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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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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

아청은 상식이 없지 머리가 나쁘지 않다·

아청도 이 무참한 쓰레기들의 함의를 안다·

어떻게든 옥기린과 접점을 만들어 보고야 말겠다는 여인들의 집요하고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어느 정도면 성의를 봐서 좀 주워주라고 짓궂게 옆구리를 찔러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청이 중원 간식의 총집합 튀긴 과자와 찐 과자 삶은 과자 구운 과자 말린 과자를 흡입하는 내내 쓰레기 투기가 죽 이어져 왔다·

이제는 김소월의 진달래꽃처럼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손수건 사뿐히 즈려밟을 수 있을 정도·

일일이 주워주다간 이삭 줍는 여인이 되고 만다·

아청이 혀를 내둘렀다·

“와· 질린다· 질려·”

“주워주라고 할 줄 알았건만·”

“저걸 어떻게 다 주워? 아서라 허리 굽겠다·”

문득 드는 의문에 아청이 입을 열었다·

“저거 나중에 주인이 다시 주워가나?”

“그야·”

팽대산이 멈칫했다·

다시 주워가나? 좀 모양새가 많이 빠지지 않나?

그렇다고 그냥 버리나? 너무 민폐이지 않나·

팽대산이 흠칫했다·

왜 이딴 생각을 하고 있어야 하나·

“나중에 사람을 시키겠지·”

“저기서 찾아간다고? 분실물 회수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나? 게다가 밟히고 치이고·”

팽대산을 둔 여인들은 서로 경쟁 관계였다·

괜히 지나가는 척 시야를 가리고 슬그머니 물건을 물건 위에 포개 떨어뜨리고 경쟁자의 물품을 짓밟았다·

“주워다 팔면 돈이 될까?”

팽대산이 귀를 의심했다·

“제정신인가?”

“아니 꽤 비싸보이는 것도 있고· 저런 건 다시 찾아가겠지?”

아청이 땅에 뒹구는 향낭을 가리켰다·

손수건은 떨구기 만만하지만 뜻이 좋지 않다·

연인에게 이별을 조용히 고하는 방법의 하나가 하얀 손수건을 선물하는 것이었다·

붉은 원단에 금실로 자수를 놓거나 그에 준하는 화려함을 가진 손수건 정도가 연인들 사이에서 나눌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이었다·

그래서 잘사는 집안의 여인은 노리개를 떨궜다·

아주 가끔 향낭이나 비녀를 떨구는 여인도 있었는데 다른 여인들도 이러한 귀물은 함부로 밟거나 차지 못했다·

저 비싼 물건을 미끼로 내던질 수 있는 여인을 건드리면 후환이 두렵다·

반대로 후환이 두렵지 않으면 건드려도 된다는 뜻이었다·

바로 저 사람처럼·

“뭐야 이것들은· 지저분하게·”

깨끗한 백의를 차려입은 키 작은 소년이 땅에 널브러진 여인의 순정을 걷어차며 등장했다·

그 옆에 있던 우락부락한 거한이 말했다·

“딱 보니 옥기린 형님의 흔적이잖습니까·”

“아· 그러네· 팽아우! 여기 있는가?”

“뭘 소리까지 지르고 그러십니까· 여인들의 눈빛을 따라가면 될 것을· 그래· 저기 계시네·”

“역시 우리 제갈아우! 아주 똑똑해! 팽! 아! 우!”

아청이 습관처럼 선업을 확인했다·

백의 청년은 86·

오우 아청이 감탄했다·

무인 중에는 최고 기록이었다·

그리고 거한은 -19· 그럭저럭 착한 놈·

선업은 쌓기 어렵다·

그에 비해 악업으로 까이는 양은 어마어마했다·

목숨을 빼앗는 일이 잦은 무인들이다·

악업으로 기울어져 음수가 되어 있더라도 두 자릿수 정도면 그럭저럭 나쁜 짓 안 하고 착하게 살았다고 봐야 했다·

특이한 조합에 아청이 물었다·

“아는 사람이야?”

