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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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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스····

마물의 육신이 바람에 휘날려 사라지고, 나는 지면 위에 남은 백마석을 쳐다봤다·

마치 누군가 가져다 놓은 듯 반듯한 모양으로 서있는 마석·

언뜻 투명해 보이면서도 흰색이 선명한, 그러면서도 안에서 가득한 기운이 느껴진다·

최상위 영단급이라는 독천단과 비교해도 훨씬 많은 수치의 기운·

저걸 얻는다면 상당히 도움 될 거라는 걸 알지만·

“···”

나는 섣불리 마석을 만지지 못했다·

뒤에서 느껴지는 시선 탓에 마도흡천공을 쓸 수 없는 것도 있지만, 직전의 상황을 떠올리며 몸을 잠시 굳혀야 했다·

‘뭐지?’

이 찝찝한 기분은 뭘까·

방금 내가 뭘 들은 거지?

[고맙···고맙···습니다····]

“···”

마물이 사라지기 전· 놈은 내게 고맙다고 했다·
어눌한 말투였지만, 알아듣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혹시 잘못 들은 거나 환청일까·
아니라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뭐야·’

마물이 인간의 말을 했다는 건 그리 놀랍지 않다·

애당초 용이라는 것들을 단순히 마물로 취급하기엔 문제가 있어 보였고·
북해에서 만났던 망이라는 놈도 멀쩡히 대화했었으니, 이번 것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지만····

“왜····”

지금껏 한마디도 안 하던 놈이 어째서 막바지에 내게 말을 한 걸까·

심지어 다른 말도 아니고 고맙다는 인사·
하필이면 들은 말이 그것인지라, 사라지고 나서 가슴속에 찝찝함이 가득 피어오르고 있었다·

무슨 영문일까·

단순하게 그냥 무시하면 될 수도 있건만, 한 번 의문이 생기니 가슴속에 맺혀버린다·

‘아 짜증 나게·’

끝내 인상을 찌푸렸다·

그냥 괴물로 뒤지면 될 것이지 왜 쓸데없이 사람 찝찝하게 만들고 가는 거야·

‘뭐 하나 깔끔하게 풀리는 게 없어·’

내 인생이 그렇지 뭐·

쓰발·

복잡한 일단 가슴을 무시한 채 털썩 주저앉았다·

“후우····”
참았던 한숨을 내쉰다·

그러자·

“끄, 끝난 건가?”

“마물은···?”

“보이지 않소···· 아무래도 정녕···· 정녕 끝난 모양이오·”
긴장감이 가득한 목소리로 다른 이들이 상황을 살핀다·

진즉 사라진 마물과 사방에서 타고 있는 적색 마물의 흔적들·

고요하게· 
또는 조용하게 가라앉는 분위기 속에서, 한 명이 열의를 띈 목소리로 소리친다·

“소, 소염라가 저 괴물을 마무리한 모양이오·”

응?

개똥 같은 소리에 즉시 고개를 돌렸다· 
지금 뭐라는 거야?

“어쩐지···! 저 몸으로 가까이 다가간다 싶었는데, 마무리하기 위함이었단 말인가?”

“저 다 죽어가는 몸뚱이로···? 설마···· 우리를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어···?”

“소염라···자네·”

아저씨들이 단체로 눈가가 붉어진다·
다소 소름끼치는 광경에 내가 질색하며 소리쳤다·

“단체로 술을 퍼마셨나· 방금 하늘에서 천둥치던 건 못 봤습니까?”

개소리도 저런 개소리가 없었다· 누가 보면 내가 혼자 잡은 줄 알겠다·

사냥은 천존이 다 했는데 박수는 내가 받다니·
어떻게 이 상황에서 그런 뭣 같은 결론이 나오지?

