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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GB Chapter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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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래서 그자와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다시금 묻는 그 질문에 나는 잠시 주저했다·과연 내가 거기서 본 기록들을 얘한테 말하는 게 옳을까?어차피 바꿀 수도 없는 거·

괜히 얘까지 심란하게 만들기만 하는 건 아닐까·그런 생각이 들어 처음엔 입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마음가짐이 바뀌기까지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그야 이백호를 보면서 배운 게 딱 하나 있거든·

“에밀리· 네가 들어야 할 얘기가 있다·”

세상 모든 걸 혼자 떠안을 필요는 없다·

결국 아멜리아에게 말했다·아우릴 가비스가 나에게 보여 준 ‘기록’에 대해서·

[이계에서 온 악령 ‘————’가 세 명의 동료를 잃고서 비로소 본인이 나아가야 할 길을 깨달았다·]

세 명의 동료를 잃는 미래·아멜리아는 이 얘기를 듣고서 ‘기록’이 얼마나 절대적인지 그런 것에 대해서는 일절 묻지 않았다·

그야 얘는 나랑 직접 경험을 해보았으니까·과거 시대에 떨어져 역사를 바꾸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온갖 고생을 다 했었다·

“그때처럼 비트는 방식은··· 아무래도 어렵겠군·”

얘기를 듣고서 잠시간 생각 정리를 하듯 침묵하던 아멜리아가 처음으로 꺼낸 말이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그 방식을 쓰려면 나 자신을 속여야 하는 거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꼬마가 아니라·”

나도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아멜리아가 아주 작게 투덜거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꼬마는 아니었다마는·”

뭐라는 거야·나이에 비해 똘똘하긴 했지만 지금에 비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꼬마 맞구만·

오랜만에 귀여웠던 응애 시절 아멜리아가 떠올라 피식 웃고 있자니 아멜리아가 진지한 표정으로 한 가지를 물어왔다·

“그런데 미래의 기록이 확실한 건가?”

“무슨 뜻이냐 그게?”

“정확한 시기가 언급되어 있던 게 아니라고 했으니까· 어쩌면 이미 벌어진 ‘기록’일 수도 있단 생각을 했다·”

오?“리올 워브 드왈키· 그 마법사를 시작으로 지금껏 여러 동료들을 잃지 않았나· 물론 그들 전부를 합치면 세 손가락으로는 어림도 없겠지만···· 

어쩌면 그들 중 네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던 세 사람을 말한 걸지도 모른다·

”제법 그럴듯한 가설이었다·아우릴 가비스가 남긴 말만 아니었다면 말이다·[기록석에 기록되는 방식을 보았을 때 이 또한 분명 하나의 사건일 걸세·]

쉽게 말해 한 명씩 카운트 되는 게 아니라 한 ‘사건’ 속에서 세 명이 죽게 된다는 뜻·물론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자면 그렇다는 것일 뿐·

세상에 100%는 없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수백 개의 파편석을 모은 늙은이가 한 말인 만큼 한 귀로 흘려듣는 건 쉽지 않았다·

보아하니 그 말을 들은 아멜리아도 마찬가지인 듯하고·

“···그렇다면 아직 벌어지지 않은 기록일 가능성이 높겠군·”

다시금 심각한 눈빛으로 고민을 시작한 아멜리아는 계속해서 이런저런 추측들을 내놓았다·그중 가장 참신한 의견은 이거였다·

“분명··· 잃는다고 적혀 있다고 했지? 그런 거라면 해석의 여지가 있다·”

정말 말 그대로 동료를 잃는 걸 뜻하는 경우·이 경우에는 결국 그 어느 누구도 죽지 않고 끝날 수 있단 것인데····

‘진짜 저 말처럼 되면 얼마나 좋을까····’암만 희망 회로를 굴려봐도 불길한 예감이 뇌리에서 떠날 기미는 없다·

과거에 겪은 수많은 경험들이 직감의 형태로 이미 나에게 답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그럴 리가 없다는 걸·불길한 예감은 항상 들어맞는다는 걸·

“···얀델?”

