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6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EP·6

곤붕표국의 표두 상안진은 놀랐다·

저 여인의 친화력은 대체 무엇이지?

순식간에 하북팽가의 적장자와 친구를 먹어?

일견 허술해 보이지만 놀라운 수완이었다·

게다가 무려 절정 후기의 고수!

천하는 넓고 기인이사는 많으니 저런 고수가 아직 무명으로 남은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상안진은 한 표국의 기둥과 같다는 표두였다·

표두된 자가 아 기인이사는 많구나! 하고 넘어간다면 당장 책상 빼고 쫓겨나도 할 말이 없다·

기둥은 여러 개고 하나쯤 없다고 표국이 망하지는 않는 법이니까·

인맥! 인맥의 냄새가 난다·

모름지기 젊은 고수는 귀하다·

‘고수’ 부분보다 ‘젊은’ 부분이 더 중요했다·

게다가 아직 무명의 야인·

오히려 팽가의 장남보다 가치가 높다고 평가할 부분도 있었다·

팽가의 장남은 이미 끈끈한 ‘관계’를 넘치도록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곤붕표국은 두 개 성을 넘나드는 규모를 가졌다·

그렇다고 하북의 왕부나 다름없는 하북팽가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

팽대산에게 아무리 잘해줘도 사실 본전이다·

팽가가 대접을 받는 것는 당연한 이치였다·

하지만 아청은 다르다·

딱 봐도 궁빈하고 저기 저 배가 터져라 음식을 집어삼키는 게걸스러움을 보라!

참으로 없이 살았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게 된다·

“비차수육이 입에 맞으시는군요? 이보게 여기!”

“아 굳이 더 안 시키셔도 돼요· 괜찮은데···”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여기 비차수육 좀 많이 가져오게!”

“아니 굳이 이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아청이 고마움 반 민망함 반으로 말끝을 흐렸다·

동방예의지국 출신의 아청은 나이든 데다 지극히 챙겨주는 상안진이 좀 부담스러웠다·

악업 박아놓은 늙은이라면 온갖 쌍욕을 갖다 박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잘해주는 어르신에겐 유전자부터 각인된 노인공경의 본능을 이길 수가 없다·

“세 접시라· 얼굴이 두껍군 하긴·”

“뭐임마? 왜 시비지?”

“접시를 두 번이나 비울 정도로 맛있었나?”

“있을 때 먹어두면 손해는 안 보거든?”

팽대산이 한숨을 푹 쉬었다·

뻔뻔한 게 아니라(사실 뻔뻔한 것도 맞긴 하다) 역시 상식의 부재가 크다·

하긴 저 꼴을 보아하니 누구한테 대접받아 본 경험이 얼마나 있을까마는·

“빈 접시는 실례가 된다·”

“뭔 소리야?

”접시를 그렇게 핥아먹을 정도로 깨끗이 만드는 게 실례라는 소리다· 최소한 두어점은 남겨야지·“

아청이 이해를 못 했다·

“요리를 남기라고?”

“그래·”

“안 남기면 실례라고?”

“몰랐나?”

“귀한 요리를 왜 남겨?”

밥은 왜 먹어? 잠은 왜 자? 숨은 왜 쉬어? 급의 폭언이었다·

팽대산이 혀를 찼다· 쯧!

“이봐· 식탁의 빈 접시는 주인의 수치가 된다·”

“등의 상처가 검사의 수치인 것처럼?”

“···? 그건 또 무슨? ···? 말은 된다만·”

대접을 받는 사람이 비워도 되는 것은 오로지 술밖에 없다·

모든 음식은 조금씩 남아야 한다·

빈 접시는 차린 이의 체면을 구기는 행위다·

돈이 없건 속이 좁건 간에 제대로 손님을 대접하지 못했다는 뜻이 되어버리므로·

손님이 같은 접시를 두 번이나 비워버렸다?

오늘 네 베풂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 그나마 먹을 요리가 이것밖에 없더구나 하하하·

라는 의미가 되어버린다고·

아청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표두님 제가 잘 몰라서 실수를 좀····”

“하하 괜찮습니다!”

상안진도 이미 아청의 무식함을 눈치챘다·

몰라서 하는 행동은 무례가 아니라고 했다·

알고 있음에도 행하지 않는 것이 무례이지·

“그럼 뭐든 남겨야 한다고? 어쨌거나?”

“간단한 식사라면 상관없지만· 그래도 얻어먹을 때는 마지막 두 점 정도 남기는 것이 좋지·”

“오우· 고걸 몰랐네·”

“대체 아는 게 뭔가?”

