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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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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상황을 이해 못 한 일청검은 고장이 난 듯 행동했다·

옆에 다른 무림맹의 인원은 물론 범동은 눈에 지진이라도 난 것 같았다·

뭐랄까·

인맥이란 건 언제 봐도 좋네·

새삼 깨닫는 일이었다·

‘···후·’

천존이 상황을 막아줘서일까·

덕분에 머리가 좀 식었다· 
이 몸뚱이로는 지금 일청검과 싸울 수 없었을 거다·

아, 여차하면 이길 수도 있었겠지· 단지 계획을 말아 먹었을 터다·

“대화 끝났으면, 이제 가도 됩니까?”

“···”

미간이 굳어진 일청검·

그는 내게 뭐라 말을 하고 싶은 듯 보였지만, 옆에 있는 천존이 신경 쓰이는지 직접 내뱉지는 못했고· 이내 가만히 날 노려보더니·

“···안내해 드리겠소·”

금세 꼬리를 내렸다·

******************

한 번 뚫어내니 전각으로 향하는 길은 순탄했다·

일청검이 직접 안내해주는 것이기도 하고· 애당초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분히 움직이면서도 주변을 조금씩 쳐다봤다·

‘달라붙은 인원은 많아·’

처음 셌던 마흔·
그보다 많은 숫자가 아직 내부에 배치되어 있었다·

맹이 본래 가지고 있었을 전력과 비교하자면 현저히 적으나 그래도 많은 숫자였다·

이에 조금 의문이 있다면·

‘남은 인원은 어디로 빠졌을까·’

곁에 있는 대주급은 셋·

일청검과 섬검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잘 모르겠는데· 예상은 아마 금룡대주일 거야·’

허리춤에 검 두자루를 차고 있는 것으로 보아 쌍검술을 쓴다는 금룡대주가 맞을 터였다·

일룡대주는 죽은 걸 확인했고···적룡대주는 넘어 가고· 풍룡대주는 무얼 하고 있는지 알고 있으니, 남은 인원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마물이 그 지랄을 떨 때도 안 보이길래, 난 또 여기 다 있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하면, 대체 어디로 향한 걸까·

“···”

문득 예상가는 부분이 하나 있기는 하다만, 나는 부디 그 예상이 빗나가길 바랐다·

그것까지 맞으면, 없던 정나미에 원망까지 깃들 것 같았다·

안내를 따라 걷길 조금 더·

그렇게 걸음을 나아가 끝내 전각에 도착했다·

도왕과 쌈박질을 벌였던 무투제 주변·

불과 직전까지 그랬건만, 시간이 얼마나 흘렀다고 몸을 개판 내서 여길 돌아올 줄이야·

‘웃기지도 않네·’

뭣 같은 감상을 느끼며 정면을 쳐다봤다·

여전히 쳐져 있는 주홍빛 막·
거길 둘러싼 인원이 상당히 많았다·

“···제기랄···!”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 거요!”

“조금 더 속도를 내 보시오···! 안에 우리 문주님께서 계시단 말이오!”

“저희도 최선을 다 하고 있는 겁니다!”

안절부절못한 채 막만을 보고 있는 이들· 익숙한 문파의 무복도 보였고· 내로라하는 명가의 상징도 보였다·

혹은, 중원에서 돈 많기로는 손에 꼽는다는 이들의 문장도 있었으니·

힘이든 돈이든, 모여 있는 저들이 현 중원의 주축이라 불리는 이들이란 의미다·

나는 그들의 모습을 가만히 보다 시선을 살짝 올렸다·

높게 솟은 전각, 그 위에 모인 이들이 보인다·
그중에서도 선두에 있는 노인의 얼굴을 쳐다봤다·

‘노인네 표정 봐라· 저러다가 누구 하나 썰겠구만·’

바로 현 무림맹의 맹주· 무당검선이었다·

검선은 도인 특유의 인자함은 개나줘버렸는  악귀처럼 표정을 일그리고 있었다·

하늘이 개안한 걸로 보아 상황이 끝나간다는 건 알고 있을 터·

그럼에도 저런 표정을 짓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는 거겠지·’

마냥 머저리는 아닌지라 현재 무림맹의 상태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맹의 인식과 자신의 자리가 흔들리는 걸 알고 있건만, 정작 본인은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으니, 얼마나 화가 날까·

그 마음을 나로선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고소하네·’

되레 기분이 좋아졌다·

산뜻한 마음을 느끼며 걸음을 나아간다·

둘러싸고 길을 막고 있는 이들을 보며 살짝 툭툭 쳐서 치워냈다·

“좀 지나가겠습니다·”

“윽···! 무슨-!”

