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769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뭐라고 하셨습니까?”

내 대답을 들은 일청검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말을 내뱉는다·
그 표정을 즐기며 대답했다·

“안 하겠다구요·”

“이유를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이유···?”

이유를 묻자면 수두룩하게 존재하나, 이 중 무엇으로 대답을 해줘야 할지 고민했다·

새로 생기는 대주직· 
그곳의 대주로 앉혀주겠다는 제안·

말만 들어선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굉장한 제안이었다·

맹의 대주란 경지는 물론이고 상당한 입지가 있어야 오를 수 있는 위치다·

한 지역을 담당하는 지부장이 있다· 

그들은 그 지역을 통솔할 수 있을 만큼의 위치에 있으나, 그런 지부장들조차 본대의 대주에겐 힘을 쓸 수 없을 정도다·

대주의 권한 중 지부장에 관한 명령권이 있던 걸 떠올리자면, 그 위치를 보다 더 명확히 볼 수 있으리라·

또한· 대주직을 겸한 직후, 중원에서 받게 될 평가와 맹에서 얻게 되는 혜택들만 봐서도 대주 직에 관한 제안을 준다는 건 분명 대단한 일이다만·

‘그것도 과거의 일이지·’

지금의 내겐 부질없는 일이었다·

아니, 지금의 맹을 볼 때 그닥 가치 있는 일은 아니라고 할까····

‘더 정확히는·’

툭·

앞에 놓인 찻잔을 내려놓고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제안···이라고 하는 부분이 우스워서요·”

“예?”

내 말에 일청검이 눈을 좁힌다·

우습다는 말이 거슬려서 그런 것 같았지만, 말을 고칠 생각은 없다·

정말 우습기 짝이 없었다·

“제안이랍시고 가져올 게 아니잖아요·”

“무슨····”

끼익·

의자에 등을 가득 기댄채 일청검에게 말했다·

“이건 제안이 아니라, 부탁을 하셔야지요·”

“···!”

말을 들은 일청검의 표정이 순식간에 구겨진다·

“···성왕· 그게 지금 무슨 의미입니까?”

“제가 지금 돌려 말했나요? 아닌 것 같은데· 들으신 그대로예요·”

제안이라는 같잖은 뻘짓이 아니라·

“정중히 부탁했어도 모자랄 판국이다· 이 말입니다·”

“성왕-!”

쿵-!
일청검이 격하게 몸을 일으키며 탁상이 뒤흔들린다·
잔뜩 붉어진 얼굴을 보아하니, 제대로 화가난 듯 싶었다·

아, 진짜·

‘너무 좋네·’

상황 잘 돌아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제멋대로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잡아 내리며 일청검을 쳐다봤다· 그와 동시에 문 쪽을 힐끔 쳐다봤다·

“놀라운 경지를 비롯해· 그대가 하남에서 행한 선행을 알고 있소·”

투기가 방안을 채우는 와중· 
일청검은 섬뜩한 눈으로 내게 말한다·

“그걸 알고 있기에, 자세한 조사도 진행되기 전, 맹 측에서 이례적이게 왕급으로 치부한 것이거늘· 기고만장하기 짝이 없구려· 그대는 맹이 우습소?”

“예·”

“···뭐?”

덤덤히 대답하니 오히려 일청검이 당황한다· 나는 그런 반응이 웃겼다·

“그럼, 우습지 안 우스워요?”

“이자가···!”

“누가 보면 세상 귀한 걸 준 줄 알겠네· 어이가 없어서·”

말을 뱉으며 탁상 위 찻잔을 움켜잡았다·
그리고는·

쪼르르륵·

살짝 각도를 내려 찻물을 바닥에 졸졸졸 흘려보낸다·
뜬금없는 행동이지만, 상관없다· 이 보잘것없는 행동에 일청검은 시선을 흘렸고·

그 짧은 틈으로 내 말을 비집어 넣는다·

“민심 좆 된 것 같으니 나한테 감투 씌워서 시선 끌려는 거 누가 모를 줄 압니까?”

“···!”

“내가 좀 유명해질 것 같으니까, 최연소 왕이니 영웅으로 추대하니 뭐니 해서 잠깐 시선 돌려놓고는, 어떻게 상황을 타파할지 고민하고 있을 게 뻔하구만···· 뭐? 대주를 하라고?”

