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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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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아—!!!]

내지르는 괴성이 사방에 퍼져나간다·

소리가 어찌나 강한지 놈이 울부짖을 때마다 땅이 울릴 지경이었고·

“으윽!”

“큭···!!!”

“컥···!!”

음성에 박힌 내기는 무인들에게 피해까지 끼치고 있었다·
귀를 틀어막고 몸을 움츠린다· 심지어 누군가는 각혈까지 하고 있었다·

경지가 낮은 이는 반동을 견디지 못해 내기가 뒤엉킨 것이다·

‘이런·’

그걸 보며 즉시 몸에 힘을 줬다·

쿠우웅–!!!

몸에서 열기가 뿜어져 나오며 내기를 흩뿌렸다· 

몰아치는 진동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영역을 선포하듯 사방에 기로 채워내니 간신히 사람들이 안정을 되찾는다·

위험했다·

‘저대로 두면 주화입마였어·’

일류 이하의 무인들이라면 정말 내기가 폭주해 주화입마에 빠졌을 것이다·

이 말인즉슨·

‘일류급은 근처에도 못 간다는 거네·’

일류·

나 또한 이제는 일격에 죽일 수 있는 지경이지만, 그렇다고 절대 낮은 경지는 아니었다·

누군가는 고수라 칭하며 드높여 줄 경지·
일류만 되어도 표국이나 맹· 혹은 세가에 몸을 담고 평생 돈 걱정을 안 하고 살 수준이거늘·

‘그런 이들이 벌레처럼 죽어 나간다·’

그것도 저 울부짖음 한 번으로 말이다·

‘미친 새끼네·’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 정도 파급력을 지녔으니 재앙 소리를 듣지·

꺽꺽거리는 이들에게 시선을 보내며 소리쳤다·

“방금 내기가 역류한 이들은 자리를 피하십시오· 있어 봐야 개죽음입니다·”

객기 부릴 상황이 아니라는 걸 이번엔 제대로 느꼈을 것이다·
실제로 주화입마에 걸릴 뻔한 이들의 표정이 가관이었다·

위험하다·

다른 것도 아니고 고함에 죽을 뻔했으니· 정말 개죽음이 아닐 수 없으리라·

“여기서 쓸모없이 죽을 생각이면, 차라리 피난처로 가서 사람들 관리나 좀 해주십시오· 그게 차라리 의미 있는 일이잖습니까·”

“크윽····”

지적받은 이들은 머뭇거리면서도 끝내 자책하듯 걸음을 움직였다·

그래, 이번에도 안 가려 했으면 발로 차서 내쫓았을 테니 지금이 적당하다·

‘누울 곳도 봐 가면서 누워야지·’

그렇게 버릴 목숨이면 다른 곳에나 쓰는 게 맞다·
일류급과 몇 절정급이 자리를 비우니, 과반수 가까이 비어버렸다·

상관없다·
어차피 전투에 들어서면 죽을 전력이었으니까·

있으나 없느나 한 이들이 빠진 거다· 그 정도면 괜찮았다·

‘진짜는 이제부터·’

[아아아아—-!!!!]

계속해서 괴성을 터트리는 놈·
나는 놈을 보며 집중하듯 눈을 좁혔다·

산양의 머리· 인간의 몸· 짐승의 손과 꼬리·

그리고 나비의 날개·

지금까지 봤던 마물중에서도 처음 보는 외형이자 크기다·

‘날개를 제외하면 신체 크기는 대략 구 척·’

인간치고는 크고 상위 마물치고는 한없이 작다·

저것은 정녕 백급 마물이 맞는가·
그런 의문이 들지만, 당연한 일이었다·

‘저게 백급이 아니면 뭐가 백급이겠어·’

이만큼의 떨림과 반동이다·
저게 백급이 아니라면 오히려 뭣 같은 일이었다·

[아아아···아아아아····]

그렇게 한참을 울부짖던 놈은 점점 소리를 죽여갔고·
소리가 잦아들수록 내 긴장감을 올라간다·

[아아·]

뚝·

멈췄다·

그리고·

놈의 시선이 정확히 나를 향했다·

[캬아아아아아—!!!]

쿠웅-!!

“씨발-!”

