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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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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4

꼭대기 층으로 올라서자 순간 조용해지며 시선들이 와바박 와서 꽂혔다·

이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본래의 분위기로 돌아가지만 일순간 찾아왔던 정적 동안 청은 봉황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했다·

여인들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얻어낸 정보를 토대로 ‘급’을 가늠했다·

뭐야 얼굴 가렸네·

꼴에 면사는 되게 좋은 거 쓴다· 불가사 나면인가? 완전 명품이잖아·

근데 면사만 명품이네? 얼굴에 자신감이 많이 떨어지나 봐·

저거 몸통 생긴 꼴 좀 봐봐· 처먹은 게 다 위아래로 퍼졌나?

하· 가슴이 저래서야 옷을 입어도 티가 안 나고 엉덩이는 또 뭐야 치마도 안 맞겠다·

내가 절대 부러워서 하는 소리는 아닌데 아니 안 울거든?

근데 무복? 옷감은 양품이지만 고급까지는 아니고·

치장에 별 관심이 없구나·

상의는 장오(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상의)에 옷깃은 교차형으로 쇄골 노출이 없도록 높은 곳에서 덮어놓았으니 아유 보기만 해도 답답하지 않니·

세가보다는 무림 문파고 또 개중에서도 도가 문파 출신이겠다·

 검은 또 왜 두 자루나 차고 꼴에 피리 좀 불 줄 안다고 떡하니 차고 들어왔네·

근데 피리도 좀 좋은 걸 쓰지 저건 무슨 단봉이야 피리야?

게다가 왔으면 인사라도 하던가 하지 뭘 어색하게 두리번거리고 앉았대·

그래서 나온 결론은 어디 지방 도관에서 올라온 못생긴 시골 촌년이라는 것이었다·

여인들의 경계 수준이 순식간에 저 아래까지 뚝 떨어졌다·

만약 다루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한 장면씩 끊어서 본다면 꽤 재미있는 현상을 알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일시에 청에게 몰린 시선이 다시 되돌아 장내에 이미 자리를 잡은 몇몇 여인들에게 쏠렸다·

그리고 그 시선을 받은 여인들끼리 서로 흘낏흘낏 눈을 마주치며 눈치를 살피는 것이다·

시선을 받은 여인들이 바로 파벌의 주인 계투장들이다·

그리고 이는 계투장들의 입찰 과정이었다·

저 촌년은 누가 데려갈래?

별 볼 일 없어 보이는데· 나는 됐어·

여류 무인 계열인 것 같은데·

그쪽은 데려가 봐야 눈치도 없고 이득 볼 것도 없고· 에이 김샜네·

먼저 누구냐고 묻는 여인이 없으니 이는 등장 후 매력 어필에 실패하여 손을 내미는 파벌이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러면 여인이 하는 선택이 둘 무인이 하는 선택이 하나였다·

청이 사교에 능숙한 여인이라면 개중에 원하는 파벌 계투장에게 다가가 먼저 자기소개를 하고 눈웃음을 치며 ‘나 친해지고 싶어요’ 하고 꼬리를 흔들었을 것이다·

아니면 봉황회 초출이 완전 망했구나 하고 어깨 늘어뜨리고 낙담한 기색으로 한쪽 탈락자들 좌석으로 향할 수도 있고·

(봉황회 모임에는 항상 한구석 침울하게 가라앉은 ‘탈락자 구역’이 존재한다)

그리고 무인이라면 아예 여인의 쟁투에 대해 무지하거나 혹은 알면서도 관심이 없어 따로 마련된 ‘여류 무인 구역’으로 향할 것이다·

이쪽은 복잡한 계투에는 관심이 없는 이른바 여인보다 무인에 가까운 여류 무인이 모이는 장소였다·

이러한 복잡한 속사정을 청이 알겠는가·

여기 공손 소저 있댔는데 하고 기웃기웃 좌중을 쭉 훑어 느낀 바는 간단했다·

와 완전 화려하게들 차려입었네 하고·

그때 당난아가 계단을 올랐다·

“아니 청아야 잠깐 기다리라니까 벌써 올라가 버렸어· 자 피백 하나 매어 내가 아끼는 건데 이거 촉나금이거든·”

당난아가 손수 피백을 청의 양 팔뚝 위로 올려 태를 잡아주며 생색을 냈다·

피백이라하면 폭이 넓고 긴 천으로 보통 양 팔뚝에 걸어 등 뒤와 양옆으로 길게 늘어뜨려 드리웠다·

선녀 그림에 많이 등장하는 용도 모를 긴 천이 바로 피백이다·

“피백은 대체 왜 하는지 모르겠네· 불편하기만 한 거 아니야? 이거 하면 심지어 팔을 내리지도 못하잖아·”

피백을 걸치면 기본적으로 팔 모양이 어중간한 줄넘기 자세 비슷하게 되어버린다·

안 그러면 땅에 끌려버리기 때문이다·

“그야 예쁘니까 하는 거지· 아 이쁘다·”

그러자 장중에 다시 긴장감이 맴돌았다·

쟤 독화 아니야? 독화 맞잖아·

아씨 왕싸가지 왔네· 사천에 콕 박혀있던 재수탱이가 개봉까지 왔어 왜·

독화가 제 물건을 빌려준다고? 독 다루다 잘못 먹고 돌아버렸나?

