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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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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4

당난아는 청의 꼴을 보고 신녀문의 문외제자에 대한 신체적 정서적 학대 의혹을 품었다·

특히나 곱게 자란 당난아였으니 문화적 충격을 느낄 정도로 충격적인 모습이었던 것이다·

속이 다 비치는 얇은 천떼기 한 장을 어깨끈 두 개로 걸쳐놓았다

심지어 어깨끈 하나는 해져 끊어지는 바람에 대충 묶어놓아 좌우로 균형이 맞지 않았다·

그러나 금세 오해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앗 사숙조 그거 또 입으셨어요? 와 여전히 곱기도 하셔라· 진짜 부러워·”

“왜 너도 입어볼래?”

“나중에 더울 때요· 지금은 너무 춥잖아요· 따뜻한 날에 단둘이 있을 때 입혀주시면 안 돼요?”

“꿈 깨라· 더울 때는 이게 얼마나 편한데 널 주냐? 지금 바꿔입을 거 아니면 일 없다·”

그리고 지나가던 아주머니 아니 일 대 제자·

“사숙 내가 이불 두 개 붙여다가 솜을 넉넉하게 틀어놨으니 가져다 써· 아유 보는 내가 다 춥네·”

“와아· 진짜 고마워요· 진짜 내 생명의 은인이야·”

“고마우면 말로만 하지말구 다음에 또 강호에 나가면 알지?”

“접수· 내가 고마움 제대로 담아서 복수해줄 테니 기대하고 있어요·”

그리고 삼대 병아리들·

“태사숙조님! 피리! 피리! 피리!”

“아니 피리 맡겨놨어? 사람이 피리로 보여?”

“빨리용 빨리· 태사숙조님 오시는 것만 기다렸단 말예용· 이번엔 신곡 없어용?”

“어디 보자···”

청이 불후의 명반들을 날름 표절하며 몇 곡 불어주니 또 다들 좋다고 난리가 났다·

누구나 청의 복장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처럼 받아들이니 예쁘다 예쁘다 난리를 치면 쳤지 경시하는 기색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광경들이었다·

그야 다들 작년에 질리도록 보아 이미 익숙한 풍경이라서 또 원래 자극이란 계속되다 보면 역치가 높아지는 법이기도 해서·

작년 겨울에나 후끈거렸지 당장 올해 봄쯤 해서는 의복보다는 피리 연주회에 관심이 더 많았더란다·

이쯤 되면 당난아도 그냥 헷갈릴 지경이었다·

뭐야 내가 이상해?

저렇게 다 비치는 망측한 걸 옷이라고 입고 다니는데 보기에 남사스럽지도 않아?

청아도 마찬가지로 수치스럽지 않은 거야?

그러나 청도 쌀쌀하다며 팔이나 부빌 뿐이지 딱히 부끄러운 기색 없이 뽈뽈뽈 잘만 돌아다녔다·

몰라·

본인도 다른 사람들도 문제 삼지 않는데 나만 신경을 써봐야 뭐해·

그런데 왜 볼 때마다 이렇게 목이 마를까·

그렇게 당난아가 매양 침만 삼키며 열심히 구경이나 했다·

그렇다고 마냥 청만 쫓아다닐 수도 없어서 신녀문 제자들이 문파로 굴러들어온 의원을 아주 알뜰하게 써먹었기 때문이었다·

이게 식객인지 초청 의원인지 헷갈리는 수준이었으니 원래 자급자족으로 부지런한 신녀문 사람들이 누구 노는 꼴을 잘 못 본다·

심지어 나중에 굴러들어온 문주 항렬의 막내 사숙조마저 온종일 얇은 천 하나 두르고 수련에 매진하는 가운데서야·

 

—-

 

청이 대충 반나절 필사를 해 보니 대충 각이 잡혔다·

의외로 시간이 상당히 널널하지 않나 하고·

중원의 서책이 청의 생각보다 더 글씨가 적게 들었다·

거기다가 체력과 집중력 그리고 기본적인 손재주가 무공 모르는 양민들과 같지 않다 보니 어마어마한 속도의 작업량이 나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설렁설렁 겨우내 마치고 봄에 다시 강호에 나가면 되겠다고·

청이 그렇게 마음을 놓았다·

그렇게 오전 내내 먹물 붙들고 씨름하다가 화려하진 않지만 정갈하고 맛이 깊으며 무엇보다 무한으로 제공되는 신녀문 점심을 양껏 학살하고 있는 와중이었다·

일대제자 한 명이 걱정스러운 낯으로 물어보는 것이다·

“사숙 어디 아파?”

“네? 아니요· 멀쩡한데·”

“태상문주님께서 사숙이 오전 수련에 나오지 않았으니 어디 아픈 것이 아니냐고 걱정하시던데· 그냥 땡땡이야?”

