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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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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63

옌 티에는 최근 들어 바쁘기 그지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당연히 그 원인은 새로 이사하게 된 저택이다· 교단의 형제자매들이 함께 움직이는 덕에 여러모로 편해진 것은 사실이었으나 한 때 반역의 뜻을 품을 정도로 세가 컸던 귀족의 거처답게 파악할 것도 신경 써야 할 것도 많았던 탓이다·

엘드미아가 장비를 맞추기 위해 제국으로 향한지도 벌써 일주일이 다 되어가니 저택에 머물기 시작한 기간만 거진 2주 째인데 아직도 정리가 안 된 거였다· 매일 눈을 뜰 때마다 여전히 신경 쓸 게 많다는 사실에 가벼운 현기증을 느끼면서도 어김없이 일찍 잠에서 깬 티에는 자기 옆 침대에서 세상 늘어져라 자고 있는 루진을 가볍게 건드려 깨웠다·

그러자 잠들던 때와 달리 가로로 침대에 누워 자고 있던 루진은 활처럼 꺾인 상태 그대로 창밖을 확인하더니 멍청하게 중얼거렸다·

“···엥· 왜 아침이지·”

“도둑으로 지낸 세월이 너무 길었던 거 아닙니까?”

“부정을 못 하겠네···”

밍기적거리며 몸을 일으켜 세운 루진이었으나 정작 환복은 티에 보다 빨랐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 하니 사실 알아서 일어날 수 있지만 자기가 곁에 있으니 늘어져라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스쳐 지나갔으나 그렇다고 해서 루진이 업무에 게을러진 것은 아니었기에 그냥 넘어갔다·

“오늘은 저택에 식자재를 유통하게 될 업체들의 검토를 마무리 지을 예정입니다·”

“난 경비들 점검 좀 할게· 불순물이 섞인 건 확실한데 아직 구체적이질 않아서 하루 이틀 정도는 더 걸릴지도 모르겠어·”

“벌써 그런 움직임이 있습니까?”

“‘벌써’는 틀린 표현이야· 상대가 상대인지라 이제서야 이런 움직임이 생겼다는 게 맞는 표현이지·”

엘드미아는 대륙 전체에 지각 변동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큰 변화를 불러오는 중이다·

그 영향력은 단순히 귀족들 간의 권력 다툼으로 끝날 문제도 아니고 이티스엘 내부에서 정리될 수준도 아니었다· 아마 새로운 영웅이 모습을 드러내어 지금 엘드미아의 위치까지 올랐다면 진즉에 다양곳에서 첩자들이 몰려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지금까지 그러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본인이 의도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중구난방 맞물리지 않는 엘드미아의 정보 때문이었다·

정보가 빠른 이들은 이미 전선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나 실질적으로 그의 이름이 대륙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전선에 모습을 드러낸 다음부터였다·

성기사나 신관들이 보고 듣더라도 큰 어색함을 느끼지 못했을 정도로 신실하기 그지없는 것처럼 보였던 그 모습 말이다· 수도에 있지 않은 이티스엘의 귀족들은 물론이거니와 해외의 권력자들까지 절대다수의 귀족들은 당연히 이 정보를 토대로 엘드미아의 족적을 추적하고 미래를 준비하려 했다·

그리고 전혀 매치되지 않는 수많은 엘드미아들의 정보 사이에서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엘드미아 사칭 사건부터 시작하여 오가토르프 가문의 집사 엘드미아 모험가 엘드미아 양아치 엘드미아 도살자 엘드미아 레비엥 변경백의 수행원 엘드미아 미성년자 엘드미아 등등 너무나도 많은 엘드미아가 있었던 것이다·

그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거나 한 번이라도 겪어보지 못했던 많은 이들은 그 대부분의 소문이 동일 인물을 두고 퍼졌다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무려 마족령의 정보망조차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여기고 갈피조차 못 잡았을 수준이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였다·

대다수는 거기서 헛다리를 짚으며 나가 떨어졌고 이를 취합하여 결국 진실에 도달한 이들은 뒷목을 잡으며 깊은 고민에 빠졌었다· 분명 사실만을 추려 냈는데 어째 정보를 추려내기 전보다 더 말도 안 되는 인간이라는 결론이 나왔던 탓이다· 한 나라의 왕가를 조사하더라도 이보다는 덜 고민했을 거라는 게 루진의 솔직한 감상이었다·

단순히 업적이 말도 안 되는 수준인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진짜 문제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엘드미아의 폭력성에 있었다·

아직도 수도의 많은 사람들은 엔벨데 참수 사건을 정의감 넘치는 영웅의 서사시 정도로 여기고 있다· 그 초유의 사건이 엔벨데가 보낸 암살자들에서 시작된 엘드미아의 개지랄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성광십자회의 성녀를 엘드미아가 구했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여러 사건이 겹치고 겹친 끝에 성녀가 타고 있던 마차를 엘드미아가 박살 냈었고 하마터면 성녀도 죽을 뻔했다는 사실에 도달한 이는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심지어 그런 사건이 한두 개가 아니다· 모험가로 활동하던 당시의 엘드미아를 따라다니는 소문들은 괴소문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런 작자한테 첩자를 심었다가 꼬리를 밟힌다면? 그냥 첩자를 죽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기어이 의뢰인을 찾아내 대가를 요구한다면? 혹은 두말 않고 검부터 휘두른다면? 분노한 마신의 용사이자 용살자가 휘두른 검이라는 게 정말 물리적인 공격만으로 끝날 거라는 확신은 가질 수 있나?