“그냥 살펴볼 게 있어서 온 겁니다· 진작 다 죽어있으니 오해 좀 하지 마십쇼·”

“겸손까지 갖추다니····”

“생긴 것만 보고 오해했던 내가 비겁하고 하찮구려···· 소염라는 소문과 전혀 다른 인물이었소·”

“실력은 있으나 성깔이 더럽고 생긴 건 무섭기 짝이 없으며 여색을 탐하기 바쁘다 하였거늘···· 저토록 자기희생이 그득한 청년일 줄이야·”

“이래서 소문이란 게 믿을 게 없다는····” 

“···아무래도 진짜 혓바닥을 뽑아버려야겠어·”

참다 참다 빡쳐서 일어나려는데·

휘청-!

“윽!”

몸이 휘청이더니 다시 털썩 주저앉게 됐다·

“허억···헉·”

조질 뻔했다· 
육체의 한계가 왔는지 정신을 놓을 뻔한 것이다·

‘안 돼·’

절대 안 된다·
아직 기절해선 안 됐다· 마물을 처리했으니 위급한 일은 끝났다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았다·’

가장 중요한 일이 남아 있는 시점이었다·

그걸 떠올리며 간신히 정신을 수습했다·

“후우····”

그렇게 호흡을 고르고 있으니, 당소열이 급히 뛰어와 날 부축한다·

“괜찮으세요···?”

“···그럼, 멀쩡하지·”

“대체 뭐가 멀쩡하다는 건데요····”

“팔다리 다 멀쩡하잖아· 그럼 멀쩡한 거야·”

적어도 어디 하나 뜯기진 않았으니까· 
그거면 충분했다·

피가 역류하는 걸 모른 척 꿀꺽 삼키며 몸을 관조했다·

용의 신체는 벌써 재생을 시작했다· 

기운은 쓰지 않았다· 
극소량이 남았으나 조금이라도 축적해야 했기에 재생에 쓸 수는 없었다·

허공을 쳐다봤다·

‘···빠르네·’

마물이 죽었다는 걸 알려주듯, 점점 하늘이 맑아지고 있다·
그걸 본 다른 이들의 표정에도 점점 안도감이 스치고 있을 때·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나는 낮은 목소리로 그들에게 말했다·

“저 뭔지 모를 놈은 처리한 것 같지만···· 아직 습격이 끝나지 않았잖습니까·”

“···”

경각심을 일깨워 주니 곧장 표정들을 굳힌다·

큰 불을 진압했지 아직 다른 건 불타고 있다·

그런 의도의 말이었다·

아직 습격은 끝나지 않았다·
간신히 중심에서 사람들을 도망치게 뒀을 뿐· 

괴인들을 모두 제압하진 못했기에 아마 곳곳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을 터다·

또한 가능하면····

‘조금 더 시간을 끌어주면 좋겠는데·’

아마 오랜 시간은 불가능할 것이다·
놈들도 이제 하늘을 보며 알았겠지·

자신들의 계획이 무언가 잘못됐음을 말이다·

‘그걸 떠올려 봐야 늦었겠지만·’

고개를 털어내곤 나는 다른 이들에게 말했다·

“지금은 안도하기보단 해야 할 일을 할 때입니다·”

“···맞소·”

“우린 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아 있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잔불의 정리와 민간인의 보호·
안정을 위해 얼마든 검을 들 사람들·

역겨운 가식을 떨면서도 그들의 얼굴을 한 명씩 기억했다·

그렇게 재빨리 수십 명의 얼굴을 훑고 지나 이를 행하며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었으니·

‘···거의 대부분 모르는 얼굴들이군·’

내가 알지 못하는 인간들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전생엔 아마 전쟁 초기에 죽었을 이들이겠지·

“···”

그런 이들의 얼굴을 한 명씩 곱씹어 기억했다·

전생엔 나는 물론이고 누구도 하지 않았을 터·

하여 그럴 자격이 없음은 알고 있으나·

이번엔 나라도 기억해 보고자 했다·

******************

곧장 걸음을 옮겨 향한 곳은 민간인 대피를 위해 모여 있는 곳이었다·

맹의 본부와는 그리 멀리 떨어지진 않았고· 보려면 얼마든 볼 수 있는 위치·
당장 습격이 벌어진 본부와 왜 이리 가깝게 만들었냐 싶겠지만·

이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

‘그래야 볼 수 있을 거 아니야·’

