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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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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2

아침에 데리러 온 사람은 팽초려였다·

“앗 초려!”

“그래 청아야· 잘 지냈니? 그간 별일은 없었지?”

“에이 뭐 별일이 따로 있나요· 이렇게 초려 보면 그게 별일이지· 아침부터 초려 보니까 아주 기운이 확확 솟네요· 좋아서 승천하겠어·”

그에 팽초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얘는 아주 풍류공자 같은 소리나 하고 말이야· 청아가 사내였으면 조금 두근거렸을 수도 있겠는데? 맹주님 뵈러 갈 거지? 타렴·”

청이 그렇게 마차 타고 무림맹 본단으로 향했다·

“끝나면 초려도 용봉지회 가는 거에요?”

“어머· 이렇게 나이 먹은 여인이 그런 데 가면 욕을 먹지· 후배들 노는데 눈치 없이 끼어들어서야· 눈치 없이 주책인 친구들이 좀 있기는 한데 걔네 봐서라도 싫다 야·”

“초려가 오면 다들 반길 것 같은데···”

“속으로는 다들 욕하기 바쁠걸· 그리고 늙은 용봉지회도 따로 모임이 있으니 나야 내 또래하고 어울려야지·”

가는 도중에 팽초려가 간단한 설명을 해 주었다·

무림맹!

무림맹이 최초 결성되어 개봉부에 모인 영웅들 앞에서 연맹을 선언했을 때 땅을 치고 후회한 이들이 사도의 무리들이었다·

물론 정파와 사도가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라서 저 놈들이 이제 뭉쳐서 패려고 하는구나 기겁을 하기는 했다·

그러나 저쪽이 뭉치면 이쪽도 뭉쳐버리면 그만이었으니 후회할 거리는 아니었다·

사도련이 사무치게 후회한 이유는 바로 이름 때문이었다·

무림맹이라니· 지네들만 무림인이냐고·

먼저 연합을 결성해서 그 멋들어진 이름을 차지하지 못한 후회였다·

무림맹은 무림 연맹이라는 뜻이다·(끄덕)

정파와 정사지간 중 쪼오끔 애매하게 저 양지 쪽으로 기울어진 무림방파만이 가입할 수 있었으니 너네 사파 흑도 무리는 무림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기상이 담긴 멋진 작명이었던 것이다·

“맹주님은 조현량이라는 분이신데···”

다른 사람도 아닌 무림맹주 맹의 얼굴이 되려면 적어도 천하십대고수에는 이름을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래서 새 맹주를 선출할 시기가 다가오면 천하십대고수의 정파 어르신끼리 아주 치열한 눈치 싸움이 펼쳐졌다·

겸양을 떨며 다른 인물을 추천하기 바쁘니 너도나도 하기 싫어서 서로에게 미루며 벌주를 돌리는 것이었다·

그야 천하십대고수쯤 되면 부귀와 명성은 기본이니 다 이루었다고 할 만했다·

그러니 귀찮은 직책 역시 후배들에게 떠넘겨버리고 본인은 홀가분하게 수련에 매진하거나 제자를 키우거나 하며 지내고자 하는 것이다·

무림맹 맹주라고 해 봐야 괜히 할 일만 생기고 마냥 무게 잡고 멋진 척이나 해야 하니 이미 전대의 고수들이 하려고 할 리가 있나·

다만 현 무림맹주의 선출식 때는 예외로 서문수린이 제가 맡겠다고 먼저 나섰다·

그에 감명받은 어르신들이 너도나도 맹주 직을 하겠다고 나서 치열한 경합이 펼쳐진 결과 조현량이 맹주 직을 맡게 되었다·

“사부님께서요?”