당연히 정보를 어설프게 얻은 이들도 세밀하게 얻은 이들도 주저할 수밖에 없다·

“사실 불순물들을 굳이 찾아내려는 것도 그들이 여기서 뭘 가져가려고 하기 때문이 아니야· 우리 쪽에 미리 알린 뒤 어색하지 않게 대응하기 위해서지·”

“···왜 그런 귀찮은 방식을?”

“그치들은 실낱같은 연줄 하나 만들 요량으로 사람을 보낸 거지 정보를 얻거나 빌미를 잡으려고 온 게 아니거든·”

실실 웃으면서 ‘믿겨져?’ 라고 말한 루진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갈 때까지·

방금 그녀가 했던 말을 두 번 세 번 되새긴 티에는 미간을 찡그리며 저도 모르게 솔직한 감상을 입에 담았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개소리입니까?”

“와 그런 반응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하지만 사실인걸·”

루진의 설명은 복잡했지만 실상은 내로라 하는 권력자들이 시도한 방법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조야한 방법이었다·

그냥 열심히 돕다가 뭔가 엘드미아에게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겼을 때 ‘제 지인이 이쪽 사람인데···’라고 운을 띄워서 연줄을 만들어 보겠다는 시골 동네 맞선만도 못한 수준의 계획· 물론 그 자연스러움을 설계하기 위해 많은 인력과 노력이 들어가는 것만큼은 사실이었으나 아무리 그래도···

“다급하다 못해 절박한 수준 아닙니까? 철혈 황녀와 연을 만들기 위해 발버둥 치는 자들도 그러진 않을 거 같습니다만·”

“그쪽이야 그럴 환경이 아니니까 못 하는 거지· 아무튼 그거 때문에 좀 바빠·”

피곤하다는 듯 어깨를 축 늘어뜨리는 루진이지만 솔직히 그녀와 교단에게 있어 매우 바람직한 계기인지라 마음만은 가벼웠다·

티에가 그렇게 강조하던 유용함을 증명할 아주 괜찮은 기회이지 않은가· 육체적 피로와는 달리 머리는 팽팽 돌아가며 어떻게 하면 더 깔끔하고 완벽하게 마무리 할 수 있을지 구상하느라 바쁘다·

“그래도 주변 정리는 잊지 않을 테니 넌 내부만 신경··· 쟤들은 또 뭐야?”

그렇기 때문에 오늘 하루도 즐거운 마음으로 저택의 문을 박차고 나올 수 있었다· 메이드 복을 입고서 하기엔 매우 볼품없는 행동을 보며 잠시나마 미간을 찡그렸던 티에는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뭐라 한 마디 하려다가 힘차게 발을 뻗은 자세 그대로 멈춰있는 루진과 함께 움직임을 멈췄다·

티에와 루진의 아침은 새벽부터 시작된다· 수도 전체를 뒤져 봐도 그녀들 만큼 일찍부터 움직이는 사람들은 불침번을 서는 경비나 야간 근무를 서는 경비 정도였으니 도시가 아직 잠들어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런 두 사람의 시야 너머로 저택의 정문을 향해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무리가 포착되었다·

행색은 남루하지 않다· 복식을 통일한 것처럼 새까만 로브를 두르고 후드를 뒤집어쓴 채 다가오는 다섯은 성별은 몰라도 하나같이 덩치가 엘드미아처럼 큼직하다· 그게 갑옷에 의한 것인지 타고난 체격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절대 평범한 이들은 아니다· 아침 안개를 가르며 내딛는 걸음은 갑옷 부딪치는 소리를 자아내고 허리 춤에는 똑같은 크기의 검까지 차고 있다·

그 모습이 마치 과거 엔벨데 저택을 습격하기 위해 빗속을 거닐던 엘드미아같다고 느낀 티에의 표정이 대번 심각해졌다·

엘드미아의 부재를 모르는 누군가가 엔벨데의 복수를 노리는 것일까? 그럴 만한 세력이 남아 있지 않을 터인데?

“들어가 있어· 전투가 벌어지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치고·”

루진은 방금까지만 해도 쾌활하기 그지없던 표정을 지운 채 티에를 살짝 뒤로 밀었다·

꿈을 섬기는 자라고 하여 기억을 공유하는 재주는 없었기에 루진은 티에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저 다섯과 싸우게 되면 지금 저택의 상태로는 절대 감당할 수 없다는 것만큼은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빨리· 저것들 위험···?”

여차하면 티에만이라도 숨겨서 엘드미아와 접선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하며 티에를 밀던 손에 힘을 주려던 루진은 다섯 명의 불청객들이 저택의 정문과 일정 거리를 둔 채 정지하는 것을 보고 말을 멈췄다·

그냥 멈춘 게 아니라 무릎까지 꿇으며 후드를 벗은 것도 이유였지만 그녀의 말문이 막히게 만든 가장큰 원인은 후드 안에서 드러난 다섯 명의 머리였다·

“저희는 성녀님의 윤허와 왕국의 동의 하에 용사님을 뵙고자 찾아왔습니다· 부디 용사님을 모셔와 주셨으면 합니다·”

그 침묵은 하나같이 반 정도 잘린 뿔을 드러내며 스스로가 마족임을 숨기지 않은 불청객들의 선두에 서 있던 마족이 입을 연 뒤에도 꽤 오랫동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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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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