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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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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09

남문과 북문 딱 두 개만 있는 레비엥에서 하필 내가 대기하고 있는 성문에서 모습을 숨긴 마왕군들과 마주칠 확률이 얼마나 될까·

마왕군의 위장 신분이 하필 오그웬일 확률보단 높을 거 같긴 한데  잘은 몰라도 딱히 기대할 만한 수치는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손에 놈들이 잡힐 수 있었던 것은 회담이 시작되고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레비엥에 숨어 있던 첩자들을 속출해내는 데에 성공한 웃음벨 일당이 일궈낸 성과였다·

싹 다 잡아냈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쉬웠지만 전직 전쟁 장교가 전문 스파이를 상대한 것치고는 굉장히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새로 잡은 포로를 통해 알아내면 되는 거지 뭐·

그리 생각하며 코가 찌그러진 생존자를 붙들고 웃음벨에게 갔더니 떨떠름한 미소와 함께 나를 반겨 줬다·

“굉장히··· 빨리 잡으셨군요?”

“너희가 알아낸 정보 덕이지· 변이 마법을 쓴다는 걸 몰랐다면 놓쳤을 거야·”

그도 그럴 것이 변이 마법을 걸고 들어온 놈들에게서는 마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변이 마법이 임의적으로 뒤틀어 놓은 몸을 술식으로 붙잡고 유지하는 구조라는 걸 이용해 움직이는 술식같은 놈들을 찾다 보니 걸린 거지 평소처럼 마력으로 추적하려 들었다면 높은 확률로 놓쳤을 정도다·

“이놈은 성녀님 따라온 이단 심판관들한테 넘기고 그 게이트 만든 마법사한테 나중에 따로 사례하겠다고 말 좀 전해 줘· 웃음벨 너는 나랑 같이 좀 움직이자·”

“알겠습니다·”

모처럼만의 숙면에서 깨어나 술식 제작을 위해 같이 머리 써 준 이름도 모르는 마법사에게 감사를 전하며 나는 의욕충만한 웃음벨을 끼고 본성을 벗어나 거리로 향했다·

아직 해가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거리가 노을빛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은 사람의 감성적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수많은 병사들 사이에서 감성에 젖어 있을 만한 사람들은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티스엘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레비엥이라 그런지 되려 연합군이 밖에서 주둔하고 있을 때보다 평화로워 보인다·

“통금이 언제라고 했지?”

“곧 종이 울릴 겁니다· 회담이 이어지는 동안은 계속 유지될 거라고 하더군요·”

“시간을 알뜰하게 쓰려면 서둘러야겠구만·”

아무리 전시라고 하더라도 야간 통금이 존재하지 않던 레비엥이었기에 통제가 잘 될까 걱정스러웠었는데 벌써 거의 다 치워진 가판대들을 보니 쓸데없는 기우에 불과했던 모양이다· 자세히 보니 신나게 뛰어다니는 애들도 부모들이 일찍 집에 와서 좋아하는 것에 가까웠다·

참으로 훈훈한 광경이었지만 길게 감상할 시간은 없었기에 그런 목가적인 풍경과 정반대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북문을 향해 움직였다· 마력까지 써가면서 달리는 내 모습에 웃음벨은 의아해했지만 굳이 설명을 부탁하진 않았다·

도시 사람들을 놀라게 하며 도착한 북문은 방금 봤던 훈훈한 풍경이 펼쳐졌던 곳과 같은 도시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삭막했다· 마을의 통금처럼 폐문 역시 평소보다 훨씬 앞당겨진 탓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것도 이유였으나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요 용사님께 경례!”

“경례는 무슨· 군인도 귀족도 아니니 편하게들 있어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에 목 다섯 개가 걸려 있고 그 목이 마족의 것이며 거기를 병사들이 살벌하게 지키고 있으면 광대가 오더라도 분위기가 좋을 수 없을 테니까·

“거동이 수상한 사람은 없었습니까?”

내가 포로를 데리고 가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었는데 죽으면서 마법이 빨리 풀린 것인지 뿔 달린 마족의 모습으로 돌아간 첩자들의 머리통을 보며 물어보자 여전히 긴장을 풀지 못한 경비병이 대답해주었다·

“마 말씀하신 대로 일부 병력이 무장을 해제한 뒤 숨어서 지켜봤지만 딱히 눈에 띄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오는 내내 최대한 감각을 활성화시키고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아무런 마력도 잡히지 않아 물어본 거였는데 결국 여기도 허탕이었나보다·

아쉽지만 별수 없지· 무식하게 걸어 다니면서 탐색할 수밖에·

“혹시 모르니 통금 이후에도 주시해주세요· 만에 하나 마족과 조우하게 되면 교전은 최대한 피하고··· 살아서 구체적으로 보고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생겼는지만 보십쇼·”

“아 알겠습니다!”

원래 사막에서 바늘찾는 짓은 좋아하지 않지만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평소라면 은화라도 던져 줬겠지만 회담이 끝날 때까지는 금주령이 내려진 상태였기에 적당히 감사의 인사만 전하고 다시 본성으로 뛰어가자 결국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웃음벨이 입을 열었다·

“다시 본성으로 향하시는 겁니까?”

