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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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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왕이 본맹의 대주로 등극한다·

별안간 하남에 들려온 소식이었다· 심지어 개방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발표한 것인 만큼, 신빙성이 그득한 일·

상당히 애를 썼는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하남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이에 관해 온갖 얘기가 오가고 있었다·

-성왕께서 대주가 되신다고···?

-왕급 무인이 대주일을 한다니, 들어본 적도 없는 일이오·

육좌· 아니 이제는 칠좌가 된 일곱 명의 왕·
무림맹 창설 이후 왕급 무인이 대주로 들어간 일은 전무했다·

맹주로 등극한 전적은 있을지언정, 대주로 들어가는 일은 없었기에, 이에 관해 얘기가 많았지만·

-무슨 상관이오· 애당초 서거한 도왕께서도 신룡대주가 되기 위해 무투제에 오셨던 거 아니었소?
도왕이 무투제에 참석했던 걸 말하며 조금은 진정할 수 있었다·

이번 신룡무투제 당시 우승 상품으로 신룡대의 대주 자격이 들어가 있던 걸 보면, 도왕이 우승했을 시 신룡대주 자리가 도왕에게 향한다는 뜻이었다·

그걸 볼 때 성왕이 대주가 되는 게 마냥 이상한 일은 아니었으나·

-아무리 그대로 성왕은 이제 약관을 넘은 이가 아니오·

간신히 성인이 된 성왕·
그가 하남에서 보여준 일을 떠나 그의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지적이 몇몇 나왔다·

하나·

-나이와 무슨 상관이오· 오히려 성왕이라면 안심이지 않소·

-성왕께서 망가진 맹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거늘, 지금 나이 따위를 따지는 게요?

화가 잔뜩난 이들에 의해 순식간에 짓밟히게 됐다·

지금 맹을 향한 민심은 상당히 좋지 않다·
정확히는 아직까진 버티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질 것이다·

그런 상황인 만큼·

-성왕이라면 안심이지·

-그나마 믿을 구석이오·

-하필 무림맹이라니 신경 쓰이지만, 성왕이라면····

하남을 구한 영웅이 맹을 택했다고 하자 성난 민심이 조금씩 잠재워지고 있었다·
맹을 향한 분노는 여전해도 분노를 잠시 참을 이유가 생긴 것이리라·

성왕이 맹에 소속된다는 것만으로 생긴 효과다·
할 말들이 생기면 뭉쳐있던 단합이 흐트러지기 마련·

맹을 향해 치솟던 분노는 이러한 소식으로 조금씩 흔들림을 주었고·

거기에 더불어·

-그 이야기도 들었소?

성왕뿐 아니라 그와 맞먹는 소식이 하나 더 있었기에· 혼란은 더 짙어지고 있었다·

-이번에 신룡대도 다시 나올 거라 하더이다·

-신룡대···?

신룡대(神龍隊)·

그들은 대원 한 명 한 명이 엄청난 강자였을뿐더러, 당대 신룡대를 이끄는 대주는 이후 역사의 손꼽힐 인물이 되고는 했다·

무림맹의 대표 검대이자 맹주 직속 부대라 불리며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검대이며·
현재는 청룡대가 그 일을 대신하고 있다고는 하나· 과거의 영향력을 생각하자면 비교조차 불가능하다고들 하는 곳이다·

그런 상징과 같던 신룡대가 부활을 알렸으니, 이에 관한 얘기도 무수히 오가고 있을 때였다·

다만·

-아니, 그건 무투제에서 뽑겠다고 한 것이지 않소·

-듣기로 우승자가 대주직을 맡기로 했다고 하는데···· 이러면 어찌 되는 거요?

