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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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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52

휼겐 대사와 근위대장 엘다브의 안내를 받으며 바즈칼의 신전으로 향하는 길은 매우 흥미롭기 그지없었다·

잘 정비된 도로 깔끔한 건물 체계적인 배수 시설 드워프들만의 전통적인 의상 등등 엘프들의 영토를 방문했을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 한가득이었기 때문이다·

멀리서 봤을 때도 엄청났지만 직접 도심을 거닐고 나니 제국의 발전된 인프라 중 상당수는 드워프들에게서 얻어낸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에 혹시나 싶어 물어보자 묘하게 낯 간지럽다는 듯 웃으며 휼겐 대사가 대답해주었다·

“칭찬은 고맙지만 마냥 그렇지만도 않다네· 발상이나 초안에 대해서는 제국과의 교류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 편이거든· 제국이 없었다면 지금의 기술도 없었다고 할 수 있지·”

“그건··· 굉장히 의외로군요·”

“물론 현재의 기술로는 만들어 낼 수 없는 무언가를 망상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제국에서 제시하는 건 그런 허무맹랑한 것들이 아니거든· 자네가 타고 왔던 열차도 그렇게 탄생한 물건이야·”

“열차도 제국에서 설계한 물건이었습니까?”

“음 그건 아니지만 지대한 영향을 주긴 했지· 장인들 사이에서도 종종 나오는 이야기라네· 제국에서 들고 오는 초안들을 보다보면 마치 미래는 읽었으나 지식은 없는 누군가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어떻게든 구현해 놓은 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 없다더군·”

그의 대답을 듣자마자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것은 당연히 제국의 역사와 함께 해왔던 빛의 에테와 용사였다·

하지만 나나 지크프리트와 같은 용사들이 전생의 기억과 지식을 공유해서 기술 발전을 이끌었다고 하기엔 아무리 봐도 드워프 왕국이 제국보다 월등히 발전한 상태라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 것에 비해 이곳과 비교하면 제국 수도는 소도시라고 불러도 될 수준인데요?”

“껄껄껄· 바로 옆에 제국의 기사들이 있는데도 그런 말을 하는 겐가?”

“괜찮습니다· 사실이니까요·”

의외로 쿨하게 받아들이며 되려 호응하는 호위대장의 반응에 이번엔 엘다브마저도 유쾌하다는 듯 웃어 보였다· 그에 지지 않을 정도로 한바탕 웃음꽃을 피워 낸 휼겐 대사는 아까부터 우리를 향해 쏟아지는 주변의 시선을 훑으며 대답해주었다·

“제국이 가져오는 초안들은 왕국에서 날고 긴다는 장인들조차 혀와 고개를 동시에 내두를 때가 많다네· 개중에는 분명 성공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 허나 그렇게 완성된 결과물을 온전하게 받아서 잘 쓰는 건 또 별개의 문제더군·”

드워프들은 한 번 깨닫고 나면 금방 터득하지만 인족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렇게 보편화가 늦어지니 양산도 늦고 발전도 늦어진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다보니 지금같은 양상이 되었다는 게 휼겐 대사의 설명이었다·

“그래서 제국에 기술 자문으로 고용된 드워프 분들이 많았던 거군요?”

“그렇지· 나쁜 거래는 아니었다네· 덕분에 왕국은 발전했고 외부의 위협에 대처하는 것도 한결 수월해졌으니·”

외부의 위협이라·

내가 지금까지 본 것들만 대충 모아도 어지간한 나라나 몬스터들은 감히 습격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거 같은데·

분명 열차로 이동하고 있을 때 용의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 말하긴 했지만 가정형으로 말했던 당시와 달리 지금은 실질적인 위협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게 묘하게 신경 쓰인다·

하지만 굳이 지금 물어볼 일은 아니었기에 묵묵히 고개만 끄덕였다·

그렇게 유지된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구경하며 드워프들은 말 대신 불 뿜는 도마뱀같은 걸 타고 다닌다는 사실까지 알게 될 무렵이 되어서야 우리는 바즈칼의 신전이라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가 신전이라구요···?’

“예상과는 다른 형태지?”

껄껄 웃으며 자연스럽게 안으로 걸음을 옮기는 휼겐 대사의 말에 차마 아니라고 반박할 수 없었다·

대뜸 거대한 대장간이 나올 줄은 진짜 몰랐으니까· 저 멀리서 여기까지 오면서도 그냥 좀 큰 대장간을 지나치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는데 목적지였다·

“그 혹시 기도를 올리려면 대···신전에 뭘 만들어 헌납해야 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죠?”

“하하하 그걸 용사님 같은 외지인들에게 시킬 수는 없는 법이지요· 신을 찬미하는 기도가 복잡하기만 해서야 되겠습니까· 당연히 단순한 기도만 드려도 됩니다·”

곁에서 잠자코 듣고만 있던 근위대장 엘다브의 말에 휼겐 대사도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난 진심으로 경악했다·

아니 그 말은 제사를 지내는 것도 아닌데 내가 방금 막 던진 방법대로 기도하는 방법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걸 실제로 하는 드워프도 있다는 말이잖아?