비웃음을 가득 머금었다·

그 순간·

“씨발 놈들이 개소리도 적당히 해야지·”

후우욱—!!!

“···큭!”

기운을 일으켜 일청검의 투기를 짓눌렀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지끈-!

‘아 엿 됐네·’

심장 쪽에서 고통과 함께 피가 울컥 올라온다·

‘내상을 제대로 확인 못 했다·’

다른 걸 파악하느라고 정작 내 몸을 보지 않았거늘· 이거 생각보다 훨씬 안 좋은 모양이다·
이대로 평소처럼 기운을 뿜어내다간 혈도가 뒤틀릴 것이다·

하여 뿜어내던 기운을 서서히 회수해야 했다·

“성왕은 옘병, 누가 달라고 했습니까? 냅다 내어주니 아이고 감사합니다· 열심히 시키는 대로 할게요· 이래야 해? 웃기지 마십쇼·”

기운을 회수하면서도 입은 쉬지 않았다· 

“누굴 병신으로 아나·”

상태가 안 좋다는 걸 최대한 감춰야 했다·

“거기에 새로운 대주직? 명분은 좋네· 근데 있잖아요·”

툭툭···툭툭·

손으로 탁상을 네 번쯤 두들겼다·

그걸로 생각의 정리가 끝났다·

“솔직히 말해봐요· 그거· 나 아니면 안 되는 상황인거잖아·”

“···!!”

“근데 제안이라니? 정중하고 또 친절하게 부탁해도 모자랄 판인데· 아니에요?”

정곡을 찔렸다는 듯 일청검의 표정이 무너진다·
그거면 충분했다·

“맞죠?”

“···네놈·”

일청검의 반응에 고개를 까딱인다·

“말이 짧네· 아저씨· 같이 짧게 해줘? 그럼 나야 편하고·”

“···뿌드득!!”

당장 검을 뽑고 싶은 얼굴·
솔직히 지금 일청검이 검을 뽑으면 조금 위험하긴 했다·

죽이려고 하면 가능은 하겠는데· 그게 아니면 내 쪽이 손해라서 말이야·
하지만, 이 또한 걱정은 없다·

어차피 슬슬 주인공이 등장할 때였으니 말이다·

“정녕···피를 보아야-!”

“청룡대주·”

멈칫·

갑작스레 들린 목소리에 일청검의 몸이 그대로 멈춘다·

문밖에서 들린 다소 허약한 목소리· 누구일지 고민하지는 않았다·

맹이 이 꼴이 됐으면 꼭 부를 양반이 한 명 있었으니 말이다·

“쿨럭·”

기침 소리가 들려오고· 동시에·

끼이익-!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온다·

처음 보인 것은 거대한 체격을 지닌 노인이었다·
아니지, 체격이 큰 게 아니다· 존재감이 크다고 보는 게 맞겠지·

‘검제·’

하남, 정확히는 무림맹을 수호한다는 중원 십대 고수 상위의 인물·

우스갯소리로 맹을 지키기 위해 삼존에 오르지 않았다는 말이 들려오는 양반이었다·

하면, 저 노인이 일청검을 부른 걸까?
그 또한 아니었다·

검제가 먼저 들어오고 그 뒤로 다른 노인이 한 명 더 들어온다·
작은 체격에 천으로 입을 막으며 들어오는 노인·

따지자면 신의와 비슷한 느낌이 풍기는 인물이었다·

저자다·
내가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바로 저 노인이었다·

“거기까지 하면 되었소·”

피곤한 표정의 노인이 일청검에게 말하자, 일청검이 얼굴을 일그린다·

“하오나 어르신···! 성왕은 현 무림맹을 무시했습니다· 그의 발언을 듣고도 가만히 있으라는 말씀입니까?”

어찌나 맹을 존경하는지 화가 바짝난 일청검이 따지듯 말해보지만·

“그의 말이 틀린 부분은 없소·”

“···어르신!”