“그래·”

그런 것 치고는 전혀 반가운 표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팽대산이 누군가에게 살갑게 구는 모습을 본 적도 없고 상상도 안 된다·

원래 천성이 그냥 그런가보다 싶을 뿐·

소년이 다원으로 들어서며 소리를 질렀다·

쪼그만한 주제에 목청은 아주 기차 화통이었다·

“팽아우! 오랜만이야! 여기서 만날 줄 몰랐네! 여전히 얼굴에서 빛이 나는구만! 좋아!”

“황보형님도 오랜만이십니다·”

“그래! 언제 마지막으로 봤지? 오오! 웬일인가! 자네가 여인과 함께 있고 말이야! 혹시?”

“절대 아닙니다· 절대·”

팽대산이 질색을 했다·

“하핫 그것도 실례야! 자네는 여심을 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어!”

팽대산의 기분이 팍 상했다·

그렇다 역린을 건들면 원래는 이래야 했다·

하지만 팽대산은 꼬맹이라는 사람을 잘 알았다·

악의라고는 한 점 찾아볼 수 없는 호인이고 또 눈치라고는 더럽게 없어서 굳이 표현해봐야 손해만 본다·

그 속도 모르고 소년이 화통하게 웃었다·

그래봐야 쪼그만한 것이 안 어울렸지만·

“이분은 황보운척이라고 그냥 아는 형님이시다· 그리고 저놈은 제갈이현·”

“팽형님 누구는 분이고 누구는 놈입니까?”

“너는 놈이 맞아· 일부러 끌고 왔지?”

“여인들이 들떠서 난리통이라 딱 팽형님이 떴다 싶었습니다· 당연히 형님께 인사를 드려야죠·”

쪼그만 애가 황보운척· 놀랍게도 방년 스물일곱·

겉으로 보기에는 중학생쯤 되어 보였다·

이게? 스물일곱?

아청의 표정을 본 팽대산이 덧붙였다·

“어릴 때 약을 잘못 드셨다·”

“아·”

한약을 잘못 먹었으면 어쩔 수 없지·

아청이 납득했다·

소대협 황보운척·

강호의 유명한 호인으로 조그만 체구와는 달리 이미 대협을 이루었다 하여 소대협이었다·

절정 후기의 무공과 공명정대한 행실 그리고 꼬맹이와 그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호쾌탕탕한 태도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살아 움직이는 근육의 화신 같은 거한이 제갈이현· 나이는 꽃다운 열여덟 십팔 세·

“제갈···? 제갈량 할 때 그···?”

아청이 되물었다·

아청도 제갈이라는 성씨는 안다·

왜냐하면 제갈량이 너무 유명했기 때문이었다·

왜 그 제갈이면· 허약한데 머리는 좋은·

“외가의 피를 너무 진하게 받은 모양이더군·”

“그럼! 우리 이모님의 아들인데! 당연하지!”

“저는 만족합니다· 제갈가도 이제 유약한 문사의 탈은 벗을 때가 되지 않았겠습니까·”

제갈이현이 양팔을 들어 접으며 이두를 드러내면서 대답했다·

현대식으로는 프론트 더블 바이셉스라 부르는 바로 그 동작이었다·

중원에서 흔치 않은 민소매 경장을 입은 것부터 그 근육과 자부심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맹신현뇌 제갈이현·

