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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GB Chapter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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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상관없지는 않다·단지 알고 있을 뿐이다·납치범의 요구를 다 들어준 이들의 말로가 대부분 어떠한지·이런 새끼들은 만족이란 걸 모른다·

하나를 내어주면 둘을 바라고 둘을 내어주면 셋을 원한다·그렇기에····

“베헬—라아아아아아아아!!”

이런 새끼들을 이기는 방법은 오직 하나뿐이다·콰직-!!!!정말이지 온 힘을 다해 이마를 들이박고서 이마를 떼지 않은 채 녀석을 응시한다·

“잃을 게 많은 놈은 못 이긴다고?”

그럴 리가·아무래도 이놈이 뭔가 단단히 착각한 듯한데····

“애초에 난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어·”

“····”

“아무것도 잃지 않고서·”

나는 이한수이며 비요른 얀델이다·한 사람의 플레이어고 동시에 삶을 위해 투쟁하는 전사다·

미궁에서는 방패를 들어 동료를 지키는 것이 내 역할이기에 그 어느 상황에서도 도망치지 않았다·

내가 걸어왔던 길들이 알려주었으니까·도망치는 것으론 그 무엇도 지킬 수 없음을·

“····”

어딘가 질린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이백호를 신경질적으로 밀쳐낸 뒤 다시금 말을 이어갔다·

“이백호 내가 무언가를 잃으면 너도 무언가를 잃을 거다·”

참고로 미리 말해두는데·

“잃을 게 없다는 말은 하지 마라·”

“····”

“난 네가 가장 바라는 간절한 하나· 그걸 빼앗아 갈 거니까· 무슨 수를 써서든·”

이백호는 내가 말을 이어가는 동안에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단지 내 각오가 진심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듯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그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왜 못 할 거 같아?’ 같은 말은 일절 뱉지 않으며 묵묵히 녀석을 노려보았다·

이 역시 치킨 게임이었다·서로가 서로를 파멸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 어느 쪽의 배짱이 더 좋은가·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긴 시간은 필요치 않았다·

이백호 이놈은 오히려 나보다 더 이성적이거든·

“···그래서 뭘 어떻게 하면 되는 건데요·”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 이백호가 기가 꺾인 목소리로 물었다·

“합의금을 원해요? 아니면 피? 정 그러면 힐러나 탱커 정도는 내줄 수 있는데 저 할배는 안 돼요· 만약 원한다고 하면 저도 끝까지 가는 수밖에 없고요·”

그래 파멸할배는 어떻게 해서든 양보할 수 없다 이거지····

“아! 중성화도 마찬가지니까 말도 하지 말고요!”

새끼 끝까지 입은 살아가지고·한 걸음 물러선 이백호를 보며 나는 어찌할까 잠시 고민했고 답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제안은 내가 하는 게 아니야·”

“···?”

“부탁하는 쪽에서 하는 거지· 엎드린 자세로·”

내 말에 이백호는 어딘가 자존심이 상한 듯 이를 악물었다·그러나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내 말을 따르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까?

“함부로··· 남작님을··· 겁박해서··· 죄··· 송합니다·”

이백호가 이를 악물고서 나오지 않는 말을 억지로 끄집어내듯 말을 이어간다·

“오늘 제가 한 실수를··· 이번 한 번만 봐··· 주신··· 다면···· 용서해주신 보답은 섭섭치 않게 치르겠··· 습니다····”

단 한 번도 사과라는 걸 해본 적 없는 아이처럼 어색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왠지 어처구니가 없어 헛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으며 일단 손바닥으로 뒷통수부터 후려쳤다·퍼억-!

“아니! 사과도 했구만 왜 때리는데요! 뭐 사과도 안 받아주겠다 이거예요?”

거 적반하장은·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예?”

