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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Chapter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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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6

쓰레기들을 전부 지워버린 뒤 유나 유렌스토는 자색 마탑주가 되었습니다·

자색 마탑을 해체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 맡긴 뒤에 도망갈 수도 있었습니다만· 고통스러운 추억만이 남은 이곳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단순히 돌아갈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동자들은 도망치거나 죽었습니다· 자색 마탑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의식에 가담하지 않은 이들뿐· 그들에게 있어서 유나는 갑자기 선배와 스승님들을 죽이고 마탑주의 자리에 앉은 괴물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많은 이들이 마탑을 떠났고 남아있는 이들은 몇 없었습니다·

자색 마탑은 휑했으며 남은 마법사들은 유나와 눈을 마주치더라도 침묵을 유지할 뿐 서로 어떠한 대화가 오가는 일은 없었습니다· 

잘 지내볼 생각이 없던 건 아니에요· 유나 유렌스토는 말을 걸어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그저 어린 소녀라는 사실을 알아채 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눈을 뜨고 눈을 감을 때까지· 

혼자 식사를 만들어 먹고 서로 대화를 나누는 마법사를 보며 부러워하고 그날의 악몽을 꾸고 넓은 방에서 홀로 잠에 들고· 

그래서·

그런 생활이 죽을 때까지 반복될 줄 알았는데····

“마탑주님 그러니까 마력을 이렇게 꼬라고요?”

“그 그러니까 이렇 이렇··· 게· 이렇게 해 해서· 으 으응· 서 설명 잘 못해서 미안····”

“뭘 또··· 손 줘 보세요· 손바닥에 마법의 주문 걸어 줄 테니까 그러면 말 더듬는 것도 좀 나을 듯·”

마탑에 좀 이상한 애가 들어와 버려서·

“저리 꺼져···! 나는 남자 안 믿어 누가 엉덩이만 흔들어대면 쫄래쫄래 따라가 버리는 절조 없는···!”

“그럼 2D랑 사랑에 빠지면 되는 거 아닌가?”

“?”

멋대로 마탑을 헤집고 다니더니만·

“너 너 미쳤다고 마탑주님한테···!”

“마탑주님 만나보니까 귀엽기만 하던데요· 그리고 이거 사내 왕따에요 왕따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삭막하게 굴어· 마탑주님! 우리 회식 함 하죠?”

“엣 어 어? 회··· 회식?”

잠깐 휘말리는 듯하더니 마탑의 분위기를 송두리째 바꿔버렸지 뭐예요·

그는 유나와 자탑 마법사들 사이의 가교가 되어주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쌀쌀맞은 눈보라가 치던 자탑은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다른 마탑보다도 정다운 곳이 되었습니다·

연구비 욕심을 내던 건 꿀밤이 마려웠지만···!

어느 날 유나 유렌스토는 그에게 물었습니다· 자신이 무섭지는 않았느냐고· 그리고 이렇게까지 해 주는 이유가 무엇이었냐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뻐서···?”

“으엣·”

“반은 농담이고 제가 그 심정을 잘 알아요· 어렸을 때 외톨이였거든··· 거울 너머에서 자주 보던 표정이라 도와드렸죠· 그 좋은 성격으로 친구 하나 없는 게 아깝기도 했고요·”

“·······”

“좀 더 자신감 갖고 살아도 돼요· 마탑주님은 귀엽고 좋은 사람이니까·”

어쩌면 그때부터였습니다· 그를 의식하기 시작한 게·

묘한··· 감정이 느껴졌던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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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황자는 약간의 소동을 일으켜서 수도기사단을 유인했다· 마침 근처에서 비슷한 사고가 터졌던지라 예비 인력을 남기지 않고 출동했다는 모양이다·

나와 마탑주는 그 틈바구니 사이를 노려 크라운홀을 가로질렀다· 

흑마법사의 머릿속에서 수상한 무언가를 발견한 이후 마탑주의 표정은 내내 우울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걱정은 됐다·

이러다가 우리 유나 스트레스로 얼굴이 반쪽이 되면 어떡하나 싶어서·

얼른 뭐가 나오건 간에 부숴버리고 다시 웃는 얼굴로 만들어주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 생겼다·

그리고 수도기사단 본부 건물 앞까지 도착했다· 여기서 세 블럭만 더 전진하면 문제의 그 저택이 나왔다· 한시바삐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마탑주가 내 소매 끝을 잡아당겼다·

그녀는 고깔모자 챙을 푹 눌러쓴 채로 말했다·

“···왜 따라와 주는 거야? 이거 네 일은··· 아니잖아·”

