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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Chapter 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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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의 무기복제자 487화

132장 황금 사과(8)

필리가 본 예지. 누군가의 죽음.

그런 종류의 예지를 지금껏 본 적이 없기에, 필리는 신경이 곤두섰다.

무엇보다 프론디어가 죽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은 그녀에게 최우선으로 짚어봐야 할 문제였다.

하지만 이번 예지는 지금까지와는 여러모로 다르다.

언제나 ‘느낌’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던 애매한 예지가 이 정도로 명확하게 나타났다는 것은 물론이고,

‘그 이후로 다시 보여주질 않네.’

아마도 상당히 먼 미래를 알려주는 예지라는 점이다.

그녀의 예지는 언제나 그렇게 길지 않았다. 그녀를 향한 위험이라면 바로 몇 초 뒤를 알려주기도 하고, 혹은 며칠이 걸리기도 했으나.

아마 이번의 예지는 며칠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그 증거로, 불길한 예지는 언제나 그것이 해결되기 전까지 그녀의 감각이 계속 반응하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다.

마치 그런 장면을 본 게 착각인 것처럼 그녀의 마음이 평온한 것이다.

‘끄응. 점점 기억이 희미해져. 멍청한 머리 같으니.’

필리가 자기 머리를 탓하는 건 생애 몇 번 볼 수 없는 장면이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지금 방에 혼자뿐이다.

“역시 어쩔 수 없나.”

필리는 중얼거렸다.

이게 적절한 방법인지 모른다.

오히려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하나 지금 생각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이며,

잘만 되면, 그녀의 예지말고도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다.

잘만 되면.

“…밖에 있는 사람~”

필리는 나긋하게, 아니, 늘어지게 목소리를 내었다.

“예, 전하.”

물론 문밖에 대기 중인 시종은 바짝 긴장하고 답했다.

“내 딸을 불러줄래?”

“누구를 말씀이십니까?”

“전부.”

“…그, 아, 저.”

시종은 ‘네?’라고 반문할 뻔한 것을 간신히 삼켰지만 나온 소리는 그와 별다를 것이 없었다.

필리는 다시 말했다.

“엘리시아, 살레, 아텐. 전부 내 방으로 오라고 전해주렴.”

* * *

황궁에 작은 소란이 일었다.

아니, 어딘가에서는 커다란 소란이었다.

황후 필리가 자신의 딸을 끔찍이 아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사실 세 자매는 서로 그렇게 끈끈하지 않다. 오히려 소원한 편이다.

아텐을 질투했던 엘리시아. 엘리시아에게 콘스텔을 위협 받았던 아텐, 그 모든 것에 관여하지 않고 물러나 지켜보기만 했던 살레.

엘리시아가 평민으로 추락해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는가 싶었는데, 프론디어가 억지로 엘리시아를 다시 데려와 겨우 끼워맞춘 상황이다.

“…엄마도 참.”

길고 하얀 머리칼을 가볍게 뒤로 넘기고 팔짱을 낀 여자.

엘리시아였다.

“또 무슨 생각이신 건지.”

엘리시아는 지금 암부의 인원을 정리하고 지휘하는 중이다.

그녀가 암부의 보스니 당연한 일이었다.

프론디어가 엘리시아를 황궁에 돌려보낸 뒤로 그녀는 암부를 관리하기로 했다.

암부의 과거 주요 인물들이 악마 계약 사건 때문에 상당수가 죽은 뒤 헛발질만 하던 암부.

그로 인해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필리의 눈치만 보고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암부가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어려운 짓을 저지르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원래 그러라고 있는 조직이니까.

문제는 필리의 신뢰를 잃었다는 거다.

엘리시아는 그런 상황에서 낙하산처럼 갑자기 암부의 가장 위에 내린 인물.

그리고 그녀는 낙하산에서 내리자마자 암부의 총지휘권을 맡게 되었다.

암부에서의 반발은 물론 있었으나, 상대는 제 1황녀 엘리시아. 불만이 있어도 감히 입 밖으로는 내지 못한다.

게다가 지금은 필리의 신임을 잃은 상황. 그녀의 딸인 엘리시아를 건드리면 어떻게 될지는 불 보듯 뻔한 일.

그렇게 엘리시아는 암부 내에서 금세 최고 지위를 갖게 되었다.

