 절벽을 박차더니 협곡의 좌우 가파른 벽을 탁탁탁 발로 차며 높이높이 솟구쳐 사라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나니 절검벽 앞에는 청만 혼자 덩그러니 놓였다·

아까 들어온 미환단인가 하는 약의 약성은 청량하게 전신으로 퍼져나가고 그 와중에 퉁퉁 불어버린 오른팔의 통증은 점차 그 크기를 더한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무천대제가 남긴 위대한 심득 앞이다·

청이 가장 중요한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배가 배가 고프다···

꼬르륵!

청의 위장이 우렁찬 포효로 대답했다·

 

—-

 

서문수린은 소림을 땡중들이라 한다·

물론 소림은 이미 사찰이라기보다는 무림 방파로서의 색이 너무 확실하기는 하다·

게다가 적막한 산사는 무슨 아예 숭산 기슭에 자리를 잡은 등봉현이라는 도시는 아예 소림사 정문 앞에까지 거리를 쭉 뻗어 발달한 것이다·

그러니 절간 벽 한 장을 사이에 두고 그 너머는 온갖 다관이며 요리점 향화객들을 위한 고급 객잔 등등이 쭉 펼쳐진 관광지가 되고 말았다·

물론 서문수린이 이러한 이유에서 땡중이라 막 부르지는 않았으니 그냥 여인을 못 들어가게 막는 못된 대머리 새끼들이라서 그럴 뿐이었지만·

어쨌거나 청이 주린 배를 움켜쥐고 밥집 찾아 삼만리 먼 여정을 떠날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뭘 먹을지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청의 지능은 본래가 저열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드문드문 탁월해지는 때가 있기에·

적 앞에서 지능이 치솟는 데에는 천살의 영향이라고 하니 제외하더라도 먹는 데에 관해서만큼은 아주 머리가 핑핑 돌아 들으면 좀체 잊어버리는 법이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불도장 불도장이다!

불도장은 부처가 담을 넘는다는 뜻으로 너무 맛있어서 스님마저 몰래 담을 넘어서 처먹는다는 뜻이다·

본래는 저어기 복건성의 성도인 복주에서 유래된 요리지만 유명한 절 근처에서는 다 파는 그러면서도 비싸서 아무나 못 먹는 아주아주 고급 요리다·

애초에 들어가는 재료 면면이 고급 아닌 것이 없어서 맛있고 비싼 식재를 몽땅 때려박은 후에 소홍주를 콸콸 부어서 푹 끓여 나오는 것이 맛이 없을 리가 있겠는가·

그리하여 대체 어느 집이 잘할까·

청이 고독한 한 명의 미식가로서 등봉 시내를 헤맸다·

재료가 맛을 결정하는 최고급 요리라서 어설픈 요리점에서는 제대로 맛볼 수가 없는 것이다·

일단 배가 고파 길거리에서 산 고기 만두 하나로 속을 달래며 돌아다니니 등봉현에 천상의 선녀가 떴다는 소문이 쫙 퍼져나갔다나 어쨌다나·

그리하여 온갖 주목을 받으며 돌아다니다 청이 의외의 인물을 발견하고 말았다·

바로 치사하게 혼자 밥을 그것도 고기 먹겠다고 내뺀 설이리였다·

그것도 좀 처량한 꼴이었다·

가도 한편에서 어딘가를 맹렬히 노려보는데 그 시선을 따라 쭉 따라가니 완탕면 파는 거리의 노점이 닿아있는 것이다·

뭐지? 왜 노려보지? 혹시 되게 맛있는 집인가? 유명한 맛집이야?

다만 그런 것치고는 장사가 영 안 되니 완탕면을 열심히 외치나 딱히 사 먹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럼 뭐지? 아는 사람인가?

청은 궁금해졌고 그래서 물어보았다·

“설 소저· 뭐 해요?”

“당신·”

“왜 눈이 빠져라 쳐다보고 있어요? 아는 사람이에요? 아니면 맛있는 집이라서?”

그에 설이리가 입을 달싹달싹 주먹을 쥐었다 폈다 아주 뜸을 들이며 망설이더니 결국 모기만 한 소리로 해답을 내어놓았다·

“돈이 없어서···”

빙궁의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으니 애초에 얼음뿐인 동네라서 얼어 죽지 않는 것만 해도 용한 수준이다· 어떠한 물산이 나지를 않는 것이다·

그나마 무림맹에 머무를 때야 숙소 줘 밥도 줘 가끔 용돈도 주는 데에다 그 아니더라도 여인이 돈을 쓸 일도 별로 없다·

간혹 나오는 용돈이야 여인이 마땅히 필요한 지출에 쓰고 나면 남는 것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죄인을 추적하겠답시고 대책 없이 청을 쫒아 나섰다가 가난이라는 비정한 현실을 깨닫고 만 것이다·

설이리는 가난뱅이였다·

청은 어이가 없었다·

“아니 고기 먹으러 간다고 그렇게 당당하게 염장을 지르고 가더니만 돈도 없으면서 무슨 고기를 먹겠다고· 잠깐 설 소저 어디 가요?”

“사냥하러요·”

여전히 말이 짧아서 돈이 없어서 고기를 직접 구해다 먹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밥를 사 먹기 위해 사냥으로 돈을 벌겠다는 의도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히 알 만한 점은 있었으니·

“큰 절이 들어선 산에서 사냥을 하겠다구요? 그것도 소림사 앞마당에서?”

그에 설이리의 몸이 우뚝 멈췄다·

“안 될까요?”

“당연히 안 되죠·”

그에 설이리의 어깨가 조금 늘어졌다·

그 꼴에 청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야 얘· 완전 허당 아닌가?

청에게 허당 소리를 듣다니 설가놈이나 제갈이현 등등의 청을 아는 지자가 들었다면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는 편이 낫다고 할 치욕일 것이다·

그렇다고 정말로 혀를 깨물고 나면 사람이 그러한 연유로 죽지는 않으니 그 청에게 허당 소리를 들을 만한 놈이라고 욕을 할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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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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