“우울하다고 땅 파고 들어가면 어떡해요· 섭섭하게 그런 말까지 하고··· 우리가 어떤 사인데 네 일 내 일을 나누고 그런담·”

나는 자세를 낮추고 유나의 볼을 가볍게 꼬집었다·

“그러고 싶어서요· 마탑주님도 그러고 싶어서 저를 도와준 거잖아요? 주고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가 좋아서· 뭘 해 주고 싶으니까 움직이는 거 아닌가 친구라는 게·”

“·······”

모자챙에 가려져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유나의 귀가 살짝 빨개진 건 봤다· 그녀는 잠깐 입을 우물거리더니 내게 말했다·

“역시 그냥 돌아가자·”

“···중요한 일 아니었어요?”

“중요한 것도 맞아·”

유나는 판단의 이유에 대해서 말했다·

“이건 내 트라우마기도 했지만 그래도 제대로 생각하고 판단했어· 흑마법사 측에 승화급 강자가 추가되는 건 위험한 일이야· 그들은 타인의 영혼만 있으면 마력을 무한에 가깝게 사용할 수 있으니까····”

대의와 복수의 문제·

“2황자에게는 미안하지만 내게는 자색 마탑이 먼저야· 2황자랑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좋은 건 맞지만 아직 황위 등극이 확실한 것도 아냐· 배신자 색출이 어쩌면 더 중요할 수 있어· 2황자에게 정치적 짐을 떠넘기고서라도····”

우선순위의 문제·

“그리고 2황자는 내가 멋대로 올라온 사실이 들키면··· 엄청난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말했지만· 정말 수습이 안 되는 일도 아니야· 역모 의심을 받더라도 황제 앞에서 제약을 걸면 돼· 황제에게는 목줄이 있으니까····”

리스크 해소의 문제·

유나는 자신이 저택에 진입해야 하는 이유를 조곤조곤 늘어놓았다· 그러다가 머뭇거리면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런데 그런데 딱 하나· 신경 쓰이는 점이 있어·”

“···뭔데요?”

“네가 위험할 것 같아·”

유나의 갈팡질팡 흔들리던 눈동자가 또렷해졌다· 

“같이 가면 위험할 거야· 그렇다고 나 혼자 가는 것도··· 네게는 손해가 될지도 몰라· 2황자랑 사이 틀어지는 거 싫지···?”

“아니 저는····”

“2황자랑 사이가 멀어지면··· 네 취미생활도 축소될 거야· 응· 아카데미는 그의 힘으로 추천받아서 가게 된 거니까· 아카데미에서 무지 재밌어했잖아· 네 친구인 유리랑도 멀어질 테고····”

“저는 그러니까·”

유나가 내 손을 잡아 왔다· 나보다 작은 손인 데다가 들어간 힘도 솜털처럼 가벼운 정도였지만· 도저히 풀어낼 수 없는 묘한 힘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았다·

“생각해 봤어·”

“·······”

“아무래도 나는 내 원망이나 증오보다 네가 더··· 중요한 것 같아·”

순간 호흡이 멎었다·

나는 당황했다· 갑자기 세차게 심장이 뛰고 얼굴이 확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나는 다급하게 성욕 억제 주문을 걸었지만 의문의 심장 펌프질은 해소되지 않았다·

두근 두근· 심장이 터질 듯이 요동치는 이유가 성욕 같은 게 아닌가 보다·

어떻게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거냐· 잘 모르겠다· 나는 속으로 무척이나 허둥대었는데 부디 내 표정에 당황이 드러나지 않기만을 빌었다· 

그러나 유나는 자신이 해야 할 말을 명확하게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돌아가서 데이트하자···!!”

“·······”

나는 어깨에서 힘을 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까요·”

그녀는 복수의 기회를 포기했다·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2황자 앞에서도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을 정도로 깊은 원한을 나를 위해서 내려놓았다고 한다면·

그 사실을 곱씹으니 안 그래도 터질 것 같이 뛰던 심장이 비명을 질러댔다· 진정해라 진정· 애매모호한 말이잖냐· 호들갑··· 떨지 마라· 

고백으로 받아들였다가 사실 아니면 대체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냐·

깊게 호흡해서 진정하려고 노력했다· 사실 조금도 진정은 안 됐는데 그래도 그런 척이라도 해야 머리가 돌아갈 것 같았다·

우선은··· 데이트 코스를 짤까· 

포기했다고는 해도 속이 많이 상했을 텐데 그러면 적어도 그만큼의 즐거운 시간을 선물해주는 게 도리일 터· 우선 맛집부터 싹 조사해 봐야겠다·

나는 유나의 손을 잡고 방향을 돌렸다· 빨간 뭐시기고 흑마법사고 뭐고 안 간다· 오히려 잘 됐다· 계속 찜찜하지 않았냐· 저건 신 포도였을 거다· 아무튼 함정이었겠지·