“어?”

그제야 청이 아뿔싸 싶었다·

수련 거리가 아니라 숙제였던 것이다!

그리고 나니 몰려오는 의문점이 하나·

지금 필사도 설렁설렁이라곤 해도 겨울 내내 해서 봄을 맞이할 정도의 분량이었다·

오전오후 사부님께 다녀오면····

남은 시간이 없지 않나?

아니 그럼 잠은 언제 자···?

그러나 서문수린에게 있어서 청에게 준 서책이란 학습을 위한 기본 지식에 불과했다·

그런 아주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익히는 데에 따로 시간을 빼어 할애해 준다?

이러한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비정한 냉혈한인 것이다·

“중원에서 제자더러 와 달라 사정하는 것도 아닌데 바쁠 것이 무어 있겠느냐· 천천히 끝마쳐도 좋으니 제대로 배워두고 나가면 될 것이 아니냐? 봄에 못 나가면 죽기라도 한다더냐? 쯧· 어째 떠날 생각만 가득이로구나·”

“아니 그런 건 아닌데요····”

틀린 말도 아니라서 청의 대답이 궁했다·

결국 어차피 받아들여야 한다면 기분 좋게 수긍하자·

청이 결론을 내렸다·

“헤헤· 몰라요· 잠은 죽어서 자면 되겠죠·”

“훌륭하구나· 그래· 내 제자가 어떻게 성취를 이룰 것인가를 고민해 보았다마는· 아무래도 제자가 무공을 쉽게 이해하나 깊이까지는 고찰하지 못하여 성취가 늦는 것으로 보인다마는·”

딱 누군가 설명해주는 정도만 알아듣지만 그 앎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무학을 개척하는 부분에서는 영 진도를 빼지 못하는 것이다·

정확한 평가였다·

다만 잘 알아듣는 것도 무공창 써서 머리에 직접 새기는 편법이었으니 심화는 오죽할까·

“이전에 제자의 월녀검법이 구천현녀 중용의 도리를 따른다고 말해주지 않았더냐? 입문부터 모든 묘리를 어우르는 최상급의 검공이었으니 이제 와 헤매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

서문수린이 본격적인 가르침을 풀었다·

“중용이란 어느 하나 넘치지 않으니 무공의 기본적인 네 가지 묘리를 전부 아우르는 것이다· 이는 쾌 둔 환 중 천지음양의 조화에서 나온 것이다·”

쾌검은 빠른 검이며 둔검은 둔한 검이다·

청이 손을 들어 질문했다·

“어 그러면 무조건 빠른 검이 좋은 거 아닌가요? 그리고 원래 힘은 속도와 무게에서 나오는 거니까 결국 빠른 검이 쎈 거 아닌지···”

“둔이란 속도가 느림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둔함이란 움직이지 않음을 말하니 곧 정적인 것이다· 쾌란 곧 움직이는 것이고· 그리하여 이 둘의 조화가 음양을 이루니 곧 동중동 동중정 정중동 정중정의 사방이 그 뒤를 따른다·”

“어···”

청의 눈이 빙글빙글 돌았다·

서문수린이 피식 웃으며 설명을 해 주었다·

쾌와 둔은 대표적으로 점창과 무당의 대비를 들 수 있었다·

점창파의 무공은 그야말로 극한의 빠름이다·

태양을 꿰뚫는 사일의 검법이란 적의 심장을 향해 섬전처럼 나아가는 빛살이다·

반면 무당파의 무공은 점잖게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눈앞으로 어떤 흉악한 살초가 휘몰아쳐 다가오더라도 그저 태극의 이치로 되돌려줄 뿐이니 태산과 같이 흔들리는 법이 없다·

“어 음· 알 것도 같구···”

서문수린이 그에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알았다면 진작 경지에 올랐을 것이 아니냐 그저 지금은 머리에 새겨 두도록 하거라· 그리고 또 환과 중의 묘리가 있겠구나·”

환검은 변검이라고도 하니 그 검기의 수발이 어지럽고 화려하며 적을 현혹하는 데에 그 중점을 둔 묘리였다·

그에 반해 중검은 우직하고 묵직하게 한 방의 극락왕생 숨통을 끊는 일격을 추구했다·

이는 화산과 소림의 대비를 들 것이다·

화산파의 무공은 생동감이 넘친다·

만개한 매화 꽃잎을 그려내는 검무는 실상 그 모든 낙화가 실재하는 환상이자 또한 종잡을 수 없는 변화 그 자체다·

소림의 무공은 우직하다·

불살의 계를 지키는 소림승들의 무공이 치명적인 살기를 품지는 않지만 일격에 적을 제압하고자 하는 중의 묘리를 담은 것이다·

“모든 것을 포용하는 중용의 묘리란 이 모든 묘리를 품어야 하는 것이니 모든 이치를 이해하여야 한다·”