욕을 뱉으며 고개를 틀었다·

쉬이익–!!! 

날카로운 손톱이 코끝을 스쳤다·
다가오는 속도가 빠르다· 

조금만 늦었어도 목이 날아갔을 것이다· 

서걱-!!

“···!”

베인 위치 너머 건물이 갈라진다·
마치 검강 다섯 줄이 지나친 것 같은 현상이었다·

확인했다· 주의 해야 할 사항이었다·
주먹을 말아쥐고 즉시 휘둘렀다·

쿠웅-!

[키익-!!]

안면을 맞은 마물이 비명을 내질렀다· 하지만·

‘얕았다·’

준 힘에 비해 타격감이 적다·
이유는 곧장 알 수 있었다·

‘기막이야·’

역시나·

저번과 같다·

심상을 섞어야만 기막에 타격을 줄 수 있고· 부서진 직후에서야 제대로 된 공격이 먹혀들어 간다·

그건 이놈도 마찬가지였다·

심권을 급히 쓴 탓에 위력이 얕아 막을 조금 부술 정도· 그 이상의 타격은 줄 수 없었다·

그때·

[키이이이-!!]

‘이런·’

반동이 적었던 탓에 놈이 곧바로 움직였고·
근접한 거리에서 공격을 시도해 왔다· 피하기는 살짝 버겁다·

상체를 내어줄까?

‘그건 안 돼·’

재생을 믿고 나댔다간 즉사 당할 위험이 있다·

짧은 고민을 끝으로 왼팔을 들었다·
팔 한쪽을 차라리 버린다· 그리 생각하며 움직인 찰나·

파직-!

쉬릭- 깡-!

[키익?]

놀랍게도 놈은 공격에 실패했다·

동시에 앞에서 청백발이 휘날리며 뇌기가 빗발쳤다·

남궁비아였다· 그녀가 앞으로 뛰어들어 공세를 막아내고 있었다·

그뿐이 아니다·

스르릉-!

금빛 섬강이 뒤따라 파고든다·

또 다른 검격이 허공을 가르며 지나가고· 
빛을 품은 검날이 남궁비아의 검을 강하게 후려쳤다·

깡-!

[키이이-!!]

충격을 받은 검이 강하게 치솟았고· 
녀석의 손이 격하게 튕겨 올라간다·

상체가 비었다·

“공자님-!”

뒤편에서 들려온 소리·
음성을 듣고 몸이 먼저 반응한다·

심권(心拳)·

파동을 삼킨 주먹이 놈의 상체에 격돌했다·

콰드드득–!!

[키아아악-!]

기막이 부서지며 상체가 살짝 함몰된다·
타격이 들어간 것이다·

나쁘지 않다· 그리 생각한 순간·

스으윽-!
부서진 기막이 회복되기 시작하고· 곧이어 모두 회복되기 직전·

쉬릭-!!
내 뺨을 지나 무언가가 기막 속으로 파고들었다·

푹-!

단도다·

단도가 날아들어 놈의 상체에 꽂혀 들고· 
그 뒤에 누군가 재빨리 다가간다·

연녹색 머리칼이 엿보인다·
어느새 나타난 당소열이 가슴에 박힌 단도를 향해 허리를 뒤틀었다·

발끝이 회선을 그으며 박힌 단도 손잡이에 직행한다·

쿠우욱-!!

[키아아아아!!!]

연속된 충격에 놈이 비명을 지르며 폐허로 날아들었다·

쿠우웅–!!!

기둥을 부수며 날아들자, 건물이 무너져 내린다·

쿠쿠쿵-!!
파편과 먼지를 풍기며 와르르 부서지는 광경·
그 모습에 시선을 잠시 뺏긴다·

하지만 오래 쳐다볼 수는 없었다·

화르르륵—!!

손 위로 불꽃을 뭉친다·
순식간에 완성되는 염옥(炎玉)·

그걸 압축하고 또 압축한다·

파괴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내기를 상당량 투자했다·

기막이 회복되기 전에 더 강하게 퍼부어야 한다· 
그걸 위해 준비한 염옥이었는데·

“교주! 이거 내가 쓴다!?”

“···뭐? 잠!”

해맑은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쉬이익-!!

까앙-!!