“내 대주께 모진 일을 시켰구려, 미안하지만 남은 일은 본인이 성왕과 대화할 터이니···· 잠시 나가주시게나·”

“···크윽·”

“부탁드리겠소·”

노인의 말에 끝내 일청검이 얼굴을 붉힌채 나간다·
나가는 와중에도 노인에겐 극진한 예를 취하고 나가더라·

그만큼 노인이 맹에서 입지가 두터운 인물이란 소리였다·
맞는 말이다·

‘지금 살려면 저 노인이 필요할 테니까·’

현재 균열이 이른 무림맹·
그걸 수습한 인물은 내가 알기로 지금 저 노인밖에 없으리라·

일청검이 나간 직후·

노인은 그가 앉았던 자리에 다가가 나를 보며 물어왔다·

“앉아도 되겠습니까·”

조심스러운 물음·
그걸 듣고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시지요· 마침 자리 주인이 나간참이라서요·”

“배려의 감사드립니다·”

허락을 들은 노인이 자리에 착석한다·
그 순간부터 나 또한 자세를 바로잡았다·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성왕·”

공기가 무겁게 느껴진다· 
기운이 아니다· 저 노인은 그런 기운을 뿌릴 만큼 강한 인물이 아니었다·

이건 존재감에서 오는 위압감이다·

신의가 의술을 펼칠 때나 미 부인이 아주 가끔 아버지에게 화났을 때 느껴지는 감각이랄까·
이를 달리 말하자면, 저 노인네도 제 분야에서 상당한 격을 올린 양반이란 뜻이겠지·

그 증거로·

“제가 누군지는 아시는 듯하니, 소개는 따로 드리지 않아도 될 듯싶군요·”

이미 한 가지를 들켜버렸다·

“글쎄요· 그래도 초면인데 서로 소개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아, 원하신다면···· 그것도 괜찮습니다· 서로 소개하는 건 참 좋은일이니까요·”

노인이 이해한다는 듯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이 늙은이의 이름은 묵연·”

그 소개를 듣는 동시에 고민한다·

“보기 안 어울리게 무림맹에서 책사 역을 맡고 있습니다·”

저 노인을 어떻게 치워내야 할까·
이에 관한 고민이었다·

******************

묵연·

나이는 여든이 넘은 걸로 알고 있는 노인이며, 따로 소속된 세가나 문파 출신의 인물은 아니다·

이른바 무소속 출신·

이는 맹에선 그다지 특이한 부분은 아니었다·

맹의 말단직 같은 경우는 명가나 명문출신보다 무소속의 이들이 많았으니까·

단·

‘저 노인네는 특별하고 또 특별하지·’

묵연이란 노인은 그중에서도 특히 궤가 다른 인물이다·

그도 그럴것이, 무려 무소속 출신임에도 무림맹의 정상급에 올라간 인물이 바로 그였다·

하물며 무공도 없고 육체도 허약한 노인이거늘, 그는 과거 무림맹에서 높기로 세 번째인 위치까지 간 전적이 있었다·

때는 검존이 맹주직을 겸하고 있을 시기였으며·

검존의 입과 귀가 우봉취개, 눈이 천안이라 할 당시·

그의 머리 역을 맡던 이가 바로 묵연이란 노인이었다·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으며, 세를 판단하기 찰나가 걸리지 않는다는 천재·

지묵귀인(知墨晷人) 묵연· 

그것이 맹 역사상 가장 뛰어났다는 책사의 이름이었고·
그 책사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정확히는·

‘지금은 아니지만·’

(전) 책사라 표현하는 게 옳을 것이다·

검존이 맹주직에서 내려오고 몇 년 뒤· 지묵귀인도 은퇴하며 자리를 내놓고 맹을 떠났다고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십수 년이 흘렀다·

그 오랜 시기 동안 나타나지 않았거늘, 그런 지묵귀인이 어찌 맹에 나타났을까·

이는 신기할 법한 일이지만, 실상 놀라울 일은 아니다·

‘···전생에도 그랬으니·’

천마가 모습을 드러내며 혈겁을 예견한 직후·

그때에도 묵연은 다시 모습을 드러냈었다· 다 늙은 몸임에도 손을 한 번 거들겠다며 맹에 합류했었으나····

‘끝내는 죽었지·’

지묵귀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하게 된다· 
왜?

