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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Chapter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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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25

225 – 청년의 어비스

 

바글바글-·

엄청나게 많은 아이들이 마당에 우르르 뛰어다녔다·

“켕켕아! 가만히 있어보라는 거야!”

“히에엑! 이 구불노이의 꼬리를 잡아당기면 안 된다는 것이야···!”

“늑대거미 컹컹이야말로 진짜 컹컹이야!”

“개다람쥐 컹컹이가 진짜 컹컹이거든!”

“엄마! 동생이 자꾸 내 자전거 뺏어 타!”

“흐아앙!”

오래 전 동네를 산책 할 때면 그 많던 아이들이 다 어디로 갔을까 궁금해졌던 때가 있었다· 내가 어린 시절만 하더라도 시끄럽고 떠들썩했던 공원과 놀이터가 너무나도 조용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궁금했는데 다 여기에 있었던 모양이다· 내 저택은 그야말로 아이들로 바글바글해서 잠깐 눈을 붙이는 것조차 허락이 안 됐다·

“아빠 놀아줘!”

“놀아줘!”

“공룡놀이 해줘!”

“아빠는 브라키오사우르스 해! 우리는 사냥하는 티라노사우르스 할게!”

“나는 기가노토! 붐부붐파우!”

잠깐 낮잠을 자려고 하는데 아이들이 내 팔을 붙잡고 다리를 마구 잡아당겨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러지 않아도 말이 많은 아이들이 열 명도 넘게 몰려 있으니 내 저택은 거대한 느낌의 유치원이라도 된 느낌이었다·

아이들이 너무 많아졌어· 이렇게나 많아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야! 뭐하고 있어! 얼른 괴담을 물리쳐야지! 저출산 괴담 말이야!”

양주희가 나를 찾아냈다· 다희와 권수아도 팔짱을 끼고 있는 게 아닌가· 나는 살짝 당황한 느낌으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좋은 변명거리를 찾았다고 생각해 얼른 입을 열었다·

“다희는 집필 활동 해야하는 거 아니야?”

“그거 알아? 사람의 인생은 몇 권의 책과 같다는 거· 아이를 만든다는 건 몇 권의 집필 활동을 하는 것보다 더 대단한 일이야·”

“얼른 붙잡아욧! 해적단 집합!”

어디선가 튀어나온 여성들이 내 팔과 다리를 붙잡았다· 네 번째 다섯 번째 아내들이었다·

수많은 여성들의 손길에 나는 사자 무리에 붙잡힌 누처럼 비명을 내지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구아악!”

그때 눈이 번쩍 뜨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아침이었다· 온몸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을 겸 거실로 나오니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이 저택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평범하게 하얀 드레스가 아니고 빨강 파랑 노랑이라 꼭 빛의 3원색 같은 드레스였다· 순서대로 양주희와 유다희 그리고 권수아였다·

“왜 그렇게 표정이 안 좋아?”

양주희가 내게 물었다·

나는 지난 밤에 꾸었던 꿈을 떠올렸다· 몹시 생생하고 강렬한 꿈을 꾸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무슨 꿈인지 잘 기억이 나질 않았다·

“엄청난 꿈을 꾸었어·‘

엄청나게 시끄럽고 떠들썩한 꿈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닥칠 미래를 보여주는 것처럼 어딘가 불길한 구석이 있었다· 예지몽이라 불러도 좋으리라·

“꿈? 이제 1시간 뒤면 결혼식 시작이야! 정신 차려!”

짝-짝-·

내 등을 때리는 양주희의 손바닥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양주희의 말처럼 오늘이야말로 우리의 결혼식이었다· 내게는 아직 아들도 딸도 없었다·

그렇지만 이제부터는 잔뜩 생기겠지· 오늘부터 시작인 것이었다·

“날씨가 좋다 못해 덥다 더워· 그런데 왜 하필 가을이야? 보통은 결혼식을 봄에 하지 않아?”

“그러게·”

예쁘게 차려입은 봉지연과 진서연이 저택에 마련된 신부대기실로 찾아왔다· 그들을 향해서 다희가 손을 흔들고 가볍게 인사했다·

“가을이야말로 우리에게 의미 있는 계절이잖아·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계절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아? 봄이랑 여름은 우리에게 따분하지·”

찰칵 찰칵-·

여자애들은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정신이 없어보였다· 나? 나 또한 정원에 서서 사람들을 안내하고 인사하고 바쁜 시간을 보냈다·

결혼식은 우리의 저택에서 열렸다· 그 넓은 마당에 우리가 초대한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하고 하얀 테이블 위로 놓인 와인과 디저트 등의 음식을 보며 다들 혀를 내둘렀다·

“돈 좀 썼겠는데·”

“그래서 세 번째 부케는 누가 받기로 한 거야?”

