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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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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육 강이 끝나고 팔 강이 시작되기 전·

이젠 여덟이 되어버린 인원들 틈에서 고요히 목판을 살폈다·

지난날 경기의 결과는 내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도왕과 비성도가 올라갔고·
나와 당소열이 올라가게 됐다·

그 외에 실력을 감추고 있던 인원들· 
즉 화경급 무인이 모두 올라서며 강자들만 남게 된 시점·

또한, 무투제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뜻하기도 했다·

아무리 오래 끌어도 칠 주야·
기간상 그만큼만 남아있을 시점이었지만·

“흐음·”

수두룩이 적혀있던 대진표는 줄고 줄어 네 개뿐이 남지 않았고· 비무 또한 오늘이 끝나면 두 번에서 세 번 정도가 남을 것이었다·

따지자면 아직 기간이 남아있을 시점이거늘·
난 목판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

-하북팽가의 팽저우 대 산서구가의 구양천·

목판 중간에 적힌 글귀·
내 비무 상대가 적나라하게 적힌 줄을 보며 헛웃음을 지어야 했다·

“이것 참·”

저걸 보며 한 가지는 인정할 수 있었다·

이번 비무제 만큼은 내 예상에 벗어난 일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말이다·

‘벌써 붙인다고?’

도왕과 팔 강 전부터 싸우게 될 줄이야·
이건 나로서도 진짜 예상 못 한 부분이었다·

나는 저 아저씨랑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냅뒀다 붙게 만들 줄 알았거든·

아무리 도왕이 지금 상태가 안 좋다 한들· 저 좋은 패를 지금부터 써먹을 줄은 몰랐다·

‘결승에 붙일 줄 알았는데·’

수염도 안 난 턱을 슬슬 쓰다듬었다·
이게 어찌 된 영문일까·

‘흐음·’

지금 내 입지는 상당히 큰 상태다·

자랑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바깥에 웅성거리는 소리나 인파는 신룡때보다 더 많을 지경·
이는 즉 나에 관한 기대감이 상당히 올라와 있다는 점이었다·

거기에····

‘모용희아가 발 빠르게 대처한 덕에 가치가 더 올라갔지·’

장원상단주가 오간 직후, 모용희아가 올린 보고를 들은 미 부인은 즉시 이에 대처했는데·
그 방식은 입소문을 퍼트린 것이다·

[장원상단주가 직접 등판해 소염라에게 후원 얘기를 했다·]

그 사실 만으로 끊임없이 모여들던 상단주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중원 제일 갑부가 등판까지 했다·

이 말인즉슨, 내 가치가 그만큼 뛰어나단 소리이며· 그 정도 수준이 아니고서야 만나주지 않는다는 의미기도 했다·

하여 상단의 이들은 억지를 멈추고 다른 얘기들을 나누고 있을 것이다·

장원상단주가 등판했기에 다가가긴 버거우나·
달리 말해, 그만큼의 가치를 지닌 후기지수라는 것이었으니·

또한·

‘그런 무인을 백화상단이 미리 후원하고 있었다는 점·’

그걸로 인해 백화상단에서도 광고 아닌 광고를 올리고 있었다· 
이런 대처는 상당한 이익이 오가는 게 아닐 수 없다·

‘하여튼 빨라·’

모용희아든 미 부인이든 대처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

듣기로는 그 이후로 장원상단주 대면하길 청해왔다고 했던가?

‘어제 서신이 왔다고 듣기는 했지·’

그때 보여줬던 조건들도 말도 안 되는 일들이었거늘·
그 이상의 조건을 가져오리라 얘기하던 장원 상단주·

나는 그를 떠올리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은 무투제가 있으니 보기를 거절한 거긴 한데·’

아무래도 잘한 것 같아서다·

‘그가 무슨 조건을 가져왔든····’

지금은 거절하는 게 맞았다·
분명 대단한 조건을 가지고 왔을 테지만·

‘오늘이 지나면·’

내 가치는 그것보다 배는 뛸 것이고· 그가 가져온 가치 또한 의미가 달라질 터·
이는 오히려 옳은 거절이었으리라·

그래서 그런지 문득 궁금하네·

‘그가 과연 더 달라진 조건을 가져올지· 포기할지 말이야·’

