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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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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5

가만히 두면 멱살이라도 잡을 기세였다·

청이 그 꼴을 볼 수 없어 한마디 했다·

“좋은 무기 놔두고 말로만 할래? 이기는 놈은 보내줄 테니까···”

보내줄 쯤에서 이미 부하가 검을 날렸다·

평소에 인심이 좋지 못한 대장이었던 모양·

“커억 너···!”

옆구리를 찔린 염사래달이 피를 토했다·

본래 사람의 옆구리를 찌르면 보통은 죽는다·

고수라고 해도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었다·

“신교는 강자존 너무 억울해 할 것 없소·”

부하가 기습으로 칼빵을 놓은 주제에 쓸데없이 멋있는 말을 꺼냈다·

하지만 그리 틀린 말도 아니었다·

신교의 누구도 욕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약한 것이 죄다·

살아남은 놈이 승리했다·

그저 그뿐일 뿐이라고·

부하에게 칼 맞은 염사래달이 병신이다·

크게 비웃음이나 날려주면 끝이다·

천마신교의 분위기가 그랬다·

천마신교!

그 뿌리는 일월신교라 하는 종교 집단이었다·

본래는 서역에서 전래한 조로아스터교 중원 말로 배화교가 시간이 지나 중화 인민의 취향에 맞게 일월신교로 개조되었다·

일월신교는 전 중원이 일신 아후라 마즈다와 월신 앙그라 마이뉴의 뜻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종교 승리를 꿈꾸었던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행동에 옮겼다·

일종의 개혁 시도였다·

그리고 지배자는 절대로 종교쟁이의 도전을 관대하게 받아주지 않는다·

황제는 일월신교를 가혹하게 탄압했다·

그 결과 일월신교는 척박한 신강 땅까지 도망쳐 복수를 꿈꾸는 공동체를 이뤘다·

이 공동체의 대표가 바로 신교의 최고 고수 관군에 대항하여 일월신교를 안전한 땅까지 이끈 자였다·

그가 새로 교주 위에 올라 말하기를·

하늘이신 아후라 마즈다·

세상의 종말을 이끄는 마귀 앙그라 마이뉴·

하늘과 마귀를 하나로 합쳐 천마라 하자·

천마신교의 탄생이었다·

이들은 언제나 이를 갈며 언젠가 중원 땅을 신교의 성화로 물들이기를 바랬다·

실제로도· 잊혀질 만하면 한 번씩 중원 무림에 침공을 감행했다·

제 일 차· 이 차· 삼 차 사 차에 이르기까지·

네 번에 이르는 정마대전의 역사였다·

피를 본 중원에서는 천마신교에서 좋은 글자 다 떼버리고 마교라 불렀다·

교도들에게는 천마신교 중원인들은 마교라고 부르니 이름이 두 개 본체는 하나였다·

“저··· 대협?”

승리한 부하가 청의 눈치를 보았다·

청이 물었다·

“복신적은?”

“저자의 품속에 있습니다·”

부하가 염사래달을 가리켰다·

죽어가는 염사래달이 눈을 부라렸다·

하지만 죽어가는 놈이 뭐래도 두려울까·

“좋아· 그럼 가 봐·”

“후의에 감사드리오·”

부하가 척 포권을 취하고는 훌쩍 뛰어올랐다·

청이 지체없이 손바닥을 뻗었다·

“어딜!”

데엥! 석묘를 뒤흔드는 종소리와 함께 부하의 엉덩이가 폭발했다·

엉덩이 잃은 다리 두 짝이 서로 다른 포물선을 그리고 허리 아래 남은 몸통만 쓸쓸하게 철퍽 묘판에 떨어졌다·

몸통의 바닥이 터져 내장이 주륵 쏟아졌다·

부하가 억울한 눈빛으로 흐린 발음을 했다·

“우웨 우에에···”

“왜긴 뭐가 왜야? 보내준다고 했지 공격 안 한다고 했나? 살고 싶었으면 피했어야지·”

“스으으브으아아···”

부하가 원통한 표정으로 숨을 거뒀다·

청이 휘파람을 불며 시체들의 품을 뒤졌다·

유품 획득은 승자의 당연한 권리다·

“아· 개털들이네····”

금전 좀 쥐고 살면 어디 덧나나?