갑자기 봉순이가 나타나 제 봉을 휘둘러 염옥을 때려 날려버렸다·

“야이 미친 년–!!”

어처구니없는 모습에 욕을 퍼부으려는데·

쿠아아아아아—!!!!

“···”

터지는 모습을 보며 잠시 입을 다물어야 했다·

예상한 것보다 훨씬 큰 피해다·

압축에 더 압축을 시도한 염옥·
거기에 외부적으로 강한 타격이 들어가니 폭발력이 증폭된 것 같았다·

“응? 왜에?”

내 욕에 봉순이가 왜 그러냐는 듯 물어온다·

“···아니, 잘했다고·”

그 모습에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런 개 무식한 방식이 통할 줄이야·

···아무래도 다음에 응용해 봐야겠다·

아무튼·

‘후우·’

호흡을 고르며 주변을 쳐다봤다·

갑작스러운 연계였지만, 무척 깔끔했다·

‘···언제 연습이라도 했나?’

뭐 이렇게 깔끔하지? 신기하게 셋을 쳐다봤다·

진짜 놀라서 보는 건데, 정작 세 여인의 표정은 조금도 신경 쓰는 기색이 없었다·

오로지 저 너머· 
세 사람은 마물이 쓰러져 있을 자리만을 보고 있었다·

집중을 못하고 있는 건 혹시 나 뿐인가?
아니면····

‘도움 안 될 것 같으면 빠지라고 한 게 문제였나·’

그게 자존심을 자극한 걸까·
셋은 평소보다 훨씬 열기가 그득한 눈빛이었다·

이거 아무래도 말실수를 한 모양이다·

‘끙·’

찝찝한 기분을 삼키며 시선을 옮겼다·
그래, 지금은 나도 마물에 집중할 때였다·

푸스스슥····

폐허가 전부 불타 파편이 휘날린다·
염옥의 폭발로 청염만이 가득한 공간·

[···키이이····]

그곳에서 지친 듯 마물이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한데·

‘뭔가 이상한데?’

그 모습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간신히 몸을 일으키는 마물·
녀석의 육체가 이상했기 때문이다·

‘···뭐지?’

육신에 금이 잔뜩 가있다·
당장이라도 부서질 듯 금이 간 모습· 그 모습을 보며 의아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방금 맞은 공격이 절대 약한 건 아니었다지만····

아무리 봐도 이해가 가질 않았다·

저번 북해에서 만났던 놈은 어땠는가· 
패존과 나를 포함한 화경 무인 셋이서 간신히 막을 뜯어냈었다·

그렇게 하여 생채기만을 겨우 입혔었는데·

‘고작 이걸로 저 꼴이 된다고?’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내구성이 이토록 차이 날 수 있는 건가?

[키에에····]

조금만 툭 쳐도 죽을 것 같은 모습·

‘힘과 속도는 분명 백급 마물이 맞는데····’

내구성만 약한 건가·
아니면, 그때 그놈이 유별나게 강했던 건가·

이거야 원, 어디서 백급 마물을 많이 만나봤어야 알지·
예상 못 한 일에 멍하니 이를 보던 찰나·

‘···아니면, 혹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처음에 날린 성창 덕분인가?’

녀석이 변신하기 전·
하얀 덩어리일 때 연속된 포격을 날렸었고· 이에 타격을 입던 모습을 봤었다·

다만, 금방 회복하던 것 같기에 의미 없는 일이라 봤었거늘·

‘···그때가 도움이 됐던 걸 수도 있겠는데·’

그 덕에 놈의 내구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 상당한 이점이 아닐 수 없었다·

‘이거·’

속에 알게 모를 느낌이 온다·

‘계획을 바꿔도 되려나·’

본래였으면 버티기만 하고 마무리는 다른 이에게 맡길 계획이었는데·

녀석이 저 꼬라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내가 직접 잡아도 되잖아?’

못 잡을 것 같아서 쓰려던 방법인데·
잡을 수 있으면 말이 다르다·

‘방금 합으로 저 정도면····’

나름 잡을만하지 않을까?
심지어 우리뿐이 아니라 아직 참전 못 한 이들도 있으니·

이 정도면 사냥에 성공할 만하다·

좋아·

‘해보자·’

그리 생각하며 인원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지금부터-!”