“홍미리 선생님 아니야?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시니····”

“나이로 따지면 강하늘 선생님 쪽이····”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다· 내 정원은 몹시 넓은 편이었는데 그런 정원이 꽉 차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새삼스럽지만 내가 지금까지 시간을 보내며 쌓아온 인연들이 참 많구나 싶어 감탄이 나왔다·

━컹컹···!

━컹컹···!

━붐부붐파우···!

━잉잉야잉·

“정원에 뭔 이상한 동물들이 잔뜩 있네·”

“동물 말고도 이상한 사람들 많지 않아? 저기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여자· 어디서 봤더라·”

“어제 잠을 못 자서 그런가· 피아니스트의 목이 좀 길어보이지 않아?”

많은 사람이 한마디씩 하니까 그 웅성거림이 꼭 군중의 파도 같았다· 날씨는 가을인데 마치 여름처럼 더워서 땀이 뻘뻘 흐르기도 했다·

괜히 야외 결혼식 한다고 그랬나·

9월이라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줄 알았는데 이거 완전 무더위다·

「저출산 괴담」은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고 치지만 「지구 온난화 괴담」은 아직 해결 중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나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보며 그만 눈앞이 아찔해졌다· 결혼식이라는 게 솔직히 실감나지 않고 있었는데 이제야 긴장되기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나· 이제 가족이 생기는구나·

그저 주어진 가족이 아니라 내가 직접 선택한 가족·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하자면 신랑과 신부는 서로 미우나 고우나 하나가 되어 살아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서로 못난 모습을 보여도 하나씩 양보하면····”

주례 선생님의 이야기가 길어졌다· 주례는 서울 교회의 목사님이 봐주셨는데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럼 신랑 신부 서로의 부모님께 큰절─·”

정치인이 되며 더욱 노련해진 정석이 적당히 길어지는 이야기를 끊고 순서를 이어갔다·

한국 최초의 일부다처제 결혼· 부모님이 여럿이었기 때문에 우리의 동선은 꼬일 수밖에 없었고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정말 당황스럽고 부끄럽고 정신이 하나 없었다·

“그럼 행진 후에 사진을 찍고 부케를 던지도록 하겠습니다·”

꿀꺽 여기저기서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 신부들의 손에는 자신들만큼이나 화사한 부케가 들려 있었는데 권수아의 부케만큼은 그 수취인이 정해지질 않은 상태였다·

그야말로 자유투·

“저 꽃을 받으면 연애운이 활짝 핀다는데·”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거라고?”

“올해야말로····”

결혼식장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장엄한 12회 말 2사 만루 3볼 2스트라이크의 야구 경기장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긴장감이 팽팽해졌다·

“에잇!”

마침내 뒤로 내던져진 권수아의 부케· 그 부케를 잡기 위해 수많은 여성들이 뛰쳐나왔다· 순식간에 사람과 사람이 엉키기 시작하는 난장판에 모두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팟-!

그런 난투 끝에 부케를 잡아낸 건 공중으로 높이 떠오른 여성이었다·

“엄마?”

나는 퍽 당황스러웠다·

권수아의 부케를 잡은 게 우리 엄마였기 때문이다·

“왜! 나도 아직 결혼식 못 올렸어!”

“그거 신경 쓰고 있었어?”

엄마의 이야기에 아빠가 당황한 것처럼 얼굴을 붉혔고 나 또한 몹시 부끄러워졌다· 아니 엄마가 부케를 잡을 줄이야·

사춘기라면 한참 지났는데 부모님 때문에 쪽팔리긴 오랜만이었다·

정말 세상에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구나·

“방금 부케 던지기는 무효입니다· 무효· 어머님 부케를 다시 권수아 양에게 돌려주세요·”

결국 하얀 부케가 권수아의 손에 돌아갔다· 이번에야말로 결혼에 도달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자세를 낮추고 잔뜩 긴장했다·

# # #

“아빠 놀아줘!”

“오늘은 나랑 놀아줘야 해!”

“기가노토 어디갔어!”

“컹컹아! 이리 와!”

“컹컹이는 개다람쥐야!”

“늑대거미야!”

━컹컹···!

━컹컹···!

━크르릉···!

━크르릉···!

“히에엑···! 이 구불노이의 꼬리를 잡아당기지 말라는 것이야···! 이 구불노이의 꼬리가 잡아당겨지면 구불구불한 꼬리가 쭉 펴져서 평평노이가 된다는 것이야···!”

그 많던 아이들은 다 어디로 가버린 걸까 궁금했던 적이 많았는데· 요즘은 어디서 이렇게나 많은 아이들이 나타난 걸까 궁금했다·

이 많은 애들은 어디서 오는가· 요즘 개룡의 곳곳에는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아이들이 참 많았다·

“낮잠도 잘 수가 없다·”

문제는 무수히 많은 아이들 덕분에 내가 낮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전혀 없다는 점이었다·

많은 돈으로 신선놀음을 하면서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삶이란 막상 그렇게 생각대로 흘러가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나는 작은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와 그들을 다그치거나 타이르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좋아했다·

내가 지켜낸 나의 일상은 앞으로의 희망찬 시간과 정성을 들인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지만 아주 가끔 아주 가끔 그늘에 도사린 악몽 같은 것들이 고개를 들이밀 때가 있었다·

다들 행복한 걸까? 나는 최선의 선택을 했을까?