그나마 수확이라 해 봐야 허벅지에 찰 수 있는 채대와 거기 가지런히 꽂힌 꽃 장식 비도들이었다·

임마는 산적처럼 생겨가지고는 꽃무늬를 좋아하나?

청이 허벅지에 채대를 차고 요대와 이었다·

다리를 쫙쫙 뻗어보아도 딱히 거슬리지 않는 것이 썩 마음에 드는 물건이다·

이제는 들르는 객잔마다 젓가락을 한 움큼씩 가져올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마침내 일만 금 아니 복신적이 청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의외로 긴 길이에 철이라 그런지 묵직하다·

한철이라더니 손에 쥐어 서늘한 촉감으로 착 감긴다·

긴 몸통에 구멍이 뚤렸으니 피리는 피리인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아무 장식도 없는 쇳덩이라 겉모습만 보면 거무푸르스름한 몽둥이에 지나지 않았다·

와· 이걸로 치면 손맛 장난 아니겠는데·

부웅· 부웅· 청이 복신적을 휘둘렀다·

무게 길이 손잡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그 뭐시기 하는 전설의 대장장이도 아마 급할 때 몽둥이 대신으로 쓰라고 만들지 않았을까?

반치가 들었다면 피눈물을 흘릴 소리였다·

복신적을 등허리에 끼운 청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슬슬 죽어가는 횃불에 아수라장이 된 묘실이 넘실거리며 비쳤다·

청이 중앙의 석관으로 다가가 삭은 해골의 색 바랜 비단옷을 곱게 펴주고서 뚜껑을 닫았다·

청이 천장에 뚫린 구멍으로 훌쩍 날아올랐다·

그리고 나선·

횃불이 그 수명을 다하고 엉망인 묘실 안을 그저 어둠이 아득히 감싸 안았다·

 

—-

 

대정문 문주 왕개육은 싱글벙글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오십 일곱 인생을 통틀어 최고의 성과를 이룩했으니까·

문도 몇이 다치기는 했지만 중상자는 없다·

그리고 무려 마교의 전투단을 패퇴시켰다·

게다가 겸사겸사 실종자 구출까지 완료했다·

비쩍 곯아서 상태는 영 좋지 못했고 숫자도 고작 서른 명 가량에 불과한 반토막이었지만·

애초에 구출을 기대하지 않았으니 그저 기분 좋은 수확이었다·

다만 실종자들이 아는 것이 없었다·

큰 거 한탕 하자는 왕손만의 꾀임에 넘어가 끌려왔다가 정신이 들고 보니 삽을 주고 땅을 파라고 시켰다나·

전진파랑대는 죽거나 도망쳤기에 마교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는 파악할 수 없었다·

·

그저 이름 모를 이의 무덤을 도굴하려 했다는 정도· 그게 전부였다·

청이 일만 금짜리 전리품을 챙겼기에 끝내는 그렇게 종결이 나고 말았다·

사실 청이 딱히 감출 노력은 하지 않았는데·

“그건 또 뭐지?”

“아아· 산이는 모르겠군· 이건 ‘피리’ 라는 것이다· 불어서 소리를 내지·”

“···그걸 물어보는 게 아니다· 좀 그럴듯한 걸로 들고 다니면 안 되나? 어디 순전 싸구려 같은 걸 주워와서는·”

본래 악기란 화려한 물건이었다·

음악이란 결국 사람을 홀리는 데에 그 의의가 있었다·

과거 음악이 고된 노동의 설움을 잊게 만들어주거나 혹은 제사에 엄숙함을 더해 경건함을 심어주었으며·

지금에 와선 사랑의 슬픔을 잊도록 만들어줄 수도 있고 술맛을 더하는 가락이기도 했다·

그러니 악사들은 귀뿐만 아니라 눈마저 즐겁도록 노력했으니 악기의 화려함은 그 본연의 취지에 걸맞은 마땅한 진화였다·

그런 의미에서 복신적은 보기에는 그냥 거무튀튀한 단봉에 지나지 않았다·

“이게 얼마짜린지 알면 산이도 깜짝 놀랄껄?”