“이곳에서 잠시 기다리게나· 내 가서 신관과 이야기 좀 하고 옴세· 원래대로라면 국왕 폐하와 함께 방문하는 공식 일정도 있으니 기도를 드리기 위한 준비는 이미 끝났을 거야·”

주위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안쪽으로 사라져가는 휼겐 대사를 뒤로한 채 나는 어딜 봐도 대장간 같았던 신전 외부와 달리 신전과 대장간을 반반씩 섞어 놓은 듯한 신전 내부를 구경했다·

그런 나에게 호위대장이나 근위대장이 억지로 말을 거는 일은 없었다· 덕분에 나는 여유롭게 신전 안을 구경하다가 오래 전에 책에서 봤던 것과 매우 흡사한 형태의 조각상 앞에 멈춰섰다·

망치를 든 채 모루가 아닌 불꽃을 내리치려는 역동적인 자세의 조각상은 누가 보더라도 바즈칼을 형상화 한 것이었으나 내가 그림으로 보거나 작은 조각상으로 보던 것과는 큰 차이점이 존재했다·

바즈칼의 머리는 인족도 드워프도 아닌 용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드워프 왕국의 유구한 역사를 지키고 이어 나가는 막중한 임무를 짊어진 국왕 데나 오트리마는 스스로를 성실하고 의무감 넘치는 상식인이라 평가해 왔다·

이런 평가는 자기 혼자만의 주관도 아니다· 가신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왕국인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이를 칭송하기도 했으니까· 높은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스스로의 능력도 정당하게 평가받다 보니 이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온갖 불편을 야기하고 종종 냄새까지 나며 코조차 마음대로 긁지 못하게 만들지만 왕좌에 앉아 있는 근무 시간 동안에는 벗으면 안 된다는 병신같은 전통이 있는 병신같은 투구와 화장실 갈 때마다 혈압을 상승시키는 병신같은 전신 갑옷도 열심히 입는 거였다·

가끔씩 가신이라는 것들이 ‘이번 국왕 폐하께서는 언제쯤 저 전통을 지키는 걸 포기할까?’ 라는 주제로 내기 하는 걸 볼 때마다 당장 벗는다에 판돈을 걸고 다 내던지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데나는 왕족으로서의 의무와 책임감에 충실한 자신을 보며 만족감을 얻는 부류였기에 어떻게든 참을 수 있었다·

물론 항상 그런 건 아니다· 데나 역시 사람이었기 때문에 종종 이러한 충동을 참기 힘든 순간이 오긴 했다· 주로 얼토당토않은 안건이 올라온다거나 진위여부를 의심하게 만드는 희한한 보고를 받게 될 때가 그렇다·

예를 들면 용의 부산물로 장비를 만들고 싶다며 제국을 통해 거래를 걸어온 마신의 용사가 느닷없이 나타난 흡혈종의 습격을 이겨낸 끝에 가까스로 왕국에 도착하자마자 대뜸 바즈칼의 신전으로 향했다는 보고를 받게 되었을 때라든가·

···내가 지금 제대로 보고 받은 게 맞나?

바이저 너머의 좁은 틈새로 한참동안 보고서를 바라보던 데나가 떠올릴 수 있는 건 결국 반복되는 의문뿐이었다· 습관적으로 투구 하관에 삐져나온 수염을 쓰다듬은 그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시선을 의식하고 나서야 뒤늦게 입을 열었다·

“마신의 용사가 바즈칼의 신전에는 왜···?”

원탁에 둘러앉아 있는 가신들과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서둘러 달려온 전령을 포함한 모두에게 던진 질문이었으나 즉각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가면 안 되는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오히려 대외적인 외교 행사에 바즈칼의 신전에 가서 예배를 드리는 게 포함되어 있다· 딱히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발품을 팔아준다는 점에서는 분명 호감이다·

하지만 아무리 호감이라 하더라도 얼떨떨한 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 침착하게 눈치를 보고 있던 전령은 결국 국왕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게 그나마 자기 뿐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엘프들의 영토에 들렸을 때도 세계수에 기도를 올렸으니 여기서도 그러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말이라는 건 상황을 이해해야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게 아니다· 결국 그의 대답아닌 대답은 ‘마신의 용사가 세계수에는 또 왜···?’라는 의문만 낳는다는 것을 전령도 알고 있다·

“···허어·”

하지만 그건 전령인 그가 알 바 아니었다·

고민은 지금 이 자리에 마신의 용사를 환대하고자 모인 관료들이 할 일이었고 실제로도 그러 했기에·

여러모로 초유의 사태가 연속으로 이어지는 와중에 사고가 멈춘 드워프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 하는 와중에 해답을 내놓은 건 조용히 앉아 이야기를 듣던 늙은 용장龍匠이었다·

“무슨 의도인지는 봐야 알겠지만··· 최소한 저희도 서둘러 신전으로 향해야 한다는 것만큼은 확실한 거 같군요·”

착석하지 못해 곁에 서 있는 젊은 용장의 도움을 받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기까지 한 그는 여전히 고민중인 데나에게 웃는 낯으로 말했다·

“마신의 용사마저 신께 기도를 올리러 갔는데 저희가 안 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폐하·”

지극히 맞는 말이었다· 자신이 헛된 고민이나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한 데나는 주저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도마뱀을 준비해라· 신전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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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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