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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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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6

화산파!

사람들은 화산을 위대한 검종으로 꼽길 주저하지 않았다·

물론 이 말이 나오면 꼭 무당파를 미는 이가 나타났다·

그때부터는 서로 싸우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치열한 논검의 시작이었다·

‘화산의 자하검이야말로 절세의 신공이지·’

지금 자하검기 무시하냐?

‘허나 무당 태극의 정반한 이치를 모르시오?’

응 태극혜검 반사·

그러다 감정이 격해지면 아무런 인연도 없는 무림 대문파의 대리인을 자처해 대리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구경꾼들이 가장 환호하는 순간이었다·

원시 고대 중국 미개의 얼마 안 되는 놀거리 수준이 딱 이랬다·

어쨌거나 무림의 수많은 방파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검문을 꼽으라고 하면 화산파와 무당파가 아주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이밀었다·

무림에서 화산이 가지는 위치였다·

그러나 청에게는 화산파가 위에 있건 아래에 있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속았다는 것이다·

“산은 이쁜데 그래서 화산은?”

중원의 다섯 산 중 하나로 손꼽히는 험준한 산세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손한 마음을 들게 한다·

화산에는 비탈이 없다·

그저 깎아지른 절벽만이 있을 뿐이다·

흰 것은 절벽 붉은 것은 나무·

가을 화산의 산세를 정리하는 말이었다·

화산파까지 한 달간의 여정이었다·

청이 생각하기에 그동안 큰 변화가 있었다·

창빈이 드디어 옹알이를 끝내고 말을 뗐다!

물론 아직까지도 어미가 불분명하고 존댓말의 사용법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몰랐다·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눈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얼굴을 보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는 청도 아는 상식조차 모르는 상태였지만·

그래도 벙어리의 천형을 스스로의 노력으로 벗어났으니 충분히 이해해 줄 수 있었다·

창빈은 아직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일행의 웃어른으로서 따뜻한 시선과 관심으로 보듬어주어야지····

“화산파는 자소봉에 있으니 조금 더···”

“아니 화산파 말고 화산은 어디야? 연기가 안 보이는데? 노는 화산인가?”

창빈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조금은 도사다운 미소였다·

곧 자기 집이라고 도사 티를 내는 모양·

“서문 소저도 뻔한 농담을 하는구려· 화산에 처음 오는 이가 으레 한 번씩 하니 본 도사가 이미 듣기를 수십여···”

창빈이 정색한 청을 보고 말끝을 흐렸다·

“농담이 맞으신···?”

청은 정색을 유지했다·

훌륭한 대답이었다·

청이 발칵 소리를 질렀다·

“너무하네 진짜! 내 화산! 내 용암!”

“서문 소저 그렇게 큰 소리를 내면···”

“대체 언제부터 화산이 네 화산이냐·”

팽대산이 핀잔을 주었다·

“그럴 수도 있지· 이거 순 낚시네! 내 화산! 용암 보고 싶었는데! 녹아 흐르는 불길! 화끈한 열기! 그런데 여기는 뭐가 맛있어? 뭘 잘하는 집이야?”

“···?”

물 흐르듯 부드럽게 넘어가는 화제 전환은 마치 음양태극 정반합의 묘리와도 같았다·

그 신묘함에 팽대산이 잠시 벙쪘다·

“하핫 검우 화산은 요리점이 아니오· 그리고 애초에 도문의 식사란 미식이 못 되기도 한다오· 기대해봐야 입만만 버릴 것이오·”

“엥· 신녀문 밥은 개맛있는데· 그거 다 편견이야 편견·”

실제로 신녀문의 밥은 맛이 좋다·

평범한 산채만 나와도 슴슴한데 또 어딘가 깊은 맛과 향이 우러나오는 특별함이 있었다·

여류 문파들이 대개 그랬다·

고기만 있어도 날래 퍼먹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사내들과 달리 여인에게 밥은 중대 사항이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일행들이 청의 태도에 딱히 불만을 가지지는 않았다·

말이야 툴툴거려도 청이 막상 화산의 풍광을 잘 즐기는 중이었으니까·

시선이 연신 주변을 훑는다·

산세가 웅장하고 수려한 곳에 닿으면 발을 멈춰 둘러보기도 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촌년의 유람행이었다·

