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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ll Stage a Coup Chapter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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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3

영국의 정치가 존 달버그 액튼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 금언은 정치 권력이 아닌 경제 권력에도 들어맞는 이야기였다.

‘정치 권력’을 뜻대로 조종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해진 경제 권력의 폐해는 법을 왜곡하고 사회 공동체의 믿음을 무너트린다. 

그걸 알면서 재벌에 제동 장치를 달아두지 않을 만큼 내가 어리석진 않았다.

미국을 뛰어넘을 도구로 재벌을 선택하긴 했지만 이 도구에도 안전장치는 필요했다.

‘그 첫 번째 수단은 역시 국민연금이지.’

나는 재벌 통제의 첫 도구로 국민연금을 구상했다.

노후를 위한 국민연금으로 기업들의 주식을 사들여 막강한 지분율로 재벌을 통제하는 도구로 삼는다.

물론 이것만으로 재벌을 통제하는 건 어림도 없었다.

힘의 역학에 따라 국민연금이 도리어 재벌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으니 추가적인 안전장치는 필수였다.

둘 지배구조를 개혁해 서구식 이사회 제도를 도입한다.

나는 서구식 이사회 제도를 통해 이사회가 재벌 총수의 거수기에 불과한 한국 기업들의 실태를 교정할 생각이었다.

한 번 틀을 만들어놓고 10년 정도 지속시키면 재벌의 목줄 정도는 되어줄 것이다.

셋 사회 특권층에 대한 징벌적 처벌 규정을 헌법에 삽입한다.

걸핏하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고 나오는 엉터리 처벌 따윈 내릴 수 없게 처음부터 재벌에게 호된 처벌만 내릴 수 있게 해놓으면 총수들도 몸조심하게 돼 있었다.

정경 유착?

하다 잘못되면 감방에 들어가야 할 텐데 쉽게 생각하긴 어려울 것이다.

재벌이 법을 고치면 어떡하냐고?

헌법을 고치려면 개헌을 해야 할 텐데 내 사후에 개헌 작업이 쉬울까?

개헌은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다.

넷 국가 기반 인프라(상하수도 전기 가스 통신 교통)에 대한 민영화는 헌법으로 원천 봉쇄한다.

기반 인프라에 대한 독점만 막아놓으면 사실 국가 단위의 독과점이 국민 생활에 끼치는 피해는 견딜 만한 수준으로 제어할 수 있었다.

나는 이런 구상을 경제 참모들과 밀실에서 논의했다.

“재벌들이 알면 각하에 대한 지지를 거둘 수도 있습니다.”

자기들 목줄에 줄을 채우려 하는 걸 반길 재벌이 어딨겠는가.

하지만 구더기 무섭다고 장을 못 담글 순 없었다.

“당장 이를 드러내는 기업은 없을 거야. 장담하지.”

재벌들은 탐욕스러운 늑대이기에 그 어느 맹수보다도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내가 이성준이 그들을 압도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한 재벌이 반기를 들 일은 없었다.

“그러시다면 금산분리법을 지금보다 엄격하게 시행하시는 건 어떠십니까?”

재벌은 은행을 소유하지 못하는 금산분리법의 적용을 받았지만 보험 증권 등을 이용해 시장에서 자금을 손쉽게 조달하고 있었다.

“그럴 것까진 없네.”

그거까지 막아버리면 한국 재벌들이 미국 기업과 싸울 실탄을 마련하기가 까다로웠다.

재벌에 대한 족쇄는 밀실에서 일주일 이상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쳤다.

그렇게 해서 나온 안을 대정회에 보냈다.

“예? 재벌 규제 법안이요?”

대정회 의원들은 갑작스러운 법령 하달에 깜짝 놀랐다.

“왜? 뭐 받아먹은 게 있어서 곤란한가?”

국회의원이 재벌 기업들로부터 떡값을 얻어먹는 걸 규제는 하고 있었지만 암암리에 벌어지는 일을 모두 막을 순 없었다.