지금도 최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 걸까? 더 나은 선택지가 있었던 건 아닐까·

그것은 까닭없는 두려움이었고 내 안에 깃든 근본적인 무서움이었다· 내가 그렇게 떨고 있을 때면 어떠한 여성이 다가와 내 등을 쓰다듬어주곤 했다·

“또 악몽이라도 꿨어?”

그녀는 주희처럼 보이기도 하고 다희처럼 보이기도 했으며 수아 혹은 다른 여성들처럼 심지어 나의 얼굴로 보이기도 했다·

사랑하면 서로 닮는 법이었고 우리는 많은 시간이 지나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나는 우리의 얼굴에서 어리고 겁 많았던 그 시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 시절의 일을 떠올리자 육아의 피로에 지쳤던 내 몸에도 날개가 돋는 것처럼 활력이 솟았다·

“요즘은 어때? 행복해?”

내가 물었다·

무심한 듯이 물었지만 언제나 대답이 두려운 질문이었다· 만에 하나라도 내가 원하던 대답이 들리지 않으면 어쩌지· 나는 여전히 겁쟁이였다·

그런 나를 잘 아는 여성이 자그마한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행복하지·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을 만큼· 우리가 바라던 모든 것이 이루어졌잖아· 전부 네 덕분이야· 그러는 너는 어때? 네 소원은 뭐야? 네가 바라는 것 말이야· 네가 바라는 것들은 이루어졌어? 너는 행복해?”

내가 바라는 것·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어느새 여성들이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고 돌아와 내 주변에 몰려 있었다· 내가 바라는 것은···사실 작고 사소한 것이었다·

“지금은 그냥 한숨 자고 싶은데· 요 며칠 잠을 잘 못 자서····”

“그럼 내 무릎을 베고 누워·”

“내 무릎이 더 푹신하거든? 애초에 영원이가 잠을 못 잔 것도 따지고 보면 매일 밤 너희가···! ”

“진짜 이러다가는 죽는다구욧···! 다들 적당히라는 걸 모르나욧···!”

마구 조잘거리는 여성들의 무릎을 베고 나는 누웠다· 파란 가을 하늘이 높고 바람은 선선하게 불었다·

그런 내 귓가에 여성들의 나긋한 목소리가 울렸다·

“잘자 영원아·”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런 내 앞으로 저 멀리 오랜 옛날의 일처럼 느껴지는 추억 속의 우리가 손을 흔들었다· 그 시절 매일같이 입던 교복이 따분하게 느껴졌던 우리였다·

“얘들아!”

나는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나아갔다· 그날 무더운 여름의 뙤약볕 아래 쓰르라미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꿈을 노래했던 우리였다·

이때의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모처럼의 그리운 꿈에 나는 이 낮잠이 길어지길 바랐다·

당분간 깨어날 일이 없을지도·

그러니까 모두 안녕-·

“아빠 놀아줘!”

“기가노토 어딨어!”

“너구리 켕켕이도 안 보여!”

“얘들아! 아빠 자야하니까 조용히 해야 한다고 했지!”

“저리 가서 놀아! 아빠는 이제 엄마들이랑 놀아야 해!”

“어차피 잠 안 잘 거면 우리랑 놀아욧!”

오우 쉣···!

낮잠 자기는 글렀구만· 하지만 원래 세상이라는 게 그랬다· 낮잠을 자고 싶다는 작고 사소한 소원 하나도 이루는 게 어려운 법이다·

그렇기에 내일은 다를지도 모른다면서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겠지·

“에이 잠은 무슨 잠이야! 다 이리 와! 뽀뽀해줄게!”

와락-!

나는 부드럽고 따스한 나의 장미꽃들을 끌어안았다· 아이들이 와─도망치고 여성들은 아이들 앞이라고 부끄러워하는 나의 따스한 가을날·

나의 청춘은 여전히 뜨거운 태양빛 아래 한창 절호조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저 미츄리에게 여러모로 큰 도전적 작품이었던 숨겨진 흑막이 되었다···

외전도 이것으로 대강 정리된 것입니닷···!!!

내일은 간단한 후기와 함께···

차기작에 대한 간단한 소고 정도로 찾아뵙도록 하는 것입니닷···!!!

그런 의미에서 독자님들께 꿀잠의 부두술을 걸어드립니닷···!!!

하루의 마무리는 잠···!!! 독자님들 모두 아름다운 하루의 마무리가 되는 것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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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Ghost stories, curses, female students… Things I should have nothing to do with became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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