“왜 동전 두 문쯤 하나?”

“팽 아우 그래서야 고철값도 안 나오겠어· 은자로 한 냥은 하겠지?”

“소형제들이 너무 외양에 집착하는군· 의외로 저런 물건이 보물일 수도··· 있고···”

창빈의 말끝이 기어들어가다 사라졌다·

청이 찔리는 바가 있어 바라보았기 때문에·

모처럼 도문의 제자다운 통찰력이었다·

그러나 애초에 창빈의 취급이 좋지 않았다·

팽대산과 남궁신재가 그냥 듣고 그대로 그냥 흘려보냈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하고·

“검우 그런데 피리를 불 줄도 알았소?”

남궁신재가 의외라는 듯 물었다·

청이 다른 여인네들 같았으면 너무하다고 할 소리였다·

악기 하나쯤은 여인의 소양이었다·

그러나 청은 사나이였다·

신경쓰지 않는다·

“피리? 피리가 뭐가 있어· 그냥 불면 되지·”

청이 복신적을 입에 물었다·

서문수린이 종종 피리를 불었기에 얼추 기억대로 따라한 자세는 그럴듯했다·

세 사람이 그 자세에 혹시 하고 바라보았다·

아니나다를까 휘이익 바람 소리만 요란했다·

오기가 생긴 청이 후우후우 열심히 바람을 불어넣었다·

소음 비슷한 것이라도 날 법 한데 그저 맹탕 후우웅 소슬바람 몰아치는 소리만 요란했다·

청이 인상을 구겼다·

“에이씨· 이거 고장난 거 아냐?”

산이 어이가 없어 청을 바라보았다·

도대체 얼마나 바람을 세게 불어댔는지 시뻘건 얼굴을 한 소녀·

“···그냥 세게 불기만 한다고 소리가 나나·”

“뭐야 산이· 넌 불 줄 알고?”

“간단한 곡 정도는·”

“오우 음악하는 남자· 멋져· 그럼 어디· 한 곡 들려주시죠?”

청이 복신적을 내밀었다·

팽대산이 피리를 받아드려 손을 뻗다가 입구 근처 번들번들한 자국을 보곤 움찔했다·

“뭐야 왜?”

“···제발· 여인이 되어서는 입술 댄 물건을 그리 방정맞게 들이밀지 마라· 제발 좀 여인다운 처신을 좀 하면 안 되겠나? 다른 사내들이 얼마나 우습게 보겠냔 말이다·”

어쭈 이게 이젠 잔소리까지 하네·

지금 꼴이 우스운데 우습게 보이면 뭐 어때·

청이 머리를 북북 긁다가 또 습관대로 곧장 머리를 풀어 다시 묶었다·

머리 트는 솜씨는 아주 일절이라 머리끈을 입에 물고 순식간에 착착 올리고 돌리고 감싸 내려 비녀를 꽂았다·

다시 끈으로 매듭을 지어 마무리하니 한 올 머리카락 새는 부분이 없었다·

핵꿀밤의 가장 위대한 성과였다·

“뭐 어때 친구 사이에· 음? 아닌가?”

생각해보니 친구 사이라서 더 찝찝한가?

청이 학창 시절을 떠올렸다·

리코더는 절대 빌릴 수도 빌려줄 수도 없는 물건이었던 것 같았다·

찝찝하잖아·

“검우 차라리 고나 금을 타지 그러오· 그건 적어도 소리는 날 것이오·”

“뭐임마?”

청이 도끼눈을 하고 검우를 쏘아보았다·

그러나 남궁신재가 놀려서 한 말이 아니어서 정말 검우를 위한 진심어린 조언이었기에 외려 오기가 돋았다·

“두고 봐 내가 이거 소리 한 번 듣고 만다· 진짜·”

팽대산이 어이가 없어 타박했다·

“···피리를 들고 하는 말이 어떻게 소리 한 번 내보겠다는 건가?”

“두고 보라니까·”

그렇게 청이 화산에 닿는 여정 내내 복신적을 달고 살았다·

소리는 안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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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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