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99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EP·299

청이 두 배 시세로 사들인 곡량이 양으로 따지면 가을까지 아예 넉넉하게 먹을 정도라고 했다·

애초에 낙하강을 낀 중계도시로 창고가 원체 많은 동네라서·

냑양의 좋은 자리에는 이미 비싼 창고가 들어차 있다보니 곡식처럼 부피 대비 값이 떨어지는 물품들은 낙녕으로 많이 이사를 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걸타란이 굳이 말하지 않은 사실도 있었다·

도시의 입이 많이 줄었다·

치수 공사가 끝난 때가 올봄이니 이제 막 지어진 강언과 강둑에 사람들이 마음을 놓고 지내던 때다·

오히려 그 때문에 거대한 물길이 밀려들어 성벽이 무너질 정도에다가 하필이면 또 강언이 터진 때가 밤중이었다·

그대로 쓸려나간 강안 지역에는 그야말로 일가가 몰살하여 장례를 치를 사람도 남지 않았으며 그 아니더라도 집이 무너져 깔리고 물이 들어차 익사하고 이미 피해 규모의 집계가 불가능한 상황이라서·

그러나 먹을 사람이 확 줄어서 오래오래 먹을 수 있다고 생판 모르는 양민들을 위해 원한을 감수하는 마음씨 고운 천마지존께 드릴 말씀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니 청도 태평하게 되물을 뿐이었다·

“그렇게 많아요? 다 돌 필요는 없었나?”

“아이고 그렇지가 않습니다· 아가씨께서 아주 현명한 처사를 하셨습니다요· 수해가 난 도시라 하면 아주 천하의 상인들이 죄다 등쳐먹으려 눈이 벌겋지 않습니까요·”

수해가 났다 하면 인근의 곡식값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일제히 오른다·

사실 약속이 맞다·

상방주들의 은밀한 회합에서 단합하여 그 가격을 올린 것이라 약속을 하고 작정해 확 오르는 것이다·

그러면 수해 지역에서 사 가려고 할 때 비싸게 팔고 제 동네에서 팔 때도 저짝에 물난리 난 놈들이 싹 쓸어가는 판에 물량이 없어서 비싸당께요 하고 바가지를 씌운다·

그러면 순식간에 열 배가 된 곡식 가격에 이를 부득부득 갈며 물귀신이 되려면 곱게 물에나 잠길 것이지 남의 동네까지 민폐를 다 끼친다고·

비싸게 판 상인들이 아니라 재해를 맞아 불쌍한 이들에게 증오가 쏠리니 상인들은 신나게 가격을 올리며 불쌍한 척이나 한다·

그러나 가을까지 먹을 곡식을 쌓아두면 인근에서도 상인들이 가격을 올릴 명분이 없고 괜한 일로 낙녕 사람들이 욕을 먹을 일도 없어진 것이라고·

“하· 아주 상인이란 새끼들은 상종을 못 하겠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본래 상인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악독한 개잡종의 마음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떠한 양심의 가책 없이 타인을 짓밟고 만신창이로 피눈물 흘리는 피해자들이 가진 마지막 동전 하나까지 비웃으며 빼앗을 수 있는 천하의 개새끼야말로 큰 상인의 자질이라서·

그에 걸타란이 천마지존의 말씀을 속에 깊숙이 새겼다·

물론 자기한테만 새길 생각은 없다·

올해가 넘어가기 전에 중원 내 천마신교 비작부 요원 전체가 이 말씀을 속에 새기게 될 것이다·

천마지존의 뜻이 이러하니 상인이란 놈은 두들겨 패고 주리를 틀어도 무방한 천하의 개새끼들이로구나·

나중에 새 시대가 열리면 모든 직업 중에 가장 비천한 놈들이 되리라고·

“음· 명부는 받았지?”