이미 신룡무투제를 통해 신룡대가 부활할 것임을 예견했던바·
소식을 들어선 다들 의아함을 먼저 내비쳤다·

이미 습격으로 무투제는 중단됐을뿐더러, 우승자도 정해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아니, 애당초 신룡대주를 무투제로 뽑겠다고 했을 때부터가 문제였다·

신룡대를 조금이라도 알던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의문을 품었으리라·

그도 그럴 것이, 신룡대에는 한 가지 특이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룡대는 소속 대원은 몰라도 신룡대주의 정체는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게 신룡대의 특징이었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면· 신룡대주는 대주에 등극한 이후, 활동이 끝날 때까지 가면을 쓰고 움직이며 제 정체를 밝히지 않는 것이 하나의 규율이었다·

물론·

‘눈 가리고 아웅이지·’

어차피 무인의 무공이란 각기 개성이 드러나기 마련이고, 신룡대주에 오를 만큼의 경지라면 추려질 인물이 더욱 적어지기 마련·

그 탓에 정체를 안 밝히는 것과 달리 알게 되어도 암묵적으로 침묵 해주는 문화가 있었다·

예시로 11대 신룡대주였던 검존·

그가 아직 맹주이자 검존이라 불리기 전·
신룡대주로 활동할 당시, 금색 여우 가면을 쓰고 대주직을 일임했었는데·

월선무검이란 무공 자체가 워낙 특색이 강한지라, 대다수의 이들이 검존이 신룡대주임을 알았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역대 대주의 대부분이 그랬고· 그나마 안 들킨 이들이 있다고 한다면····

‘마지막 신룡대주·’

신룡대가 사라지기 전 대주직을 하고 있던 16대 대주· 
그에 관해선 알려진 바가 전무하다·

본래라면 대주직에서 내려올 때 정체를 밝히고는 했으나·
마지막의 경우 신룡대 해체라는 결과가 있었기에, 대주의 정체에 관해선 구태여 말하지 않은 듯했다·

그게 벌써 거의 이십 년 가까이 된 일이다·

그런 입장인지라, 이번 신룡대의 재탄생과 더불어 대주와 검대원을 무투제로 뽑겠다 했을 때 상당히 얘기가 많았던 것이리라·

우승자가 대주라면 이제 정체를 숨기는 일은 없는 게 아니냐·

신룡대의 하나의 개성이 사라진 것이냐·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던 상황이었건만, 무투제도 중단된 마당에 갑자기 신룡대의 부활을 알렸으니·

이 부분은 어찌 되냐는 의견이 분분하던 와중이었는데····

“···하아·”

슬슬 노을이 찾아올 무렵·
이 말을 전해 들은 모용가의 깍쟁이는 얕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걸 보며 나 또한 짧게 마른침을 삼켰다·

맘에 안 들거나 화를 참을 때 보이는 습관이다·
여기선 최대한 주의해야 했다·

그때· 
 
“어찌 됐든····”

모용가의 깍쟁이· 모용희아가 말을 꺼내든다·

“신룡대고 뭐고· 결국 공자님께서 대주직을 하겠다· 이 말씀이잖아요?”

“그···렇지· 아무래도·”

“아무래도고 뭐고 이미 계약서에 도장 찍으셨다면서요·”

“그냥···· 구두로 대충 좀····”

“그럼, 도장은 안 찍으셨다는 거예요?”

“···도장은 아니고· 지장이긴 해·”

“···”

“미안·”

노려보는 눈초리에 곧장 사과부터 했다·
변명이 하나도 안 통한 모양이다·

“그걸 지금 말씀이라고 하세요?”

“여기서 말은 맞잖아· 라고 하면 화내겠···미안·”

모용희아가 옆에 물병을 슥 들길래 손을 잡으며 사과를 반복했다·

“안 놔요?”

“놓으면 그걸로 내 머리 깰 거잖아·”

“이런 걸로 안 깨지잖아요· 공자님 경지가 몇인데 흠집도 안 날 거 그냥 맞으세요·”

“안 다친다고 안 아픈거 아니야····”

“그럼 아프라고 때리지· 안 아플 거면 왜 때려요? 이거라도 안 하면 속 터져 죽겠으니 그냥 맞아주시라고요·”

“진정해· 우리 대화로 해결하자· 폭력은 나쁜 거야·”

“공자님이랑 진짜 안 어울리는 말인 거 알아요?”

잘 알지·
근데 지금은 이렇게라도 말해야 했다· 

“···아니, 진짜 조건이 좋았다니까? 심지어 더 추가까지 했어·”

여전히 팔은 놓지 않고 말했다· 

내 말을 들은 모용희아의 손에 힘이 살짝 풀린다· 
표정은 하나도 풀지 않은 채 그녀가 말을 이어붙인다·

“당연히 좋았겠죠· 안 좋았으면 공자님이 수락도 안 했을 테니까요·”

“어, 그러니까 그냥····”

“근데 무슨 일이 있으면 저한테 말부터 해주기로 한 건 잊었나요?”

