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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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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3

염사래달이 허겁지겁 뛰어 복귀했을 때였다·

발굴터를 지키던 막내 대원 셋이 눈치도 없이 싱글벙글 웃음꽃을 피워 대장을 맞이했다·

벌컥 화를 내려던 염사래달이 이어지는 말에 멈칫했다·

“대장! 찾았습니다! 찾았다고요!”

“딱 구십 번째에서 나왔습니다!”

염사래달은 구름이 갠 하늘에 비치는 태양을 본 기분이었다·

이러면 임무 완수다!

전진파랑대가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더라도 할 말이 생겼다·

어차피 진짜 고수인 자신이 살았고 부대주도 대정문의 왕손만을 처리하고 복귀할 것이다·

그 정도면 충분히 면피가 되었다·

“복신적은? 복신적은 찾았냐?”

“네?”

“찾았냐고·”

막내 대원들이 서로를 보며 눈치를 살폈다·

염사래달이 욕설을 내밷었다·

“그걸 확인도 안해? 씨이발 멍청한 새끼들·”

막내 대원들은 억울했다·

“어디냐 빨리 빨리 안 움직여?”

염사래달이 마음이 급해 재촉했다·

언제 대정문 놈들이 들이칠지 모른다·

연막에 독이 없음을 금방 눈치챌 것이고 산을 올라 여기까지 도착할 수도 있었다·

염사래달이야 길을 알아 곧장 돌아왔다·

대정문 놈들은 길을 모르니 헤매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재수가 없으면 금방 들키게 된다·

그 다급함을 본 막내들이 얌전히 도굴 장소로 염사래달을 안내했다·

봉분도 없이 세워진 천후의 묘실은 장보도가 있음에도 찾기 쉬운 장소가 아니었다·

게다가 그 위로 나무가 자라 뿌리가 단단히 얽히니 땅을 파는 일 자체가 고역이었다·

오죽하면 납치를 벌여서까지 땅 팔 손을 충당해야 했을까·

물론 나름 신교의 전투부대로 최소 일류로 구성된 무인들이 겨우 땅이나 파기는 싫었던 전진파랑대의 사심이 듬뿍 담긴 결정이기도 했지만·

파헤쳐진 땅 아래 잿빛 석벽이 드러났다·

다분히 인공적으로 쌓아 올린 벽돌들이었다·

염사래달이 자신의 착오를 알아차렸다·

땅 파서 입구가 정확히 나올 리가 있나·

천후의 묘실을 찾아 땅을 파기가 벌써 여덟 달을 계속하는 임무였다·

땅 아래 있는 묘실을 찾은 것만 해도 용했다·

본래라면 이제 인부를 총동원해 좌우로 파서 입구를 찾아야 할 터였다·

하지만 시간이 없었다·

그나마 복신적을 찾아 신교로 복귀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구명줄임에도 불구하고·

“물러나·”

염사래달이 철추를 들었다·

더 파낼 시간이 없다면 뚫고라도 들어간다·

염사래달이 남은 내력을 모조리 쏟아부울 기세로 석벽을 내려쳤다·

쿵! 쿵! 쿵!

쫓기는 신세에 거친 파열음이 울려퍼질 때마다 가슴이 선뜩하니 내려앉았다·

염사래달이 이를 악물었다·

쿵! 쿵! 쿵! 쿵!

그렇게 얼마나 벽을 내리쳤을까·

마침내 와르르 벽돌이 안쪽으로 쏟아졌다·

그 안쪽으로 시커먼 어둠이 아가리를 벌렸다·

“횃불·”

“네?”

“횃불 달라고·”

“아·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씨발 놈아!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할 것 아니야? 내가 씨이발 벽 까고 있는 거 못 봤어?”