모여 있는 사람들이 무림맹을 쳐다볼 수 있게 해야 했다·

그래야·

‘불신이 더욱 깊어질 테니까·’

피난 도중 맹 측에 불신이 생긴 이들·
혹은, 현 상황에서 맹에 관한 믿음이 떨어진 이들·

그들이 지녔을 감정의 골을 더 깊게 만들기 위한 수단이었고·
이 방식은 생각보다 더 효과적이었다·

“조심하십시오-!”

“이동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수두룩한 인파가 잔뜩 모여 있는 곳·
그 틈에서 황색 무복을 입은 이들이 호위와 안내를 겸하고 있다·

황보세가의 이들이었다·

“몸의 이상이 있는 이들은 즉시 이곳을 찾으시오!!”

의원과 물까지 퍼다 배치를 해놨고·
혹시 모를 습격에 대비해 무인들이 잔뜩 경계한 채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의원까지 내어주다니····”

“어찌 저럴 수가····”

그걸 보며 많은 이들이 감탄을 내비쳤다·

현 중원에서 의원은 귀한 인물들이며, 세가의 속한 의원들은 혈족들조차 쉽게 건들지 못하는 이들이건만·

그런 의원들을 피난처에 배치해 다른 이들을 돌보게 만들어

“···황보세가는 진정 명가 중의 명가였구려····”

“습격 때도 다른 이들보다 먼저 움직였다고 하지요·”

“정말 대단한 이들입니다·”

“이 은혜를 어찌할꼬····”

표정에 감사함이 가득하다·
이곳에 있는 대부분이 황보세가의 도움을 받은 이들이기에 더욱 그럴 것이었다·

“그에 비해 무림맹이란 이들은···!”

들려온 말에 주변이 일순 조용해진다·
말을 뱉은 사내는 분위기를 느낌에도 감정을 죽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조심하시오···· 아무리 그래도 무림맹을 욕하기는····”

“진정하긴 뭘 진정하란 말이오· 상황이 이 지경이 되도록 그들이 한 게 뭐가 있다고!”

하남 한복판에서 맹을 욕한다는 건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한데도 사내는 참을 수 없었고, 다른 이들 또한 머뭇거리는 듯하면서 동조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중원을 지킨다며 고개 빳빳이 들고 다니더니, 그들은 대체 어디서 무얼 했소···!”

“···맞, 맞소· 뒷배 두둑한 단주나 객주를 호위하기 바빴지· 우린 신경도 쓰지 않았잖소·”

“나도 보았소···!”

한 명씩 말을 거드니 흐름을 탄 듯 소리가 높아진다·

“뭐가 정의란 말이오···· 지금도 맹주라는 이는 저곳에 갇혀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다는데· 도대체 무엇이 우릴 지켜주고 있었단 말이오····”

분노한 듯 높아지던 열기의 끝은 한탄이었다·
자신들이 믿고 있던 건 도대체 무엇이었냐는 허탈함·

그렇게 씁쓸해하는 이들을 살피며 나는 조용히 몸을 움직였다·
아니, 정확히는 천존이 움직였다 하는 게 맞겠지·

이 말이 무슨 말이냐면, 내가 지금 천존의 등에 업혀 있다는 뜻이었다·

‘···음·’

살다살다 삼존의 등에 업혀보기까지 하는구나·
진짜 불편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짧은 시간 내에 힘을 회복해야 했기에, 휴식을 취해야 했고·
이동은 따로 해야 했으니, 누군가의 힘을 빌려야 했는데····

‘···왜 서로 싸워대냐고·’

