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664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EP·664

와국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저택으로 돌아오자마자 나를 반긴 것은 떠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갖춰진 저택 내부 시설과 적잖이 당황하는 티에 그리고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 듯한 마족들이었다·

“공문서와 함께 에가 님을 뵙고자 찾아왔다고 하여 일단 식객으로 모시고 있었습니다만·”

나를 보자마자 일제히 무릎 꿇고 고개 숙인 마족들을 바라보며 그들과의 첫 만남에 대해 난감하다는 듯 설명하는 티에였으나···

난감한 건 나도 매한가지였다· 싱글벙글 집에 돌아오자마자 이런 기괴한 이벤트가 맞이해 줄 거라고는 꿈도 못 꿨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문서는 진짜였고?”

이에 너무나도 뻔한 질문이 튀어나와버렸지만 티에는 별다른 불쾌감없이 덤덤히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예· 왕실에 확인까지 했습니다· 저들이 제시한 건 마신교의 성녀 데오니 비레 님과 이티스엘 7세의 이름으로 작성된 공문서가 맞습니다· 한 명씩 다 소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서를 분실하였을 경우를 대비하여 금속으로 된 징표까지 있더군요·”

확실하게 행정 절차를 받은 마족 다섯 명이라·

성녀님을 돕기 위해 마신교도들과 동거동락한 시간이 있으니 기억에 잘 남지 않은 낯익은 마족이 있는 것까진 그럴 수 있다· 수개월을 함께 동거동락한 터라 어지간한 인족보다 마족을 더 많이 기억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저들의 반 정도 잘린 뿔 때문에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다·

저건 포로로 잡은 이들이 탈출할 경우를 대비하여 내놓은 대책의 결과물이었으니까·

“꼴을 보아하니 포로들 중 일부 같은데 너희가 어떻게 여기 있냐?”

그들을 두 눈으로 직접 마주하기 전부터 유지하고 있던 긴장과 마력을 더 끌어올리며 질문을 던지자 마력을 느낀 그들의 고개가 더욱 숙여진다· 추진력을 얻기 위함인가 싶었지만 그저 확실하게 저자세를 취하려는 것뿐이었다·

“용사님을 보필하기 위함입니다·”

“마왕군이었던 너희가? 나를?”

그걸 또 성녀님은 동의했다고? 대체 내가 없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니 절로 미간이 찡그려진다·

“성녀님께서도 용사님의 의문을 미리 예견하셨습니다· 이 자리에서 성녀님의 말씀을 전달드려도 괜찮으시련지요·”

1층 로비에서 무릎 꿇고 있으니 장소가 여의치 않으면 옮겨서 말하겠다는 소리였겠지만 어차피 노동력은 전부 티에 쪽 교단 사람들이 대체해주고 있기 때문에 이 집안에 진정한 의미의 ‘민간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장 지금만 하더라도 그랬다· 마족들이 고개를 숙이기가 무섭게 몇몇 교단 사람들이 조용히 자리를 비우더니 주변으로는 개미 한 마리 얼쩡 거리지 않는 중이다· 혹시나 싶어 감각과 마력 전부 다 써서 주변을 체크해봤지만 듣는 귀라고 할 만한 건 나랑 티에 뿐이다·

“말해·”

“우선은 흡혈종이 용사님을 습격했다는 전보가 제국을 통해 성녀님께 닿은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대륙에 몇 없는 흡혈종이 용사님을 그것도 제국 한복판에서 습격했다는 점 때문에 성녀님을 비롯한 다른 간부들은 마왕군이 용사님을 암살하기 위해 추가적인 병력을 움직일지도 모른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호위를 붙였다· 거기까진 이해하는 데에 아무런 어려움도 없었지만 문제는 그 호위 병력이었다·

“호위까진 좋다 이거야· 그런데 왜 하필 너희지?”

“우선··· 기존의 병력들은 따로 움직일 여력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성녀님이 말씀하시길 용사님께서 직접 인족들의 군대에 기밀 정보를 전달하고자 움직이셨던 때보다 더 일손이 부족하다고 하시더군요·”

다음으로는 호위에 걸맞은 실력을 지닌 자들의 부재였다·

제국의 개입은 과도하고 왕실의 호위는 내가 거절할 것이 명명백백한 와중에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판단한 성녀님은 지크프리트를 포획하고자 투입되었다가 내 손에 개털렸던 부대의 잔존 병력들을 향해 눈을 돌리셨다·

비록 자만에 불과했지만 나름 용사를 잡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 속에서 투입된 정예 병력· 게다가 전투에서 패하고 억지로 붙잡힌 것도 아니고 자진 납세와 비슷한 형태로 항복했으니 사상의 문제도 없다·

불순한 사상을 지닌 놈들은 죄다 결사항전을 시도했으니 그 판단만큼은 정확하다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것들이 결국 나와 싸우다가 살아남은 애들이 아니라 자진 납세자라는 점이다·

“그 정도 실력으로 날 죽이고자 위협하는 암살자를 막겠다고?”

직접 검을 맞댄 것은 아닌지라 확신하긴 힘들어도 마력량만 놓고 보면 마왕군 평균에 비해 강하긴 할 거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약한 놈들끼리 싸울 때의 이야기일 뿐· 당장 흡혈종 급이 나타나면 얘들은 고기 방패 밖에 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너희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살아 숨 쉬는 방패가 되는 일밖에 없는데?”