“옙· 그렇습니다요· 다만 명부라기보다는 일당 지급표라서 없는 인물이 반절쯤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요·”

없는 인물이야 당연히 일당 지급표에 이름만 올리고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어쨌든 공식적인 기록으로는 공식적으로 일은 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일당이 집행되었다·

다만 없는 사람의 일당을 어떻게 챙겨줬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진짜 금은이 줄줄 샌다 새· 어떻게 캐면 캘수록 썩은 물이 나오나 몰라· 그런데 아씨 귀찮게····”

청이 뒷머리를 벅벅벅 긁어댔다·

그러자 걸타란이 아아주 환하게 웃으며 반색을 띠며 묻는 것이다·

“아이고 아가씨! 귀찮다니요· 그러한 일은 모두 저희 청상방의 하인들에게 그저 명령하시면 될 일이 아닙니까요!”

“오잉· 내가 뭐가 된다고 상방 분들을 막 부려먹어요?”

“그야· 그· 최 방주님이 나중에 아시면 그 얼마나 경을 치시겠습니까! 모든 편의를 다 봐 드리라 당부하셨는데!”

“하지만 노인네는 노인네고·”

“그리고 제가! 소인은 본래 할 일이 없으면 도대체가 불안해서 버티질 못하니 제발 할 일이 있다면 소인에게 시켜 주십시오! 그게 바로 소인을 살리는 길입니다요!”

어떻게든 시키는 일을 하고야 말겠다는 그런 강맹한 의지가 담긴 외침이었다·

말뿐만이 아니다·

눈동자도 반짝반짝하니 무슨 산책 소리 들은 견공이 보채는 듯한 그런 환상이 겹쳐 보일 정도인 것이다·

그야 천마지존께서 직접 명령하시는 일을 수행할 기회인데 어려서부터 천마지존께 봉사하는 일을 삶의 유일한 목적으로 아주 제대로 세뇌를 받은 비작부 요원이 어떻게 지나치겠는가·

그 간절한 눈빛 앞에 청도 뭐·

이렇게까지 말하면 좀 부려먹어도 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저번에 점소이가 말하는 걸 들어보니까 공사에 동원된 기술자들이 입이 가볍다거나 한 것 같지는 않더라고· 그러니 인부들한테 물어보면 그 사람들 이름이나 하는 일이나 등등 온갖 신상이 다 나올 것 같은데·”

“아아! 그러한 일이라면 더욱이 하인에게 맡겨 주셔야지요! 안 그래도 구휼로 도시의 인구가 몰려드는 때이니 그 때에 물어보면 그리 번거로운 일도 아닌 것입니다요·”

“오· 역시· 사람이 역시 일머리가 있어야 뭐든 쉽게쉽게 해결한다니까· 맞네?”

“크흑· 감사 감사합니다· 만생의 영광 이 기쁨을 평생 간직하며 아니 죽어서도 잊지 못할 것이옵니다·”

청이 피식 웃었다·

이 아저씨는 뭔가 칭찬 한마디만 하면 꼭 이렇게 호들갑을 떠네·

노인네가 칭찬을 통 안 해 주나?

하긴· 노인네가 좀 그렇긴 하지·

“그런데 치수 공사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시는 것입니까요?”

“설계자는 설계에 문제가 없었다잖아·”

오히려 이 정도 비에는 아주 끄덕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으니 그럼에도 참사가 일어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어야 한다·

“어차피 종남산 가는 길이니까· 장흥상방 본단이 장안에 있다며? 겸사겸사 들러서 문제가 있으면 음· 그래· 뭐 내가 뭐라고 그러겠냐만은 그래도 알게 되었으니 그냥 지나칠 수는 없잖아?”

청이 씨익 진득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일이 벌어졌으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것 아냐·”

그에 청의 눈동자 속에서 어디에도 없는 색채가 불길한 태를 하며 조용히 일렁인다·

그에 걸타란이 또 눈물을 글썽글썽·

천마지존께서 세상의 종말과 같은 안광이 넘치시지 않는가·

이토록 두려운 위엄이라니!

천마지존 내 영혼의 영원한 주인이시여!