애초에 이 시대는 막걸리 선거의 시대였다.

“그 그건 아닙니다.”

“용돈을 받아먹었든 아니든 그건 내가 알 바 아니네. 나라에 필요한 일이니 신속하게 처리하게.”

대정회는 내 하달 지시를 듣고도 잠시 미적거렸다.

이거 생각보다 재벌의 영향력이 정계에 미치고 있는 모양이었다.

‘누가 주인인지 중심 못 잡는 친구들이네.’

나는 즉시 감사원장을 불렀다.

“각하. 부르셨습니까.”

“대정회 의원 중에 오물 많이 묻은 놈 본보기로 세 놈만 털어.”

“예? 아 알겠습니다.”

내 손발이나 다름없는 대정회라도 내 뜻을 거스르면 가만히 놔둘 수 없었다.

애초에 내 힘으로 배지를 달고 있는 것들이 내 지시를 거스르는 게 말이 되나?

“가 각하께서 우리 당에 조사를?”

“법안 처리를 미적거려서 각하의 심기가 아주 불편하신 모양입니다.”

감사원의 조사가 시작되자마자 대정회는 궁둥이에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보낸 법안들이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개헌을 거쳐야 하는 법들은 개헌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자 전경련 회장이 공관을 찾아와 우려의 뜻을 표시했다.

“각하. 한편에선 기업에 힘을 실어주시고 다른 편에선 기운을 빼는 조처를 내리시면 저희는 어느 장단에 박자를 맞춰야 하는 겁니까?”

징징거리는 꼴이 가소로워서 목소리를 차갑게 깔았다.

“회장님 지금 날 찾아와서 엄살 부리시는 겁니까?”

“가 각하.”

“지금까지 내가 재계에 허락한 게 부족했습니까?”

나는 대한의 기업들을 위해 정말 많은 것들을 베풀어줬다.

이 정도 목줄을 채운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면전에서 들을 이유는 없었다.

“그건 절대 아닙니다.”

“대한이 회장님들에게 손해를 끼친 적이 있었습니까?”

나는 재벌에 정치자금을 대놓고 요구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정부 시책에 협조하라고 옆구리를 찌르며 괴롭히지도 않았다.

“그것도 아닙니다.”

그럼 입을 다물어야지.

“그러시다면 내가 내민 목줄 정도는 받아들여야지요.”

“····”

“회장님도 아시겠지만 나는 믿음을 쉽게 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내가 믿음을 주려면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 그 말입니다. 그런데 회장님들이 이런 조그만 일에 대놓고 반발하시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

“회장님들이 이 이성준이의 믿음을 얻기 싫어하시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지 않겠습니까?”

“각하. 그건 절대 아닙니다.”

내가 믿음 운운하자 그제야 전경련 회장이 머리를 조아렸다.

“내 믿음을 사고 싶으면 목줄을 차세요. 그게 내 조건입니다.”

“각하의 의중을 회원들에게 전하겠습니다.”

전경련 회장은 혼이 빠진 얼굴로 공관을 떠났다.

물론 믿음 운운한 것은 다 입에 발린 이야기였다.

목줄 하나 채운다고 믿음을 보낼 만큼 이 이성준이가 순진한 사람이 아니잖은가.

나는 내 딸 세은이조차 의심하는 시선으로 보던 사람이다.

피도 안 섞인 기업 총수들을 뭘 믿고 신용할까.

오래지 않아 전경련이 백기 투항 의사를 보였다.

“각하의 시책에 전적으로 협조하겠습니다.”

그래야지.

지금의 경제 권력 따위로 내 권력에 비비는 건 어림도 없었다.

경제 권력이 정치 권력에 도전하려면 내가 죽고 난 뒤에나 가능할 것이다.

‘내가 죽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좀 더 늘었겠군.’