사실 화산은 아주 험악한 산이었다·

유람을 나온 듯 허허로이 노닐 곳이 못 된다·

하지만 일행 중에 고수 아닌 사람이 없다·

그리고 마침내 연화봉에 닿아 화산파의 현문이 눈에 들어왔다·

화산은 도문 치고는 속세와 가깝다·

좀 심하게 가까운 편이다·

도문/불문에 가입하면 명부에 이름을 올린다·

이를 입적이라고 하는데 이는 속세의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 도명/법명을 받는 의식이었다·

다만 이름을 올리고도 속세의 이름을 버리지 않는 제자들도 있었다·

속가 제자들이다·

문파마다 속가 제자의 입문에 대해서 그 기준이 달랐다·

예를 들어 신녀문은 속가를 받지 않는다·

대신 사내와 눈 맞아 나가겠다 혹은 더 이상 사내 없이 못 살겠다 하면 단전만 깨고 이름을 돌려주는 아량을 보였다·

놀랍도록 자비로운 아량이었다·

다른 문파는 사지의 근맥까지 자른 후에 인심 넉넉하게 불로 도장을 꾹꾹 덤으로 찍어준다·

그 외에 도문/불문은 사람의 인성과 자질을 엄밀히 살펴 속가 제자를 받았다·

기부금의 액수에 따라 인성 점수에서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속설이 있기는 했다·

이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화산은 같은 도문의 빈축을 살 정도로 관대한 평가로 유명했다·

자질 좀 괜찮고 사람 나쁘지 않네? 합격·

자질이 좀 많이 괜찮은데? 합격·

그런데 집이 엄청 잘 사네? 합격·

화산도 할 말이 있기는 할 것이다·

섬서 땅을 몽땅 가져가버린 이웃이 있는 통에 속가로라도 좀 벌어야 하지 않겠냐고·

땅은 이웃한 종남이 다 가져가 심지어 걔넨 정통 도문이라 제사가 일년 내내 끊이질 않는다던데·   

   

어쨌거나 이러한 이유로 화산제자는 온 중원에 펼쳐져 있고 덕분에 화산파는 부유한 편으로 본산에도 사람이 흘러넘쳤다·

그 결과가 연화봉 가득히 펼쳐진 전각이었다·

청이 놀라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우와· 문파 하나가 무슨 이렇게 크지?

신녀문은 완전 구멍가게였네·

창빈이 흐뭇한 미소로 청을 바라보았다·

문파의 장문 현판을 지키던 화산 제자들이 창빈을 반가이 맞이했다·

“대사형 복귀하셨습니까?”

“팽 소협과 남궁 소협이시군요· 일전에 뵈었지요? 어 그런데 옆에 계시는 소저분께서는···? 설마?”

“역시 대사형! 믿고 있었습니다!”

“그 어떤 여인이라도 단숨에 휘어잡는 마성의 도인! 세상은 어찌하여 여인을 만들고 또 창빈을 낳았는가! 그 이름하여 화산의 창빈!”

평소 창빈의 언행이 경박했던 탓이었다·

사제들에게 창빈이란 혼자서 술 마시는 법이 없어 그저 ‘술·’ 한마디 하면 중원 천지 미인들이 앞다투어 번호표를 받아 공손히 따르는 위대한 남성이었으니까·

창빈의 얼굴이 벌겋게 물들었다·

“그 그런 거 아니네· 여기는 서문 소저시고 큰 손님이시니 장문인께 인사를 드리러···”

“장문인께 인사! 우리 사탕 빠는 겁니까!”

“우오오 사탕! 얘들아! 대사형이 사탕 뿌리신단다!”

