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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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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10

노이 타닛사는 전설적인 암살자답게 다양한 이명이 존재한다·

정작 당사자는 다양한 이명보다 자신의 이름이 더 큰 위협이 되길 바랐던 터라 제대로 기억하는 게 없지만 그 이명들 대부분은 그림자와 관련되어 있었다·

암살자에게 그림자 운운하는 이명이 붙는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뻔한 거였다· 그만큼 노이 타닛사의 은신술은 뛰어났고 잠입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경지라고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그런 주변의 평가와 달리 노이 본인은 자신의 잠입술에 대해서만큼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편이었다·

최고의 은신은 두각을 드러내지 않고 잊혀지는 것인만큼 그 초라함이 도움이 됐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지만 진심으로 자신의 능력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능력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랬다·

마법이 너무 보편화된 세상 속에서 그는 그저 전통적이면서 번거로운 방법을 택했을 뿐이니까·

“인족도 그렇지만 마족은 더 하지· 사람이라는 게 종족 불문하고 편한 방향으로만 기어가게 되어 있거든·”

감시를 위해 마법을 쓰고 숨기 위해 마법을 쓰고 죽이기 위해 마법을 쓰며 그렇기 때문에 추적하기 위해서도 마법을 쓴다· 그 별거 아닌 맹점을 파악한 노이가 선택한 것은 모든 작업에서 마법을 배제하는 거였다·

“노이 님께서는 그런 변화를 역으로 이용하고자 마음먹으셨던 거군요·”

“바로 그거지· 뭐 말처럼 쉽진 않았지만·”

관리하기 번거롭고 비싸더라도 좋은 망원경을 쓰고 마도구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하고 추적술과 함께 흔적을 지우는 방법을 익혔다·

그렇게 모든 과정을 시대 착오적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을 만큼 고전적인 형태로 준비하고 행한 덕에 그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으며 그만큼 많은 실전을 거친 끝에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노이 님과 같은 길을 걷는다고 해서 무조건 대등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건 아니니 충분히 굉장하다고 생각됩니다만···”

마치 한 편의 영웅담을 들은 것처럼 반응하며 말하는 특작부 요원의 말은 진심이 반 가식이 반이다·

이미 노이라는 인물의 성격마저 꿰뚫고 있는 특작부다· 그의 작업 방식도 당연히 꿰차고 있었지만 기껏 먼저 말을 꺼내며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 기회를 주는데 걷어찰 이유 따윈 없었기에 너스레를 떨며 대답했을 뿐이다·

잠깐이나마 노이의 수염 투성이 입가가 위로 씰룩 움직였으니 특작부 요원의 계산은 정확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럴지도 모르··· 이런 미친·”

비록 그 시작은 레비엥과 상당한 거리를 둔 숲속 나무 위에 올라 선 채 망원경으로 부하들이 도시에 들어가는 것을 관찰하는 동안 할 게 없었기 때문이었지만 방금 망원경 너머로 포착한 광경만 아니었다면 계속 수다를 이어 나갔을 정도로 특작부 요원과의 대화가 즐거워지던 노이였다·

바꿔 말하면 직접 목도한 광경 때문에 더 이상 즐겁지 않아졌다는 의미였다·

“다 죽였네·”

“예?”

“내 부하들· 다 죽였다고·”

아무리 마스터 급 시력에 망원경을 더한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는 탓에 죽는 과정을 또렷하게 보긴 힘들었지만 제대로 반응할 틈도 없이 다섯 명이 죽어 나갔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볼 수 있었다·

“저놈이 그 유명한 엘드미아로군·”

“···관문을 관찰하고 계셨던 거 아닙니까?”

“놈이 관문에 나타났다는 걸 굳이 설명해 줘야 이해하나?”

장난스레 웃는 척하면서 나무에서 내려온 노이였지만 그의 심기는 순식간에 불편해진 상태였다·

변이 마법사의 인상착의를 몰랐다면 자신조차 부하들이라고 알아차리지 못했을 정도로 마법은 완벽했다· 그걸 대체 무슨 수로 저걸 잡아낸 거지?