‘천유랑아가 가장 처음 처리한 게 저 노인이었으니까·’

마교의 두뇌라 불리던 천유랑아· 

그는 가장 먼저 전 병력을 이용해 묵연을 처리하기로 나섰고·
석 달에 걸친 수 싸움 끝에 끝내 묵연을 죽이게 된다·

말 한 적 있었나? 천유랑아가 단신으로 절정 무인 셋을 죽이며 도망쳤던 일화·
그 일화를 만들어 낸 게 저 노인네였다·

그만큼 엄청난 지략을 지닌 양반이란 소리다·

“구양천입니다·”

그런 그의 소개를 듣고 나도 자신을 소개했다·

“하남의 영웅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소개를 들은 묵연이 웃으며 말했고· 나도 그 웃음에 보답하듯 살짝 웃어주었다·

“저도 무림맹의 두뇌라 불리던 분을 만나게 되니 긴장이 다 되네요·”

“허허허, 다 지난 일이지요···· 과거의 영광일 뿐입니다·”

“과거의 영광이라····”

묵연의 말을 잠시 되새기곤 그를 보며 말했다·

“그런 것 치고는, 여전히 건강하신 것 같습니다만· 이런 상황도 만드시고 말입니다·”

내 말에 조금의 표정 변화도 없다· 그저 날 보는 웃음이 조금 더 짙어진 느낌이었다·

“왜 그리 생각하시는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아, 이거 좋지 않네· 별거 없는 담화 몇 번· 그걸로도 확신할 수 있었다·
이 노인네·

‘내가 싫어하는 쪽이야·’

가장 껄끄러워하는 인간상이다·
가능하다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려야 할 만큼 말이다·

“처음 이상하게 본 건 대뜸 좌의 자리를 내어줬을 땝니다·”

속을 간신히 가라앉히며 노인에게 대답을 이어간다·

“이거야 뭐···· 시선 끌 만큼 급박하구나· 뭐 그렇게 넘어가려 했습니다만·”

툭툭·

손으로 탁상 두 번을 두들겼다· 

“날 데리러 청룡대가 왔다는 것· 그게 조금 거슬리더라구요·”

“이유는요?”

“그냥 단순한 이유입니다·”

대단한 이유라 할 것 까진 없다만·
굳이 말하자면·

“맹이 넓은 듯 보여도 좁아터진 곳이고· 그 안에 소식은 재빨리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맞습니다·”

“근데, 무림맹이 아무리 바쁘고 무능했다고 한들 과연 몰랐을까요?”

본론을 내뱉기 위해 눈을 치켜떴다·

“나는 일청검과 작게나마 마찰이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청룡대가 날 데리러 온 것뿐이 아니라· 취조실에서 일청검과 마주하게 한다라···? 그것도 조사라는 핑계로 무언가 제안하기 위해서? 이상하잖습니까·”

딱히 큰 마찰이 아니었다고 해도, 있기는 했으며· 그걸 맹의 이들은 소수라도 알고 있다·

한데, 이런 중요한 얘기를 하는 상황에, 나와 일청검을 붙인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 멍청하게 이렇게 일을 벌인단 말인가·
뭔가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이해가 안 될 얘기였다·

상황을 이리 개떡같이 만들어 둔 이유는 내가 볼 때 둘 중 하나다·

“일부러 자극하기 위해서· 혹은···뭔가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으음·”

“그럼 의문이 또 떠오르네요? 자극해서 좋은 건 없을 것 같고· 이유라면 후자일텐데· 과연 어떤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일까·”

엉킨 듯 착착 달라붙어 있는 일들·
그 속에서 무언가 문제점을 하나 발견하게 됐다·

“자극이 목적이라기보단· 일청검을 이용해 떠보는 것 같은 느낌인데···· 왜일까요? 내 반응을 살피려는 이유가 뭘까요·”

여기까지 오면 확신보단 예상으로 변질되나· 상관 없다·
일단 확신인 척 얘기한다·

아니면 그만이라는 태도가 중요했다·

“날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떻게 나올지· 이런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내비칠지· 그걸 알지 못하기 때문이고· 그걸 알고자 했을 겁니다· 자극을 줬을 때 오는 반응이 가장 선명할 테니까·”

“그런 예상의 끝에 이 늙은이가 있을 것이라 봤다는 건가요? 성왕의 반응을 보기 위해?”