올라오는 흥미를 느끼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자꾸 올라가고 있더라·

‘맹이 무슨 생각인지는 몰라도····’

예상과 달라진 일이 오히려 좋다·

덕분에 일 처리가 빨라질 수 있었으니까·

툭툭·

손을 털며 몸을 살짝 풀었다·
그리곤 하늘을 올려다봤다·

맑고 화창한 하늘이 보인다·
구름이 듬성듬성 보이는 게 되레 예쁘다 싶은 광경·

이를 보며 씨익 웃었다·

‘딱 좋네·’

깽판 치기 좋은 날·
오늘은 왠지 그런 날 같았다·

******************

와아아아—!!!

-귀천문 명천· 승!

팔강이 시작되고 시간이 조금 흘렀다· 
무투제의 열기는 점차 뜨겁게 달궈지고 있었고 이에 따라 관중들의 환호성도 더 커지고 있었다·

당연하겠지·
지난날 봤던 무투제보다 수준이 훨씬 높아져 있었으니 말이다·

‘···괜찮은데?’

나조차도 조금 놀랄 정도였다·

방금의 승자는 귀천문의 명천·
처음 들어보는 문파의 인물인데 상당한 수준이었다·

‘백대 고수에는 가볍게 들어간다·’

상대는 금선가의 금선여연·
쌍검술에 능한 유명한 무인이라 들었는데· 명천이란 이는 그런 무인을 상대로 승기를 가져갔다·

정말 한 끗 차이로 난 승부였다·
둘 중 한 명이라도 삐끗했으면 그대로 패배했을 수준이랄까?

오랜만에 제대로 된 비무를 봐서인지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확실히 이쯤 되니 수준들이 좋네·’

첫 비무부터 깔끔하니 보기가 좋았다·
심지어 화경급 무인들이 붙은 것이라 더 그랬다·

-요령군가 군당석 대 청해도문의 묵설진! 비무 시작!

곧이어 벌어지는 두 번째 비무·

콰아아–!!
내기가 퍼져 나오는 게 이번에도 굉장한 여파다· 뺨을 스치는 기운을 느끼며 생각했다·

이번 비무제는 여러 가지로 예상을 벗어났다·

우승 후보, 혹은 강자로 여겨지던 이들이 대다수 떨어지고 남은 이들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이들의 등장이었고·

신 고수들의 등장은 중원의 이들에겐 가장 환영받는 일이었기에, 더욱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이는 나 또한 다르지 않기에 흥미롭게 비무를 지켜보고 있는데·

“재밌더냐·”

옆에서 묵직한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움직이니 인상 더럽게 생긴 아저씨가 눈에 보인다·

도왕이었다·

“재밌게 즐기고 있는 모양이로다·”

구태여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는데·
가만히 도왕을 쳐다보다 나도 툭 말을 내뱉었다·

“예· 좀 재밌네요·”

“···허·”

자신을 보고도 예를 갖추지 않은 게 문제였을까· 도왕의 인상이 더 일그러진다·
하나, 금세 표정을 고쳐잡더니 내게 말을 이어간다·

“그래도 명가의 태생이거늘, 교육을 그다지 잘 받진 않은 모양이야”

대놓고 까는 말이다·

하긴·

“그러니까요·”

“뭐?”

시답잖은 말에 내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명가의 태생인데 교육 좀 잘 받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게 좀 아쉽네요·”

“···”

이곳에 명가의 태생이 나뿐은 아니었기에 내 말의 의미를 알아들은 도왕의 표정이 순식간에 구겨진다·

저 아저씨 좀 재밌네· 
이거 좀 긁었다고 저리 반응하다니 말이야·

“이놈이 감히····”

“팽 가주님· 보면 볼수록 좀 신기하신 분이네요·”

도왕이 화내려던 걸 내가 끊어내며 말을 덧붙였다·

“저한테 와봐야 좋은 반응 못 볼 걸 아는데· 왜 자꾸 오셔서 긁히십니까? 혹시 취향이 그쪽이세요?”

“···!”