“···”

지적에 입이 꾹 닫혀버렸다· 확실히 그런 약조를 하긴 했다·

뭔가 중요한 일· 특히 계약이나 거래에 관련된 부분은 한 번쯤 자신을 통해달라·

모용희아가 내뱉은 부탁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었다·

솔직히 허튼짓할 인물은 아니고· 철지선이나 제갈혁 등 똑똑한 놈들이 있어도 이런 일에 한해선 모용희아가 훨씬 나았으니· 그녀에게 슬쩍 말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되긴 하지만·

이는 내가 뒤에서 수상한 짓을 하기 위해 선택한 수단이기도 했고· 

거기에·

“···바빠 보이길래 그랬지·”

“···”

근래 일이 워낙 많아진 모용희아가 신경 쓰여 그런 것이기도 했다·

실제로 그녀는 하루 종일 서찰에 파묻혀 살고 있었다·

원래도 많던 일이 습격으로 인해 배로 늘어버렸고· 이 와중에 미 부인이 피난민들을 지원한다는 얘길 꺼내기도 전, 먼저 그들을 찾아 지원을 준비하던 것도 모용희아였으니· 

일이 얼마나 많을지 상상이 되질 않는다·

밥은 먹고 다니는지· 잠은 자는지· 그녀는 저 얇은 몸을 극도로 혹사하고 있거늘· 그 와중에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까지 꺼내는 건 무리였다·

“해서 가만히 있던 거야· 게다가 일도 잘 풀린 것 같으니까· 일단 화좀 풀····”

“내가 누구 때문에 바쁜데·”

“응?”

상황을 열심히 설명해 주려던 찰나· 더없이 서늘한 목소리에 몸이 멈칫한다·

착각일까· 
지금 모용희아 주변엔 온도가 내려간 건 물론 눈이 내리는 것 같았다·
지붕이 멀쩡히 있는 공간인데 눈이 내릴 리가 없는데· 

그럼 저건 뭐지?

“다 너 때문에 바쁜 거잖아···!”

“잠깐···!”

“잠도 줄여가며 너한테 예쁨 한번 받아 보겠다고 죽어라 노력하는데· 뭐? 내가 바빠 보여서 말을 못 했어!? 그걸 말이라고 해!!”

“진정! 진정해봐···!”

“진정은 개뿔! 네가 사람이야!? 눈치랑 무공이랑 바꿔 먹었어도 이 정도는 아니어야지!”

이제 사람이 아니긴 하지· 
우습게 말을 듣자마자 그런 생각이 스쳤다·

그래서일까? 

순간 잡고 있던 팔을 놓쳐버렸다·

압력이 풀리자 물병이 하늘 높게 치솟는다·

이 좆 됐네·
그냥 맞아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살짝 찌푸리지만·

“···이씨이····”

모용희아는 차마 때리진 못하겠는지 물병을 들고 얼굴을 붉히고만 있었다·

“어?”

이어 모용희아의 눈이 붉게 물들더니 안쪽으로 물기가 스민다·
글썽거리기 시작한 눈망울·

생전 처음 보는 모습 내 눈이 커졌다·

설마 우나?
천하의 모용희아가 울어···?
전생은 물론 이번 생에 본 적 없는 모습이었다·
그걸 보고 잔뜩 당황해 몸이 딱딱히 굳어버렸고·

그 순간·

모용희아가 들고 있던 물병을 내려 놓고는 휙 뒤를 돌아버린다·

“···됐어요· 그놈의 일이 많아서 먼저 가볼게요·”

“···어···어?”