맹수의 몸과 현자의 두뇌를 가졌다는 뜻이다·

외가인 황보세가의 강대한 근골과 제갈세가의 빼어난 지능을 동시에 타고난 천하의 기재였다·

무공 수위는 높지 않으나 애초에 사람들이 제갈가에 기대하는 바가 ‘그’ 쪽에 있지 않았다·

반대로 가문 어르신들은 오히려 ‘그’ 쪽을 기대했다·

제갈세가가 오대세가 중에 무학의 수위가 떨어지는 편이지 그래도 중원오대세가의 일원이었다·

그럼에도 너무 잘난 조상님 덕인지 세상 사람들 모두 제갈씨를 머리 좋은 샌님들 정도로 여기고 있었다·

사실 그도 억울한 일이다·

제갈량은 유비 사후 야근을 포함한 격무를 11년이나 버텨낸 강철같은 체력의 사나이였다·

이 억울함이 한이 맺혀 제갈세가의 혼약은 정략보다는 체질 개선에 중점을 두게 되었다·

그런데 그 결과가 늘 현자의 몸과 야수의 두뇌였다·

무언가 저주라도 내리지 않았나 진지하게 술법적으로 피를 연구하기도 할 정도였다·

그 와중에 제갈이현이 어려서부터 근육과 총명함을 동시에 드러내니 곧 가문의 크나큰 경사였다·

팽대산에겐 반길 수 없는 손님들이었다·

팽대산은 별호가 멋진 동년배를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 소대협 맹신현뇌· 거기에 옥기린이라니·

그리고 황보운척이라는 사람은 자체가 뭐랄까·

사람은 좋은? 사람만 좋은?

두뇌가 다소 청순하고 눈치는 또 지독하게 없다·

거기에 불의를 보면 절대로 참지 않았다·

불의라 하여 초절정 고수에게도 대든 적이 있다·

그 고수가 관대히 웃으며 칭찬하고 넘어갔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이미 진즉 고인이었다·

소대협이라는 별호가 바로 그때 붙었다·

결국 황보운척은 함께하면 피곤해진다·

그리고 제갈이현은 퍽 괜찮은 놈이었지만· 옆에 항상 황보운척이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소대협의 사촌 동생 사랑은 유명했다·

“소저는 어쩌다 우리 팽아우와 함께이시오?”

“표행에 동행중이에요·”

“우리 아우가 여인에게 유독 까칠한데 혹시·”

“그냥 친구에요· 친구· 동갑내기 친구·”

“어허 남녀 사이에 친구가 어디 있나·”

“여기 있잖아요?”

“처음에는 다 그리 시작하지· 그러다 정 붙이면 연인 되고 여보 되고 그러는 거 아니겠소?”

낯선 중원에서 익숙한 향기가 났다·

우리를 강조하는 저 말본새·

통 여자에 관심이 없는 아우를 위한답시고 얽힌 여자를 어떻게든 엮어보려는 저 태도·

‘야 우리 막내야 C라인 최나연이가 왜 너한테 커피를 줘? 이거 갈비탕 각이냐?’

‘무슨 소리에요· 어제 차 태워줘서 고맙다고 준 거에요·’

‘오우 우리 막내· 벌써 한 차까지 타고다니는 사이야?’

‘않이 어제 비왔잖아요· 퇴근버스 놓쳐서 서있길래 몇 번 본 얼굴이고 해서 태워준건데·’

‘이거 우리 막내 아주 선수네 선수야· 그래 다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거지·’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이거이거 우리 막내· 맨날 게임 같은 거 한다고 집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그러더니·’

1년 먼저 입사한 라인의 선배·

얼마 후 C라인 오하은에게 고백했다 대차게 차이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분명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회식(을 빙자한 술자리 자유 참가 빠지지 않는 유부남들)에 안 가겠다고 하면 너 몫까지 내가 내준다며 끌고 가 준 좋은 사람이었다·

나중에 들어온 신입이 회식 한 번을 안 나오다 자연스럽게 외톨이가 되는 꼴을 보고 나선 그게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퇴사 후에도 종종 찾아와 밥을 사주기도 했고·

하지만 밀어주겠답시고 최나연이랑 엮은 소문을 퍼뜨린 건 좀 그랬다·

아청이 과거를 떠올렸다·

한 번 당하지 두 번 당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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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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