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57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EP·57

“그래 절검벽을 보고자 왔느냐?”

“네· 저기 검우가 아니 남궁 공자가 화산의 절검벽은 꼭 봐야 한다고 해서요·”

“허허 절검벽은 무천대제 대선배께서 화산의 검을 보고 얻으신 심득이란다· 문파의 신물이기도 하지· 함부로 외인에게 보여줄 수는 없단다·”

아무나 보여주는 비경이 아닌 모양이었다·

본래 자연 풍광이 좋아봐야 얼마나 좋겠냐고 생각했던 청이었지만 화산을 오르며 본 절경이 상상 이상이었다·

산업 단지 안에서만 살았던 과거의 근로자가 처음으로 맞이한 세계의 절경이었으니까·

한국의 풍광은 아름답기는 해도 규모에서는 아담한 편이라 사람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청이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아 그런가요···”

그러자 유하 진인이 빙그레 웃었다·

“하지만 막내가 도문의 식구이니 외인이라고 할 수는 없겠구나·”

“그럼 봐도 돼요? 볼 수 있어요?”

“대신 절검벽을 보고 무언가 떠오르는 것이 있다면 말해주겠니? 막내 정도의 재능이라면 달리 보이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럼요· 제가 아주 감상문 빈틈없이 팍팍 채워서 말씀해 드릴게요·”

“허허·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아도 된단다·”

물론 유하 진인이 정말로 기대하고 한 말은 아니었다·

화산의 최고 고수가 봐도 그저 압도적인 실력의 격차만을 느끼는 절검벽이었다·

고작 방년 그리고 절정 후기의 무인이 보아 뭘 알겠는가·

둘의 대화 뒤에 병풍처럼 앉아있던 팽대산과 남궁신재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어이가 없어서였다·

세가 출신에게는 절검벽의 구경값으로 임무를 떠넘겼다·

어렵거나 위험하지는 않지만 대단히 귀찮고 성사를 장담할 수 없는 임무였다·

그래서 임무를 수행하느라 안락한 세가에서 벗어나 강호를 떠돌아다니는 중이었다·

물론 전심전력 무조건 수행하라는 강제적인 성질의 임무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절검벽은 봤으니 임무를 수행하는 척이라도 해야했다·

세가로 돌아가 곧장 드러누울 수는 없었다·

그래놓고는·

청에게는 오냐오냐 우쭈쭈 아이고 이쁘구나 바로 절검벽을 보러 가자 이러고 있지 않은가·

도교 문파끼리의 정은 안다·

하지만 이렇게 대우가 다르면 정말 해도해도 너무하다 생각이 들 수밖에는·

그러나 유하 진인에게는 또 달랐다·

오대세가니 십대세가니 지역의 패자를 논하는 백도 정파의 가문이라고 해도 결국에는 선택의 순간 대의보다 가족을 택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었다·

무천대제 선배님께서도 그리 말씀하셨다·

진정 천하를 위하는 이는 정파의 태산들 뿐·

그리고 대모 서문수린은 태산 중에서도 특히 더 높은 봉우리였다·

신녀문이 아니라 서문수린 개인이 그랬다·

안 그래도 불길한 점괘로 뒤숭숭한 때다·

굳이 세가의 후계들에게 절검벽을 공개하고 빚을 지워놓은 것이 아니었다·

만일 점괘대로 화산에 큰 화근이 피어오르게 되면 청의 환심으로 서문수린의 힘을 빌릴 수도 있지 않겠는가·

물론 손녀뻘 되는 막내가 어여삐 보인 탓도 있었다·

나이를 먹고 지위도 높아지니 어린 것들이 하나같이 어려운 기색으로 주춤거리는 노년이었다·

방긋방긋 웃으며 당찬 막내에게 홀라당 넘어가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허허· 마음 같아서는 막내 사매와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지만 한 문파의 장문인이란 어찌 이리 바쁜지· 만나고자 하는 이가 한 수레라 오래 시간을 쓸 수가 없구나·”

“아· 바쁘세요? 제가 괜히 바쁘신 분···”

“시간이 없으니 빨리 보고 오자꾸나· 새 막내 사매에게 이 정도 쓸 시간은 있으니·”

 

—-

 

무천대제의 경지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다만 환갑 이전에 이미 등선이 가능한 수준에 올랐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었다·

