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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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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바로 화산이다·
그리 뱉는 말에 일순 생각이 멈춘다·

‘무슨 소리지·’

저게 대체 무슨 말일까·

이곳이 도대체 어찌 화산이란 말인가·
주변을 돌아보지만, 보이는 것은 검은 세상뿐· 

처음부터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찰박-!

발을 움직일 때마다 바닥에 있는 먹물이 흔들린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공허한 세상·
이곳이 어찌 화산이란 말일까·

“설명이 부족합니다·”

하여 이해가 안 간다는 투로 노인에게 물었다·

“제가 화산을 못 본 것도 아니고· 여기가 어찌 화산이란 말입니까?”

혹시 은유적인 표현일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애당초 여긴 현실 세계도 아니지 않은가· 그리 생각하며 노인을 쳐다보지만·

노인의 눈을 보며 나는 눈을 좁혀야 했다·
아무래도 은유적인 표현이 아닌듯싶었다·

[이곳이 바로 화산이다· 꽃이 시들고 하늘이 무너졌으나· 이곳은 화산이 맞다·]

“여기가 말입니까···?”

[그래·]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어디서 이해가 가질 않느냐면, 혈마를 막아내지 못했다·
거기부터가 문제였다·

“혈마를 봉인하지 못했다니요?”

공간은 둘째치고 혈마를 막아내지 못했다고? 
이게 어찌 된 영문일까·

“···당신은, 다른 세상에서 오기라도 했다는 겁니까?”

[글쎄·]

내 말에 노인이 씁쓸하게 웃으며 말한다·

[그럴지도 모르겠구나· 적어도 이곳은 내가 아는 곳이 아니니 말이야·]

“···허?”

저 노인은 내가 아는 신 노야가 아니다·
왠지 모르게 그리 확신하고 있던 이유가 이것일까·

그런 생각이 스치는 한편·

‘다른 세상이라고···?’

예상치 못한 사실에 직면해버렸다·
또 다른 세상·

저 노인이 신철인 건 맞으나, 이 세상의 신철이 아니라면···?

생각이 겹치는 가운데, 머릿속에서 선이 뒤엉키기 시작했다·

‘그게 가능한 일인가?’

만일 저게 맞다고 하면, 어찌 가능한 일일까·
또 다른 세상이야 그럴 수 있다·

이미 겪어본 일이지 않은가·

‘···원하는 결말이 될 때까지 무수한 세계가 나누어져 있다·’
 
떠올리자면 절망적인 일이나· 진즉 알고 있던 사실이다·

그걸 알면서도 발버둥 치고 있는 것이거늘, 앞에 있는 노인이 다른 세계·

즉, 혈마를 막아내지 못한 세계의 신철이라면·

“대체 어찌 이곳에 있는 겁니까·”

그가 어떻게 이곳에 올 수 있었는가·
우선 그걸 의문으로 둬야 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애당초 신 노야가 두 명이라는 부분부터도 말이 안 될 일이었다·

그런 의문에 노인이 이르길·

[잠시 희망을 꿈꿨다·]

차분하면서도 낡은 목소리가 이어졌다·

[혹여 기적이라도 일어났을까 싶어 부풀게 꿈을 꿨으나· 이는 망상과 다를 바가 없도다·]

“그건 뭔····”

[내가 왜 이곳에 있느냐 물었지·]

“예·”

[모르겠다· 내가 보던 마지막은 이곳이었고· 그건 세상의 종말이었다·]

검게 먹칠해진 세상·
바닥을 가득 채운 먹물과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광경들·

이곳이 정녕 노인이 보던 세상의 끝이란 말인가·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서서히 세상이 끝에 닿기를· 그렇게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이곳에서 말입니까?”