염사래달이 역성을 냈다·

막내 대원들은 서러웠다·

하지만 서러우면 경지 찍고 대장 했어야 하는 것이 무림의 법도였다·

막내 중 하나가 허둥지둥 가져온 횃불을 저 안에 던져넣자 약 한 장 깊이의 묘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급한 염사래달이 훌쩍 뛰어내렸다·

이제 빨리 복신적을 찾아 빠져나가기만 하면·

그렇게 생각했던 염사래달의 표정이 굳었다·

그의 상상 속에서는 묘실 가운데 비범한 궤짝이 있고 열면 곧장 보물이 나오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묘실 중앙에는 석묘가 자리를 잡았다·

묘실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대신 넓직한 묘실을 빙 둘러서 약방의 약함 붙듯이 만들어진 무수한 서랍들이 가득했다·

마치 찾아볼 테면 찾아보라는 듯이·

“씨이발···!”

염사래달이 죄 없는 머리칼을 쥐어뜯었다·

 

—-

 

청도 시혈독인의 효과는 안다·

독 무효· 아주 깔끔한 효과였다·

이젠 제목도 기억 안 나는 사실 기억이 나기엔 플레이타임이 0시간이라서 이 게임에서는 적들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독을 사용한다나·

그래서 게임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고·

다만 원시 중국 트립인지 게임 속 세상인지 거울 차원의 이동인지 알 수 없이 현실화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독 무효라는 간단한 효과가 실상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독이지?

명백히 독이라 부르는 것들은 괜찮다·

그럼 곰팡이는? 상한 음식은?

술은? 일급 발암물질이자 수많은 알콜성 질환으로 실상 오로지 해롭기만 한 독물이 아닌가?

청의 출도 초기 생존은 그걸 알아보는 과정이기도 했다·

버섯? 과일? 풀? 아무거나 괜찮더라·

벌레도 괜찮더라· 먹다 보니 뭐·

식감이 더럽고 맛은 쓰고 역하며 배를 채우기 위해 많이 처먹어야 하는 것만 빼면 괜찮았다·

단백질 풍부한 미래의 식량이라잖아·

정녕 이게 미래의 대체식으로 괜찮은 것인가 미래 세상이 사람 사는 곳은 맞나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어라 상하고 썩은 음식도 괜찮네?

그때부턴 굳이 숲과 산으로 배를 채울 필요 없이 도시로 내려와 쓰레기를 뒤졌다·

감염도 안 된다·

깊은 상처도 어떻게 꽁꽁 싸매면 더럽고 뭐고 소독도 필요 없이 깔끔하게 잘 아물었다·

아마 세균도 독 취급을 하는게 아닐까 하고·

어찌어찌 수련점을 모아 칼질이 좀 되고서는 나쁜 놈 잡아 전낭 털고 현상금도 가끔씩 타며 조금씩 사람다운 생활을 시작했다·

술도 딱히 해롭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저 기분이나 좀 좋지 정신줄 떨어질 만큼 취하지도 않고 숙취도 속병도 없었다·

먹으면 좋고 아니면 그만· 중독도 없고·

그제 일로 마약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이제 대충 짐작이 가기로는 몸에 들어와서 해로운 효과면 전부 독으로 치고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만에 하나 예외가 있으니 방심할 수는 없다· 혹시 모르니까·

누군가 독이라 외쳤을 때 청이 망설이지 않고 뛰어든 이유였다· 애매한 다른 것들과는 달리 독은 안 통한다는 확신이 있었다·

 

연막 사이로 청이 날듯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성을 이룬 월녀산보의 반중력 도약 몇 번에 이뤄낸 성과였다·

산속으로 바퀴벌레처럼 흩어지는 전진파랑대의 대원들을 훑다가 셋이 뭉쳐 움직이는 쪽이 마음에 들었다·

하나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셋이 나으니까·

산속에 접어들어서야 적들이 추적자를 눈치챘다·

나풀거리며 달려오는 소녀 한 명이 그저 만만해 보였음인지 곧장 몸을 돌렸다·

비녀가 날아 한 놈의 손목을 꿰고 뒤이어 뎅 하는 종소리가 울려 한 놈이 나가떨어졌다·

셋이 하나를 상대하려다 오히려 혼자 남은 적의 눈빛이 황망했다·

청이 씩 웃었다·

“그래 허전하다 했어· 내 월광검이···!”