“그냥 그러고 싶은 기분이었다·”

어휴 속 시원해·

감회가 남다른 걸 넘어 새롭다·저 뚱한 얼굴을 보고 있자니 지난 날의 설움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달까·

[흐음 이상하네· 네가 이름을 날리긴 했어도 GM놈이 관심을 가질 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

[대답 안 하면 그 적묘족 죽인다?][갑자기 되게 친절해졌네?]녀석이 내가 ‘이한수’인 걸 모르던 때부터 시작해·

[미안한데 역시 냐옹이는 못 돌려주겠어요·][바바리안으로 살더니 귀까지 먹었어요?][혼자 정상인인 척하지 말라고· 역겨우니까·]

진실을 알고서도 서슴없이 꼴통을 깠던 일들까지· 

그 모든 사건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에 펼쳐지며 뭐라 형언하기 어려운 짜릿한 희열감이 전신을 뒤덮는다·

‘이놈에게 사과를 받다니····’

물론 진심이 섞이지 않은 사과이긴 하지만··· 애초에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 일이 어디 흔한가?나로서는 이 정도면 만족이다·

‘진정성’이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그럼··· 여기서 끝내는 거죠···?”

이내 이백호가 잘못을 저지른 강아지처럼 힐끔 쳐다보며 묻는다·뭐 사실 내가 할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이백호에게 이렇게 매번 휘둘릴 바에는 ‘잃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강경하게 나가는 게 옳다고 여겼지만·

나라고 이백호랑 끝까지 가는 게 좋을 리 없지 않나·

“사실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요? 그냥 좀 몇 가지 물어볼라고만 했지····”

그 끝에 승자란 없다·오직 지옥 속에서 살아남은 패자만이 있을 뿐·‘그래도 오늘은 이놈이 먼저 물러났으니까····’

여기서 한 번 더 욕심을 부리며 압박하는 것은 이성적으로 좋은 판단이 아니다·지금부터 내가 해야 하는 것은 단 하나·

“그리고 사건의 발단은 남작님이잖아요? 애시당초 그 늙은이랑 그 안에서 뭔가 수상쩍은 짓거리를 하다 늦게 나온 것만 아니었으면—·”

“헛소리는 거기까지·”

습관적 남 탓을 시작한 이백호의 말을 끊으며 단호히 얘기한다·

“여기서 끝낼지 말지는 섭섭하지 않게 치른다고 했던 그 ‘보답’이 뭔지 확인한 후에 결정하겠다·”

쉽게 말해 대충 넘어갈 생각 말고 내가 만족할 만큼 합의금을 내놓으라는 뜻·

“얼마면 되는데요? 아 현물로도 지급 돼죠? 현금은 제가 많이 안 들고 다녀서·”

이백호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지만 나는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야 선제시는 아쉬운 쪽에서 하는 거잖아?

“····”

그렇게 입을 꾹 다물고서 빤히 쳐다보고 있자니 이백호가 조심스럽게 먼저 제안을 해온다·

“···인당 2억 스톤 어때요?”

새끼가 이 상황에서도 아끼고 싶나·

“인당 3억 스톤·”

어림도 없다는 듯 단호하게 말하자 이백호가 땅이 꺼지랴 또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요· 3억 스톤·”

“아 너랑 저 할배는 7억 스톤이다·”

파멸할배를 가리키며 말하자 이백호가 말도 안 된단 것처럼 발끈했다·

“···뭐요? 아니 대체 왜?”

진짜 이유를 몰라서 묻나?

“저자를 여기서 죽이지 않는 건 우리로서 엄청나게 양보를 하는 것이니까·”

“····”

“돈이 부족하면 차라리 저 둘을 포기해라· 다른 건 몰라도 이 부분에서는 타협할 생각이 없으니·”

협상의 여지가 없도록 통보하듯 말하자 이백호도 별다른 말은 하지 못했다·

단지 저 뒤에 있는 에르웬을 한 번 쳐다본 뒤 내심 납득한 것처럼 힘없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알았어요· 내면 되잖아요· 20억 스톤·”

“그럼 얘기는 끝이군·”

“할배! 반은 내가 낼 테니까 반은 할배가 내!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패자를 우두머리로 둔 구성원에게 무슨 권리가 있겠나? 마음대로 하게·”

“아 진짜 내가 이러고 싶어서 이랬어?”

리더로서 현 상황을 모두 책임질 생각은 추호도 없어 보이는 이백호·파멸할배와의 대화도 참 꼴불견이었으나 ‘진짜’는 그 뒤에 남아 있었다·

“맞다 그리고 너희 둘 목숨값은 그냥 너희가 내라?”

“···그 그게 무슨 말이오? 백호?”