[그래, 더는 매화가 피질 않으나· 그럼에도 내가 있을 곳은 화산이었으니까·]

종말·
혈마를 막지 못한 세상의 끝·

그 기괴하고 참혹한 광경이 이것이란 말인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무엇도 느껴지지 않는 공간이었다·
찰박거리는 먹물은 불쾌하기만 했고·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은 알 수 없는 고요함이 깃든다·

무(無)·

이곳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노인이 앉아있던 거대한 바위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렇게 끝을 기다리고 있을 무렵·]

이어지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그저 그뿐이었거늘·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이곳에 와 있었다·]

“이곳이라면·”

[익숙치 않았으나 어째서인지 알 수 있었지· 그곳이 섬서의 동굴이라는 걸 말이야·]

“···”

천천히 무너지던 세계·
그걸 보고 있던 노인이 어느새 섬서의 동굴로 이동했다고?

이상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갑자기 그게 왜 그렇게 되는 건데·

다소 어처구니없는 말에 의문만 더 깊어지고 있었다·

[믿을 수 없었다·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이는 노인 또한 마찬가지였던 모양·
누구라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겠지·

하지만·

[그래도 믿어야 했다·]

노인은 이상함보다는 희망으로 치부하며 상황을 인지했다·

“어째섭니까···? 이상하게 보실 만도 했을 텐데요?”

혈마를 막지 못해 세상이 종말을 맞이했다·

그 과정을 다 지켜보고 끝에 이르고 있었다면, 갑작스러운 변화에 이상함을 느끼는 건 당연지사거늘·

왜 되레 이를 믿으려 했는가·
이에 물으면서도, 실상 답을 알고 있었다·

[기적이라고 생각했단다·]

시간을 거스른 나 또한 알고 있지 않은가·
믿을 수 없고 말도 안 된다고 해도· 기적이라면 믿고 싶어진다·

그게 인간이었다·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고 해도· 신이 불쌍히 여겨 기회를 준 게 아닐까· 그리 믿었다·]

종말에 이르러 찰나의 기적을 내린 것이다·
그래서·

[종말이 왔다고 한들· 기적이 나타나 중원은 살아남았고· 나 또한 영혼으로 이 땅에 머물렀구나· 할 일이 남았기에 이리 기회를 내어주는구나·]

“···”

익숙한 감정에 주먹을 말아쥐었다·

[그렇게 떠올린 망상이 내 눈을 가렸구나· 참으로 하찮다· 천하의 신철이 그런 생각을 할 줄이야· 껄껄·]

그의 모습은 나와 다르지 않았다·
다른 게 있다면, 그가 가진 신념이었을 터·

저 말이 사실이라면· 분명 그럴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차라리 이런 것보단 시간을 되돌려주길 바랐으나···· 그런 일이 일어날 리는 만무하니···되레· 이것도····]

“···잠깐만요·”

노인의 말을 듣다가 급히 말을 잘라냈다·
내 태도에 노인이 의아한 반응을 내비치지만, 이건 멈춰야 했다·

방금 노인이 한 말에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

‘···회귀가 일어날 리가 만무하다고?’

시간을 거스르는 일이 있을 리 없다·
그런 노인의 말이 거슬렸다·

이건 당연한 얘기다·
시간을 거슬러 되돌아가는 것· 

그건 다른 사람이 생각하기로 말도 안 되는 일이 맞았으니까·

단·

‘저리 확신할 일인가?’

저 노인이라면 조금 달라야 했다·
왜냐하면·

“뭐 하나만 여쭙겠습니다·”

[그래·]

“당신은···· 연일천의 비밀을 알고 계십니까?”

[음?]

그는 연일천이 회귀자라는 걸 알고 있을 테니까·

이미 시간을 거슬렀다는 인물을 옆에 두고 있다면, 회귀에 관해 저리 단호히 반응할 일은 아니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일은 맞으니 저런 반응이 가능할 수도 있으나·
나는 이상하게 그게 거슬렸다·

하여 연일천을 언급하며 말을 물은 것이었는데·

[무슨 말이냐· 비밀이라니?]

“···”

노인의 반응에 등골이 섬뜩해졌다·

‘어 시발· 이거····’

저 노인은 연일천이 회귀했다는 걸 모르는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걸지도 모른다·

하나, 만일 노인이 정말 연일천의 회귀를 모르고 있다면?