굶주려야 하는데 이미 적이 코앞이었다·

월녀검 제 팔 초 월건무한·

전반 오 식 후반 삼 식으로 이뤄진 월녀검의 마지막 초식이었다·

찰나에 세 번을 베고 찰나를 세 번 반복하는 극한에 달한 쾌검식이었다·

동일하게 아홉 번을 베어 내니 검기가 그리는 초승달이 마치 지상에 밝은 것 같았다·

적의 손목이 잘리고 돌아오는 칼날에 손목이 조금 더 잘려 나가며 이어지는 초승달에 걸려 또 조금이 더 썰렸다·

얇게 썰린 토막들이 후두두둑 쏟아졌다·

얄팍한 손목에서부터 두꺼워지며 팔뚝을 지나 관절 너머 이두에 이르는 인체의 단면들이다·

놈이 피를 흩뿌리며 뒷걸음질쳤다·

순간 손등에 비녀를 꽂은 적이 칼날을 앞세워 옆구리를 노렸다·

청이 손을 뻗었다·

창백하리만치 하얀 손이 칼날을 붙잡았다·

주먹을 꽉 쥐니 쨍그랑 검날이 깨져나갔다·

“어 어? 단 단검수?”

단검수란 맨손으로 상대의 검을 부러뜨리는 수법을 말했다·

다만 검날을 안전하게 잡아 비트는 수법이지 무식하게 손아귀로 쥐어짜는 단검수는 없다·

청이 이를 알았다면 그 무식을 비웃었겠지만 문제는 청도 함께 무식했다·

“아니· 월광손·”

적이 잠시 멈칫했다·

월광손? 왜? 월광수가 아니라?

그리고 그 방심의 댓가를 혹독하게 치렀다·

푸욱· 청의 손이 적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손목까지 박힌 손이 적의 심장을 조심히 그러쥔다· 주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맥동하는 불수의근이 청의 손바닥을 통통 두들겼다·

참으로 감미로운 생명의 박동이었다·

우와 이런 것두 되네!

어쩔까? 한번 쥐어 볼까?

“커억 커어···”

적이 숨 넘어가는 소리를 냈다·

쥐어쨔진 심장에서 격통이 밀려와 눈이 뒤집혀 흰자를 드러내며 입에서 거품이 일었다·

청의 입꼬리가 치솟고 손이 뽑혔다·

그러쥔 손에 뻘겋고 푸른 근육 덩어리 심장이 들린 채였다·

순간 침이 고였다·

청이 무심코 심장을 제 입가로 가져가다가-

깜짝 놀라 화들짝 털어 내버렸다·

아니 요즘 대체 왜 이래?

청이 눈살을 찌푸리며 심장 빠진 시체에게서 비녀를 회수해 머리에 꽂았다·

청이 몸을 돌렸다·

팔 없는 놈이 여전히 팔 잡고 뒹구는 중·

청이 다가가 머리에 발을 올렸다·

지그시 밟아 본다·

단단히 버티는 머리뼈의 저항·

오 버티네?

힘을 더 줘 본다·

살짝 찌그러지나 싶더니 와그작 박살이 나서 머리였던 것의 잔해만 남았다·

발바닥에서 머리까지 찌르르 짜릿한 감각이 일직선으로 통했다·

청이 그 여운을 즐기고 있을 때였다·

“마 마녀···!”

청이 고개를 돌렸다·

여래신장 맞은 놈이 도망도 안 가고 퍼질러 앉아 그딴 소리를 하는 것이다·

눈이 마주치자 깜짝 놀라는 주제에·

“마녀? 마녀 맛 좀 볼래? 장기 자랑 좋아해? 내장 뽑아다 목에 걸어 매달아주랴? 음?”

청이 흠칫 몸을 떨고 나서 말을 이었다·

“생각해보니 괜찮네· 응· 넌 그걸로 하자·”

놈의 하의가 짙은 색으로 물들었다·

청이 표정을 팍 구겼다·

“아씨 더럽게· 뭐야? 내가 무서워? 아이고· 사나이가 말야 엉? 죽어도 명예롭게 죽겠다 매달려도 내가 매달린다 배 갈라서 내장 꺼내 혼자서 척척 목에 메고 그래야지· 뭐가 무섭다고 오줌을 지려? 하! 아주 고추 떼라 고추 떼· 앉아서 쌀 거면 뭐하러 굳이 무겁게 아래다 달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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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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