그와는 별개로 이후에 곧장 대지급으로 신교 비작부의 초고속 파발이 날았다·

[귀인께서 장안으로 향하실 예정]

수취인은 태청상방주 최리옹·

목적지는 호북성 자귀현 설가상회·

 

—-

 

걸타란은 다 알아서 알아올 테니 알아낼 동안 푹 쉬다 가시라고·

아주 제발 머물러 달라는 눈빛을 마구 쏘아대는 것이 아닌가·

어차피 공사의 핵심 기술자들을 알아내야 하는 판이라서 뭐 머물러야지 어떻게·

저녁에는 연회를 열겠다는 것을 도시의 분위기가 이 꼴인데 무슨 연회냐고 그냥 소박하고 푸짐하게 양 많이로 간단히 먹자 하고 숙소로 돌아온 참이었다·

그리하여 목욕도 하고 옷도 갈아입고 겸사겸사 설이리도 챙겨다가 저녁 먹고 푹 쉬어야겠다고·

그렇게 상방 내 삼천세계최고존엄지실 아니 도대체 객청 이름을 왜 이렇게 거창하게 지어놨는데?

물론 중원에서 큰 장원에는 으레 손님용 제일 좋은 방과 다음으로 좋은 방을 만들어 둔다·

손님에 급을 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최소한 으뜸 손님과 버금 손님은 따로 모시는 것이 중원의 미풍양속이자 예의범절인 것이다·

그러니 본래 개중 최고 객실은 조금 거창하게 이름을 짓는 편이기는 했다·

무림맹은 무천각이었고 신녀문에도 거의 쓰이는 일이 없어 창고 비슷한 용도가 되어버린 요화각이라는 고급 객청이 있었으니·

그런데 삼천세계최고존엄지실은 무슨·

과례는 비례라고 이래서야 손님이 더욱 부담스러워하지 않나?

참고로 과례란 과한 예의 비례는 무례하는 뜻으로 예의를 너무 차리면 오히려 무례한 일이 된다는 뜻이다·

물론 청은 이 거창한 객청이 천하에서 단 한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다른 것이라고도 아는 것도 없는데 굳이 청에게 알리지 않아 숨겨둔 사실을 어떻게 알겠는가·

어쨌거나 외부보다 내부가 더 넓은 삼천세계최고존엄지실이었다·

무슨 뜻이냐 하면 천마지존께서 찾아오실 때를 대비하여 탈착식 벽을 세워뒀으니 전부 떼어내서 아예 건물 한 채를 방 한 칸으로 만들었기에 밖에서 보이는 방의 외형보다 내부가 훨씬 넓은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또 최고급의 귀한 침상이 자리를 잡았으니 그 위에 웅크리고 있던 여인이 문 열리는 소리에 쓰윽 고개를 들어 쳐다본다·

“오셧써요·”

청이 눈을 동그렇게 떴다·

뭐야? 방금 내가 뭘 들었지? 환청인가?

설 소저가 먼저 인사를 했어? 진짜?

아주 상상도 못한 환대였다·

“설 소저· 몸은 좀 괜찮아요?”

“아니요···”

“아니 괜찮다고만 하지 말고 의원한테 가 보자니 엥· 방금 아니라고 하지 않았어요?”

“네···”

아닌 게 아니라 식은땀을 뻘뻘 흘려대는 것이 아주 중병 걸린 환자 꼴이었다·

빙공 없이는 땀을 뻘뻘 흘리는 설이리다·

마차에서 내내 땀을 뻘뻘 흘려대던 꼴을 보았기에 그런갑다 했는데 이제 보니 그런 게 아니라 상태가 영 메롱이었다·

“아씨· 그러니까 진작 좀 보랄 때 보지· 조금만 참아요· 의원 데려올 테니까·”

 

그리하여 신선같은 외모의 의원이 진맥을 보고 말하기를-

“쯧쯧 어째 사람을 그것도 여인을 이리 다져놨누? 그런데 또 기묘하구먼· 내 팔십 평생에 이렇게 잘 다친 사람은 본 적이 없건만·”

새하얗게 늙은 의원이 혀를 차며 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말이 좀 이상하지 않나?

그래서 청이 되물었다·

“잘 다쳐요?”

“그럼· 잘 다쳤지·”

“아니 다치면 다친 거지 잘 다친 건 또 뭔데요?”