‘더 나아가서·’

연일천의 회귀 사실을 모르는 게 아니라·
회귀한 적 없다고 한다면?

그리하여·

‘저 노인이 혈마를 막아내지 못했다고 하는 말이·’

연일천이 회귀하기 전인 것이 이유라고 하면·

“···”

스으으·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호흡이 조금씩 뜬다· 

어떻게든 가라앉히려 하지만, 그 또한 쉽지 않다·

[애송아· 왜 그러느냐·]

“···잠시, 잠시만요·”

머리가 지끈거렸다·
계속해서 쑤셔오는 두통을 무시하고 어떻게든 생각을 정리했다·

‘···연일천이 회귀하지 못한 세계·’

세계는 자신이 원하는 결말에 닿을 때까지 무수히 창조와 파괴를 반복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는, 과거에 혈마를 막아내며 생긴 일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이런 것도 남아 있었다는 건가·’

연일천이 회귀하기 전의 세계관·
그 또한 남아 있었다고 한다면· 혈마를 막아내지 못한 세상이란 곧 그런 걸 뜻하는 건 아닐까·

그 말인즉슨·

‘회귀했다는 건· 어쩌면 시간을 거스른 게 아니라·’

또 다른 세상으로 이동을 했다고 보는 게 옳은 것일까·
하여 만약 그게 맞다고 하면····

‘그럼, 내가 원래 있던 세상은?’

신검이 천마를 막아내며 평화를 지켜냈던 그 세상은?
그건 어떻게 되는 거지?

‘원하는 결말에 닿기까지 수없이 반복한다고 했잖아·’

이게 또 다른 세상에 온 것이라면, 그쪽 세상은 어떻게 됐을까·

그래서 신검은 어떻게 됐지?
식은땀이 흐른다·

이어 가슴을 움켜잡았다·

‘···그럼, 내가 만난 신검은 뭔데·’

위설아의 육체를 타고 만났던 신검·

그녀를 놓기 싫어 마도천흡공으로 영혼을 흡수했었다·

그때 어머니가 그리하라 말했고·
흡수한 신검에 대해 알기 위해선 어머니를 만나고자 하고 있거늘·

‘일이 이렇게 되면 안 되잖아·’

평화를 이뤄냈을 그 세상에서 벗어나 신검을 만났다면, 애당초 그 세상은 어떻게 됐다는 말인가·

[애송아· 괜찮더냐·]

“···아니, 예···· 괜찮습니다·”

세상이 변동되며 원래 있던 세상이 사라졌다·

하여 원래 존재하던 무수한 이들 또한 사그라진 걸까·

솔직히 말해서 그건 상관없었다·
몇백의 인구가 죽든, 몇천의 인구가 죽든·

하다못해 수만의 사람들이 죽어도 내게 그런 건 하나도 상관없단 말이다·

중요한 건 오로지 하나뿐이었다·

‘신검·’

모든 걸 버려서라도 지켜보려 했던 그녀가 끝내 이르러 종말을 맞이했을 가능성·

수만의 인간보다 난 신검 한 명이 더 중요했다·

[연일천의 비밀이란 게 무엇을 뜻하는 게지?]

“···아닙니다· 그냥, 그냥 그쪽을 떠보려고 한 말입니다· 신경 쓰지 마시지요·”

[···흐음?]

노인은 영 못 믿겠다는 반응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직전의 대화로 또 하나의 의문이 생긴 탓이다·

‘저 노인이 있던 곳이 연일천이 회귀하지 못한 세계라고 치자·’

그런 세계가 남아 있었고 끝내 종말을 맞이했다고 치자고·

근데·

‘그럼 저 노인은 어떻게 이곳에 남았을까·’

저 노인네가 섬서의 동굴에 남아 있던 이유·

얼마만큼· 또한,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 모를 일·
이리되면 문제가 생기게 된다·

‘전생에 발견된 적 없었던 일이야·’

당연히 전생엔 화산선검의 비고 따윈 발견된 기록이 없었으며·
영풍이 그 의지를 이어받았다는 소리도 못 들어봤다·

이는 화산이 발견하고도 말을 하지 않았다는 가정도 존재할 터이나·
나는 이를 듣고 내가 벌인 일들 탓에 생긴 차이점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와선 조금 다르다·

‘정말 단순히 내가 만든 차이점일까?’

