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98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EP·298

“지부장님? 그러니까 장흥상방 본단에서 직접 명령이 내려오기를 수해 피해를 크게 입은 도시에 식량 가격을 쉰 배씩 올려서 폭리를 취하라고· 그렇게 명확하게 지시가 내려오셨다고 말씀하시나요?”

대충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들 중·

확대해석하기· 상대의 주장을 이용하기·

상대방의 주장을 왜곡하여 구체화한 이후 못 박아 둘 것·

그리고 상대방이 아닌 청중을 설득하라·

청이 물음에 군중의 눈매가 사나워진다·

“아니 그게 아니오라·”

“그럼 무엇인가요? 현승께서 직접 행차하셨으니 관례대로라면 그 성의를 표시하는 금은이 적은 금액이던가요? 그렇게 금은을 펑펑 써가면서까지 이득을 보려면 차용증 고이 모아다 딸년은 기루에 팔고 아들놈은 노비로 팔고 일가족의 씨를 말리려는 그런 악랄한 장사를 취해야 하지 않나요?”

지부장의 말문이 막혔다·

왜냐하면 진짜 그럴 생각이었기에·

청은 나름대로 확대해석하여 억지를 써서 큰 소리를 낸 궤변이었으나 실제로 수해를 맞아 상인이란 족속들이 꾀하는 바가 바로 이러했다·

장흥상방만 아니라 온 상방들이 이러한 단꿈에 젖었던 때에 청이 찬물을 쫙 제대로 철썩 물싸다귀를 날려버렸지만·

소가 뒷걸음치다 쥐를 잡는다는 소리가 바로 이러한 때에 쓰는 말이라고 한다·

그에 군중들의 눈꼬리가 송곳처럼 바짝 날이 서서 시퍼렇다·

눈의 모양이란 본래 마음의 모양이라서 군중의 심기가 뾰족하여 찌를 상대를 찾기 직전인 것이다·

“오해 오해입니다· 현승 나리께서는 그 그것이 우연히 지나가시던 그러한· 애초에 일개 상인이 무어라고 현승 대인을 불러들이고 그게 말이 안 되는···”

청이 그에 따로 거짓말이니 뭐니 목청을 높여 몰아붙이지는 않았다·

현승이 우연히 지나가던 길이었다니·

세 살 배기 애도 안 믿을 거짓말에 굳이 토를 달 필요도 없는 것이다·

듣는 군중들이 더 기가 막힐 테니까·

물론 공식적인 입장에서야 현승 대인이 지나가던 길에 모인 군중을 보고 제압하려 했을 뿐이지 결코 상방에게 금은을 받고 사사로이 포졸을 몰아치거나 하지 않았다·

그 말을 현승이 했다면 다들 믿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믿을 수밖에는 없었겠지만 일개 지부장은 양민의 믿음을 강제할 만한 권위가 없었다·

“그래도 장흥상방에서 수해가 덮친 마을에다 곡식을 쉰 배씩 팔아서 악랄한 이득을 챙기라 했다고· 그렇게 명령이 내려오기는 했다는 거죠?”

“아니 아닙니다요! 결코 그런·”

“그럼 지부장님이 그렇게 판단하셨나요?”

“아이고 일개 지부장이 어떻게 그런 권한을 가지겠습니까·”

“어머· 지부장님· 소녀가 좋은 표정으로 살살 말씀을 드리니까 아주 만만하고 웃기신 모양이세요? 위에서도 명령이 내려오지 않았다· 지부장님은 권한이 없다· 그러면 도대체 곡식 가격이 쉰 배가 되는 원인은 어디에 있나요?”

“그것이···”

지부장이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절절했다·

사실 이는 상인의 신공 같은 것이다·

나는 권한이 없으니 본단에 문의해라·

본단에 문의하시려고? 그런데 본단이라고 뭐 아는 바도 없을 걸·

그러면 어디다 문의하냐구요?

저도 모르죠· 손님이 알아서 잘 열심히·

문제가 생겨도 책임을 질 책임자가 없으니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상인만 상처받지 않는 세계의 완성이다·

이러하면 손님이 분통이 터져도 개인이 상방을 상대할 수 없는 노릇이기에 어쩔 수 없이 포기를 할 수 밖에는·

그렇다고 사람을 모으면 국법으로 금지된 역모 시도가 되어 목이 매달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걸 다 무시하고 달려들면 당장 상방의 일개 지부 하나가 뭐 어쩌겠는가·

“아! 이런· 죄송해요· 제가 뭔가 오해를 단단히 한 모양이네요· 애초에 장흥상방이 곡식 가격을 올려서 폭리를 취할 것이라고 그렇게 이미 결정을 한 것처럼 말씀을 드렸네요· 설마· 아니시죠?”

“그건 그러니까 그게···”

지부장이 진땀을 뻘뻘 흘렸다·

맞다고 하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판이고 아니라고 하면 곡식을 싸게 넘겨야 한다·

“자· 제가 곡량을 사러 왔답니다· 가지고 계신 분량 전부요· 얼마까지 보고 오셨 아니지 얼마까지 보고 계시나요?”

