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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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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4

유난히 청을 보는 사람은 크흠 하고 헛기침과 함께 말을 시작한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일단 얼굴 보고 넋을 놓았다가 뒤늦게 대단한 실례 혹은 얼빠진 행동으로 보이는 것을 깨닫고는 민망함의 기침을 한 번씩 내뱉기 때문이었다·

대완상회 회주 역시 마찬가지라 전혀 달갑지 않은 손님이라도 그 은혜로운 미모를 영접하고 잠히 할말을 잊었으니 그 정적이 민망하여 기침 한 번을 할 수밖에는·

“크흠· 본인이 대완상회 회주인 조소요·”

“서문청이에요· 회주님 지금 도시에-”

청이 거두절미 곧바로 본론을 꺼내드려 할 때였다·

상회의 회주 정도 되면 혓바닥도 호락하지는 않는 법이었으니 청의 말을 막아내며 회주가 제 할 말을 꺼냈다·

“이보시오 국법에 따르면 관혼상제와 품앗이를 제외하고 미리 신고하지 않은 행사에 장정 오십 이상이 한 자리에 모이면 반역으로 취급한다 하였소이다· 지금 소저가 국법을 잘 모르기에 한 행동인 것 같으나 이는 아주 크게 경을 칠 일이라오·”

이렇게 사람 모아도 되는 줄 아느냐·

지금이라도 해산한다면 모른척 해 줄 테니 썩 물러가라는 그런 함의였다·

청이 그에 대답했다·

“회주님· 구휼 사업을 위한 곡량을 구매하러 왔답니다·”

회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청의 대처는 못 들은 척이었다·

혹시 내가 속으로 생각만 하고 입 밖으로 내지 않은것이 아닌가 진지하게 되돌아 볼 정도로 아주 깔끔한 무시였다·

“지금 도시에 재난이 들어서-”

“아니아니 내 말 못 들었소? 사람이 이리 몰려들면 큰일이 난다니까·”

“구휼곡을 풀고자 하는데 태청상단의 물량으로는 며칠이나 갈까 싶어서요· 제가 통 크게 시세의 두 배를 쳐 드리겠습니다· 가진 모든 곡량을 팔아 주시겠어요?”

결국 청이 제 할 말을 다 했다·

“이보시오 국법이 엄격한데-”

“회주님? 곡량을 팔아 주시겠어요? 시세에다 구 할 더 쳐 드릴게요·”

“이렇게 모여있으면 경을 칠 거라니까!”

“회주님? 시세에 팔 할 더 쳐 드릴게요·”

“아니 내 말은-”

“시세에 칠 할 더 쳐 드릴게요· 회주님? 지금 이해가 안 되세요? 얼마나 마음씨가 고우셔서 더 싸게 해주시려고 하세요?”

한 마디마다 가격이 일 할씩 내려간다·

그에 회주가 펄쩍 뛰었다·

“그걸 말이라고 하나! 지금이라면 한 섬에 금자로 거래하는 때인데 어떻게 그 가격에-”

“육 할· 아! 맞다·”

청이 칼을 번쩍 들었다·

“회주님이 계산이 잘 안되시는 것 같은데 생각해 보니 제가 이걸 보여드리질 않았네· 자· 보세요· 검강· 반짝반짝·”

청이 월광검(8호)를 치들어 노을빛 검강을 뽐냈다·

회주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년 아주 작정하고 협박을 하러 온 게로구나·

“회주님? 회주님이 여기 계신다는 건 낙녕 땅이 이 걸타란 여기 이름이 뭐였지?”

“대완상회입니다요·”

“그래· 대완상회가 낙녕에서 일어나 자리를 잡았다는 뜻으로 보아도 되나요? 낙녕 분이신 거죠?”

“···그렇소·”

“그러면 우리 모두 이웃이요 상회의 지금 성세가 낙녕에서 나온 것인데 정작 도시가 큰 재난에 이르러서는 귀한 곡식에 폭리를 취하겠다고 하시나요?”

“이보시오 본래 물건이란 귀할수록 가격이 오르는 법이 아니겠소· 지금은-”

“회주님? 듣는 귀가 많답니다? 말을 잘 하셔야 해요?”

회주가 그에 뜨끔하여 청의 뒤편 구름떼처럼 몰려든 군중들을 보았다·

눈가에 은은한 분기가 서린 것이 이대로 못 판다 하면 지금이야 어찌 돌아간다 해도 앞으로 낙녕 땅에서 마음 편히 돌아다닐 수 없을 터였다·

“자· 제 최종 부탁이랍니다· 시세의 두 배를 쳐 드리겠어요· 제가 알기로는 시세도 이문이 붙은 가격이니 두 배를 친다고 하면 회주님께도 큰 이득이 가는 일이 아니던가요?”