손에서 땀이 난다· 되게 신경 쓰인다· 

전생에 여자친구랑 데이트 할 때도 이런 적은 없었는데· 몸 바뀌고 나니까 다한증이라도 생긴 건가· 아닌데····

“돌아가려고?”

우뚝· 움직임이 멎었다·

“뭐 일 있어서 왔던 거 아냐~? 그래도 그렇지 먼저 돌아가려고 하니까 섭섭하네· 나 아까부터 쭉 기다리고 있었거든· 자색 마탑주·”

“·······”

전신을 내리누르는 힘이 내 신체를 구속하고 있었다· 깊은 심해에 맨몸으로 떨어진 것 같은 느낌· 고개조차도 돌릴 수 없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돌아가면··· 아~ 곤란한데·”

“···나는 여기서 어떤 일도 일으키지 않을 거야· 네가 누군지는 몰라도 돌아가·”

“으음~ 그으러면· 범죄 현장을 덮쳐서 그걸 구실로 싸워보려는 작전은 폐기· 다음 작전을 쓸 수밖에 없네!”

“···돌아가라고 말 했어!”

위이이이잉-!

격렬한 엔진음이 들려왔다·

“자 이 주먹으로 너를 밀쳐낼 거야 마탑주· 저항하거나 여기서 싸움을 벌이면 피차 곤란해지겠지? 네 옆에 있는 핸섬 가이가 휘말릴 수도 있고·”

“·······”

“우리는 저 멀리서 도시 밖에서 오붓하게 싸워보자고·”

“···저기 걱정하지 마· 금방 올 테니까 여관에 돌아가 있어· 알겠지?”

유나는 내게 그렇게 말하고는 마력을 끌어올렸다·

────!!

그리고 눈으로 따라갈 수 없는 공방이 있었던 것 같다· 폭음과 섬광이 있던 자리엔 반경 50미터의 크레이터만이 남아 있었을 뿐이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선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허·”

눈 뜨고 데이트 상대를 빼앗겼다·

난데없이 시비를 걸어온 건 수도기사단장인가· 2황자가 거듭 주의를 준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렇게 날치기로 싸움을 걸 줄은 몰랐는데·

“어휴·”

한숨 한 번 내뱉고 여관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승화한 초인들끼리의 싸움 아니냐· 우화도 못 한 내가 끼어들어서 비벼볼 각이 도저히 나오지 않았다·

더럽고 서러워서 내가 우화하고 만다·

나는 텅 빈 거리를 되짚어 돌아갔다· 2황자에 의해 수도기사단도 다른 곳으로 이목이 쏠렸고 수도기사단장에 의해 자색 마탑주도 이탈했다· 

그래서 그런가 이 근방은 사람 하나 사라져도 모를 만큼 조용했다·

이상할 정도로·

“·······”

함정에 빠졌나?

찜찜한 기분은 느끼고 있었다· 무언가 유도당하고 있는 느낌· 그림으로 그린 듯한 동선· 수상할 정도로 던져지는 유나의 과거에 대한 단서· 

그러나 유나가 노려지더라도 내가 보조해 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던 건데····

처음부터 유나가 아니라 나를 노리고 있었던 거라면·

“이상함을 눈치챘나? 감이 좋군 천민·”

“·······”

또각· 또각· 구두 굽 소리·

얇실한 목소리· 족제비같이 생긴 놈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연미복 차림에 레이피어를 허리춤에 매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단독인가·

“내 이름을 기억해 둬라 천민· 나는 레드번 공작가의 차남 로데루스다·”

“자기소개를 할 줄은 몰랐는데· 일을 꾸민 게 레드번이라고 자백하고 있잖아·”

“네 무지를 너그러이 용서하지· 알려주마· 시체에 대고 하는 말은 자백이 아니야····”

놈은 레이피어를 뽑아 들었고 돌격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예쁜 사람을 보면 기억을 잃어버린대요· 제가 얼마전에 아크릴··· 헛·

뭔가 했던 말을 또 하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자 그러면 토요일이 찾아왔으니 또· 월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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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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