아니, 지르려고 했으나·

[키이이이아아아아아—!!]

그보다 놈이 먼저 괴성을 내질렀고·

그 순간·

웅·

“응?”

익숙한 진동이 들려왔다·

구구구궁-!!

연속된 진동·
아까와 같아 보이지만 무언가 다르다·

두근-! 두근-!

다른 것도 아니고 마기가 감응하고 있었다· 이런 느낌 분명····

“엇···!”

“이, 이건···!”

또한, 사방에서 반응이 터져나온다·
다들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확인하기 시작했다·

무인· 정확히는 현 중원에 살아가는 검대 소속 인물이라면 필히 지니고 있어야 할 물건·

‘···마선부·’

차원을 찢고 나타나는 마경문, 이의 등장을 예고하는 무당이 개발한 부적이었다·

그걸 주변에 이들이 모두 끄집어냈다· 

하면, 이 말인즉슨 지금 내 마기가 감응하고 있는 이 진동의 원인은·

‘설마·’

상황을 깨닫고서 놈을 쳐다본 찰나·

[끼아아아아—!!]

찌지지직-!!

역겨운 예감이 적중하듯·
놈의 등 뒤로 마경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심지어 한 개가 아니다·
족히 수십이 넘을 숫자였다·

찌지직-! 찌지지지직—!!!

징그러울 만큼 허공을 가득 채운 무수한 마경문·

“하·”

그걸 보며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채워진 수십 개의 마경문의 색은·

“지랄하네 진짜·”

모두 적색(赤色)이었다·

******************

하남에서 다소 멀리 떨어진 위치·

사람들이 몰린 피난처와는 정반대의 선상이자 일이 벌어지고 있는 전장과는 조금 더 가까운 곳·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 비어버린 건물 위로, 한 청년이 주저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대충 빈 객잔에서 가져온 죽엽청과 마른안주 몇 가지·
청년은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듯 연신 안주와 술을 먹고 마시고 있었다·

사실 안주도 필요 없다·
앞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술이 잘 들어갔으니 말이다·

“흐음·”

꿀꺽·

죽엽청을 한 모금 삼킨 뒤, 저 멀리를 바라본다·

허공을 메운 수두룩한 마경문·
붉은 빛을 띤 광경에 청년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지랄 났군· 지랄 났어·”

꼴이 말이 아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기에 저 꼬라지가 나는 걸까·

“뭐 하나를 했다고 하면 적당히 하는 일이 없구나· 쯧쯧 대단한 녀석·”

일을 크게 크게 한다고 칭찬을 해줘야 할지·
사고를 쳐도 저리 크게 치냐고 혼을 내야 할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아무리 봐도· 말년에 마가 낀게 분명해·”

그게 아니고서야 간신히 들인 제자가 저런 놈일 리 없다·
복이라면 복이다만, 청년, 패존은 아무리 봐도 이게 복 같지는 않았다·

“흐으음·”

질겅·

오징어를 하나 더 씹어 먹으며 손으로 턱을 괸다·

어떻게 할까·

고민이 들었다·

‘도와줄까?’

딱히 끼어들고 싶지는 않았다·
이 비루한 몸뚱이는 한 번 내상을 입으면 낫는 게 느려터졌다·

아무리 신의의 손길이 닿은들 답이 없다는 것이다·

‘파천을 쓴 여파가 너무 크다·’

제자 놈에게 보여준답시고 아직 쓰면 안 될 힘을 섣불리 써버렸다·
그 탓에 현재 패존의 육신은 한계에 닿아 있었다·

아마 족히 반년은 휴양해야 할 몸뚱이·

육체의 감각이 극도로 높은 패존인지라 걸어 다니고 뛰어다닐 수 있지만, 다른 이였다면 불가능 할 수준이다·

이를 보며 가능한 몸을 사려야겠다 싶을 때였는데·

‘저 썩을 녀석·’

하필이면 하나뿐인 제자가 그걸 도와주질 않는다·
하는 꼴을 보니 뭔가 또 크게 터트린 모양·

‘얌전히 사는 게 불가능한 녀석인게야·’

그냥 적당히 무공 수련이나 할 것이지·
자꾸 왜 태풍 속으로 뛰어드는 건지 모르겠다·

아, 아닌가·

‘저놈이 태풍인 건가?’