회주는 살면서 최종 부탁이라는 소리를 처음으로 들어보았다·

이 전에는 그러한 말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상상조차 해 본 적이 없는 끔찍한 소리기도 했다·

“그· 나는·”

상인과 상인 아닌 자의 계산법이 다르다·

한 냥에 산 물건을 두 냥에 팔면 한 냥을 버는 것이다·

그런데 그 물건을 만약 열 냥에 팔 수 있었다고 하면 한 냥을 번 것이 아니라 여덟 냥을 손해를 보고 잃은 것이라고·

하지만 손해고 뭐고 거절하면 후환이 기세를 보아서는 후환이 아니라 지금 당장 밀려들 우환이니 금환이라고 해야 하겠다·

“알겠소· 시세의 두 배로 쳐 드리겠소·”

그에 청이 빙긋 웃으며 정중히 포권을 취했다·

“도시를 위한 결단에 감사드립니다· 자 여러분 여기 도시를 위해 큰 이득을 기꺼이 포기하신 회주님이 계시잖아요? 모두 함께 감사를 드릴까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그에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여 호응했다·

“크흠· 아니 뭐 그럴 것까지야·”

거의 강탈에 가까운 아니 그냥 강탈이라 할 강매였지만 그래도 이후로 공을 돌려 면을 세워주니 체면 하나만은 오히려 높이 살았다·

감사의 소리가 높아져가는 가운데 회주의 마음 속에서도 고민이 살짝·

이 참에 아예 그냥 구휼에 참가해 버리면 어차피 손해 볼 바에야 인심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두 배로 팔아도 사실 잘 팔았다·

청의 말대로 시세부터가 이문이 척 붙어 포함된 것이니 시세의 두 배라면 차익만큼 고스란히 이득이 되는 막대한 금액이니·

회주가 그나마 이득 보전 대 인심 잡기 사이에서 갈등했으나 결국은 이득 보전으로 마음을 정했더란다·

물론 모든 상단주들이 그렇지는 않았다·

“좋은 일을 하시는군요! 저희 유가상회는 서문 소저의 뜻에 따라 구휼 사업에 손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청이 상방 거리를 순회하며 곡식을 매입하니 물량이 좀 적은 상방들은 아예 그냥 가져다 쓰라며 공짜로 얻어주기도 했다·

상방 거리라고 해도 다들 눈가 귀가 있고 하나하나 들르며 시간이 걸리니 이미 보낸 사람으로 소식을 듣고서는 다들 체념한 채로 내 차례는 언제 오나 하고 이미 결정을 내린 채로 대기하는 상태였다·

그리하여 태청상방 왼쪽으로 순회를 딱 마치고 오른쪽으로 향해서 순서대로 척척 들르다가 다음 장원으로 향하는데·

어쩐지 다음 대문이 꽤 멀다·

장원이 그만큼 넓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뒤에서 수군거리는 소리·

“다음이 장흥상방 아닌가?”

“음· 괜찮은가?”

“선녀님 가시는데 장흥상방이 뭐 대수란 말인가?”

“그래도···”

그에 청이 걸타란에게 물었다·

“장흥상방 이야기가 나오면 다들 뭐랄까 좀 주춤하네? 그렇게 큰 상방이야?”

“장흥상방이라 하면 섬서제일상방으로도 유명한 상방입니다요·”

청은 몰랐지만 한 성을 꽉 붙잡고 있는 거대 상방이라고·

애초에 치수 사업을 맡을 정도의 상방이라 하면 고작 도시 몇 개 이어가는 소규모 구멍 가게로는 어림도 없는 것이다·

“돈 많다는 소리 아냐?”

“아가씨 돈이 많으면 뒷배도 대단하지 않겠습니까요· 관부에 돈을 얼마나 뿌리는지 방주가 섬서 포정사와 의형제 사이라고 소문이 자자할 정도입니다·”

“아· 관이랑 붙어먹었다? 치수 공사도 뭐 그렇게 따낸 건가? 아· 확실히·”

청이 한 방에 이해했다·

따각따각 청이 언덕배기 끝에 올라 탁 트이는 시야에 창을 꼬나쥔 포졸들이 우르르 몰려와 진을 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선두에 영웅건을 쓴 중년이 청을 보고 또 그 미모에 정신을 놓았다가 으레 다들 그렇듯이 헛기침으로 입을 열었다·

“크흠 멈춰라!”

그에 청이 순순히 걸음을 멈추었다·

걸음이 멈추었으니 입만 움직였고·

“소녀는 서문청이라 하는 계집이랍니다· 나리께서는 어떠한 분이신지요?”

“무엄하다! 현승께 예를 갖추지 못할까!”

엉뚱하게 대답은 오른쪽에 선 놈에게서 튀어나왔다·

현승이라고 하면 대충 도시의 이인자 즉 부시장쯤 되는 관직이다·

그리고 방금 소리친 놈이야 뭐 옆에서 잡무나 도우며 아부하는 역할을 맡은 놈이겠고·

“현승 대인이시군요·”

청이 포권을 척 취했다·

그에 오른놈이 다시 발끈하기를-

“무엄하다! 황상께서 내려주신 천은 앞에 당장 무릎을 꿇지 못할까?”