이백호의 지시에 팔 한쪽까지 버려가며 몸 바친 아우레스가 배신감에 찌든 목소리로 반문했으나 이백호의 뻔뻔함은 세계 제일이었다·

“그럼 뭐? 내가 내? 너희도 다 어른이잖아? 자기 목숨은 자기가 알아서 챙겨야지?”

“····”

“응? 그리고 머리가 있으면 생각이란 걸 좀 해봐· 나는 지금 너희 다 버리고 도망치려고 하면 도망칠 수 있는 입장이라니까?”

“····”

보고 있는 나조차 할 말이 없게 만드는 기적의 논리를 펼치는 이백호·저딴 걸 리더라고 둔 제이나와 아우레스의 심정이 어떠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한데 막상 저 둘에겐 익숙한 상황이었을까·

“···됐어요· 바랄 걸 바라야지· 내 건 내가 낼게요· 저 인간한테 빚지는 것도 사양이니·”

“···그 그럼 나도 내가 내겠소이다·”

단지 체념한 기색으로 별말 없이 수긍하는 둘·그렇게 일행 간의 의견 조율이 끝난 후에는 본격적으로 합의금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베르실과 GM의 도움을 적잖게 받았다·

“아니 오우거 가죽 갑옷이 어떻게 2천만 스톤이야! 거래소에 떨이로 올려도 4천만엔 팔릴 텐데!”

“거래소 수수료 그리고 팔리길 기다리기까지의 수고 비용 등등을 포함해서 책정했어요·”

“뭐? 장난쳐? 수고 비용이 대체 얼마인데!”

베르실과 GM은 합의금으로 지급되는 현물들을 후려쳤고 이에 이백호가 반발하거나 하면 즉시 나를 호출했다·

“저··· 단장님?”

“남작님 잘 왔어요· 남작님도 말이 안 된다 생각 하죠? 오우거 가죽 갑옷이 어떻게—·”

“우리 가격 책정이 맘에 들지 않으면 그건 나중에 직접 팔든가 하고 오늘은 현금으로 지불해라·”

“····”

“현금으로 지불할 능력이 안 되면 그냥 잠자코 있고·”

“아 어쩐지 2억 스톤 불렀을 때 1억 스톤밖에 안 올리더라니····”

그제서야 내가 가격을 더 높이지 않은 진짜 이유를 깨닫고서 궁시렁거리는 이백호·다만 후려치는 것까지 가격에 포함되어 있다는 걸 인지하고서는 더 이상 불만을 내뱉지 않았다·‘

···어마어마하긴 하네·’그렇게 합의금 정산이 끝나고 최종 집계를 해보자면·‘현금이 7억 스톤·’의외로 현금이 엄청나게 들어왔다·

현물을 내놓아봤자 헐값으로 감정된다는 걸 깨닫고 있는 현금 없는 현금을 싹 다 끌어모은 것인데····‘몬스터 부산물이 4억 스톤·’

부산물의 경우에도 말이 4억이지 천천히 시중가로 다 처분을 한다면 최대 2배까지도 더 이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진짜 소득은 따로 있겠지만·‘장비가 9억 스톤·’물론 장비의 경우엔 부산물만큼 후려치는 건 할 수 없었다·다만 세상에는 존재하는 법이다·

단순히 돈이 있다고 구할 수 없는 귀한 장비들이· 

‘No· 696 레인드리스의 황궁·’이거는 ‘신목궁’을 요정족에 반납하고서 대충 아무 활이나 끼고 있던 에르웬에게 주면 될 거 같고·

‘No· 989 순환의 보주·’부상을 입지 않은 상태에서 자원 회복 속도를 크게 높여주는 이건 마법사인 베르실이 차면 될 거 같다·

사실 신관이 꼈을 때 가장 높은 효율이 나오는 아이템이긴 하지만 우리 클랜엔 신관이 한 명도 없으니까·

이건 나중에 신관 영입이 끝나면 그때 넘겨줘도 되는 거니까·

‘No· 1001 알론소의 여행 가방·’사실 이게 나는 제일 의외였다·앞에 장비들보다 번호는 낮을지언정 어찌 보면 이게 더 희귀하다고 봐도 무방하니까·

“가방? 허리끈에나 달아 놓을 정도로 작은 크기인데· 아공간 가방 같은 건가요?”