“그래· 조 대협께서 나서지 않으셨으면 대모님께서 맹주가 되셨을 거야·”

그렇게 이야기를 듣는 사이에 마차는 무림맹의 정문을 통과했다·

팽초려는 가문과 함께 인사를 드려야 한다고 가 버렸으니 청이 먼저 맹주께 인사를 올리게 되었다·

 

창극 조현량·

천하제일창수로 정파 사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창수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다·

사실 강호에서 창에 대한 인식이 유달리 좋지 않다·

무슨 군문의 장수도 아니고 웬 창이냐 도검으로도 찌를 수 있는데 그저 찌르는 기술 하나뿐인 창술이 다 무엇이냐 하고·

그리고 너네는 별호 짓기도 힘들지 않냐·

등등등·

그러다보니 창수들끼리는 정사의 성향을 떠나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있었다·

그런 와중에 천하제일창수가 무림맹 맹주로 그 이름을 떨쳤으니 당연히 존경을 받을 수밖에는·

조현량은 전대의 고수치고는 젊어서 사십 대 중년인으로 보이는 인상이었다·

하지만 사부님 역시 반로환동의 경지로 청과 나란히 걸으면 젊은 어머니처럼 보일 정도다·

덕분에 현경이시구나 하고 이해했다·

“신녀문 외문제자 서문청이 창극 어르신께 인사드립니다· 부족하오나 서문수린 도고를 사사하여 검에 매진하고 있답니다· 아직 부족한 솜씨나마 어여삐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어요·”

“허허· 어찌 선녀 같은 아이가 찾아왔나 했더니 하계에서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신녀문의 소선녀였구먼· 그래· 조현량이다· 그런데 음· 대모는 안 왔는가?”

“사부님께선 본문의 일이 바빠 아쉽게도 참가하지 못한다고 하셨어요·”

“그래? 허허 안타깝게 되었구나· 무림의 여류 무인들이 아쉬워하게 되었어· 허허 허허허허 허허허허허·”

어쩐지 헛웃음치고는 진심이 서린 듯한 웃음이었다·

실제로도 조현량의 얼굴이 활짝 폈다·

“그래 아이야· 아직 앳되어 보이는데도 이미 절정의 끝자락에 머물고 있구나· 올해 나이가 어찌 되느냐?”

“소녀가 묘령으로 방춘을 이루었답니다·”

“정녕 스물이란 말이냐? 대모가 말년에 제자 복이 아주 터졌구나· 가만··· 그래! 월아신검! 맞아· 이제 생각이 나는구나·”

“월아신검이요?”

청의 표정을 본 조현량이 웃었다·

표정으로 속이 다 드러나니 투명한 심성을 알 만 하겠다면서·

“몰랐느냐? 화산파 장문인이 너를 일러 월녀를 보는 것 같은 신검의 재목이라 감탄했으니 별호에 서린 권위부터가 다른 것이 아니겠나·”

뭐야 나 별호가 있었어? 월아신검?

오우· 멋지지 않나?

청의 표정에 만족감이 서렸다·

그에 조현량이 다시 웃었다·

“아· 그래· 외문제자라 하였으냐? 그러면 혼인에 제약을 둔 것이 아니라는 뜻인데· 혹여 지금 마음에 둔 정인이 있느냐? 사실 증손주 놈에 비하면 아이가 아깝기는 하나 그래도 늙은 놈 주책이 이러한 것이다·”

“정인이라니요 지금은 기예를 단련하기에도 벅찬 상황이기에 달리 마음을 두지 않고 있답니다· 그리고 그 증손주분이 혹시 조학체 공자님을 말씀하시나요?”

“오 만나 보았느냐?”

“먼발치에서 보았습니다만····”

청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그에 조현량의 혈압도 살짝 솟아올랐다·

“허흠 그래· 품행이 좀 방정맞기는 해도 근본이 못된 놈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놈이 제 여인에게는 아주 간이며 쓸개 아니 그뿐이냐 아주 오장육부 다 꺼내줄 테지·”

“사내가 여색을 밝히는 것이 어찌 흠이 될 수가· 음· 흠이··· 되나요?”