그에 당난아가 보란 듯이 이쪽저쪽으로 눈빛을 쏘았다·

계투장들에게 닿는 시선들이었는데 그러자 다들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시선을 교환했다·

저거 시녀짓이지? 천하의 당난아가 저런 촌스런 추녀한테 달라붙었다고?

게다가 쟤는 이쪽으로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데? 아무것도 모르는 애를 데리고 무슨·

그때였다·

쪼매난 것이 꺅꺅 새된 비명 같은 소리로 언성을 높이며 우다다 달려드는 것이었다·

“언니! 가가 언니!”

“오잉 향이 아니냐· 우리 향이 여기 있었어요?”

청이 제갈향을 번쩍 들어 자리에서 두 바퀴 돈 후에 제 품에 폭 끌어안았다·

일곱 살배기 꼬마 숙녀가 좋다고 꺄하하 쨍하지만 듣기에 편안한 아이 웃음소리를 냈다·

“아 가가 언니 우리 오라버니 봤어요? 오랜만에 봤는데 향이랑 놀아주지도 않구 너무해요·”

“너네 오라비는 저기 사나이들 모이는 데 가 있단다· 오늘은 아마 집에 돌아갈 테니 밀린 만큼 놀아달라고 해·”

“히힛 네·”

그리고는 청이 아이를 내려놓으려니 제갈향이 청의 목에 팔을 걸고 나무에라도 매달리듯 떨어질 생각을 안 했다·

픽 웃음을 토한 청이 제갈향을 다시 품에 안았다·

그 광경에 여인들이 경계 수준을 다시 바짝 끌어올렸다·

독화를 아래로 두고 제갈가의 귀염둥이가 따르는 여인이다·

일개 촌년이 아닌 것이다·

그때 저 중간쯤 어여쁜 미인이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말하는 것이었다·

“얘 독화· 새로운 봉황이 오셨는데 소개도 안 해줄 참이니?”

그래서 청이 그 여인을 보았는데·

와 뭐야· 꿀꺽· 무슨 옷을 저렇게 입어?

눈으로 직접 보니 박력이 엄청나네·

일명 박투노 라고 하는 유행이었다·

박薄은 얇다 투透는 투명하다 노露는 노출하다 이 셋을 망라한 의상이었다·

갈빗대 근처에 요대를 둘러 가슴을 위로 들어 올린 후 아주 긴 치마를 걸쳐 입는 것이다·

거기에 비치는 면사 조끼를 걸치면 박투노의 완성이었다·

많은 시인들이 이 바람직한 의상에 감동받아 시를 지었으니 유명한 글귀만 해도 이러했다·

앞가슴에 흰 눈이 소복하구나· 라던가·

드러낸 가슴 눈처럼 희고· 라던가·

내놓은 가슴이 하늘 비치는 눈이로구나·

하나같이 가슴을 눈에 갖다 붙이니 이는 표절이 아니라 그냥 눈처럼 하얀 피부가 미인이라서 그런 것이다·

한편 가슴 윗부분을 얼마나 노출하는가는 개인의 자신감과 부귀 권력 수준에 따라 달랐다·

셋 모두가 높을수록 더 아래로 더 많은 면적을 드러내는 구조였다·

그리고 말을 걸어온 여인의 자신감은 아슬아슬 위험할 정도로 최대 수준에 있었다·

청이 본능적으로 우르르 쏠려버리는 시선을 애써 바로잡으며 말했다·

“아· 이런· 여러분 안녕하신가요? 신녀문 외문제자 서문청이랍니다· 모자라지만 서문수린 도고께 사사했답니다·”

“대모님!” “여중제일인!” “대모님!”

이건 남자여자 안 가리는구나·

그리고 이 칼 같은 합창은 대체·

대충 하나 둘 발사하는 박자 같은데 또 일시에 외치기만 하면 내용은 조금씩 달라도 상관없는 모양이고·

나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혼자 멍청하게 있지 말고 같이 해봐야겠다·

청이 속으로 다짐했다·

그리고 그 기회가 곧바로 찾아왔다·

“서문 소저시군요· 저는 진 설이에요· 제 이름을 들어 보셨겠지요?”

그리고는 진설이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한 표정을 하기에 청이 직감했다·

아· 이거 지금 외쳐야 하는 순간이네!

음 그러니까 진설 음·

누구신데?

청이 심각한 오류를 깨달았다·

뭔가 아는 게 있어야 외칠 것이 아닌가·

그때 제갈향이 청의 귓가 면사 너머로 아이 특유의 더운 숨을 불어넣었다·

“광동진가의 진설 소저세요· 무림오화 중 해어백합을 맡고 계세요·”

“해어백합!”