“아 미안하다· 잠깐 생각 좀 하느라· 의견 말해줘서 고맙다· 전부 다 일리가 있더군· 하지만 그래도 최상의 상황보다는 최악을 가정하고 움직이는 게 나을 거 같다·”

“세 명이 죽는다는 가정하에 대책을 마련하잔 말이군·”

“그래 대책이 있을는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런 내 부정적이고 체념적인 말에 아멜리아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그도 그렇잖아?암만 발버둥치고 뭔 짓을 해봤자 결국에 ‘기록’은 이루어진—·

퍽-!그때 아멜리아가 내 이마에 딱밤을 놓았다·딱히 아프지는 않았고 오히려 날 때린 저 손가락이 더 아프지 않을까 싶었지만····

‘얘가 갑자기 왜 때린 거지?’얼떨떨한 감정으로 아래를 내려다보자 어딘가 화난 듯한 표정의 아멜리아가 보인다·

“대체 왜 벌써 포기를 하는 거지?”

“···응?

“비요른 얀델 너였지 않나·”

“····”

“나조차 나를 포기했던 그때·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서 어떻게든 방법을 만들어냈던 건·”

이내 아멜리아가 내 한쪽 어깨를 부여잡고서 얼굴을 가져다댔다·그리고····

“그러니 다신 그런 표정 짓지 마라 비요른 얀델· 아무것도 몰랐던 그 꼬마 아이에게 너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영웅이니까·”

그 말을 듣는 순간 왠지 모르게 몸이 떨려왔다·참 희한한 감각이었다·

도시 사람들이 영웅이라 부르고 어려울 때마다 내게 무언의 기대를 해오고 그럴 때면 늘 부담스럽기만 했었는데·

“····”

영웅이라는 그 단어가 오늘만큼은 부담스럽게 들리지 않는다·물론 어딘가 굉장히 낯간지럽기는 하지만·

내가 영웅이 아니란 걸 나부터가 잘 알고 있기도 하지만·

“····”

하지만·그래도·무언가·내 비루한 말솜씨로는 잘 설명하긴 어렵지만·두근-!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며·

“····”

무엇이든 해도 괜찮을 것만 같은 기분·하나 애석하게도 그 기분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으음··· 아저씨···? 일어나셨어요···?”

“···크흠흠!”

어휴 큰일 날 뻔했네·***

에르웬을 시작으로 다른 동료들도 하나둘 깨어나며 아멜리아와의 대화는 잠정 중단·결국 두 번째 기록에 대해서는 말도 꺼내지 못했다·

[·········논이 불타오르던 날 이········· ··· 악령 ‘————’가 믿······ 동료···게 배신······다·]

황도 카르논이 불타오르던 날 믿고 있던 동료에게 배신당한다는·내가 그런 해석을 하게끔 만들었던 바로 그 기록·

‘···차라리 말 안 하는 게 나으려나?’오늘은 타이밍이 어긋나 미처 말하지 못했지만 그냥 이것 하나는 나 혼자만 알고 있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애초에 내 해석이 맞는지도 알 수 없을뿐더러····‘맞다고 해도 이걸··· 바꾸는 게 가능한가?’오히려 전자의 경우보다 이게 더 힘들어보인다·

설령 누가 배신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 한들 뭐 어떻게 하겠는가· 암만 미리 잘해주고 설득을 한다고 해서 마음이 바뀔 리 없을 것이다·

그렇게 쉽게 풀리는 문제였다면 ‘기록’이 되지도 않았을 테니까·‘앞서 얘기한 것만으로도 머리가 복잡할 텐데 이것까지 더할 필요는 없겠지·’

어차피 지금 당장 말할 만한 타이밍도 아닌 터라 솔직히 터놓고 상의를 해볼지 말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고민하기로 했다·

그야 모든 일엔 우선 순위가 있는 거니까·

“어쩌다 보니 내가 다 깨워버린 격이 됐군····”

에르웬이 깨어난 나를 발견하고 호들갑을 떤 덕분에 어느덧 정신을 차려보니 자고 있던 동료들이 모두 다 깨어난 상태였다

·“비요르으으으은—!!!”

“그래 그래 아이나르· 나도 반갑다·”

“몸은 좀 괜찮소? 코도 안 골고 죽은 듯이 자서 다들 걱정 많았소·”

“이제 괜찮다· 좀 피곤했을 뿐이니 걱정 마라 카이슬란·”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단장님· 마님들···· 아니 다들 단장님을 많이 걱정했습니다·”

“근데 아우옌· 너는 좀 살이 찐 거 같군?”