나는 창가에 비친 늙은 권력자를 보며 시가를 입에 물었다.

*

재벌들은 이성준의 개혁 조치에도 감히 반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재벌들은 이성준이 요구한 서구식 이사회 제도도 수용할 준비를 했다.

지배 구조를 개선해 지주 회사로 변환하는 작업도 서둘렀다.

“각하께서 한 말씀 하셨다고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아직 어린 재벌의 후계자들은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들의 이런 행동에 의아함을 표시했다.

그들이 보아온 재벌은 세계에서도 통하는 강자들이었다.

“너희는 각하를 모른다.”

재벌들은 이성준이 어떤 존재인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불과 40대 후반의 실전 부대도 쥐지 않은 한직의 육군 중장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손에 넣었다.

이렇게 집권한 군부 권력자는 대개 국정에 어둡고 아는 게 없었지만 이성준은 달랐다.

그는 명확한 청사진을 가지고 국가를 지도했다.

전쟁에서 연전연승하고 경제전쟁에서도 주도권을 잃지 않고 한국 경제를 승승장구하게 했다.

흔해 빠진 군바리?

아니. 이성준은 진정 백마 탄 초인이었다.

이 나라를 초강대국으로 만들 사명을 가지고 이 땅에 내려온 거인이었다.

그가 한 걸음을 내딛기만 해도 세상이 흔들렸다.

그런 거인이 명령을 내렸다.

‘목줄을 차라고.’

그걸 거부하면 믿음을 사기 싫겠다는 뜻으로 간주하겠다는 경고도 보냈다.

거인의 목줄을 거부한다?

그랬다간 무슨 꼴을 당할지 몰랐다.

당장 이성준의 심기를 건드린 국가들이 어떤 꼴이 되었는지 봐도 답은 나왔다.

세계 3위의 강대국이었던 독일을 봐라.

4갈죽이 나고 인재 기술 설비 골수까지 싹 빨렸다.

중화민국?

난징과 충칭으로 갈죽이 나고 초인플레를 두들겨 맞고 박살이 났다.

국가 단위의 집단도 그렇게 됐는데 기업 하나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각하의 뜻을 거스른다는 건 이 나라에서 더 살기 싫다는 말과 같다.”

재벌들은 이성준의 행보를 지켜봤기에 그를 두렵게 생각했다.

감히 맞선다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은 민주주의 시대라고 하지 않습니까? 아무리 총리의 힘이 막강하다 해도 자기 마음대로 다 할 순 없잖습니까.”

“민주주의?”

재벌들은 코웃음을 쳤다.

명목은 그렇지.

하지만 이성준의 힘은 독재 시대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헌법도 마음만 먹으면 바로 고칠 수 있고 행정 사법부에 이성준의 뜻을 받들 심복들이 가득하다.

그뿐인가?

이성준이 무얼 하든 지지할 준비가 된 80% 이상의 콘크리트 지지층과 성공 신화가 그 뒤를 받치고 있었다.

민주주의 시절이든 유신 시절이든 거기에 이성준이란 이름이 더해지면 무조건 ‘독재’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각하가 마음먹은 일을 밀어붙이지 못한 적이 있느냐?”

이성준은 원한다면 국가 구조도 당장 뒤집을 수 있었다.

“잊지 마라. 이 나라는 각하가 기초를 다지고 기둥을 세운 각하의 나라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각하다.”

이성준이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 나라에서 도전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런 어리석은 꿈을 꾸면 무반들의 말로를 맞을 뿐이었다.

재벌들은 후계자들이 헛된 꿈을 꾸지 않도록 그들의 머릿속에 단단히 못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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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ll Stage a Coup

I Will Stage a Coup

Score 9
Status: Ongoing Released: 2024
I’ve been reincarnated into a webtoon of an alternate history, into a chaotic empire. ‘I will overturn this country with my own hands.’ My answer was ‘coup d’é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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