“왜 하필 지금···”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절묘하니 내부에 미리 심어뒀던 놈들이 잡혀다고 보는 게 맞겠지· 다 죽었는지 일부만 잡혔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계획이··· 거하게 틀어진 건 확실하군·”

추격대가 튀어나온 것도 아니고 미리 알고 잡은 거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아직 유예가 있다고 봐야 하나? 망원경을 접어 품에 넣으며 틀어진 계획을 바로잡기 위한 고민을 이어 나가던 노이의 손끝에 익숙하지 않은 무언가가 닿았다·

수도를 떠나기 전 마왕에게서 직접 받은 지원품이었다·

‘네가 감당하기 힘들 거 같다는 느낌이 들 때 써라·’

‘뭔데 이게· 먹는 거냐?’

‘그렇다· 일종의 마력 기폭제지·’

부쩍 초췌해진 마왕이 건넨 건 작은 구슬 같은 물건이었다· 아무런 냄새도 안 나는 물건을 받아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던 당시의 노이는 불쾌감에 미간을 찡그렸었다·

최근 틀어지는 일이 많아졌다고는 해도 반역을 일으킨 이래 예지의 마왕이라 불리며 놀라운 통찰력을 발휘했던 자다· 여태껏 절대 수도 방위 병력을 빼지 않았던 그가 자신에게 새로운 의뢰를 넣은 것도 놀라운데 대뜸 이런 물건을 쥐어 주다니·

마치 자신이 실패할 것음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한 모양새이지 않은가·

‘내가 지금 설익은 용사 하나 못 죽일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네 실력만 놓고 봤을 때? 가능성에 대한 부분은 논외로 치더라도 살아남는 놈이 대단한 거지· 하지만 용사라는 존재를 비호하는 신들의 영향력을 따져 봤을 땐 이야기가 다르다·’

‘재밌네· 신을 무시하는 네가 그런 말을 하니 듣는 입장에서 너무나도 신빙성이 높게 느껴지는 걸?’

도를 넘는 발언이라 할 수 있었지만 넓은 회랑에서 노이를 제재하는 일은 없었다· 애초에 그래도 된다는 계약 하에서 마왕의 편을 든 거였으니 당연했다·

‘뭐든 최후에 이르게 되면 발악하는 법이지· 벌레든 신이든·’

그리고 그런 계약을 직접 맺은 마왕 역시 어깨를 으쓱이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반응할 뿐이었다· 그 동작을 따라 기장이 긴 의복과 얼굴을 가리고 있는 면사가 치렁거렸지만 마왕의 얼굴이 드러나는 일은 없었다·

‘차이가 있다면 무참히 밟혀 죽을 수밖에 없는 벌레들과 달리 신성에 닿은 자들이 발악하는 건 상식의 궤를 넘어서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실수를 한다든가·’

‘난 실수따위 하지 않아·’

욱 하는 마음과 불만이 섞여 반사적으로 튀어나간 대답이었으나 아주 틀린 말도 아니었기에 노이는 당당했었다· 그러자 마왕도 딱히 반박할 생각은 없다는 듯 곧장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

‘그럴 수 있지· 허나 아무리 너라고 하더라도 지금 딛고 있는 바닥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는 건 막을 수 없잖은가?’

‘그 정도야···’

‘그 정도야 그냥 뛰어올라 다른 바닥을 짚을 수 있겠지· 허나 생사의 기로에 놓인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적에게 최후의 일격을 놓기 위해 내디딘 한 발이 하필 약한 지반을 밟아 균형이 틀어진다면?’