“그 그렇습니까? 죄송합니다····”

“뭐 죄송할 것까지야· 지금이 훨씬 더 보기 좋군· 앞으로도 잘 챙겨먹고 다녀라·”

“예!”

그렇게 정신없이 한 명씩 안부 인사를 나누고 덕담을 나누기도 잠시·나는 일단 주변을 조용히 시켰다·

그야 아무리 친한 사이어도 이런 건 확실하게 말을 해야 하는 법이니까·나는 우리 아나바다 클랜의 단원들 모두를 상대로 말했다·

“일단 미안하다는 말부터 하겠다! 괜히 나 때문에 이 위험한 성벽 바깥까지 나오게 해서 정말 진심으로 미안하다!”

진심을 다한 사과에 기사 출신 탐험가 카이슬란이 피식 웃었다·

“미안할 게 뭐 있소? 우리 모두 탐험가인데·”

“성벽 바깥을 탐험할 기회가 있다는데 당연히 냉큼 달려가야지요·”

카이슬란의 말에 능청스럽게 맞장구를 치는 제임스 칼라·둘 다 한 조직의 지휘관 출신이라 그런가?

이럴 때 어느 말을 해야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는 듯했다·뭐 그래도 할 말은 계속 해야겠지만·

“그리고 고맙다! 너희가 아니었으면 정말로 위험할 수도 있었을 텐데 덕분에 살았다!”

그 말과 함께 허리를 숙이자 어째선지 주변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음 날 놀리는 거 같진 않은데····

“···왜 웃지?”

내 물음에 리리스 마로네가 어깨를 으쓱했다·

“덕분에 살았다고 말한 거치고는 그때 봤던 상대들 표정이 죽을 맛이었어서요·”

“맞소이다! 다들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던데?”

“마공학자에게 듣기로 몇 시간을 넘게 싸우고 있었다 하던데····”

“비요른은 무적 최강의 위대한 전사다아아아!!”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가?얼굴에 금칠을 해주는 단원들을 보고 있자니 왠지 뭔가 멋쩍으면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다들 주목! 아직 말 안 끝났다!”

이내 한 번 더 주변을 조용히 시키자 베르실이 사람들을 대표해 내게 말해온다·

“그만하셔도 돼요· 미안할 것도 감사할 것도 없어요· 당연한 일인 거니까·”

어···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긴 한데·

“사죄하거나 감사인사를 하려는 게 아니다·”

그건 아까 다 끝냈잖아?구태여 또 할 필요가 뭐 있어·

“네? 그럼···· 아 앞으로에 대해서 회의를 하려고 하는 건가요?”

음 그것도 하기는 해야 하는데·

“틀렸다·”

회의를 지금 당장 시작할 생각은 없다·그야 위험한 성벽 바깥까지 날 찾겠다고 와준 사람들이잖아?암 말 몇 마디로 넘어가는 건 염치가 없지·

“그럼 뭘 하시려고요···?”

“전리품 정산·”

“···?”

“이번에 잔뜩 뜯어내지 않았나! 게다가 이것 말고도 이것저것 얻은 것들이 많다! 쫙 늘어놓을 테니 필요한 게 있으면 말만 해라!!”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는 것·

그것이 우리 클랜의 정신이다·***

전리품 정산은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다·그도 그럴 게 이번에 얻은 전리품들 대부분이 현물이었을뿐더러····

“저도 안 쓰는 물건들이 있는데 공동 재산으로 내놓고 싶습니다· 혹시 필요한 분들이 있으면 쓰시라고····”

“어? 그러면 저도요!”

“나도 몇 개 있기는 한데····”

이번에 얻은 물품만이 아니라 단원 개개인들도 안 쓰는 물건들을 하나둘 꺼내며 규모가 점점 커졌다·

물건을 전부 쭉 정리했을 때는 작은 시장통이 떠올랐을 정도·

“특이하긴 하네요····”

“뭐가 특이하단 거냐?”

“그냥 이 모습들이 전부 다요· 세상 어느 클랜에서 단원들이 자기 물건들을 저렇게 서슴없이 내놔요? 다 팔면 비싼 값을 받을 물건들인데·”

음··· 그건 그렇지·나야 클랜 생활을 한 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베르실 얘는 나름 중대형 클랜에서 오래 지냈으니 더욱 이상하게 느껴지긴 할 거다·

“아 단장님부터가 특이하니까 당연한 건가?”