“아니요· 본질적으론 맞지만, 조금 더 심오하죠·”

날 떠봐서 반응을 보기 위함도 있으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제가 대주와 대화하고 있을 즈음, 문밖에 서 계셨지요·”

“맞습니다·”

“알기로 무공을 거의 익히지 않으셨다 들었습니다·”

“그 또한 맞습니다· 호신용으로 조금 익힌 게 전부입니다·”

“한데 맹에서 수십 년을 활동하신 어르신께서, 밖에 서 있다는 걸 제가 눈치채지 못할 거라 예상하진 않으셨을 겁니다·”

“···”

대답하던 묵연이 일순 침묵한다·
눈매가 살짝 변하는 게 보였다·

“잘 알고 계셨을 겁니다· 한데도 밖에 계셨지요· 검제께서 기운으로 감춰주긴 했으나···· 그걸로 눈치 못 채기엔 알려진 제 경지에 관해 공부는 하셨을 거고·”

“···음·”

“그럼에도 구태여 그러셨다는 건·”

툭·

두 번 두들기던 손을 한 번만 튕겼다·

“제 성격은 물론, 지금 몸 상태는 어떤지· 맹에 대한 반감은 지녔는지· 명확히 어떤 인물인지· 그걸 알아보고자 하신 거 아닙니까?”

문밖에 서있는 자신을 감지할 수 있는가· 그걸 파악하기 위한 행동이었으리라·
반쯤은···· 아니 대부분이 궤변이다·
고작 그런 거로 묵연이 날 불렀을 것이라 예상 하는 건 무리가 있다·

이건 순전히 전생의 경험이 있기에, 그가 이번에도 맹에 나타났을 거라는 믿음 속에 떠올린 예상들이었다·

청룡대가 마중 온다?
보기에 뭣 같긴 해도, 일을 위해서니 그럴 수 있다·

일청검이 내게 뭔가 제안하고 취조를 한다?
마찰이 있던 인물이긴 하나,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 상황안에 묵연이라는 노인을 놓고 보게 되면 조금은 다르게 보였고·
그걸 거미줄처럼 엮어 늘어 놓은 것이다·

그렇게 정리하듯 내뱉고 나니·

“허허허·”

침묵을 끝내고 묵연은 말을 다 듣고서 아까보다 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렇게 짧게 웃음을 내 짙던 묵연은·

“쿨럭!”

이내 기침이 나오는지 천으로 제 입을 막아냈다·
상당히 고통스러워 보인다만, 그럼에도 웃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잠깐이 지나고·

“이것 참· 성왕·”

묵연이 내게 말했다·

“예·”

“혹, 이 늙은이를 대신해 이 자리에 앉을 생각은 없으신지요·”

우습잖은 농이 들려온다· 그런 농에 난 진심으로 대답해주었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전 어르신처럼 머리가 좋은 놈은 아니라서, 몸으로 때우는 게 더 편합니다·”

질색하듯 말하자 노인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으음···음? 음· 그렇구려?”

그런 묵연의 반응은 무시한 채· 나도 묻고 싶은 걸 물었다·

“하여, 어르신· 그렇게 해서 만난 제게 무슨 용무가 있으신지요·”

묵연이 날 보고자 했다고 한다면, 분명 본론이 따로 있을 터·
그걸 듣고자 말을 물었는데·

“우선, 성왕을 보려 했던 건 이 늙은이가 맞소· 그건 사과드리리다·”

묵연은 놀랍게도 자신이 행한 일이 맞다고 인정부터 해왔다·
저걸 쉽게 인정할 줄이야· 아니, 와중에 맞았다는 게 좀 웃기에·

‘나도 반쯤···· 아니 그보다 더 적은 확률로 그냥 찍은 건데·’

이게 맞네·
좀 괜찮았을지도· 

스스로에게 만족하며 슬쩍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즈음·

“단, 이렇게 직접 대면할 예정은 아니었소만···· 오히려 더 좋구려· 원래 물음이란 상대의 눈을 보고 하는 게 옳은 것 아니겠습니까· 하여 이 참에 묻고 싶은 걸 묻겠습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뭘 여쭤보시려-”

“성왕께선 천마(天魔)와 무슨 관계신지요·”

“···”

순간 숨이 턱 막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어제 댓글에··· 한 독자님께서 무림맹은 지금 책사가 없냐는 말을 듣고 식겁 했네요·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