날 업겠다고 대뜸 여자 셋이서 싸워대기 시작한 것이다·

목적지까지만 좀 업어달라 말을 한 게 문제였을까·
그걸 내뱉은 순간, 갑자기 여인들의 눈에 불꽃이 켜지더라·

시작은 당소열이었다·

당소열은 아무렇지 않게 나서서 날 업고자 다가오는데, 그걸 본 위설아와 남궁비아가 동시에 막았다·

이유는 왜 당소열이 업느냐는 이유였고·
이에 당소열은 항상 자신이 부축했으니, 이번에도 업을 것이라는 논리를 펼친다·

나름 논리적인 명분이었으나 두 사람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궁비아는 자신이 없기에 당소열이 했던 것이니, 이젠 자기가 하겠다고 말했고·

위설아는 하다 하다 자기가 원래 시종이었으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얘기를 꺼내 들었다·

그걸 듣고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시종 일을 관둔 게 언제 적 일이며, 당장 가슴팍에 붕대 끼고 병상에 누워 있던 게 바로 위설아거늘·

누가 누굴 업겠다는 건지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처음엔 논리가 담긴 얘기로 진행되는 듯 보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닫게 된다·

실상 논리라곤 하나도 없이 어떻게든 자기가 할 거라는 욕망이 가득하다는 걸 말이다·

그 틈에 대뜸 봉순이는 몰래 날 업으려다 들켜 상황은 더욱 개판으로 흘러갔다·

끝내 분위기가 점점 살벌해지고, 이 엿 같은 상황을 어떻게 할까 보던 와중·

-노부가 업겠네·

지켜보던 천존이 나서서 상황을 정리했다·

싸우기 직전까지 가더니 천존의 말에 모두 입을 싹 닫은 것이다·

‘대체 이게 뭐라고····’

등에 좀 업는 게 뭐라고 그리 싸워 재끼는지, 나로선 이해가 안 갈 일이다·

아무튼·

피난민들의 반응을 살피길 잠시· 
나는 천존의 도움을 받아 전각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보인다·’

무림맹 본부의 내부, 무투제가 진행되고 있던 위치에 세워진 전각·

그곳에 다시금 도착하니 여러 이들이 뭉쳐있는 게 보인다·

그들은 우릴 발견하자마자 즉시 검을 뽑아 들었다·

스릉-!!

“···정체를 밝히시오·”

거리를 벌린 채 그들을 살폈다·

‘허·’

얼굴을 보자마자 헛웃음이 나온다·

‘대주 급이 셋?’

모인 무인은 대략 마흔 명이 넘어보이는데, 그 중 대주급이 세 명이나 보인다·

특히 보자마자 검을 뽑아든 사내는 나 또한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일청검·”

일청검 장성명·

현 청룡대의 대주이며 백대고수에 들어선 고수이자·

‘장 개새끼의 오른팔·’

전생에 유성검의 오른팔이라 불리던 사내였다·

그때·

“···소, 소염라···?”

옆에 있던 이가 날 알아보며 눈을 키운다·

“오·”

누군가 했더니 아는 얼굴이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비룡대주님·”

웃으며 말하자 그가 흠칫하며 몸을 떤다·

사내의 정체는 바로 비룡대주 범동이었다·

“그, 그대가 어찌····”

범동이 당황한 듯 말하자, 옆에 있던 일청검이 묘한 표정을 짓는다·

“익숙한 얼굴이다 싶었는데· 소협이 바로 소염라였군·”

내 정체에 관해 알게 됐으나 여전히 검은 회수하지 않고 있었다·

“정체는 알겠소· 하나, 어찌 이곳에 왔는지 물어보고 싶소·”

경계심이 느껴진다·
날선 기운을 느끼면서도 나는 앞으로 걸음을 나아갔다·

“현재 맹주님께서 이곳에 갇혀계신다고 하여, 도움을 드리고자 찾아왔습니다·” 

“···그대가 말이오?”

대답을 듣고 오히려 경계심이 더 올라간다·
하기야· 나 같아도 이상하다 봤을 것이다·

“예·”
“마음은 고맙지만, 그럴 필요 없소·”

“어째서입니까?”