신철이 두 명인 것도·
지금 시기에 비고에 저 영혼이 있던 것도·

그게 전부 내가 만든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 할 건 그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저 노인을···· ‘누가·’ ‘왜’ 여기로 불러 왔느냐는 것·’

정말 기적 같은 일로 노인이 이 세상에 영혼으로 나타났을 가능성?
그런 게 있을 리가 있나·

나는 알고 있었다·

‘이 세상에 기적 따윈 없어·’

한때 감사히 여기던 내 회귀도·
지금 벌어지는 모든 일들도 단순히 기적이라 치부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연일천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네 회귀가 정말 기적으로 보이더냐·

“···”

그땐 개소리로 치부했으나 살아오며 점점 알게 되었다·

이 빌어먹을 세상엔 기적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모든 건 누군가의 손과 바람에서 이루어진 일이라는 것을·

하니 떠올리고 의심하자·

‘저 노인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이건 누군가의 의도였다·

그게 누구일까·
그리고 무슨 의도일까·

‘대체 어떤 새끼가·’

이런 좆 같은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는 걸까·

끄득·

이를 꽉 깨물며 인상을 찌푸렸다·

‘모르겠다·’

떠오르는 게 없다·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행히 답은 정해져 있었다·

‘알만한 놈을 만나서 물어봐야겠지·’

가장 단순하면서 정확한 말이다·

이 상황에 관해 조금이라도 알법한 인간· 
그를 찾아서 물어볼 것이다·

하여 당장 떠오른 인물은 둘·

한 명은 바로 우혁에게 숨어있을 뇌천일검 남궁명·

그는 내게 신강으로 찾아오라 말을 전한 인물이었던 만큼, 이 상황에 조금이라도 정보가 있을지 모를 일이었으니· 지금 상황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었다·

문제는 찾아간다고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니 최적의 인물은 아니었다·

그래서 두 번째····

‘오히려 이쪽의 정확도가 더 높을 것 같기는 한데····’

찾고자 하면 방법이 없잖아 있고·
정보를 알자면 더 정확히 알 것 같은 놈이며·

이 일에 명확히 관련되어 있을 존재·

그건 바로·

‘···혈마(血魔)·’

재앙이라 불리는 존재·

아무래도·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선···· 그를 직접 만나봐야 할 것 같았다·

******************

지독한 냉기가 퍼져있는 지하실·

-으음·

그곳에 앉아있던 이가 살며시 눈을 떴다·

새빨간 적안이 드러나 사방을 비출 무렵·
한기를 느낀 인물이 천천히 한숨을 내쉰다·

-후우우····

한숨과 함께 냉기를 뿜어내는 인물·
그의 상태는 영 좋지 못했는데·

왼팔은 잡아 뜯긴 것도 모자라 불탄 흔적이 가득했고·
이어진 화상은 왼쪽 얼굴을 뒤덮을 만큼 거대했다·

하체는 모두 타버려 간신히 상체만 남아 있는 상황·
당장 죽어있어도 모자란 상황에도 인물은 눈을 뜬 채 작게 미소지었다·

-느낌이 오는구나·

반가운 감각이었다·

그리 말하며 인물이 소리내 웃었다·
길지 않은 시기에 반가운 이가 찾아올 것 같은 느낌·

그 선명한 감각에 인물 말을 속삭인다·

-차를 준비해야겠어·

아주 비싸고 좋은 차를 준비해놓아야겠다·

그리 내뱉으며 혈마(血魔) 독고준이 다시금 눈을 감는다·

지금은 졸음이 쏟아져 견딜 수가 없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금일 마감을 치던 중···블루 스크린이 세 번이 떴습니다·

똑같은 내용을 세 번이나 다시 쓴 날이네요·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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