아청이 조금씩 문명화가 되어가는 과정이었다·

사실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가는 일이 본래 어려운 일이 이런 상식이 없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청에게는 귀한 깨달음이었다·

얻어먹을 때는 음식을 남겨라·

앞으로 많이 얻어먹기 위한 귀한 가르침이었다·

더 많이 얻어먹기 위한 일보의 후퇴·

사실 지금도 상당히 많이 얻어먹었다·

고수는 당연히 얻어먹는 것이라고 상식을 정립해버린 아청이었다·

상 표두의 표행비가 폭등한 식비로 인해 진작 초과한 상태임을 몰랐다·

이 사실은 팽대산도 몰랐다·

게다가 팽가의 적자인 팽대산에게 접대를 받는 일은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한 일상이다·

표행의 사정 따위는 알 필요가 없었다·

그렇다고 상안진이 영 손해를 보지는 않았다·

신진 여류 고수에게 하는 투자로 거둘 수 있는 불확실한 미래 이득을 때문이 아니었다·

당장 표행에서 그 손해을 메꾸고 있었다·

야생의 산적이(가) 나타났다!

“멈춰라!”

“곤란· 이 몸· 고수·”

선두 마차 위에서 따뜻한 봄볕 쐬며 누워있던 아청이 검을 뽑았다·

검사가 피어오르자 위풍당당 나타난 산적들이 자연스럽게 뒤로 걸어 사라지곤 했다·

시간을 되감기라도 한 것 같은 광경이었다·

중원 물류의 가장 큰 지출이 이 통행료였다·

아청은 예전부터 중원에는 도적놈이 참 많다고 생각했다·

인제 보니 그건 새 발의 피에 불과했다·

도적들에게 검을 차고 혼자 돌아다니는 검객은 영 당기지 않는 손님이다·

건드려 봐야 돈도 안 되는데 위험하기는 더럽게 위험한 족속들이었다·

아청을 건드린 산적은 많지 않았다는 뜻·

아청은 그 수준에서도 고대 중국이라 그런지 무슨 세상천지 도적 투성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표행에 참여하고 나니 진실을 알겠다·

모든 산에는 산적이 있다·

모든 골짜기에도 산적이 있다·

심지어 인적 드문 숲속에도 산적이 있었다·

산적이 빌미를 주지 않는 한 어지간해선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팽대산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아청은 선업치 수련점 낭낭하게 쌓으며 피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아청은 깨달았다·

상행에 같이 다니면 편하고 잘 먹는데 나쁜 놈 썰기는 좀 힘들구나·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은 피를 봐야 하는데·

역시 세상에 완벽한 길은 없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포기해야지·

그래도 몸 편하고 잘 먹으니 딱히 피가 그립지 않았다·

목표하던 여래신장을 가지고 나니 선업치가 막 당기지도 않았다· 천 점은 너무 빡세기도 하고·

그렇게 아청이 점차 게을러지고 있을 무렵 표국 마차는 굴러굴러 낙양에까지 이르렀다·

 

—-

 

청도 낙양이 도시 이름임은 안다· 큰 도시겠지·

삼국지에서 봤다·

다만 삼국지라고 해도 그냥 한 번 읽어본 정도·

그냥 관우 장비 제갈량 정도만 알았다·

그러나 실제로 본 낙양은 현대인의 감성으로도 거대하고 웅장했다·

낙양이 괜히 낙양성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다·

낙양은 그 유구한 세월 동안 실제의 전쟁을 수 없이 겪어온 실전 요새를 겸했다·

현대의 어지간한 상가 건물보다 더 높은 성벽이 끝없이 좌우로 뻗어나간다·

활짝 열린 대문으로 초고도 인구 밀도가 마차와 뒤섞여 사람을 먹고 토했다 난리도 아니었다·

사실 아청은 내심 중원 문명에 대해 얕잡아보는 경향이 있었다·

대충 원시인 이상의 어딘가 쯤으로·

현대 한국인 출신으로서는 고대 중국에 가지는 어쩔 수 없는 인식이기도 했다·

고대 중국의 자랑스럽고 대단한 것은 이미 붉은 인민의 총의로 모조리 태워버렸으니 현대 한국인이 들어본 적이 없고 본 적이 없다·

특히나 이 성벽의 높이!

높이에서 압도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여겼는데·

서울 어디서나 보이는 반지의 눈깔탑 제2 어쩌구 하는 거대 건축물의 시대를 살다 온 아청이다·

게다가 건물의 밀도가 굉장하다·

이웃한 건물끼리 닿은 벽면은 둘 모두의 것이다·

아예 골목이라는 개념 자체를 찾아볼 수 없이 이어서 지어진 건물들·

곤붕표국의 낙양지국에 짐을 풀고 지국주와 차도 한 잔 마시고· 그리고는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이봐 산·”

“싫다·”

“뭐야 말도 안 꺼냈는데·”

“어차피 낙양 구경이나 가자 할 것 아닌가?”

분하게도 정답이었다·

그러나 아청은 물러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돈이 없다!

하물며 든든한 물주가 여기 있음에야·

“순순히 따라오면 유혈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팽대산이 뚱한 눈빛으로 청을 바라보았다·

가만 보면 가끔 고급진 어휘가 툭 튀어나온다·

그 가공할 만한 무식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내 월광검이 굶주렸다· 핏빛 달의 제물이 되고 싶지 않으면 당장 낙양을 안내해라 인간·”

“그래· 그거· 전부터 궁금했는데· 월광검이라고? 평범한 철검 아닌가?”