처음엔 적당히 상대하고 넘어가 주고 있었는데· 이쯤 되니 볼 때마다 시비를 걸로 오는 이유가 궁금할 지경이다·

아, 혹시·

“저 좋아하십니까? 그런 거라면 아드님께도 말씀드렸듯···· 죄송하지만, 저 여자 좋아합니다·”

“이놈이-!”

화아악-!
끝내 화를 참지 못한 도왕이 기세를 펼친다·
아니, 펼치려 했다·

콰지직-!

“···!!”

도왕이 투기를 뿜어내던 순간, 내 몸에서 터져 나온 기운이 그를 짓눌렀다·

순식간에 기운이 제압당하자 도왕의 눈이 커진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모습·
그걸 보며 내가 툭툭 도왕의 어깨를 쳐주었다·

“거, 진정 좀 하세요· 나이도 있으신 분이···· 그 나이에 혈기왕성한 건 보기 좋지만· 자꾸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가능한 좋게좋게 얘기해주고 있건만, 말을 들은 도왕의 표정은 풀리지 않더라·

어쩌지···? 
이러다 팰 것 같은데·

내가 도왕을 말이다·

‘팽아희를 봐서 가능한 참아 보려 하는 건데· 왜 자꾸 이럴까·’

사실 원래였으면 진작 패고도 남았을 일이었다·

하지만, 저쪽 딸내미한테는 미안한 게 남아있기도 했고·

‘자식 앞에서 패는 건 좀 그렇지·’

뒤에 얼굴을 피지 못하고 쳐다보는 팽우진이 있어 가능한 참고 있었다·

‘근데, 진짜 왜 이럴까·’

의문이 든다·
도왕이 왜 유달리 나한테만 지랄하는 것 같지·

‘팬 건 패존인데· 왜 자꾸 나한테 이러는 거야·’

투룡인척 하는 패존한테 맞은 거야 그렇다 치자·

그래서 중원에서 온갖 멸시와 조롱을 당하고 있으니 화가 날 법도 했다·

근데·

‘왜 나한테 지랄이냐고·’

유독 나만 보면 개처럼 짖어대니 영 거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흐음····’

떠올리면 처음부터 그랬던 것 같다·
처음엔 파혼 탓에 날 마음에 안 들어 하나 싶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마냥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럼 왜일까·
왜 자꾸 날 못 잡아먹어 안달일까·

의문이 연달아 떠오르던 찰나·

“···그 눈·”

도왕이 이를 갈며 내게 말을 덧붙인다·

“날 보는 그 뭣 같은 눈, 빌어먹게도 역시 네 아비와 똑 닮았구나·”

“···”

뜬금없이 튀어나온 아버지에 관한 말·
그걸 듣고 고개를 까딱였다·

“···!”

흠칫·

도왕이 일순 날 보며 몸을 떤다·

그걸 보며 호흡을 골랐다·
큰일 날 뻔했다·

‘죽여버릴 뻔했어·’

방금 도왕의 눈알을 뽑아버릴 뻔했다·
휴우· 간신히 참았다·

왜 갑자기 아버지를 들먹인 거지? 진짜 죽일 뻔했잖아·

‘놀래라·’

빡쳐서 계획을 죄다 망칠 뻔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와중·

‘음·’

나는 도왕의 말에서 미묘한 기색을 느껴야 했다·
아버지를 언급하는 음율에 감정이 가득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었다·

“팽 가주님· 혹시 여쭙습니다만·”

악의는 없었다·

“예전에 저희 아버지한테 맞으신 적 있으십니까?”

순전히 궁금해서 물은 말·
그 말이 문제였을까·

끄드드득-!!

도왕의 육신에서 어마어마한 살기가 터져 나왔다·

“뭐라고···?”

“아니···잠깐···· 잠시만요?”

“지금···· 뭐라 했더냐·”

어, 이거 진짜 화난 것 같은데·
예상치 못한 살기다·
뭐가 이리 진득한지 놀랄 지경이었다·

이야···· 이건 아무래도·

‘건들지 말아야 할 걸 건드렸나?’