“아····”

그리고 나서야 서문수린이 다시 말하기를·

“제자가 어디서 무공을 주워오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서 혹여나 하여 당부하는 것이니 필히 마음에 새겨 두거라·”

서문수린도 이쯤 되면 당연히 알 법 하다·

도대체 어디서 역근세수경과 대정선공을 주워오겠는가·

물론 능파미보를 주워온 것을 보면 그 인연이 보통이 아님을 알겠지만 저 두 신공은 많이 도를 넘었다·

“앗·”

“월녀검법 하나의 검술로 기본적인 네 가지 이치를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중용하기에 한 묘리가 두드러지지 않고 두드러지지 않아 체감하기는 더욱 어렵겠지· 그러니 한 묘리를 극성으로 추구한 무공을 함께 익혀 그것이 넷이 되면 전부 이해할 것이 아니냐·”

“어 그 말씀은···”

“쾌· 천하에서 가장 빠른 검· 이는 두말할 것도 없이 점창의 사일검법이라 할 것이다·”

둔· 천하에서 가장 정적인 검·

이는 천하제일검가인 남궁세가의 제왕검형이 추구하는 바였다·

환· 천하에서 가장 변화무쌍한 검·

이는 음양태극 무한한 변화로 인간이 하늘과 땅을 뒤집는 신기 태극혜검을 꼽을 것이다·

물론 화산의 매화검을 드는 사람도 있겠지만 화려하고 변화무쌍하나 꽃잎만큼 가볍기에 그 깊이가 얕다고 할 수 있겠다고·

중 천하에서 가장 무거운 검·

“음· 극한의 무거움을 추구하는 무공이라면 사실 검법으로는 마땅한 것이 없다 하겠구나· 그나마 팽가의 혼원벽력도라면 능히 천하에서 가장 무거운 도법이라 할 것이다만·”

“그럼요?”

서문수린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굳이 도법이 아니더라도 제자가 이미 그 손에 중의 묘리를 품지 않았더냐·”

“아! 그럼 소수마공이 악!!”

청이 또 바닥을 굴렀다·

잠시 후 눈물 가득 찬 눈빛으로 항변했다·

“농담이었단 말이에요···”

“제자가 농담을 해도 전혀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구나· 그리고 아무리 농담이라 해도 마공의 이름을 함부로 담는 것이 아니다·”

“네· 그러니까 여래신장이요···”

부처님의 손바닥을 흉내내는 무공이니 그야말로 세상 가장 무거운 심상을 품은 무학이다·

괜히 농담을 던졌다가 아픈 꼴을 본 청의 입술이 댓발이나 튀어나왔다·

“그럼 그중에 제일 먼저는 뭐를 익히는 게 좋을까요? 세 개나 하려면 오래 걸릴 텐데·”

“그렇다면 아무래도 환과 둔의 묘리를 동시에 가진 태극혜검을 먼저 익히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쾌의 묘리는 사일이 아니라도 무공에 가장 흔한 것이니 가장 나중으로 미루어도 될 테고·”

“태극혜검 제왕검형 사일검법의 순서네요·”

이쯤 되면 숨길 생각이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미 서문수린이 눈치챘으나 묻지는 않겠다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청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물어볼 수 있었다·

“음· 시일이 좀 걸릴 것이라면 제왕검형을 먼저 익히는 편도 좋겠구나· 절검벽에 무천대제께서 남기신 바가 있으니 구파의 무공보다는 남궁의 무공을 먼저 익혀두는 것이 좋을 것 같구나·”

“그럼 제왕검형 태극혜검 사일검법의 순서로 익히면 되겠네요·”

“그래· 가능하다면 말이다· 물론 이는 타 문의 무공을 훔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 아니더냐· 익힐 수도 없겠지만 만약에 익힌다고 해서 함부로 사용해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야·”

누군가 보았다면 부끄러운 줄 알라며 손가락질할 발언이었다·

제자에게 남의 무공을 훔치라 조언하며 아예 목록을 불러주는 스승이라니?

그러나 서문수린은 이미 작년에서부터 제자를 위해 사람의 마음을 포기한 사람이었다·

다만 지금 청이 하고있는 꼬락서니를 보면 사람의 마음만 마음대로 버리고 얻은 바가 없다고 할 것이었다·

어차피 경지가 높아지면 자연스레 깨달아 터득하게 될 호신경 하나 빨리 얻자고 수치심을 잃었으니 결과적으로 보면 큰 손해라 할 것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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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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