“애병한테는 원래 이름을 지어주는 법이지·”

팽대산이 눈살을 찌푸렸다·

무인의 유명한 교훈 중 하나·

무기에 이름을 붙이지 말라·

무인이 무기에 애정을 붙이게 되면 아끼다가 칼 맞는다는 선배들의 선험적 지혜였다·

다만 보아온 바로 아청이 저 월광검을 얼마나 막 쓰는지 알았기에 딱히 그에 대해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심심하다고 모닥불을 검(월광검 6호)으로 쑤셔댈 때는 눈을 의심했다·

검을 부지깽이로 쓰는 것은 아끼고 막 쓰고를 떠나 검객의 자격부터 의심해야 할 일이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왜 월광검이지?”

“내가 월녀검법의 고수니까?”

“···?”

“월녀검법· 월광검·”

“···?”

“이해가 안 돼? 월녀검· 월광검·”

“···말을 말지·”

월녀는 월국 여자의 줄임말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월국은 달나라가 아니었다

어떻게 나라 이름이 달나라가 되겠나·

“쨌든 가자· 산· 낙양이 우리를 기다린다·”

“안 간다고 했다·”

“갈 때까지 귀찮게 굴 거다· 항복하시죠·”

팽대산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발언이 팽대산의 역린을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이제는 여인보다는 검의 고수 무식한 자 거지 정도의 존재감으로 친구 비슷한 것이 되었지만·

이토록 달라붙는 데에는 또 그 저의를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설마· 전략인 건가? 주제에 여인이라고?

극심한 도끼병 말기 증세였다·

다행히 아청이 생각 없이 내뱉는 주접이 입으로 인한 불씨를 꺼뜨렸다·

“저녁은 초선루에서 먹는다· 동의하십니까?”

“너 거기가 어딘 줄 알고····”

“거기가 낙양 최고라던데? 표사들이 하는 소리 들었거든·”

낙양 최고는 맞았다·

초선루는 낙양 최고의 기루다·

“거긴 비싸다만· 너는 돈도 없지 않나·”

“친구 좋다는 게 뭐야? 내가 살면서 언제 그런 최고의 객잔에 가 보고 그러겠어· 안 그래 산?”

대놓고 뜯어먹겠다는 수작질이었다·

유혹이 아니라 그냥 빈대짓이 목적이로군·

팽대산의 의심병이 가라앉았다·

대신 미묘하게 기분이 나빠졌다·

어째서 기분이 나쁘지?

“좋아 인심 썼다· 그럼 내가 초선루까지는 안 바래도···”

“좋다·”

“엉? 뭐라?”

“좋다고· 데려가 주지· 초선루·”

아청이 눈을 꿈벅거렸다·

“진짜? 거기 비싸다며? 산 진심이야? 그 정도 재력이 되는 남자였어?”

“네가 데려다 달라고 아니 그 정도의 재력이 되느냐니 나한테 묻는 건가?”

“그냥 협상 전략이었는데· 일단 큰 요구을 하고 거절당하면 작은 요구를 하라·”

무식함 속에서 가끔 튀어나오곤 하는 날카로운 말이었다·

이번 말은 더욱 날카로웠다·

팽대산이 그 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침묵을 다른 뜻으로 받아들인 아청이 배시시 미안한 미소를 띠었다·

“부담스러우면 됐어· 그냥 던져본 거라니까·”

팽대산의 눈썹이 꿈틀했다·

아까 재력 운운하는 것도 그렇고· 설마·

“이봐· 내 가문이 어딘 줄 아나?”

“하북팽가라며? 표두님이 맨날 그러던데·”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나?”

“집안 잘 산다고 자랑하지 않아도· 오우· 미안· 부담이 어쩌구 한 거 존심 긁으려고 한 소리 아니다? 괜히 마음 쓰지 말고·”

하북팽가가 어떤 가문인지 모르는구나!

유명한 부잣집 정도로 이해한 모양이었다·

무식에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아청이 만날 수 있었던 부류는 개잡놈들이거나 혹은 하류 무인들 정도였다·

감히 오대세가를 입에 담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구파일방은 그나마 뒷담을 하다 걸려도 울며불며 엎드려 빌면 용서를 해 주는 편이었다·

오대세가의 뒷담을 하다 걸리면 최소한 팔 한 짝은 떨어진다·

최소한이었다·

“초선루 정도야 별반 부담도 안 된다· 가지·”

부담이 안 되는 것은 사실이다·

자존심이 좀 긁힌 것도 사실이었다·

무엇보다 팽대산이 같이 가 주겠다고 하는 것도 호의가 아니었다·

팽대산이 나가지 않으려는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기루에 대한 아청이 반응도 궁금했다·

그것도 모르고 신이 난 아청이 서두르며 문 밖으로 나섰을 때-

거기에 잔뜩 모인 낙양의 미인들과 마주했다·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