내가 실수한 것 같았다· 
하여 머쓱하게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진짜 그랬을 줄은 몰랐어요· 하하하· 젊을 때 친구끼리 다 다투고 그러는 거죠 뭘· 아, 혹시 친구가 아니셨으려나···? 그러면 더 죄송한데·”

좋지 못한 기억을 건드린 것을 사과했다·
음, 이건 미안해해야지·

그래서 마음을 다해 사과를 해보지만·

“정말 네 아비를 빼다 박았구나·”

도왕은 도저히 화를 주체할 수 없는 듯 보였다·

평소였으면 나름대로 칭찬으로 들렸을 말이거늘, 난 저 말이 욕이라는 걸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그 전부 다 안다는 듯한 눈빛도· 불쌍하다는 듯 쳐다보는 안광도· 정말 소름 끼치게 닮았어·”

잘근잘근 씹듯 뱉는 목소리·
그 목소리에 담긴 원망에 피부가 저릴 지경이다·

“네까짓 것들이···· 정녕 끝내 대를 이어 날 무시하는구나·”

후욱·

후욱·

숨결이 뜨겁고 거칠다·
분노를 어떻게든 참아내려는 것 같았다·

“두고 보아라· 구철운의 아들아· 네가 비무대 위에서 날 마주하고도 그런 눈을 할 수 있을지· 어디 두고 보자꾸나·”
그리 말한 도왕은 끝내 등을 돌려 걸어간다·

자꾸 눈을 언급하는 것이, 눈에 뭔가 문제가 있던 걸까·
멀어지는 도왕의 등을 보던 중 이젠 아버지에게 묻고 싶었다·

‘도대체 어떻게 패신 겁니까·’

뭘 어떻게 팼길래 인간이 저 모양이 된 것인가·

아버지 성격상 이유 없이 패진 않았을 것 같다만···· 저리될 지경이면 좀 과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제 사람 팰 땐 좀 조심해야겠는데·’

보면서 느꼈다·
주먹을 놀릴 거면 신중해야겠다· 잘못 패면 사람이 저리 망가질 수 있구나·

이제부터는 조심히 때리던가···· 아니면, 뒤탈 없게 죽여버리던가·
둘 중 하나만 해야 할 듯싶다·

그리 다짐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중·
내 시선은 도왕을 지나쳐 그 너머에 있는 이를 바라봤다·

바로 아버지를 바라보는 팽우진·
그의 표정이 눈에 들어오는데·

‘···’

그걸 보며 순간 나도 모르게 멈칫하게 됐다·
섬뜩했다·

도왕을 보는 팽우진의 눈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득한 공허함만이 존재하는 눈·

시꺼먼 안광엔 어떠한 감정조차 없다·
제 부모를 보는 눈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을 지경·

뭐 저런 눈을 하고 있나 싶으니 나와 팽우진이 눈을 마주진다·

씨익·

직전의 공허함은 어디가고 팽우진이 날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반갑다는 듯 손을 흔드는데····

‘···’

방금 제 아비가 날 죽일 듯 노려보던 건 잊은 걸까·
쓸데없이 산뜻한 꼬라지가 마음에 안 든다·

저걸 보며 확신했다·

‘팽가는 망했어·’

가주든 소가주든 정상이 없었다·

‘으휴·’

저쪽도 어지간히 집안 꼴이 개판이구나·
우습게도 동질감을 느끼며 고개를 슬쩍 저었다·

그리고는 어딘가를 쳐다봤다·

시선으로는 느껴지지 않고 기감에도 잡히지 않을 거리·
하지만 그곳에 있음을 안다·

꿈틀-!

심장을 통해 엮인 마기가 알려주고 있었다·

‘원래는 조금 뒤에 하려고 했는데·’

지금 상황을 겪으니 구태여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마기에 뜻을 섞어 진동을 뿜어냈다·
기운을 통해 보내는 뜻이라 온전치 않다고 한들 받드는 이들은 알아차릴 것이다·

이걸로 준비는 끝났다·
이제 남은 건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아마 조금 시간이 걸리는 할 터이나·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며·

또한·

‘그동안 지루하진 않겠네·’

도왕의 등을 보며 웃었다·
다행히 시간 때울 장난감이 눈앞에 있었다·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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