“그 지금은 곡식을 판매하는 때가 아니라서· 비매품 비매품이요·”

“아· 도시에 수해로 수많은 이들이 당장 먹을 것이 없는 때에 개중 곡식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는 팔지 않으시겠다? 왜죠?”

“그건 상방의 일이라서 외인에게 말씀을 드릴 수는 없는 일이옵저···”

옵저는 또 뭔데?

청이 피식 바람 새는 소리를 냈다·

“아· 그러니까 장흥상방은 곡식들을 죄다 끌어안고 사람들이 굶어 죽는 꼴을 구경하겠다는 거네요? 이도 본단의 결정인가요? 다 굶어죽을 때까지 구경이나 하라고? 와· 여러분 들으셨어요? 여러분 다 굶어죽도록 구경이나 하시겠다는데?”

그에 군중들의 표정에 슬슬 살의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아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요!?”

“그럼 지부장님 판단이세요? 다 굶어죽을 때까지 다들 쫄쫄 굶는 때에 혼자서 밥을 지어다 맛나게 드시면서 구경하시려고?”

“저 저는 그러한 권한이 없어서···”

청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부장님? 그럼 도대체 어떤 권한을 갖고 계신가요? 지부장이 지부에 대해 아무 권한도 없으면 그냥 앉아서 월봉만 받는 그런 꿈 같은 직책인가요?”

“상방의 내규를 가르쳐 드릴 수가 없는-”

“그런데요· 저희가 곡식 창고에서 곡식을 좀 빌리려고 하는데 지부장이 막을 권한이 있을까요?”

“그 그건 강도질이나 다름없잖소!”

“강도질이요? 빌려 가겠다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귀가 안 들리세요? 물론 언제까지 갚겠다고 말씀은 못 드리지만 차용증도 못 써 드리구요·”

“그게 강도질과 무엇이 다르단 말요!”

“음 그래요 강도질이라 칠까요? 그래서 지부장님이 뭘 할 수 있으세요? 가서 몸으로 막으시겠어요?”

“그건 범죄고 불법이요! 버젓이 국법이 존재하는데 어찌 그런 무도한 소리를!”

“아· 몰라· 여러분! 여기 곡식을 팔지도 않고 썩을 때까지 보관이나 하겠다고 하는 판인데 그럴 바에야 누군가 먹어주는 편이 낫지 않겠어요? 책임은 전부 제가 서문청이 지겠습니다! 곡식 빌리러 가요!”

뭐든 적당히 해야 하는 법이다·

이래도 싫고 저래도 싫고 온갖 핑계대며 끝까지 추호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니 대체 뭐 이딴 새끼들이 다 있나·

심지어 장흥상방이 치수 공사를 맡았으니 수해의 원인이 설계이건 부실공사건 수문 조작 미숙이건 간에 일이 터졌으니 아주 최소한의 책임이라도 져야 하지 않나?

기어코 곡식으로 폭리를 취하겠다고 하면 그때는 분노의 철권으로 후려칠 수밖에는·

“잠깐! 이러시면 안 됩니다요 제발!”

지부장이 신발도 신지 않고 달려나와 청의 앞을 가로막았다·

청이 그에 싱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지부장님? 우리 말씀 좀 나누실까요?”

 

지부장은 따로 이야기를 좀 하자니 혹시 하고 기대했던 바가 있기는 했다·

이미 군중을 등에 업어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룰 수 있는 상황인데 굳이 따로 이야기를 좀 하자고 했으니 무어·

예를 들면 따로 금은을 요구하고 곡량을 놔 준다던가 하는·

아니면 장흥상방에 줄을 요구하거나·

멀리 안 가도 상방주가 섬서성 포정사의 의제로 호형호제를 하는 사이니 관부 쪽 줄을 대려고 하면 아주 직통이 아니겠나·

뭐 눈에는 뭐만 보이는 법이라서 상인이 한 생각이 바로 그러했다·

그러나 첫 마디부터 개박살이 났으니·

“곡량은 어떻게 하실래요? 시세의 두 배 까지는 쳐 드릴 수 있는데·”

“대협 제발 제 사정을 좀 봐 주십시오· 최소한 열 배는 남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물난리로 거지꼴이 된 사람들에게 열 배를 남겨 먹겠다고요?”

“열 배면 그래도 그 정도는···”

그에 청이 혼잣말으로 응수했다·

“이상하다· 사람 새끼가 할 소리가 아닌데· 내 앞에 요괴나 마귀가 앉아있나? 어쩔 수 없이 도문의 일원으로서 인세를 어지럽히는 마물을 베어버려야 하려나·”

“두 배 두 배에 드리겠습니다···”

“그래요· 걸타란 물량 확인하고 계약서 음· 나는 잘 모르니까 걸타란이 알아서 잘 해 주고·”

“옙 아가씨· 여부가 있겠습니까요· 낱알 한 알도 놓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응· 응· 역시 똑똑한 사람을 부려먹어야 일이 편하다니까·”

“헉· 영광 또 영광입니다! 삼생에 아니 천생 만생의 영광 어찌 이런 과분한···”

걸타란이 대뜸 울먹거리더니 비슬비슬 일어나 큰절을 올렸다·

그야 인세에 재림하신 천마지존께서 직접 치하의 말을 건넸으니 그 감동이야 하늘과 땅이 뒤바뀌는 듯한 우주적 규모의 기적과 같은 것이다·

마교 외부 활동을 하는 비작부 요원들은 어려서부터 고문과 마찬가지인 세뇌를 받은 광신도들이기에·

그에 지부장이 질린 표정이 되었다·

혹시 대단히 존귀한 여인인 건가?