등선을 거부하여 지상에 남았다는 일도·

무학의 끝을 보기 전까지는 등선하지 않겠다 선언한 그 유명한 불견무극 부등선의 준엄한 결의였다·

그리하여 무천대제가 구파를 돌며 그 무학의 정수 문파의 비전 무공을 얻었다·

구전으로 전해지는 야사로는 무천대제가 그냥 쳐들어가 비전을 내놓으라고 행패를 부렸다는 소문도 있었다·

진실은 전대의 선배님들이 무덤까지 가져가 숨겼으니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다만 아무리 무림을 관부의 음모에서 통채로 구원한 온 무인의 은인이라 한들 문파의 비전을 선뜻 내놓았다고 이해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것도 사실이긴 했다·

그 대신 무천대제는 비전 무공을 보고 얻은 심득을 검흔의 형태로 남겨주었다·

이것이 바로 구파의 절검벽이었다·

혹자는 무림의 대선배님이 남긴 것을 어째서 구파가 독점하느냐 비난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파는 당당했다·

무천대제가 검흔을 남긴 장소만 봐도 그랬다·

굳이 찾아가기 어렵고 또 사방이 막혀 외인이 함부로 훔쳐볼 수 없는 장소를 찾아서 검흔을 새긴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이는 아무나 볼 수 없게 한 배려였다·

명백히 너희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의도가 담겼으니 외인이 왈가왈부해봐야 우스울 뿐·

 

이상이 유하 진인이 해주는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였다·

청이 맞장구도 치고 질문도 해 가며 맛깔나게 들다가 보니 어느새 어느 봉우리 좁은 협곡 입구에 도착했다·

짧은 협곡을 지나 절벽으로 둘러싸인 분지·

거기에 절검벽이 있었다·

“오····”

청이 탄성을 흘렸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거대한 절벽에 빽빽히 들어찬 꽃잎 모양의 상처였다·

사실 그렇게까지 막 놀랍지는 않았다·

저게 검으로 했는지 무슨 자연의 풍화 작용 같은 건지도 모르겠고·

사실 웅장한 대지의 융기와 어우러진 산세 쪽이 훨씬 놀라운 풍경이었으니까·

청이 생각했다·

그러나 보여준 사람의 성의가 있으니까·

인심 좋은 화산파 할아버지를 위해서도 막막 주접을 떨어주는 것이 예의이자 의무였다·

이러한 판단이 바로 청이 늙은이들에게 귀염을 받는 이유였다·

청이 막 입을 떼려던 순간이었다·

[기연 발생 – 무천대제의 유산]

[당신은 무천대제가 남긴 심득을 목격했다·]

순간 세상이 잿빛으로 물들었다·

 

유일하게 색을 가진 노인이 한 명·

하얗게 새어버린 머리를 뒤로 질끈 묶었다·

고집 가득한 인상의 할아버지였다·

한 자루 장검을 든 손을 축 늘어뜨린 채 눈을 감고 가만히 서서 조용히 숨을 고르는 중이었다·

검에서 하얀 꽃잎들이 흘러나온다·

새하얀 꽃잎으로 흩어지는 칼날은 마치 검이 녹아 흩어지는 것만 같다·

그리고 검이 움직였다·

검의 궤적을 따라 꽃잎이 무수히 피어오른다·

꽃잎들이 부유한다·

바람에 휩쓸려 나풀거리고 점잖게 사뿐사뿐 내려앉아 순간 깔깔거리며 날아오른다·

돌풍과 같이 휘감아 맴돌고 미련 없이 창공 드넓은 세상에 퍼지는 동시에 온 세상이 그저 꽃잎의 비로 가득한···

시야 닿는 온통 흰 꽃으로 눈이 부시다·

시리도록 아름다운 빛의 폭풍 속에 나 홀로·

청이 저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세상에 넘치는 것이 온통 꽃잎들이나 주먹을 쥐어 끌어당겨 펼치니 잡히는 것이 없다·