“어· 아직 휴식 나팔 한 번도 안 불었지? 통금을 알리는 종소리에 맞춰서 한 번 쉴 생각인 게 분명하니 그 틈에 뭣 좀 여쭤보려고·”

똥개 훈련 그 자체였지만 어쩌겠는가· 아쉬운 놈이 우물을 파야지· 아니나 다를까 우리가 다시 본성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종소리와 나팔 소리가 섞여 울리기 시작했다·

[바빠 보이시는군요?]

그리고 그와 동시에 대뜸 내 옆으로 물방울 같은 무언가가 날아와 말을 걸었다·

“뭐야 이건?”

기척이라고 할 것도 없이 갑자기 나타난 거라 반사적으로 주먹까지 쥐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뜸 후려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미묘하게나마 물방울에서 정령의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사실 확신할 정도조차 아니고 진짜 아주 미묘하기 그지없어서 칠까 말까 주저하게 되는 수준이었던 터라 일단 치고 생각하자고 결론을 내리려는 찰나였다·

[아 접니다· 정령술사 세르타· 제 쪽에서 찾아뵙겠다고 말씀 드렸었지요?]

아마 다급하게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면 팔을 뻗었을 것이다·

“이런· 실례했습니다· 정령술은 처음 보는 터라·”

[하급 정령을 이용한 기술입니다· 거리를 비롯한 이런저런 제약이 심한 탓에 대중화되진 못 했지만 이럴 땐 유용하죠·]

정령에 급을 나눈다고···?

듣자마자 이 무슨 노예 상인 뺨치는 불경한 소리인가 싶었지만 그래도 마스터 급 정령술사가 저리 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일단 넘어갔다·

“제안은 수락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따로 할 일이 있는 탓에 지금 당장은 힘들 거 같군요·”

[숨어 있는 마왕군의 첩자를 색출해내시는 중이라고 간략하게나마 보고를 받긴 했습니다· 혹여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

“아마 없··· 아니지· 혹시 지금 회의실 근처에 계십니까?”

[예 맞습니다· 도심의 중심지이다보니 정령들을 관리하기 수월하거든요·]

관리···?

어째 단어 하나하나가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마스터 급 정령술사니까 이유가 있으리라 믿기로 했다·

“혹시 이 정령님을 통해 데오니 성녀님과 대화할 수도 있을까요? 지금 가는 중이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끼고 싶어서요·”

[물론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지요·]

그래 단어가 좀 엇나가긴 해도 사근사근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잖아· 나중에 진중하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가 오해했던 것에 불과하다는 결론이 나올 게 분명하다·

예기치 못한 세르타의 도움으로 인해 원거리 대화를 나눌 기회를 얻긴 했지만 결국 내 목적을 달성하려면 회의실까지는 가야 했기에 열심히 걸음을 서두르는 사이 약간의 잡음과 함께 물방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렇게 말하면 되는 겁니까? 용사님? 들리십니까?]

“예 잘 들립니다 성녀님· 갑작스러우시겠지만 혹시 마족에게만 통하는 성법같은 거 없습니까?”

[갑자기 그게 무슨··· 아! 이해했습니다! 첩자 때문이군요?]

“맞습니다·”

신들의 축복과 은혜에서 빚어지는 성법은 종족과 종교를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종족의 차이에서 비롯된 다른 쓰임새 정도는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의도치 않게 마력 폭주가 일어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마력을 안정화시키는 성법이라든가·

설명이 한참 부족했을 텐데도 불구하고 데오니 성녀님은 ‘과연 그때의 경험으로···’ 같은 중얼거림을 통해 내 의도를 완벽하게 이해했다는 걸 증명하며 금방 답을 찾아내셨다·

[아직 어린 마족들이 마력 기관이 완성되지 않은 채로 과도하게 마력을 운용하다 쓰러질 경우에 쓰이는 성법인데···]

그것도 아주 완벽한 답을·

“그거면 될 거 같습니다· 거의 다 왔으니 나머지는 도착해서 이야기하도록 하죠·”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그냥 이야기만 듣고 파바박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성녀님 공인 공격 성법 말고는 젬병인 나였기에 직접 만나서 손을 맞잡고 성법 발동을 위한 신성력 응용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게 대화가 끝나자 평범한 물이 되어 바닥에 떨어지는 정령님을 뒤로한 채 계단을 오르는 사이 우리의 대화가 이어지는 내내 묵묵히 듣고 있던 웃음벨이 유레카를 외치던 아르키메데스가 지었을 법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용사님? 두 분의 말씀대로라면 이단 심판관들의 도움을 받아 탐색 반경을 더 넓힐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단순하면서도 굉장한 깨달음이라는 점에서 그녀의 표정과 매우 어울리는 의견이었지만 이번엔 그 의견을 기각할 수밖에 없다·

“못 해·”

“예?”

“내가 하려는 건 일단 광역으로 축복을 내린 다음에 축복이 적용된 대상의 마력을 역추적하는 거라서 이단 심판관들은 물론이고 성녀님도 못 해·” 

“···예?”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눈을 굴리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웃음벨의 반응 지극히 정상적이다·

나도 눈 돌아가서 소하 시노어를 추적했던 당시의 기억과 감각이 없었다면 시도는커녕 상상조차 못 했을 짓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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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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