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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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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4

무시무시한 폭언에도 전진파랑대원은 사실 제대로 듣지도 못했다·

천마신교의 일원으로 자부심을 가진 그다·

신교는 강자존 강한 자가 곧 법도였으니 그만큼 미친놈 미친년이 넘쳐나는 고독의 도가니였다·

사람 먹는 놈? 있다·

사람 고문하는 놈? 있다·

사람 죽이기를 즐기는 놈? 물론 있다·

하지만 여러 마인들을 직접 마주치고 또 부대꼈던 만큼 오히려 그런 인간이 되다 만 악종들을 보는 눈이 생겼다·

눈앞에 있는 소녀는 개중에서도 진짜다·

이런 게 어째서 정파 속에 숨어있는지는 알 수 없다· 어떤 마인보다 아니 마치 생물의 종 자체가 다른···

그의 턱이 진동했다·

“살려주세요···”

일류의 고수가 파리처럼 손을 비볐다·

흑도 사파의 장점이었다·

속에 품은 대의가 없는 무인이란 그저 저 하나 목숨이 가장 소중한 것이어서·

청이 싹싹 비는 사내를 내려다보았다·

다른 놈들과 마찬가지로 죽어도 되는 놈이다·

청의 시선이 삐딱해졌다·

“내가? 왜?”

“살려만 주시면 무엇이든·”

청이 발을 떼자 사내가 기겁하며 외쳤다·

“잠깐! 대인! 정보가 있습니다! 아는 건 전부 다 말씀 드리겠습니다! 복신적! 복신적을 찾고 있습니다!”

청의 움직임이 멎었다·

복신적이 뭔지 모르고 궁금하지도 않다·

하지만 눈앞에 다시 떠오른 상태창의 생각은 다른 모양이었다·

[전조 (알 수 없음) 번째 위기]의 임무창이 통채로 불타오르더니 새 문장을 띄웠다·

[신교천하 마교전란· 제 초장· (알 수 없음) 번째 위기]

[당신은 신교/마교의 중요한 신물을 추적할 수 있다· 이를 가지고 신교에 합류하거나 혹은 탈취해 마교의 대적자가 될 수 있다·]

복신적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으십시오

독행강호)복신적을 탈취하기

마교)복신적을 무림맹에 전달하기

천마신교)복신적을 신교/마교에 전달하기

천살성)복신적을 탈취하기

[이 선택은 천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쓰읍····”

태창이 또 너야?

새벽 두 시에 자니? 도 너보다는 깔끔하겠어·

이렇게 질척대면 내가 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니·

그냥 숨 쉬지 말고 있다가 죽어주지 않을래?

문득 어설프게 읽은 공략글이 스쳤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초반 중반 후반 무작위의 세 가지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던가·

근데 이미 최종 위기를 끝판왕까지 봤는데?

무슨 순서가 이래? 아주 개판이네 진짜·

그냥 여녕이 잡으면 끝나나?

아니면 한 개도 버거운데 세 개나 해야 하나?

그래도 여녕조우 이후로 임무창은 조금 만만하달까·

적어도 무공창처럼 뇌를 파먹지는 않잖아·

“하아···”

청이 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당장이라도 이 꽉 메는 속을 풀고 싶지만

“그래서 복신적은 또 뭔데 새끼야· 왜 지만 아는 얘기 하는데? 그거 무슨무슨 법으로 불법이거든?”

청이 삐딱하게 서서 말을 이었다·

“그러면 내 판결은 사형이 될 것이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백년 전 화덕진군의 환신이라 불리던 전설적인 대장장이가 있었다· 그 이름은 반치···

청이 발칵 승질을 부렸다·

“아씨 갑자기 무슨 이야기 보따리야? 니가 지금 할아버지 옛날 이야기 해주는 분위기 탈 때야? 이빨 다 털어서 할배처럼 만들어 주랴?”

“아 아닙니다! 그러니까···”

그 반치의 걸작 중 하나가 바로 만년한철로 만든 피리 복신적이었다·

“뭐야 겨우 피리 하나 찾으려고 이 지랄을 떨었단 말야?”