그렇게 모용희아가 나가버리고· 나는 아무 말도 못 한 채 그녀의 등을 쳐다봐야 했다·

어, 이거 좀 많이 큰일 날 것 같은데·

삐그덕 거리는 눈동자로 옆을 쳐다봤다·
그러자 무수한 눈빛이 날 기다리고 있더라·

그 중 특히 여성들의 눈빛이 매서웠다·

지금은 오랜만에 모여 밥을 먹는 시간이었다·

마침 대주 일에 관해 할 말도 있어 모인 김에 얘기를 꺼내든 것이건만, 이를 들은 모용희아가 저리 폭발할 줄 몰랐다·

“···”

아무 말도 없는 묵직한 침묵이 흐른다· 
불편한 고요함이 계속 진행되던 중·

“···이런 말씀 드리기 좀 그렇지만·”

먼저 입을 꺼낸 건 밥을 세 공기나 비우고 있던 위설아였다·

“이번 건 공자님이 잘못했어요·”

“···”

위설아의 말에 남궁비아와 당소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어느 때보다 심히 좆 됐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

밥을 다 먹고 곧장 몸을 움직였다·

마음 같아선 모용희아를 찾으러 가고 싶었으나 선약이 잡혀 있어 그러지도 못했다·

“싸웠니?”

약속 장소로 들어가자마자 들려온 말이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대답을 들으니 정말 싸운 모양이구나·”

“아니요· 딱히 싸웠다기보단····”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은 쪽에 가깝다·

한 마디로 못하고 연신 맞았는데· 정작 때린 애가 울면서 나가버렸을 뿐·

“아무튼, 어찌 아셨습니까?”

당황한 어투로 묻자· 이 방에 주인· 백화상단주 미 부인이 날 쳐다본다·

“지부장 표정이 누굴 꼭 닮아서 모를 수가 없더구나·”

“누구요?”

“있단다· 미련하고 아주 바보 같은 여자·”

말을 하며 미 부인이 살짝 웃는다· 
그게 놀랍기는 하다만, 할 말은 해야 했다·

“그럼 별로 안 닮았겠는데요·”

“···?”

“걔가 바보 같지는 않잖아요· 오히려 똑똑한 편이지·”

“···”

모용희아가 바보같다니· 그건 참을 수가 없었다·
하여 반박하듯 내뱉자 미 부인의 미소가 조금 더 짙어진다·

“이 부분은 네 아비보다 배는 낫구나·”

“···갑자기요?”

여기서 아버지가 왜 튀어나오는 걸까·

사락·

말을 끝낸 미 부인은 다시 서찰을 하나둘 살펴보기 시작했다·
저번보다 서찰의 양이 늘었다·

“얘기는 들었다· 대주로 들어 갈 거라고?”

서찰을 보던 와중 들려온 말· 이에 침을 꿀꺽 삼켰다·

“···예·”

여기서도 한 소리 들으려나· 긴장이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최연소 대주라지?”

미 부인은 다소 뜬금없는 물음을 물어 왔다·

“···예? 아 예·”

“성왕이라고· 또 최연소 왕이라고 하더구나·”

“예· 그렇다네요·”

“최연소의 뜻을 아느냐·”

“그, 알지요·”

“가장 어린 나이에 올랐다는 뜻이란다·”

“예· 알고 있습니다·”

분명 알고 있다고 대답하지 않았나? 왜 계속 설명이 이어가지·

“어린 나이임에도 위에 선배들을 다 이길만큼 재능있고 뛰어나단 의미지·”

“그러니까···· 알고 있는····”

“최연소 왕이자 최연소 대주···· 대단한 일이지· 참으로 대단한· 큼· 일이야·”

뭐지, 방금 웃은 것 같은데·
미소 지으려던 미 부인은 문득 웃음을 감추려는 듯 입꼬리를 내린다·

뭘까·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일까· 아까 모용희아의 눈물도 그렇지만, 지금 이 상황이 더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아, 계약서의 복사본은 들고 있느냐·”

“있습니다·”

당연히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받아왔다· 

종이랑 붓을 요구하니 묵연이 품에서 꺼내주더라, 꼴을 보니 이 말 안 했으면 줄 생각이 없던 것 같았다·

약은 늙은이 같으니라고· 하여튼 방심하면 안 돼요·

“나중에 내게 보여주었으면 하는데· 괜찮겠느냐·”

“···원하신다면 사람을 불러 전달하겠습니다·”

“그래·”

미 부인은 대답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로 얘기는 끝인가?

‘왜 그랬는지· 굳이 해야 하는지는 안 물어보나?’