“예· 예· 비켜주세요· 제가 좀 급해서요·”

어떻게든 길을 만들어 들어간다·
그렇게 파고드니 그제야 앞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 보였다·

막 앞에 가까이 붙어 있는 이들·

무림맹 소속임을 입증하는 옷을 입고 있으나 옷 주변엔 풍(風)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풍룡대·’

팔검대 중 한 곳인 풍룡대의 인원들·
진법의 전문가들이라는 인원이 막 앞에 붙어 있었고·

그 아래엔·

“···대주···! 제발, 멈춰 주십시오···그러다가 큰일 나십니다·”

“맞습니다· 남은 일은 저희가 할 터이니···· 부디····”

주변의 만류에도, 마치 세뇌라도 걸린듯 막을 풀고자 묵묵히 손을 놀리는 인물·

풍룡대주 비마파가 주저앉아 막을 만지고 있었다·

노쇠한 육신에 멀쩡하지 않은 몸·
손조차 들기 힘들어 바들바들 떨면서도 노인은 꾸준히 막을 매만진다·

이는 어떻게든 막을 해제하기 위함이며·

‘그다지 쓸모 있진 않네·’

내 명령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흐···흐으····”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하면서도 풍룡대주는 손을 멈추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보며 눈을 좁혔다·

‘혹시 몰라 기대를 해봤는데· 예상과 다르진 않아·’

막을 풀기 위해선 풍룡대주가 움직인들 반나절은 걸린다고 했던가·

반나절이란 전문가 중 전문가라는 풍룡대주기에 계산한 시간이며 다른 이가 손보려 했다면 족히 며칠은 걸릴 거라 얘기했었다·

이는 풍룡대주가 그만큼 뛰어난 인물이란 말이기도 하다·

그녀였기에 반나절까지 줄일 수 있다는 의미였으니까·

실제로 이를 입증하듯·

‘막이 조금 흐려지긴 했어·’

주홍빛 막이 처음과 달리 색이 옅어진 것 같았다·

하나·

‘그래도 한참임은 다르지 않아·’

조금 옅어지긴 했을 뿐· 해제 하려면 한참이 걸릴 것 같았고·

이를 보며 어찌해야 할지 고민했다·

반나절은 너무 늦는다· 
어떻게든 그 전에 막을 해제 해야 했다·

그걸 위해 구태여 풍룡대주를 써먹고 있는 것이건만·

‘이러면 좀 귀찮아지는데·’

어떻게 할까·

이를 생각하며 막을 쳐다봤다·

보기엔 그냥 별것 없는 막·

필두마가 자신했듯 저건 십대고수 셋과 화경 무인 여럿을 묶을 힘을 지니고 있었다·

다만····
나로선 의문이 든다·

‘저게 그렇게 풀기 힘든가?’

심안을 뜨고 막을 살폈다·

내상이 있는지라 심안을 켜는 것도 조금 버거웠다·

‘오·’

보인다·

감히 셀 수 없게 얽히고설킨 실의 향연이·
어디서 부터 얽혔고 그 끝은 어디인지 모를 실들이·

그렇게 뭉쳐 만들어진 게 저 막이었고· 보아하니 풍룡대주는 실을 조심스레 잡아 떼어내며 시작점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그걸 보며 깨닫는다·

‘저러니 반나절 넘게 걸리지·’

대체 이 많은 실들을 언제 풀어서 시작점을 찾아낸단 말인가·

‘세상 노가다도 저런 노가다가 없네·’

질색을 하면서 막을 조금 더 자세히 살폈다·

‘···음·’

그렇게 눈을 좁히며 이곳저곳을 보고 있지만·

‘원리는 모르겠군·’

어떤 방식으로 작동되는 것이며, 어떻게 그런 효과를 내는지는 파악할 수 없었다·
당연한 일이다· 배운 적도 없는데 어찌 원리를 파악할까·

‘아쉽네·’