이쯤 되면 그렇게 보는 게 옳았다·

“어휴·”

정말 바람 잘 날이 없다·
제자 하나 잘못 들여서 이게 뭐 하는 짓인지·

그렇다고 내버려 둘 수도 없기에· 끝내 패존은 술을 두고 몸을 일으켰다·

“이번엔 혼을 좀 내야겠어·”

기강을 안 잡은 탓에 그런 걸까·
이번에 살아남으면 필히 화를 내야겠다·

그리 생각한 패존이 도약하려는데·

“앉아계시게·”

“···!”

움직이려던 패존이 그대로 몸을 굳혔다·

“기분 좋게 쉬고 계셨던 모양인데· 휴식을 편히 취하시게나· 흐름을 깨면 아쉽지 않겠는가·”

“···허허·”

아무리 내상을 입었다고 한들, 패존이 다가오는 기척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사실이 그를 놀랍게 만들었다·

굳힌 몸을 풀며 고개를 돌렸다·

“···보아하니 뒤늦은 일탈은 다 끝내셨나 봅니다·”

상대는 이미 알고 있었다·
패존이 보기 드물게 말을 높인다·

지금 현 중원에서 그가 말을 높이는 이는 많아 봐야 열이 넘지 않았고·
자신에게 말을 건 이는 그 열 중 한 명이었다·

“선배·”

패존의 부름에 노인이 웃음을 짓는다·

성한 백발에 꼿꼿한 자세가 인상적인 노인이었다·

본래 입고 있었을 푸른 무복은 어디 두고 뜬금없이 붉은 무복을 입고 있나 싶지만·
상관없다· 무복을 떠나 그에게 느껴지는 기세가 그를 알려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한동안 쉬겠다고 하시던 양반이····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패존이 떨떠름히 물어보자 노인이 답한다·

“나 또한 그러려고 했네만···· 안타깝게도 우리 도련님께서 이 노부를 부르셔서 말일세·”

“···”

노인이 언급한 도련님·
그걸 떠올리며 패존이 얼굴을 썩혔다·

“그놈이 불러서 온 겁니까?”

“허허, 너무 화내지 마시게나· 고맙게도 먹을거리와 잠자리를 내어주고 있으니· 이 정도 일은 해야 하지 않겠나?”

“선배 손자와 그 집 늙은이들이 들었으면 피 토할 말이구려·”

“아무쪼록 그건 비밀로 해주게·”

“···”

조금 능글맞다 싶은 말투에 패존의 표정이 급변한다·

“뭔가 많이 변하셨소·”

칭찬일까?노인은 저 말이 왠지 칭찬같다고 느꼈다· 그래서 웃었다·

“그랬으면 좋겠구나·”

말을 뱉으며 노인이 걸어간다·

착각일까·

쿠르릉-! 쿠릉-!
노인이 걸어 갈 때마다 어디선가 벼락 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아무튼···· 이건 노부가 해야 할 일이니· 자네는 여기서 조금 더 쉬고 계시게·”

“···”
“젊어 졌으면 술도 좀 끊고 말이야·”

말을 들은 패존은 반박하지 않았다·
다른 이라면 모를까· 저 노인이라면 그럴 수 있으리라·

‘어디 한 번 지켜볼까·’

저 노인과 손을 섞은지도 오래 됐다·

하여 보고 싶었다· 세월이 담겨 무뎌지고 썩어간다고 생각한 칼날· 지금와서 보니 그때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털썩·

말없이 자리에 착석한다·

그때 이미 노인은 사라지고 없었다·

패존이 그걸 보며 조용히 속삭였다·

“···내 제자지만, 진짜 미친놈이로고·”

제자가 부른 노인·

안휘의 우레라 불리며 반 세기 넘게 하늘 위에 있던 존재·
남궁세가의 본체이자 심장이라 불리며, 끝없는 남궁가의 찬란함을 추구하던 뇌벽·

현재는 산서구가에서 문지기를 하고 있다는 노년의 검수·

그가 산서구가 망나니의 부름을 받아 하남에 도착했다·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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