본래 관에서 하는 기선 제압이란 거기서 거기 황상의 지엄한 권위에 기대 무릎부터 꿇린 후에 본론을 꺼내 드는 것이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황명을 받드는 것도 아닌데 굳이 양민이 꿇어야 할 이유 사실 이유가 있기는 하다·

안 꿇으면 잡혀가기 때문이었다·

사실 청의 무릎은 싸구려다·

청에게 있어 무릎 꿇기란 그야말로 추진력을 얻기 위한 일 발 장전 인간 초월의 다리심으로 발사되는 대기 상태로 치기에·

하지만 현승이라는 놈이나 그 오른놈이나 악업을 덕지덕지 붙여 산적놈들과 다를 바가 없으니 이런 하찮은 악당들에게 무릎을 꿇어 추진력까지 기댈 이유는 없었다·

“싫은데요?”

“뭐 뭣이!? 감히 황상의 권위를 네깟 천한 년이 침범하려 하느냐! 역모 역심을 품은 년이로구나! 양민을 이리 모아서 끌고 다닐 때부터 알아보았다!”

“이상하다· 그러니까 여기 현승 대인께 황상께! 드리는 예를 다하라는 말씀이 아니신가요? 그러니까 현승 대인하고 황상!이 같은 높이에 있다 이런 말씀을· 와 이거 역모 아닌가?”

“누 누가 그런 말을 했다고!?”

“여러분! 여기 현승 대인께서 황족을 떠받드는 예의를 차리라고 하십니다! 세상에 살다 보니 이제는 일개 도시의 현승 주제에 천자의 권위를 들먹이며 오체투지하고 바짝 엎드리라 하는군요! 이래서야 누가 역심을 품었다고 하겠습니까!?”

느긋하게 웃으며 방관하던 현승의 얼굴에서 단박에 핏기가 가셨다·

“잠깐! 나는 그런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런데 왜 함부로 오체투지를 하라 말씀하신단 말입니까! 이는 마땅히 천하의 주인이신 황상께만 드리는 지극한 존경이 아닙니까! 지금 현승 대인께서 본인이 지엄한 황상과 같은 자리에 있다! 이 낙녕 땅에서 내가 바로 황상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지 않았습니까!”

혓바닥도 얼마든지 흉기가 될 수 있다·

혀에 강기 둘러 찌른다는 소리가 아니라 이렇게 수많은 군중이 듣는 앞에서 나오는 소리란 곧 사실과 같은 소문이 되어 널리널리 퍼져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소문을 막으려면 그야말로 천자쯤 되는 위인이 아예 포탄의 비로 여기에 들은 입들을 몰살시키지 않고서야 어림도 없다·

“아니 모함 모함이다!”

“모함이라· 그럼 오른쪽에 계신 분께서 지금 현승 나리에게 역모를 뒤집어 씌우기 위해 말을 지어낸 것이로군요! 저놈이 바로 역적이었구나!”

그에 오른놈이 펄쩍 뛰었다·

“아니 네년이 지금 말을 이상하게-”

“현승 나리? 무얼 하고 계시지요? 곁에 대역 죄인을 두고 계시는데· 혹여 무도한 역심을 품은 자를 곁에 두고 비호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까? 역시 현승 나리 역시 역심을 품은 것이 아니라요?”

“그 그런 끔찍한 말은 감히 입에 담지도 말라! 누가 무어라 해도 내 지극한 충심은 이미 태산과 같은 것이란 말이다!”

“그러면 저 간교한 반역자를 어째서 계속 놔두시는지요? 포졸을 뒤에 두시지 않으셨습니까? 지금 당장 옥에 가두지 않는 이유라고 하면 역시 역심을 품고 계시기 때문에·”

“여 여봐라! 이놈을 당장 추포하라!”

“아이고 나리! 저는 억울합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저는 단지-”

“에잇 시끄럽다! 죄가 있고 없고는 후에 밝혀질 것이 아니냐! 일단은 얌전히 오라를 받아!”

청이 그 촌극을 삐딱하게 지켜보았다·

애초에 여기 길을 딱 막고 선 자체부터가 괘씸하기 그지없다·

구휼곡을 구하려고 이렇게 애써 발품을 파는 와중에 관이라는 놈들이 돕지는 못할 망정 장흥상방인지 뭔지를 지키겠다고 딱 진을 치고 있으니 당연히 부아가 치밀 수밖에는·

“억울합니다! 대인 대이인!”

그렇게 오른놈이 질질 끌려나가고 나선 청이 그제야 싱긋 웃으며 말하는 것이다·

“그럼 현승 대인· 소녀는 장흥상방에 용무가 있을 뿐이니 길을 비켜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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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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