“흥· 뭐 보통은 둘 중 하나지·”

패는 쪽에서 아주 기술적으로 병신만 안 되게 후유증만 안 남도록 자근자근 골고루 다져놓았던가·

“아니면 맞는 쪽에서 아주 예술적으로 잘 맞아서 한 군데 부러지거나 상해서 병신 꼴을 면하도록 골고루 잘 대주었거나·”

“잘 맞는다는 말이 맞아요? 있긴 해요?”

“그럼· 저 거지 새끼들만 해도 으떠냐· 아주 먼지가 나게 처맞으면서도 조금 지나면 언제 맞았냐는 듯이 멀쩡하지· 뭐든 다 익숙해지면 요령이 생기는 거니 매일같이 처맞다 보면 처맞는 데도 요령이 생겨·”

“아· 그거요·”

처맞는 요령이라 하면 청도 어디서 빠지지 않는 숙련자라고 하겠다·

그걸 잘 처맞는다고 하는구나·

하지만 북해의 공주님이나 다름없다는 설 소저가 어디서 맞아보기나 했을까·

맞는 요령을 익히지는 않았을 터니 산적 놈들이 아주 잘근잘근 다져놨다는 거겠지·

애초에 뭐 도련님이 따먹어야 한다느니 뭐니 무기도 안 쓰고 줘패놓지 않았던가·

“음· 그래서· 괜찮다는 건가요?”

“뼈에 금이 갔구만· 그것도 아주 팔다리 골고루· 그런데 푹 쉬면 나아· 약 바르면 낫고· 약 먹으면 더 빨리 낫고· 애초에 잘 다쳐서 크게 진맥을 볼 것도 없구먼·”

용한 의원이 맞나?

하는 소리로는 영 돌팔이 같은데·

하지만 걸타란이 수배한 의원이 돌팔이일 리가 없을 뿐더러 팔십 넘게 정정한 늙은이가 의원이라 하니 쌓인 경험만으로도 명의의 반열에 들지 않았을까 하고·

“음· 잘 쉬면 낫는다는 거죠?”

“그래· 아· 그런데· 맞아· 아가씨가 구휼 사업을 크게 벌인다며? 그러면 늙은이에게 금자 열 관만 좀 쓰지?”

“엥· 갑자기요?”

“지금이야 당장에 집 무너지고 먹을 게 없고 그러니 경황이 없지 이만한 수해면 죽지 않기만 해도 용한 판이야· 괜히 수해 이후에 역병이 돌고 그러는 줄 알아? 빨리 시체들 걷어다가 염을 하고 앓는 놈든 더 크게 앓아눕기 전에 약 먹여다가 일으키고 그래야지· 그게 한두푼이간?”

“아· 그렇네요· 걸타란 남은 금자가 지금 얼마나 되지? 열 관은 넘나? 여기 의원 어르신께-”

“에잉· 쯧쯧·”

청의 말을 자르며 의원이 혀를 찬다·

청이 억울한 목소리를 냈다·

“아니 왜요· 드리겠다는데·”

“아니 의원한테 황금만 가져다 주면 막 어디서 약재가 솟아나나? 약재가 솟아난다 치면 약은 또 누가 달이고? 사람을 같이 붙여줘야 뭘 하지 다 늙은 의원이 혼자서 무얼 한다고·”

“아·”

듣고 보니 또 그렇다·

“걸타란· 여기 의원 어르신께서 도시에 의술을 베풀겠다고 하시는데 태청상방이 좀 도와줄 수 있어? 내가 식량하고 재건 정도나 생각했지 이쪽으로는 또 생각을 못 했네·”

“아이고· 아가씨께선 묻지 마시고 그냥 명령만 하시면 되는 것입니다요· 저희들이 감히 아가씨께서 하시는 말씀에 토를 달겠습니까요· 섶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들라고 하셔도 그대로 따를 것입이다요·”

죽으라면 죽겠다는 무시무시한 소리지만 특유의 간드러진 아부 소리와 함께 들으면 설득력이 전혀 없기도 하다·

그러니 청도 그냥 듣고 웃고 넘겼다·

청이 속마음을 읽는 능력은 없었으니까·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