“아니 이건 부적형 아이템이다·”

가방 형태의 장비라서 헷갈리는 일이 있지만 알론소의 여행 가방은 부적이다·정확히는 인게임에서 ‘Charm’이라는 영문명으로 표기가 되던 파츠·

“부적이라면··· No·9999 초심자의 행운 같은 거네요?”

“그래·”

참고로 우리 클랜 중에 부적형 아이템을 소유한 것은 아이나르뿐이다·

처음 사냥한 마물에 한해서 정수가 나올 확률을 늘려주는 부적인데 귀속템이라 앞으로 영원히 빼거나 다른 걸 끼는 건 불가능하다·

No· 1001 알론소의 여행 가방과 달리·

“그럼 이건 효과가 뭐죠? 솔직히 말해서 짐작이 가는 게 없어서····”

베르실의 물음에 답한 것은 아멜리아였다·

“마물들에게 공격받지 않을 확률을 올려주고 반경 내에서 마물이 사망 시 추가 마석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거로 알고 있다·”

의외로 아이템 쪽으로는 얘가 박사란 말이지·그 있지 않은가?어린애들이 발음하기도 어려운 공룡 이름들을 척척 외우는 거·딱 그런 느낌이다·

다만 [던전 앤 스톤]의 전문가로서 설명에 추가를 좀 하자면····‘공격받을 확률을 낮춰준다기보다는 위협 수치 자체를 내려주는 식이지·’

따라서 탱커인 나는 절대 낄 수 없는 부적이다·심지어 하락하는 수치가 고정 값이 아니라 퍼센테이지를 쓰기도 하고·

‘위협 수치가 40% 정도 감소했었지 아마?’여하튼 팀 내에 하나쯤은 있으면 좋은 아이템을 얻었다·

위협 수치야 어쨌든 앞으로는 미궁에서 몬스터를 잡을 때마다 추가 마석이 드롭되는 것이니·

‘영구적으로 마석 소득이 1·5배 증가한 셈인가·

’이건··· 누구에게 줄지 나중에 한 번 더 생각을 해보긴 할 테지만 당장은 제일 약한 아우옌한테 주는 게 나을 거 같다·

“자 그럼 된 거죠? 오늘 실수는 이거로 끝인 거예요? 서로 뒤끝 하나도 없이?”

“물론이다·”

“하··· 진짜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그럼 저희는 이만 갑니다?”

“잠깐 어디로 가려는 거냐?”

합의금 정산이 끝나자마자 자리를 뜨려는 걸 황급히 붙잡자 이백호가 뭐가 문제냐는 표정을 짓는다·

“왜요? 우리 일은 다 끝난 거 아니였어요?”

“그래도 물어볼 수는 있는 거 아니냐?”

“저도 몰라요· 원래 계획은 저 마법진을 고쳐서 도시로 돌아가는 거였는데···· 어쩌겠어요? 어차피 지금 돌아가봤자 할 수 있는 것도 없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원래 계획’을 실행하려 한다면 그 늙은이가 이놈을 ‘처분’하려 들 게 분명하단 거지만·그건 중요한 건 아니니까 둘째치고·

“그래서 어디를 가려는 거냐?”

“아무 데나요· 여기서 남작님이랑 같이 하하호호 웃으며 같이 돌아다닐 순 없잖아요?”

음 사실 나는 그것도 염두에 두고 있긴 했는데·그도 그렇잖아?

[이계에서 온 악령 ‘————’가 세 명의 동료를 잃고서 비로소 본인이 나아가야 할 길을 깨달았다·]

이놈들을 동료로 만들어서 데리고 다니면 제물로 바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러니까 잡지 마십쇼· 뭔 말을 하든 남작님이랑 같이 다닐 일은 없으니·”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저놈이 나랑 같이 다닐 거 같지는 않고····

‘오케이 이건 깔끔하게 포기·’어차피 잘 될 거라고 생각도 안 했다·애초에 어떤 상황에서든 내가 이놈들을 진짜 ‘동료’라 여길 거 같지도 않을뿐더러····

진짜 ‘동료’라 여기게 되면 의미가 없어질 테니까·

“카악! 퉷! 그럼 이만 가요·”

이후 이백호는 재수 옮붙은 사람처럼 가래침을 뱉으며 동료(?)들을 이끌고 사라졌다·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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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orn Yandel the Barbarian

Bjorn Yandel the Barbarian

Score 9.5
Status: Ong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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