“상황이 상황인지라 외부인의 출입은 금해야 할 시기요· 도움을 주고자 한다면, 차라리 다른 곳에 힘을 쓰시는 게 좋을 듯 싶소·”

“···상황이 상황이라····”

말을 듣고 고민을 거듭한다·

너무 우습지도 않은 말이라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상당히 고민해야 했다·

“하긴···· 지금 상황이 개판이긴 하지요·”

“이해해 주어 고맙····”

“근데 그런 상황에 여러분은 여기서 무얼 하고 계신 겁니까?”

“···뭐라?”

습관적으로 목을 풀다 멈칫했다· 지금 풀었다간 더럽게 아플 것 같았다·

“괴인들의 습격에 현이 아작이 났습니다· 시민들은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고 난리가 났는데···· 당신들은 여기서 뭘 하고 있냐는 겁니다·”

습격이 터지고 마물이 난동을 피웠건만, 그 틈에 무림맹을 무얼 하고 있었을까· 나는 이에 관한 정답을 진즉 알고 있었다·

“객주와 단주들· 후원자들부터 챙기기 바쁘고···대주라는 인간들은 셋이나 여기서 뻘짓이나 하고 있으니 상황이 이렇게 개판이 나지·”

말을 이어갈수록 일청검의 표정이 잔뜩 구겨진다·

“지금···· 감히 뭐라고 한 거요·”

“귀가 멀 나이는 아니신 것 같습니다만, 원하시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단, 했던 말보다 조금 더 격할 것 같은데· 그래도 괜찮으십니까?”

“이-!”

일청검이 분노한 듯, 즉시 투기를 피웠다·

“지금, 본 대주를 비롯해, 맹 전체를 모욕한 거요?”

“그럼 이게 지금 칭찬으로 보여요? 그렇게 들었으면 어디 아프신 거니까 빨리 의원한테 가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이 작자가 정녕-!”

당장 날 베어버릴 듯 다가오는 일청검·

그를 보며 떠올렸다·

그가 화를 내든 말든 솔직히 상관 없었다·
오히려 이런 식으로 있어주길 바라기도 했다·

그래야 내 일처리가 쉬워질테니 말이다·

분명 그랬을 텐데·

‘너무 좆 같잖아·’

아무리 그래도 참을 수가 없었다·
마물을 잡겠다고 달려들던 인간들이 떠올라서·

기억한답시고 외운 상판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실수였다· 괜히 외웠네·
안 그랬으면 빡 칠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야·

‘근데 어쩌겠어·’

이미 외워버렸으면 책임을 져야 했다·

화가 난 듯 다가오는 일청검·
그를 보며 나도 심장에 힘을 주려는데·

“진정하시지요·”

천존의 손이 내 어깨를 감싸 잡는다·

손길이 느껴지자 절로 몸이 멈춰서는 느낌이 들었다·

“미안하오· 노부가 대신 사과드리겠소·”

“맹을 모욕한 언사이니, 이는 누가 끼어들 일이 아닌····”

일청검이 천존에게 언성을 높이다 멈칫한다· 아무래도 상대가 누군지 알아본듯 싶었다·

다른 이도 아닌, 맹의 대주· 그가 천존의 얼굴을 모를 리 없었고·

“···어, 어르신···?”

일청검의 얼굴은 천존을 확인하자마자 사색이 되어버렸다·

“어, 어찌 이곳에 어르신께서····”

놀란 일청검에게 천존이 말하길·

“우리 도련님께서 볼일이 있으시다 하여 잠시 찾아왔네·”

“도련님···이라면·”

일청검의 시선이 내 쪽을 향한다·
원래라면 부정하거나 해명했겠지만, 이번엔 구태여 하지 않았다·

“뭘 봅니까?”

“···”

어디 한번 좆 돼보라는 뜻이었고· 

의미가 잘 통했는지 일청검의 얼굴은 참 볼만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다음 편도 있습니다!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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