알 수만 있다면 잘 써먹을 힘이었을 텐데·
필두마가 사라졌으니 의미 없는 고민이었다·

하지만·

‘흐음·’

지금은 원리를 파악하는 것보단 다른 곳에 집중해야 했다·

수북하게 쌓인 선들·
틈도 찾기 힘든 술식의 형태를 보며 얼마 지나지 않아 묘한 것을 발견했다·

심안으로 봤을 때 유달리 빛나는 선들이 보인다·

‘뭐지·’

저 선들은 왜 빛이 다를까·

의아한 눈으로 선을 쫓았다·

끊임없이 나열되는 선은 얽혀있으나 대부분 한곳에 집중되어 있었고·

그 위치는 막이 내려있는 지면 어딘가였다·

보기에는 별것 없어 보이는 땅바닥· 

나는 비마파를 뒤로하고 그쪽으로 향했다·

무인들이 모여 있는 곳과는 대여섯 걸음 떨어진 위치다·
빛나는 실은 여러 개였지만· 그 실들이 한 줄로 쏟아지는 곳은 그곳이었다·

여느 곳과 다를 바 없는 위치·
그곳을 바라보다 문득 손을 뻗었다·

우우웅-!!

손이 닿자, 막이 진동을 내뱉는다·

“대, 대주님! 막이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설마, 진척이 있는 것인가···!”

이게 비마파가 해낸 일인 줄 안 걸까· 다른 이들이 환호하듯 비마파에게 말을 건다·

그쪽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내 손끝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웅·

우우우웅·

막에 닿은 손에서 온갖 기운이 느껴진다·

봤을 땐 복잡한 술식이었건만, 만져보니 또 다르다·

‘이거···· 어디서 만져봤는데·’

익숙한 감각이었다· 어디서 느껴본 걸까· 잠깐 고민하다 떠올렸다·

‘아·’

필두마의 은신처·
거기서 만졌던 진법과 비슷했다·

세밀한 부분은 다르나 큰 틀은 비슷하다·
그때보다 훨씬 정교해진 느낌이었다·

온갖 실들이 반응을 터트린다· 
내 손이 닿은 게 싫었는지 발작하듯 움직였고·

우우웅-!!

“···이, 이런! 갑자기 술식이 반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러면···· 계산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데···?”

“제기랄! 이게 왜···!!”

다른 이들은 그런 반응에 절망을 표한다·
이대로 흐트러지면 해제를 다시 해야 하는 모양이었다·

그 모습을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이걸 왜 다시 해?’

반응이 거칠기는 한데· 중요한 뿌리는 난리 피우는 실들이 아니다·

뿌리는 다름 아닌 내가 잡은 실이었다·

‘시작과 끝이 중요한 게 아니잖아·’

시작점이나 끝을 어느 시간에 찾겠는가·

그걸 찾기보단 차라리·

‘그냥 중간에 뜯어내면 그만 아니야?’

제대로 된 실을 하나 찾아냈다면 그걸 잡아 뜯으면 그만이지 않을까·

그걸 떠올리기 무섭게 힘을 줘서 선을 잡아 뜯었다·

그 순간·

투둑-!

별 힘을 안 줘도 너무나 손쉽게 뜯어지는 실·

그걸 보곤 내 눈이 잔뜩 커졌다·

이게 왜 이렇게 쉽게 뜯어지지···?
잘못 뜯었나 싶어 잠깐 당황하지만·

우우우웅—-!!!!

실이 뜯긴 막은 갑자기 거친 진동을 내뿜더니·

구우웅—!!!!

실을 뜯어낸 부분부터 막이 해제되고 있었다·

“허억–!! 대, 대주님!! 막을 해제하신···응?”

“어?”

막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다들 환호성을 지르려던 찰나·
시발점이 비마파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모두의 눈이 움직인다·

순식간의 시선이 내게 쏟아졌다·

“···”

“···?”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들이다·

그걸 보며 내가 머쓱하게 웃었다·

“···아니, 이게 그···· 왜 그렇게 못하나 싶어서 해봤는데···· 됐네요···? 하하하· 잘됐다· 그죠?”

하하하하····

애써 웃으며 말해보지만·

“···”

“···”

“···”

내 웃음에 같이 웃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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