“겨우 피리가 아니라 한철로 만들어진 피리입니다· 세상 모든 예인들이 원하는 보물이며 그 음색이 아름답기로는 청제마저 찬탄했다는 그런 절세의 보물···”

청제 복희씨는 고대 중국에서 인간의 창조주 역할을 맡은 일종의 최고신쯤 된다·

인간에게 온갖 잡다한 지식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죄다 퍼줬는데 개중에는 음악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청제마저 찬탄하리라는 수식은 음악을 하는 예인에게 바칠 수 있는 최대의 찬사였다·

그러나 청에게 ‘그런 피리가 있는데 음색이 자연의 모든 소리를 능가하여 아름다워요’ 라고 말하면·

청은 그 피리가 어떤 피리인지 상상도 하기 힘들 것이기에 관심도 갖지 않는다·

“그래봐야 피리 아닌가?” 하고·

하지만 청에게-

“그 피리가 일만 금은 하는 보물입니다···”

-라고 말한다면·

“보물 맞네! 인정합니다·”

-하며 감탄하며 소리를 지르고 마는 것이다·

일만 금이라니· 상상도 못 할 재화였다·

그 정도면 임무창이 호들갑을 떨 만도 했다·

청이 생각했다·

어차피 이 나쁜 놈들 집단에 넘겨줄 순 없다·

그렇다고 무림맹에 맡길 수는 없었다·

끝판왕 여녕이가 무림맹의 순찰자인지를 하고 있지 않았던가·

그렇게 허술하게 운영되는 단체에다가 보물을 투척했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겠지·

그럼 어떻게?

사부님이 가끔 피리를 부신다·

선물로 드리면 좋아하시겠지?

청이 마음을 정했다·

“뭐해?”

“예 예?”

“안내를 시작합니다 몰라? 뭐하냐구·”

“그럼 살려주시는···”

청의 눈이 가늘어졌다·

“뭐야 지금 악당이··· 말대꾸?”

“안내하겠습니다! 안내하고 싶습니다! 안내하게 해 주십시오!”

청이 표정을 풀었다·

“좋아· 가자구·”

 

—-

 

수백개의 서랍이 묘실 바닥을 나뒹굴었다·

썩어버린 환약 녹슨 비녀나 취옥 따위의 장신구들 삭아버린 장도나 비수들이 함께 나뒹굴었다·

장보도의 마지막이 분노의 서랍 빼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으니 아주 악랄하기 그지없었다·

본래라면 모양 빠지게 전진파랑대의 대장이 직접 할 일이 아니었으나 꼬리에 불이 붙어서 다가오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마교의 무시무시한 마두들이 묘실에서 서랍을 뒤지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가장 위의 단 손도 닿지 않아 매달려 뽑아야 하는 더러운 위치에서 마침내 검푸른 피리 한 대가 담긴 서랍이 바닥에 쏟아졌다·

“찾았습니다!”

“드디어···!”

염사래달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구명줄에 감격 어린 소리를 냈다·

장식 없는 검푸른 몸통에 한 척 반의 길이·

대충 보아선 쇠몽둥이 같은 꼴이지만 사실상 가치를 따질 수 없는 보물이었다·

“좋아 이제···”

그때였다·

털썩· 누군가 묘실로 뛰어내렸다·

염사래달이 화들짝 놀라 철추를 붙들었다·

“누구냐! 는 뭐야 너냐· 다른 놈들은?”

염사래달이 부하의 얼굴을 알아보았다·

이름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얼굴은 익숙했으니까·

부하가 어물거렸다·

“저 그게 말입니다···”

-야 거기 맞아? 나 내려간다?

순간 발랄한 목소리가 석실로 파고들었다·

동시에 착· 가벼운 발놀림으로 석실에 발을 딛고 선 묘령의 소녀가 있었다·

청이 석실 안을 죽 둘러보았다·

중앙에는 뚜껑 열린 석관이 안에 든 색 바랜 비단과 그 아래의 허물어진 시체의 흔적을 드러냈다·

그리고 바닥에는 온통 서랍들이 빠진 채 나뒹굴었다·

“뭐야 도굴? 무덤을 털어? 이 악적들! 죽은 사람의 안식을 방해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염사래달이 해명을 원하는 눈빛으로 부하를 쏘아보았다·

청도 바지가 축축한 놈을 바라보았다·

부하가 대장과 청을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는 칼을 뽑아 자연스럽게 청을 겨눴다·

청이 인상을 찌푸렸다·

“여기서 배신을? 맞아? 그게 최선이야?”