“잠깐 사제 잠깐···”

그리고는 창빈이 말릴 새도 없이 사탕사탕을 외치며 안쪽으로 쌩 달려나가고 말았다·

성취 높은 암향표의 신법이 화산파 사람들 사이로 쓱쓱 미끄러져 들어간다·

사탕을 받는다는 표현은 현대 한국인의 어휘 중 갈비탕 먹는다와 같은 뜻이었다·

고대 원시 중국에서는 혼례 축하연에서 하객들에게 사탕을 나누어주어야 했으니까·

하필이면 창연 저 입 싼 놈이 정문에 있을 것이 무어란 말인가·

오늘이 안에 소문이 쫙 퍼질 예정이었다·

창빈이 뻗었던 손을 어색하게 회수하며 눈치를 보았다·

“그게· 흠흠· 팽 소형제? 본의가 아니었으니 그리 험악한 눈으로 보지 말아주게나· 그래도 내가 형님인데···”

 

—-

 

장문전에 기별을 올리고 별전에 앉아 차를 반 잔이나 마셨을 때였다·

곧장 올라오라고 연락이 왔다·

참으로 드문 일이었다·

본래 장문인쯤 되면 그 무게라는 것이 있어서 손님이 보자고 한다고 쫄래쫄래 나오지는 않는 법이었다·

게다가 중국 원시 미개 고대의 체면 문화란 이렇게 기다리는 손님이 급에 따라 순번대로 대기중인 상황이었다·

순번을 함부로 바꾸는 일은 손님에게 크나큰 모욕이 될 수도 있음이다·

그럼에도 장문인은 대지급으로 차기 대제자를 불러들였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창빈의 나이가 올해 스물아홉·

이제 가을이 한참 흐드러진 때다·

겨우 몇 달만 지나고 나면 때가 늦은 노총각이 되고 만다·

모름지기 사내는 가정이 있어야 한다·

사내가 가장이 되어 혈육의 정을 누리는 것도 중심을 잡아 초절정으로 가는 데에 있어서도 도움이 되는 경사였다·

이런 때에 노총각 제자가 여인을 데려왔다니 안 만나볼 수가 있나·

그렇게 화산파의 장문인 정철매 유하 진인이 서둘러 손님을 맞았다·

“오냐· 네가 바로 그 아이로구나·”

“저를 아세요?”

“나도 방금에야 들었단다· 그래 눈빛에 현기가 넘치는 것이 분명 도문의···· 현기가···· 음· 현기가 넘치긴 한데···· 으음· 현기만 넘치는게 아니라····”

유하 진인이 속으로 생각했다·

뭐지 이 아이는?

도문 특유의 정광이 비치는 눈동자는 심후해 그 경지가 보통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낀 요사스러운 광기는 대체 무어란 말인가·

아무래도 끔찍한 것이 절대 정상이 아니었다·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어떤 종류의 꺼림칙함이 있었다·

“어····”

유하 진인이 할 말을 찾지 못하는 사이 창빈이 빠르게 설명을 붙였다·

“태사부님 여기 서문 소저는 대모 서문수린 어르신의 기명제자가 되십니다·”

“아! 서문 선배님의!”

유하 진인의 머리속에 천둥이 쳤다·

서문 선배님의 기명제자!

그럼 눈빛에 광기 좀 돌 수 있지·

암· 그렇고 말고·

유하 진인이 바로 납득했다·

서문수린의 여류중심사상은 나이가 먹으면서 굉장히 온화해져 지금에 이르렀다·

과거 여인투사 여류투쟁을 외치던 여중제일인의 패악이 어떤 수준이었는지는 전대의 고수들만이 아는 사실이었다·

그와 동시에 다른 사실도 깨달았다·

갑자기 나타난 항렬의 막냇동생이구나!

게다가 그 서문씨와는 다르게 생글생글 미소가 핀 것이 싹싹하기 그지없는 얼굴이었다·

갑자기 나이 차이가 쉰이 넘어가는 여동생이 생긴 유하 진인이 허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허허· 늘그막에 막내를 볼 줄은 몰랐는데· 서문 선배님께서는 안녕하시고?”

“예· 마지막으로 뵈었을 때는 안녕하셨어요·”

“그래· 그런데 보기에 막내의 성취가 낮지 않아 보이는데· 혹시 알려줄 수 있겠니?”

“아직 절정 후기밖에는 안 돼요·”

“오오! 백도 정파에 큰 홍복이 들었구나!”

유하 진인이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스물이나 되는 소녀가 절정 후기라니·

서문 선배가 괴물을 키우고 있었구나 싶었다·

무천대제 선배님조차도 약관에는 절정 중기에 그치지 않으셨던가·

유하 진인의 눈빛이 더욱 온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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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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