마치 자신이 낙하산이었다는 걸 모르는 사람처럼, 뻔뻔하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암부와 황궁의 연락을 맡은 에드넷이 그녀에게 물었다.

에드넷은 입장상 사실 낙하산인 엘리시아를 싫어해야 마땅하지만, 내심 쌍수를 들고 환영한 사람들 중 한 명이다. 매번 필리와 암부 중간에 껴서 양쪽의 분노를 받아내야 하는 거지 같은 위치였는데, 엘리시아가 전권을 쥔 이후로는 합리적인 지시만 받고 있다.

엘리시아가 가벼운 콧소리를 내고 말했다.

“어떡하긴 뭘 어떡해? 황후 전하의 명령인 걸. 당연히 가야지.”

“위험하실 수도 있습니다.”

“나도 아텐도, 이제 어린애는 아냐. 갑자기 서로 치고박고 싸우거나 하지는 않을 거야.”

사실 엘리시아는 아텐과 화해할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생각 중이다.

물론 사과는 그녀의 몫이다. 아텐은 착하니까 사과를 받아주겠지만, 아텐의 응어리까지 풀리는 것과는 별개다.

사과는 시작일 뿐, 화해를 하기 위해선 훨씬 긴 시간을 들여야 하겠지.

그런데 거기서 에드넷은 조금 더 고개를 깊이 숙이고 조심스러운 음성을 내었다.

“…아텐 저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말을 들은 엘리시아. 눈을 잠시 깜박이다가 다른 곳을 보며 낮은 숨을 흘린다.

“…하긴, 그러네.”

그리고 같은 시각, 아텐.

아텐은 엘리시아보다 좀 더 빨리 필리의 지시를 전달받았다. 암부라는 조직을 거칠 필요가 없으니.

아텐은 거울 앞에서 단장을 하는 와중이었다.

“엄마가? 뭔가 착각한 게 아니고?”

“예. 정확하게 이름까지 부르셨습니다.”

세 자매의 이름을 전부 부르고, 그녀의 방으로 오라는 지시.

그러니 결코 다른 경우는 있을 수 없다. 알고 보니 자매 중 하나나 둘을 불렀다거나, 셋 중 아무나 오라는 얘기가 아니다.

필리 자신과 더불어 세 자매를 한 방에 모이게 하는 것이다.

“엄마 목소리는 어떤 느낌이었어?”

“…평소처럼 나긋하셨습니다만, 아시다시피 저희들은 구분해 낼 수 없습니다.”

시녀는 송구스럽다는 듯 말했다. 필리는 정말로 크게 요동치지 않는 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니.

“왜 구분이 안 되지?”

“죄송합니다.”

물론 아텐에게는 해당이 안 되는 이야기다.

아텐은 거울을 다시 보았다.

‘…그래. 언제까지고 미룰 수는 없지.’

각오를 머금는 아텐. 그런 그녀를 보며 시녀가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엘리시아 저하와 마주하신 지 상당히 오래되었습니다만.”

“…응? 엘리시아 언니가 왜?”

전혀 예상치 못한 이름이라든 듯 반응하는 아텐.

시녀가 놀라서 말했다.

“…엘리시아 님과의 만남을 걱정하신 게 아니셨군요?”

* * *

그리고 필리의 방에 모두가 모였다.

한 가족이 모였다기엔 어울리지 않는 긴장감이 방 안에 흘렀다.

과연 필리조차 이 상황은 꽤 부담스럽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셋이지만, 이들의 관계는 복잡미묘하니까.

“아텐, 오랜만이야.”

먼저 입을 연 건 엘리시아였다.

여기 오기 전에 했던 생각을 주저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

“그리고, 미안해.”

“…언니.”

“지금까지 한 거 전부. 그리고 그 사과가 늦어진 것도, 전부 미안.”

아텐은 무구한 눈으로 엘리시아를 보았다.

엘리시아는 아텐의 이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다.

사과를 받아주는 걸 넘어, 상처조차 받지 않았다는 듯이 보이는 순수한 눈빛.

순백의 아텐을 가장 약하고 여리다 느꼈지만, 사실 테르스트의 사람들 중 가장 강한 것이 아닐까. 이제는 생각한다.

“너한테 사과하는 게 무서웠어. 미룰 수 있다면 계속 미루고 싶기도 했고.”