차라리 혼자서 움직이는 것만 못하다· 자가용과 함께 멋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지금과 달리 저런 짐짝들을 주렁주렁 달고 움직이면 선택지도 좁아질 테니까·

그리 여기며 깔끔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돌직구를 때려 박자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정녕 저희의 쓰임이 그것밖에 안 된다면 방패가 되겠습니다· 그게 이 자리에 있는 이유입니다·”

너무나도 덤덤하게 말하길래 처음엔 내가 뭐 잘못 들은 줄 알았다· 하지만 가장 앞장서서 떠들던 마족은 그런 나를 염두에 두기라도 한 것처럼 확실하게 쐐기까지 박아버렸다·

“저희는 마왕군의 가담하여 에파가 님께 저항하려고 했던 과거를 참회하기 위해서라도 용사님을 보필할 것입니다· 설령 죽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죠·”

아무래도 저들에게 있어 내 호위는 예루살렘용 편도 티켓이자 면죄부인 모양이다·

전직 마왕군들은 엘드미아와 처음 마주했을 때 느꼈던 두려움을 뼛속까지 새기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만에 엘드미아를 마주하자마자 식은땀을 흘렸다·

그를 적대한다거나 기회를 봐서 암살한 뒤 마왕군으로 돌아간다는 식의 야심 찬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 그건 그냥 강자 앞에서 위축되는 본능에 가까웠다·

얼마 되지도 않은 그사이에 또 강해진 것인지 아니면 지금 두르고 있는 용갑龍甲에 특수한 마법이라도 걸려 있는 것인지 엘드미아는 제국의 용사 지크프리트를 포획하고자 투입되었던 그날보다 더욱 강해진 듯했다· 오죽하면 고개를 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선 뿐만 아니라 존재감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였다·

“망할 모기 새끼 때문에 귀찮은 게 생겨 버렸네·”

그 탓에 엘드미아가 말 한마디 꺼낼 때마다 전직 마왕군들은 하나같이 움찔거렸으나 다행히 엘드미아는 그런 걸로 뭐라 하지 않았다· 대신 발바닥으로 땅을 차며 통 통 소리를 내던 엘드미아는 어색한 침묵을 한참 유지하다가 불현듯 입을 열었다·

“너희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내 의심을 거두기 위해 나랑 각인 계약 맺거나 왔던 길 그대로 돌아가서 성녀님께 내가 그분의 호의를 거절했다고 보고하는 거·”

애초에 마왕을 향한 옅은 충성심을 지녔었기 때문에 마왕군을 뒤로하고 항복 했으며 그 덕에 마신을 향한 믿음도 금방 회복한 이들 중 고르고 골라 뽑은 게 지금의 다섯이었다· 성녀 데오니 비레와 이단 심판관들조차 인정했으니 문제가 생겨도 자신들의 실력에 대해서만 언급될 줄 알았는데 각인 계약까지 언급할 줄이야·

“아무리 마왕군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전향했다고 하더라도 내게는 너희를 좋게 평가할 이유가 전혀 없다· 성녀님과 교단이 인정했다고는 하나 너희가 에파가 님의 노고를 무시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 머저리들이었다는 사실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 남고 싶으면 각인을 새겨서 의지를 보여라· 엘드미아는 거기까지 말한 뒤 조용히 대답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와 대면한 이후로 한 번도 고개를 들지 않았던 마족들의 시선이 처음으로 서로를 향해 움직인다·

하지만 당황하거나 고민하는 이는 없었다· 이미 엘드미아와 마주하고 항복했던그 날을 기점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것을 재확인한 마족들은 짧은 끄덕임을 통해 서로의 의사를 확인하고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각인을 새기겠습니다·”

“그래 그럴 수 있지· 이제 돌아··· 뭐?”

“각인을 새기고 용사님을 지키는 방패가 되겠습니다·”

애초에 마왕군의 대의에 별 관심이 없음에도 마왕을 따르며 함께 했었던 이유는 그저 강함을 숭배하기 때문이다·

마왕은 미래를 내다보는 힘이 있다는 소문까지 퍼질 정도로 유능했다· 그것만으로도 사람을 모으기에 충분한데 그럴싸한 이유를 대며 마족을 새로운 길로 인도하는 듯한 모습까지 보이니 안 따를 이유가 없다고 여겼다·

그런데 그 생각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존재가 나타났다·

움직이는 족족 미래를 예지한다 찬양받던 마왕의 계획을 박살 내고 압도적인 무력이라 여겼던 침식체마저 참살하며 더 나아가 마왕군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거물인 빛을 쏘는 이라프를 포획하고 특작부의 악명 높은 소아 시노어까지 도주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기어이 다 죽어가던 마신교의 활로까지 열어 놓은 자·

마왕군의 사상에 물든 이들은 그런 엘드미아를 에파가의 마지막 발악 정도로 치부하지만 처음부터 마왕의 유능함만을 숭배하던 그들에겐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다·

자신들은 용사보다 한참 약하다· 호위로 뽑힐 수 있었던 것도 상황이 잘 맞물렸을 뿐이다· 지금이 이 순간이 아니라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이고 어차피 죽음을 각오했었거늘 각인이 뭐가 대수겠는가·

“···어이가 없네·”

그런 마족들의 속내를 알 리 없는 엘드미아의 얼굴에는 황당함만이 가득했다·

다음화 보기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