묘하게 구체적인 묘사가 노이의 말문을 막았다· 그마저도 극복할 수 있다면 거짓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왕은 말문이 막힌 노이를 보고 웃거나 하지 않았다·

‘신성이란 그런 것이다· 그렇기에 그만한 힘을 쥐고도 우리를 버린 신에게 분노를 느껴야 하는 것이지· 그걸 쓸 일이 없다면 제일이니 가지고는 가라·’

그저 조용히 몸을 돌리고 손을 흔들어 그의 가는 길을 배웅할 뿐·

아무런 미련 없이 대답도 듣지 않고 움직이는 마왕의 뒷모습은 마치 노이가 자신이 준 물건을 버리지 않을 거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듯했었다·

‘씨발·’

결코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다· 실제로 그런 마왕의 태도가 아니꼬와서 버리려고 한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러지 않았던 것은 이 작디작은 구슬에서 그 어떠한 힘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걸릴 일은 없으니 나중에 버려도 늦지 않다· 그런 생각으로 들고 있었던 물건이 이런 식으로 기분을 더럽게 만들 줄이야·

“···우선은 레비엥 접근 한다· 놈이 몸이 두 개가 아닌 이상 남문 쪽으로 접근한 녀석들은 무사히 진입했겠지· 좀 빠듯해지겠지만 그래도 문제없어·”

조금이라도 빠르게 기억과 기분을 털어내기 위해 걸음을 서두르자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특작부 요원이 금방 그의 뒤를 따랐다· 능력 있는 부하는 만들 수 있어도 눈치 좋은 부하는 만들 수 없는 법이기 때문일까 자신의 비위를 정확하게 맞춰주는 특작부 요원의 태도는 노이의 불쾌감을 해소하는 데에 꽤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풀어진 기분조차 레비엥에 가까워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곤두박질 치게 되었다·

대뜸 아무런 조짐도 없이 레비엥 어딘가에서 솟구친 새하얀 한 줄기 빛 때문에·

“히 히익!”

처음 그 빛을 봤을 때 노이는 그게 뭔지 몰랐다· 그래서 갑자기 기겁하며 뒤로 나자빠지는 특작부 요원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끼며 사라지지 않은 빛과 그를 두고 고개를 움직여야 했다·

“뭐야? 저게 뭔데 그래?”

“요 용사의 성법이 분명합니다! 좋지 않아요 저건 진짜 좋지 않···”

“젠장· 뭐가 좋지 않은지 말을 해야 알아 듣지· 뭐가 문젠데?”

말은 그렇게 해도 특작부 요원이 그간 보여줬던 모습이 있었기에 딱히 불쾌하진 않았으나 가득 찬 두려움과 함께 돌아온 대답이 그로 하여금 진심으로 미간을 일그러뜨리게 만들었다·

“모 모릅니다·”

“뭐?”

“저 저게 대체 무슨 효과를 지녔는지· 왜 저렇게 유독 두각을 드러내는 것인지 아무것도 알려진 게 없습니다· 그래서 문제입니다·”

“그게 무슨 병신 같은 소리야?”

지금 뭔지도 모르는 빛줄기 때문에 겁먹은 개새끼처럼 군다고? 순간적으로 짜증이 치밀어 올라 부하들을 대하듯 죽여 버리려고까지 한 노이의 손을 멈추게 만든 건 아직 끝나지 않은 특작부 요원의 말이었다·

“북부 최전선이 저 빛 줄기와 함께 날아가고 마신교를 추적하던 특작부 정예 요원이 저 빛 속에서 죽을 뻔했습니다· 전자는 목격자들에게 재기가 불가능할 정도의 충격을 안겨 주는 폭력이었고 후자는 당최 어떻게 한 것인지 제대로 알려진 게 없습니다!”

다양한 정보를 쥐고 대상을 파악하는 일에 너무나도 익숙해진 탓에 집단 규모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음에도 여전히 미지未知를 유지하는 존재란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 와중에 그래도 어떻게든 상황을 설명하고자 입을 놀린 것만으로도 특작부 요원은 충분히 노력한 거였다·

“빌어먹을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아무것도 모르는 노이의 입장에서야 최대한 침착하게 그런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다시금 터져 나온 빛줄기는 소리 없이 노을빛 하늘을 수놓을 뿐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0088 님 무언의 100 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는 글쟁이로 보답드릴 수 있도록 힘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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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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