예상보다 훨씬 단조로운 대화였다·
이걸 위해 날 부른 건가· 난 또 미 부인이 불렀다길래 잔뜩 긴장하고 왔는데 말이야·

“···”

“···”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대화는 끝인 모양·
하여, 조심스레 인사하고 갈까 싶었는데·

“···그···리고·”

미 부인이 멈칫하며 말을 뱉는다·
그 목소리에 가려던 몸을 굳혔다·

“예?”

“그····”

“예·”

“그 음····”

“···?”

용건이 있어 불렀을 텐데, 미 부인은 말을 쉬이 뱉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말하다 까먹은 건가? 그럴 리가 없다· 천하의 미 부인이 그럴 리는 없었다·

하면, 대체 왜 저러는 걸까· 서서히 의문이 들고 있을 즈음·

“···잘···했다·”

미 부인은 내게 그리 말해왔다·

“···어····”

그걸 듣고 잠시 머리가 새하얗게 변한다·

“···감사합니다·”

간신히 대답을 뱉었다·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고생해야 했다·
그냥 단순한 칭찬일 뿐인데 뭔가 기묘하다·

“···그래, 이만 들어가 보거라·”

“···예·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멈칫거리다 인사를 한 후 방 밖을 나섰다· 

“···”

그렇게 구양천이 나간 직후·
혼자 남은 미 부인은 다시 서찰을 살핀다·

사락·

사락·

서찰을 매만지는 소리가 들려오길 한참·

“최연소라고 하더구나·”

문득 미 부인이 말을 내뱉는다· 
보기에 아무도 없는 방이었지만, 듣는 이는 분명 존재했다·

-예·

천장에서 들려온 대답이다·

“성왕···· 맹이 수작질을 덧붙이긴 했으나, 자리에 오른 건 물론· 최연소 대주까지 되었다더구나·”

-저 또한 들었습니다·

“···참 장하지 않더냐· 대단하고 자랑스럽다·”
-····

“아무래도 지부장을 시켜 무어라도 보내주어야겠어· 이제 대주로 활동하려면 수중에 돈이 좀 있어야 할 터이니, 우선 지부에 있는 것부터····” 

-그 말씀을 도련님이 계실 때 해주시지 그러셨습니까·

“···”

다소 신이 난 듯 즐겁게 말하던 미 부인은 호위의 말에 말을 멈춘다·
눈이 떨린다· 제 주인의 빈틈을 본 호위가 말을 덧붙였다·

-들으셨다면 도련님께서도 좋아하셨을 겁니다·

분명 그렇지 않았을까· 
호위는 주인에게 그리 말해보지만·

“그럴 수는 없지·”

미 부인은 아까와 달리 잠잠해진 목소리로 호위에게 말했다·

“그러기엔, 아직은 두렵구나·”

-무엇이 말씀이신지요·

천하의 두려울 게 없는 여인·
무공을 배우지 않았음에도 그 누구에게도 질 것 같지 않은 여인치고 너무나 약한 말이었다·
 
“그 아이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지 않더냐· 하니, 아직은 아니다·”

-····

아닐 것이다· 지금이라도 말을 해보아라·

호위는 그리 말하고 싶었지만, 참아야 했다· 
이 이상은 선을 넘는 행위다·

그걸 알고 있기에 호위는 우선 다른 얘길 꺼내기로 했다·

-하면, 그 또한 말씀하지 않으실 것인지요·

“뭐가 말이지?”

-그····

뭔지 모르는 것 같은 미 부인의 모습· 그걸 본 호위가 설마 싶은 목소리로 말했다·

-구가의 일장로께서 전대 단주님을 모시고 하남에 오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원래 구양천을 불러 말하려 했던 본론·
그 말을 꺼내지 않기에 호위가 이유를 묻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말을 뱉은 순간·

-···단주님?

“···”

호위는 볼 수 있었다·
천하의 백화단주의 표정에 균열이 생겼음을 말이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 호위가 조심스레 물었다·

-···설마 잊고 계셨던 건지요?

“···”

그렇다·

미 부인은 신이 난 나머지 해야 할 말을 잊어버렸고·
이는 그녀 인생에 몇 없는 실수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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