그래서 현승 놈도 단박에 물리치고 그래 관부가 물러나는 때는 절세고수 아니면 더 귀한 신분이니까·

“그건 그렇고· 치수 공사를 장흥상방에서 맡았다고 들었어요· 책임자를 좀 만나보고 싶은데요·”

“그것이···”

“또 모른다고 하면 진짜로 화내는 수가 있어요? 죽고 싶어요? 내 굶주린 월광검이 피로 목을 축이는 꼴을 보고 싶냐구요· 아· 숨이 끊어지면 어차피 못 보기는 하겠다·”

이제는 아예 대놓고 협박이었다·

그러나 집무실에 지부장과 청 그리고 덤으로 광신도 하나가 존재할 뿐이었다·

지부장이 어디 하소연할데가 있겠나·

“그것이 아니오라 공사의 책임자라고 할 이가 딱히 없어서 그렇습니다요·”

“아니 강언이 터졌는데 책임자가 없어? 그게 말이 돼요?”

“본래는 그 치수 담당관이 관리와 감독을 하니 책임을 도맡아 과실을 밝혀야 하는데 치수 담당관은 이름만 있고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요·”

음· 중원 천지가 참으로 개판이구나·

청이 새삼 중원 꼴 잘 돌아간다고 생각을 하며 질문을 바꾸었다·

“흠· 그러면 장흥상방에서 치수 공사로 제일 큰 이득? 공과? 어쨌거나 치수 공사로 막대한 금은을 벌었으니 누구 덕이라고 막 승진한 사람 같은 사람이 있을 거 아냐· 그게 누군데요?”

“그것이···”

지부장이 또 눈치를 보았다·

그에 청이 다그치는 대신 검손잡이 위에 조용히 천하에서 제일 아름다운 손을 척 올려놓았다·

“공사를 따내고 지휘하신 분은 방주님의 따님이신 준삼월 아가씨이십니다· 그 공로로 하남 쪽의 유통망을 물려받으셨다고···”

“아니 그럼 그렇게 진작 말을 해야지· 공사를 따고 지휘까지 했어? 그럼 그 여자가 책임자지 누가 책임자인데요?”

“책임은 또 다른 이야기라···”

상인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바로 책임이다·

책임이라는 단어 안에는 환불이며 사후 처리 등등 상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들이 전부 모여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상방은 어떻게든 책임자를 두기 않기 위해 노력하여 계약 주체를 두루뭉술하게 쓰거나 바지 사장을 앉혀놓기· 부서를 복잡하게 꼬고 업무를 비슷하게 편성하여 서로 책임을 미루는 무한 회전을 만들기 등등 여러 대책을 마련해 놓은 것이다·

“흥· 됐고· 그리고 공사 관계자가 있으면 다 털어놔요· 목수도 있을 거고 대장 목수는 누가 맡았어요? 자재는 누가 조달했고·”

“그게 저는 모릅니다요· 숨기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아는 바가 없습니다· 애초에 그런 큰 덩어리는 본단에서 해 먹지 저같이 시골에 박힌 지부장이 무얼 알겠습니까·”

“뭘 알기는· 공사에 인부들을 죄다 타지서 끌어다 썼어요? 임금도 분명히 중간에 조금씩 떼다 처먹었을 거 아녜요?”

한때 고향에서 산업 역군 이전에 건설 역군도 잠깐 해보았으니 이쪽 생리야 뭐 중원이나 현대나 매한가지겠지 하고·

말이 떼다 처먹는다지 그냥 직업 소개비 정도라고 생각하면 그리 불합리하진 않다·

물론 얼마나 떼먹었느냐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그야 그렇지만 굵직한 직책들은 전부 다 본단에서 내려오지 않았겠습니까· 저는 그냥 중개만 하고 조금 챙겼던 것이라· 그 인부 명단이라면 어디 박혀있을 텐데 혹시 원하신다면 당장 찾아다 드리겠습니다·”

정말로 공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는 모양이었다·

애초에 상인의 악업 역시 죽이기에 조금 못 지치는 아슬아슬한 정도이니 이만한 큰 재난에 관련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웠고·

하는 꼴을 보니 원래 선인이었는데 악업 폭탄 맞아서 이 모양이다 하는 가능성이란 애초에 없는 것이기도 하고·

오히려 백 점 안 넘은 게 용하다고 할 수준이지·

막 보자마자 악업이 삼백 점 이랬으면 말로도 안 했다·

그냥 군중 이끌고 제대로 한번 약탈이나 했겠지·

   

그에 청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뭐해요? 당장 찾아서 안 가져오고·”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