청이 부정행위로 정답을 베꼈다·

박자가 많이 늦기는 했지만 진설이 자랑스러운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중국 한시에 앉으면 모란 서면 작약 걸으면 백합이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미인을 묘사한 것으로 개중 백합이라 하면 향이 진하고 청초하여 아름다운 꽃 중의 꽃으로 손꼽히는 것이다·

해어백합 진설이 바로 그러했다·

참고로 검화 모용주희는 진설년은 특기가 없으니까 그냥 백합이라고 붙였다고 주장했다·

그에 멈추지 않고 달리 내세울 점이 없으니까 맨날 가슴을 까고 다닌다며 변태화나 치녀화를 노리는 게 분명하다며 적대적으로 구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니었다·

독 쓰는 독화 의외로 검에 진심인 검화· 똑똑한 현화에 빙공 쓰는 설화다·

어차피 얼굴은 다섯 미녀 전부 아름다워 중원오화라 불리나 진설은 달리 손에 꼽을 특징이나 특기가 없는 것이다·

물론 본인은 자신이 제일 아름다워서 그런 것이라 주장하기는 한다·

“이거 우리 향이가 아주 제갈량이 따로 없구나? 역시 제갈가의 핏줄이야· 믿음직하지·”

“히힛·”

청이 얇은 면사 한 장 사이에 두고 아이와 뺨을 부볐다·

제갈향이 꺄르륵 기분 좋게 웃음을 터뜨리고 당난아가 그 모습에 쌍심지를 켰다·

일곱 살 꼬맹이한테 질투를 하는 추한 악녀의 모습이었다·

진설이 살살 시동을 보며 간을 보았다·

어차피 배분 차이가 있어도 도가 불가 문파들이나 엄격하지 세가들이야 그렇지도 않다·

“어디보자· 서문 소저께 자리를 마련해드려야 할 텐데· 어디 빈 자리가···”

찬물에도 위아래가 있듯이 봉황회 연회에도 윗자리와 아랫자리가 있다·

이는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서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지만 이걸 어긴다면 곧장 뒷담 오백 배 미묘한 따돌림이 시작되고 만다·

그러니 자기가 혼자 알아서 눈치껏 잘 간파해서 자리를 잡아야 했다·

그리고 진설이 청에게 거는 수작이 바로 이러했으니 하석 중에서도 제일 하석에 처박으려는 계략이었다·

모르면 모르는 대로 최하석에 처박혀 비웃음을 사고 알면 또 아는 대로 연회 초행부터 거절할 수 없으니 씩씩 분노하며 받아들여야 하는 퇴로 없는 사악한 계략이다·

딱히 악감정은 없지만 당난아 저년이 저기 붙어있으니 어쩔 수 없다·

저 개 같은 년은 독을 푼다· 때문에 당한 치욕과 수모가 아직도 선명했으니·

결국 당난아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진설이 막 출수를 하려는 순간!

“아· 괜찮답니다· 여기 공손 소저가 계신다고 해서 들렀을 따름이라· 잠시 사적인 이야기만 나누고 떠날 예정이라서요·”

“아· 그러시구나· 하지만 이렇게 또 인연이 닿았는데···”

“저도 아쉽지만· 일행이 있어 긴 시간을 쓸 수 없으니 양해 부탁드릴게요·”

진설의 웃는 낯이 조금 어색해졌다·

그야 속으로 딴 생각을 하니 그렇다·

‘그래 이렇게 빠져나간다 이거지? 오냐 그래 일행이라· 제까짓 게 무슨 일행이야·’

배분 믿고 구대문파 사내들이라도 둘러보겠다는 수작 같은데·

글쎄 사내놈 중에 여인들의 계투를 이해해주는 작자가 있을까·

“그러면 내일 회합에는 꼭 참여해 주시겠어요? 소저와 이야기도 나누고 싶고 내일은 용봉지회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니 일행분께서도 함께 참여하시면 좋잖아요?”

“아· 그래요? 요리도 많이 나와요?”

“그럼요 중원 전역의 진귀한 요리들도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랍니다·”

청이 눈을 번뜩였다·

그러면 또 내가 빠질 수가 없지 하고·

“저기 공손 소저 계신가요? 아· 계시네· 자 향아· 개인적으로 할 이야기가 있으니 이제 둥둥은 끝이란다·”

“둥둥이요? 방언인가요? 그런데 무슨 뜻인지 바로 알겠어요···”

청이 당난아에게도 잠깐 아는 얼굴하고 이야기라도 좀 나누라고 어깨를 두드렸다·

그에 당난아가 당당하게 걸어나가더니 진설 옆의 여인을 밀쳐내고 대신 자리를 떡 차지하는 것이 아닌가·

청이 대충 무림오화들끼리 아는 사이겠거니 하고 공손요예에게 척척 다가갔다·

하필 공손요예가 앉은 자리가 바로 최하석이라고 하는 자리였는데 어차피 청은 모른다·

물론 알았더라도 신경쓰지 않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식함의 변명이 되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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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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