하지만 아텐의 선함과 별개로, 엘리시아는 말해야 했다.

상대에 따라서 속죄를 다르게 할 수는 없다.

속죄는 죗값에 맞춰서 하는 것. 착한 이들에게 덜해도 되는 것이 속죄가 아니다.

“나쁜 언니라 미안해.”

“아니야.”

아텐은 고개를 저었다.

“말해줘서 고마워.”

“…응.”

엘리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텐은 예상 그대로의 반응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텐 본인도 그걸 알겠지. 그녀가 사과를 받아줄 것을 알고서, 엘리시아가 사과를 청했음을.

허나 그럼으로서 화해를 한다.

아텐의 선함을 믿고, 엘리시아는 선에 물든다.

다 알면서도 물들지 않는 것이 아텐일 뿐이다.

“으음, 다들 너무 철이 들어서 엄마가 나설 필요가 없네.”

필리가 둘을 보면서 겸연쩍게 웃었다.

그에 아텐도 따라 미소 지었다.

“아니야. 엄마. 모아줘서 기뻐.”

“맞아. 아니었으면 난 또 미뤘을 거야.”

엘리시아도 따라 고개를 끄덕였다.

필리는 그 모습에 안심하며 웃었으나.

사실 이 둘의 화해는 놀랍게도, 이 자리에서 가장 작은 문제였다.

“….”

“….”

“….”

약간의 침묵.

그 사이로, 셋의 시선이 한 명으로 향한다.

“…축하해.”

살레는 자기에게 모인 시선에, 초첨 없는 동공을 들고서 말했다.

“화해했네. 언니들이라면 금방 잘 지낼 줄 알았어.”

말의 내용만으로 보면 너무나도 따뜻하다.

허나 살레의 눈은, 자신이 뱉은 말이 그저 형식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징하게 드러낸다.

“…살레.”

“응.”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하는 엘리시아. 그에 대답하는 살레.

살레는 엘리시아의 우려와 걱정, 배려가 섞인 표정과 목소리가 전혀 닿지 않는다.

그저 불렀으니 대답했다. 그뿐.

‘살레, 그 이후로 여전히 이 상태구나.’

오딘에게 빙의를 당했던 살레.

프론디어의 현재 상황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 살레의 죄책감은 루도빅에 버금간다.

게다가 살레에게는 이제 공포심까지 있다.

언제고 또 오딘이 그녀에게 빙의해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설령 오딘이 아니더라도, 다른 신이 그녀의 몸을 이용해 무언가를 할 지도.

그런 나에게 황제는 무리야.

또 그런 일이 일어나고 말 거야.

정신을 잃고, 정신을 잃었다는 이유로 후회에 짓눌리는 그런 일이, 또.

‘…살레의 공포를 없애줄 수는 없어.’

지금의 살레에게는 ‘이젠 괜찮아’라는 말이 불가능하다.

그녀의 공포는 매우 타당하다. 당장에 오딘이 재차 빙의한다거나, 다른 신의 개입을 그들은 막을 수 없다.

살레가 마음에 큰 충격을 받은 뒤, 세 자매는 각자 주기적으로 살레의 상태를 보러 찾아갔다.

살레는 그들 모두를 받아주기는 했으나, 시간이 지나도 상태가 나아지지는 않았다.

짝.

필리가 가볍게 손뼉을 두드렸다.

지금은 살레 때문에 모인 것이 아니다.

“오늘은 얘기가 있어서 다들 불렀어.”

“…나랑 아텐, 아니면 살레 때문에 부른 게 아니야?”

엘리시아가 물었다. 아텐도 같은 생각이었다.

자매 간의 원만한 회복을 위해서 부른 건 줄 알았는데.

“물론 그건 더없이 중요한 일이고, 하나 해결되어서 엄마는 너무나 기쁘지만.”

말하는 필리의 표정은 어둡다.

“그 정도로 중요하고, 또 급박한 일이 생겨버려서.”

그렇게 천천히 이야기를 꺼내는 필리.

그녀가 본 예지의 광경.

검은 머리의 남자가 엎어져있고, 그 옆에서 울던 말리아의 모습.

천천히 듣고 있던 세 자매는 천천히 표정이 굳어지고, 특히 아텐의 얼굴은 차갑게 식었다.

“…그, 검은 머리의 남자가.”