“뭐라는 거냐· 너도 가서 필요한 게 있는지 찾기나 해라·”

“안 그래도 그럴 예정이었어요·”

이후 베르실까지 시장통으로 들어가 물건을 고르기 시작하고 그런 동료들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때였다·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거지?”

에르웬이 깨어나며 대화가 끊겼던 아멜리아가 내 옆으로 다가와 다시금 말을 걸어온다·

“음 당장은 너도 물건 구경이나 하는 게 어떠냐?”

“그런 얘기를 들어버렸는데 눈에 들어올 거 같나?”

어··· 그것도 그렇긴 하지·

“혹시 짐작이 가는 상황이 있나? 세 명이 죽을 정도라면 보통 위험한 상황이 아닐 텐데· 너와 달리 난 아직 성벽 바깥에 대해 잘 모르니까·”

다행인지 아닌진 알 수 없지만 그 질문을 듣자마자 사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있기는 했다·

[진짜 진짜 무시무시한 괴물이요·]이백호가 말했던 성벽 바깥에서 나타난다는 바로 그 괴물·

[딱히 서식지는 없는 거 같아요· 어디로 가든 결국 나타났거든요· 한 번 등장할 때마다 아무것도 못하고 수천 명씩 죽는데·······]

그 무시무시함을 제외하고서 내가 그 괴물에 대해 알고 있는 건 딱 하나다·

그 괴물은 주변에 사람이 많을수록 그리고 성벽 바깥에 오래 머무를수록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

솨아아아아아아아-마치 조건이 충족되면 나타나는 계층군주처럼·

오밤중에 열렸던 ‘아나바다 장터’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 이어져 아침이 밝아올 때쯤에야 끝났다·

‘이런 방식도 나쁘진 않네·’

장터에서 전원이 코어 아이템을 얻는다든가 하는 그런 건 아니었으나 그래도 모든 단원의 장비가 적어도 한두 개는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었다·

‘장터 한 번에 클랜의 전력이 5% 정도는 상승한 셈인가····’자율 분배 같은 느낌인지라 처음엔 좀 고민이 됐는데 이 방식을 택하길 잘했다·

이 정도면 나중에 또 장터를 열어도 될 거 같달까·

“후후··· 처음 보는 방식의 분배지만 마음에 드는구려·”

“그보다 일단 재밌지 않습니까?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물건을 나눈다는 발상이· 왠지 더 끈끈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는 이게 우리 클랜만의 전통이 될 수도 있겠네요·”

모두가 호평 일색인 걸 보니 앞으로도 아나바다 장터를 계속 열어도 문제는 없을 듯하다·

뭐 대형 클랜의 부단장이었던 제임스 칼라의 조언은 명심하고 있어야 하겠지만·

“그래도 규모가 더 커지면 조심해야 할 겁니다· 지금 우리들이야 딱 필요한 물건만 가져갔지만 언젠가 욕심 많은 사람이 들어올 수도 있으니·”

사실 인지만 하고 있을 뿐 벌써부터 크게 걱정이 되거나 하진 않는다·그런 놈이 활개를 치게 둘 만큼 내가 호락호락한 사람도 아닐뿐더러····

애초에 그런 놈들을 받을 일 자체가 없을 거 같거든·

“자! 피곤할 수도 있겠지만 다들 모여봐라!”

모두 오밤중에 깨어나 아침까지 밤을 샌 격이지만 이 정도 피로야 탐험가에게는 일상다반사인 법·날도 밝았겠다 바로 다음 일정을 시작했다·

“다 같이 의논할 사항이 있다!”

일종의 수뇌부 회의였다·물론 우리 아나바다 클랜은 숫자가 적어 수뇌부랄 게 없지만·

“너희들도 알고 있겠지만 성벽 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마법진은 파손이 된 상태다·”

아무튼 본격적인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단원들에게 현재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법진이 파손 된 것·성벽 바깥에 존재하는 마물의 특징·

그리고 드넓은 세상으로 떠났던 노아르크 놈들이 제발로 도시로 돌아오게끔 만든 그 ‘괴물’의 존재까지·

알아야 할 사항들을 쭉 설명하고 있자니 자연스레 재료만 있으면 GM이 귀환 마법진을 고칠 수 있단 것까지 얘기가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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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orn Yandel the Barbarian

Bjorn Yandel the Barbarian

Score 9.5
Status: Ong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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