“닥쳐라! 여기까지 유인했을 뿐이다!”

“뭐· 어차피 살려 보낼 생각은 없었는데···”

청은 살려준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이제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필요 없는 악인도 저승 너머의 목적지로 보내주려고 했는데·

눈치가 빠른 놈이네 저거·

“자 울어라 월광참마도! 월광참! 마반검!”

청이 아무 소리나 내뱉으며 돌진했다·

염사래달이 철추를 마주 휘둘러 맞섰다·

쩡! 날과 쇳덩이가 부딪치며 굉음을 냈다·

염사래달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어린 계집이 무슨 내력이···!’

안 그래도 석실의 천정을 부수느라 내력이 쪽 빠진 염사래달이었다·

“뭣들 해!”

염사래달의 외침에 남은 대원 넷이 뛰었다·

청이 검과 도를 쳐 내고 엉덩이를 쭉 뺐다·

골반 앞으로 창날이 아슬아슬하게 스쳤다·

그리고 검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때였다·

차르륵 쇠 부대끼는 소리·

청의 팔뚝에 쇠사슬이 칭칭 감겼다·

중원에서 철련이라 부르는 병기였다·

“지금입니다!”

철련을 든 놈이 소리질렀다·

염사래달이 놓치지 않고 철추를 한껏 젖혔다·

단박에 저 대갈통을 부숴 버리리라!

가시 숭숭 달린 흉악한 쇳덩이가 청의 머리를 향한다·

청이 팔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본신의 괴력과 내기가 만나 철련의 주인이 붕 허공을 날아 청의 방패를 자처했다·

퍽! 철련을 든 놈이 등짝으로 철추를 막았다·

단번에 등뼈가 으스러진 놈이 왈칵 피를 뿜으며 한 방에 절명했다·

동시에 데엥-! 뜬금 없는 범종 소리·

도를 든 놈의 상체가 펑 폭발하며 안에 들었던 내장이 잘 갈려 사방에 튀었다·

달뜬 목소리가 석실을 메웠다·

“반검· 처치했다!”

“놈!”

그러나 기세 좋게 외친 것 치고는 주춤거리며 눈치를 본다· 최소한으로도 청이 자신의 아래가 아님을 알아챘기 때문이었다·

“놈은 반말이랍니다· 예의 몰라요? 하여간 못 배워먹은 티를 내요· 꼬우면 아시죠?”

청이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염사래달이 혼자 남은 부하에게 눈짓을 했다·

동시에 손가락 몇 개가 접었다 폈다 모양을 만들었다· 대원들끼리의 수신호였다·

동시에 공격하자는 뜻·

부하가 눈동자를 잠깐 깔았다 되돌렸다·

알겠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지금이다!”

염사래달이 버럭 소리를 지르며 남은 진기를 전부 발바닥에 밀어넣으며 땅을 박찼다·

부하 역시 이번이 마지막 기회임을 알고 강한 진각을 밟아 날아올랐다·

둘의 몸이 천장에 뚫린 구멍을 향해 날았다·

미리 짜놓기라도 한 극적인 상호 배신이었다·

나쁜 놈들의 특기였다·

구멍은 좁은데 두 명이 동시에 뛰었으니 당연히 허공에서 꽝 부딪칠 수밖에는·

두 명이 추락해 바닥을 굴렀다·

“놈! 공격하라고 했잖냐! 명령을 어기다니!”

“대장이야말로 왜 도망을 치십니까!”

“항명이다! 항명은 사형이다 사형!”

“부하 던지고 도망치려던 분께서 지금 씨발 분은 무슨 이 개같은 새끼야! 대장이란 새끼가 맨날 지만 존나 처놀때부터 알아봤다 내가!”

“무 무어 뭐이 씨발 개같은 새끼가 너 지금 뭐라고 했어!”

둘이 서로에게 언성을 높였다·

청이 인상을 구겼다·

마교인지 뭔지 아주 존나 콩가루였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임무창 사알짝 수정되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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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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