안타까움에 멍하니 바라보는 손바닥 위 사뿐 꽃잎 한 장이 내려앉는다·

잡으려 하나 잡히지 않는 것·

그저 가만히 있어 다가오는 것·

청이 고개를 들어올렸다·

노인은 보이지 않고 한 자루 검이 남았다·

노인이 저기에 있었다·

노인이 검이며 동시에 검이 노인이었다·

마침내 검이 날았다·

무수한 꽃잎들 하나하나 강기로 만들어진 검환의 폭풍이 검을 쫓는다·

별빛이 꺄르르 천진한 웃음으로 까불거리며 휘몰아치니 절벽이 흔적으로 몸살을 앓았다·

청이 절벽을 보았다·

무천대제가 남긴 전언이었다·

불가해한 난수로 이루어진 규칙 없는 필치로 써 내린 혼돈이며 전언이었다·

멍하니 선 청의 입에서 목소리가 흘렀다·

“청해성 꽃밭의 나비의 날개짓이 북경에 폭풍으로 휘몰아치니· 이는 세상 모든 변화가 한낱 미물의 의지로부터 탄생한 조화로다·”

내가 말하나 내가 말하지 않는 말이었다·

청은 저가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미물조차 그럴진대 인간의 의지가 세상에 수없이 많아 어떤 변화도 예측할 수가 없는 것이로구나·”

청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하늘은 흐리고 사위는 어둡다·

“천변만화· 사람이 감히 하늘의 뜻을 이해할 수 있는가· 무학은 정녕 아홉 하늘 너머 사람이 도달할 수 없는 정아에 진리를 두는가·”

노인은 절망한다·

그러나 결코 꺾이지 않는다·

사람은 좌절 앞에서야 순수함을 발휘하는 법이기에·

그렇게 발전해 온 생물이라서·

노인이 입을 열었다·

“하늘의-

   

순간 청의 감각이 확장되었다·

화산을 넘고 섬서 땅을 넘었다·

화산의 제자들이 웃고 떠들고 수련을 하고 먼 곳에 도시들 객잔들에선 어느 때처럼 싸움과 시비가 따르고 주루에서는 오우 훔쳐 볼 생각은 없었지만 아직 해도 안 졌는데 남사시럽게· 다만 흥미로운 체위로군요? 잠깐 조금만 더 보고-

감각이 더욱 확장된다·

중원을 넘고 세상 가장 높은 산맥을 넘어 아 빨간 피부 홍인족 야만인 새끼들· 돼지죽 먹으며 떠드는 홍인족 마녀를 태우는 홍인족 신의 이름으로 돌격하는 쇳덩이 입은 홍인족····

그리고 마침내 대양을 넘어 천막 치고 깃털 모자 쓴 사람들을 스쳐·

청이 마침내 푸른 행성을 마주해 별에 바다에 날았다·

장엄한 우주가 청의 눈앞에 펼쳐졌다·

인간이 마주할 수 있는 세상 가장 아름다운·

그때다·

   

모든 별빛이 일시에 반짝이며 청을 반겼다·

별들이 천진하고 상냥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죽어·

 

 

 

—-

-입을 열었다·

“하늘의 땅의 이해를 구하지 않겠다· 그저 홀로 외로운 사람의 길 위에서 검의 끝을 바라며 정진할 뿐·”

 

—-

 

웨엑! 청이 발칵 피를 토했다·

시꺼먼 피가 후두둑 바닥에 쏟아졌다·

“얘 얘야!” “청! 괜찮나!” “검우! 피가!” “소저! 괜찮소이까!?”

동시에 네 가지 목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청이 손을 내저었다·

일단은 괜찮다는 신호였다·

근데 속이 여전히 부글거렸다·

“나 나 등 좀····”

청이 제 등을 가리키며 손을 흔들었다·

넷 중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 등짝을 콩콩콩 두들겨주었다·

그러자 못다한 토기가 마저 올라왔다·

구웨에에엑 후 후 구웨에에엑·

민망한 소리와 함께 청이 계속 피를 토했다·

아주 온몸의 피를 다 토해낼 기세였다·

그러고 나니 속이 이상하게 개운했다·

청이 소매로 입가를 슥 훔쳤다·

“후! 이제 좀 살겠네· 아우 개운해·”

몸이 이상하게 가벼운 기분이 들었다·

기분 탓이 아닌가? 진짜 가벼운가?

“막내 사매 괜찮으냐?”

“아· 잠시만요···”

청이 알림 신호를 보내는 무공창을 열었다·

새로운 무공이 추가되어 반짝거렸다·

그것도 보라색 테두리였다·

문득 떠오르는 이전엔 몰랐던 무공의 한 초식·

독고구검獨孤九劍·

팔 초식 천변만화千變萬化·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