“누군지 모르겠어. 얼굴을 보지 못했으니까.”

필리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프론디어일지도 모른다. 그 말과 같은 뜻이다.

그 내용만으로 아텐의 심장이 크게 뛰었다.

프론디어가 죽는다?

그렇게 두지 않으려고 회복 마법을 배웠다.

환원의 이치를 파악하려고 매번 끝없이 노력했다.

우연히 본 그녀 자신의 미래를 복기하려고, 매일 밤 관련된 온갖 서적을 뒤적였다.

“진정해, 아텐.”

그 때 엘리시아가 말했다.

“예지는 바꿀 수 있어. 그렇죠, 엄마?”

“응. 지금까지 계속 바꿔왔고.”

필리의 예지는 예측의 정밀도가 지극히 높아진 것. 알면 피할 수 있다.

실제로 필리는 이미 많이 피해왔다. 느낌에 불과했던 예지마저 피했으니, 눈으로 본 광경을 피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

“예지를 바꾸려고 다들 부른 거야. 이런 때일수록 머리를 맞대야 하잖니.”

“…하지만 정보가 너무 부족하네요. 그게 정말로 프론디어인지 알 수만 있다면.”

“그래서 너도 부른 거란다. 아텐.”

필리가 아텐을 보았다.

“너 또한 예지를 경험했잖니.”

“…아.”

아텐은 그에 고개를 끄덕였다.

프론디어와 렌조의 첫 번째 싸움.

당시 인체의 많은 부분을 소실하고 쓰러진 프론디어.

그를 고치기 위해 아텐은 자신의 미래를 보았다. 언젠가 환원을 완벽히 사용하게 될 미래의 그녀 자신.

설령 아텐이 미래를 보는 것이 그 자신의 미래뿐이라 해도, 거기에 프론디어가 연관되어 있다면 거기서 정보를 획득할지도 모른다.

허나 그 이후로 다시 예지를 보는 일은 없었다.

“으음….”

아텐은 머리를 골똘히 기울였다. 지금 예지를 쓰란다고 쓸 수 있다면 참 좋으련만.

끙끙거리는 아텐. 하지만 시간이 흐른다고 갑자기 못하던 예지를 할 수 있게 되진 않는다.

‘…역시 안 되나.’

거기에 필리가 쓴웃음을 지었을 때.

“엄마.”

갑자기 날아드는 무미건조한 목소리.

살레였다.

“말리아 씨가 울었다고 했지.”

“어? 으, 응.”

“그럼 엄마의 귀에 말리아 씨의 소리가 들렸어?”

“…응. 들렸어. 시각만이 아니라 청각으로도, 그 예지가 닿았어.”

필리가 본 예지에서 말리아는 분명 울고 있었다.

그걸 확신한 것은 분명 그 울음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거기서 눈동자가 기우는 살레.

여전히 건조한 목소리로 다시 묻는다.

“그러면,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았어?”

“다른 소리?”

“예를 들면, 빗소리라든가.”

“…!”

그 말을 듣고 놀란 필리. 그녀뿐만이 아니다. 아텐과 엘리시아도 놀라서 살레를 보았다.

필리는 그 말에 생각이 나 말했다.

“…맞아. 빗소리가 들렸어.”

“제국에서는 비가 자주 내리지 않아. 비가 내리는 날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적어도 그 상황이 언제 발생하는지를 유추할 수 있어.”

살레는 어디도 보지 않고, 누구에게 말하는 것도 아닌 듯이 중얼거린다.

그러다 아무도 대답이 없자 고개를 들었다.

“죽은 사람이 프론디어인지, 앗지에인지 누군지는 아무래도 좋아. 양쪽 다 중요한 사람이잖아.”

“….”

살레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또 다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듯한 혼잣말로 되돌아갔다.

“구하는 게 중요한 거지.”

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아카데미의 무기복제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Etius, a game that no one has cleared. [GAME OVER] The moment all possible strategies failed, “Student Frondier ?” I became an Extra in the game, I became Frondier! [Weave] •Saves and replicates images of objects. However, it is an illusion. All I have is the ability to replicate objects as virtual images! [Main Quest: Change of Destiny] ? You know the end of humanity’s destruction. Save humanity and change its fate. “Change the fate with this?!” Duplicate everything to carve out my dest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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