서문수린류 여인행이 슬쩍 깨졌다·

아무리 그래도 거지로 위장 취업 중에 찾아온 그 행실을 포장해 주는 것이 정말로 맞나 싶어서·

“아이고 다 내 잘못이다· 어려서부터 싹이 보였는데 증손주라고 오냐오냐 봐주었더니 그냥 아주· 아들놈한테 교육 좀 시키랬더니 손주 앞에 눈깔이 돌아가서는· 그럼 제 아들이라도 채근했어야지· 어째 집안 꼴 참 잘 돌아간다· 아주 가문에 무림공적이 뜰 상이야· 천년조가에 색마가 나타났다고 하면 내가 죽어서 조상님 얼굴을 어찌 뵙나·”

난데없는 한탄이었다·

그러나 늙은이 특화인 청이 당황하지 않고 듣고 싶은 소리를 해 주었다·

“너무 근심하진 마시어요· 제가 듣기로는 용봉지회의 사내들이 평가하기를 아주 든든하니 호방한 형님이시라 입을 모았으니 본 심성이 맑고 호탕하신 까닭이겠지요”

물론 일행에 여인이 없을 때 한정해서·

청이 굳이 불필요한 사족을 달진 않았다·

“그래 그놈의 자식이 본은 착해· 어려서부터 남에게 베풀 줄 알고 어려움을 외면하질 못했으니 착해 빠져가지고· 사실 그래서 걱정이다· 사기도 여러 번 당했어· 아니 그게 말이 되느냐? 어찌 천년조가의 후계가 사기를 맞고 다니느냔 말이다· 조금 불쌍해 보이면 전낭부터 열어젖히니 궁빈하다 해서 전부 선량한 이가 아닌 것을· 부디 현명한 여인을 구해 그 가벼운 성정을 꽉 눌러주어야 할 텐데·”

실제로 청이 본 조학체의 선업은 제법 높은 편에 속했다·

“어르신 속는 것이 두려워 협의를 마다하겠어요? 사람 열을 구해 아홉이 거짓이라 해도 한 사람은 구하는 일이겠지요· 제가 듣기로는 큰 협사께서 하실 행동이오니 부디 너무 근심하지 마시어요·”

“오냐! 그래! 참으로 고마운 말이로구나! 어찌 여광 아니 흠흠· 대모가 참으로 부럽구나· 말년에 자식 복 제자 복만큼 부러운 것이 어디에 있어···”

본래 간단히 이름이나 알려드리고 오면 된다고 들었으나 갑자기 맹주의 하소연이 터지는 바람에 인사가 길어지고 말았다·

증손주 걱정부터 시작해서 무림맹 돌아가는 꼴이 영 느릿하니 마음에 차지 않는다느니 여기저기 세상이 하수상한데 마교 놈들 어쩌고 혈교가 어쩌고·

남들 같으면 진작 일에 손 떼고 한참 유유자적 노닐며 수련이나 할 텐데 맹에 붙들려서 엣헴 헛기침이나 하며 무게 잡고 있으니 말년에 내 팔자가 아주 사납더라·

그나마도 유일한 낙이라곤 증손녀 재롱이나 보는 것이었는데 이젠 다 컸다고 사내 뒤나 졸졸 쫓아다니니 그놈의 옥기린 아주 쯧쯧쯧·

그에 청이 듣고 싶은 말만 쏙쏙 골라서 하니 가려운 등을 긁어주는 만큼이나 시원하기 그지없는 즐거움이었다·

그렇다· 청은 늙은이 특화 늙은이 살해자(중원 말이라서 서역 말과는 어감이 좀 다르지만)의 기예가 하늘에 닿았으니 외롭고 바쁜 늙은이의 마음을 녹여내기란 손가락을 접는 일만큼이나 손쉬운 것이다·

“내 손주놈 짝지어 주면 소원이 없겠다만 아가한테 못할 짓인가 싶기도 하고· 대모가 아니었으면 양녀로 삼았을 것인데 마음은 그러하니 종종 찾아와 늙은이 말벗이나 좀 해 다오· 괜찮으냐?”

“그럼요· 아 그런데 기다리고 계신 분들이 있지 않았나요?”

“그래 이 일이 이렇다· 그깟 인사가 뭐라고 온종일 근엄하게 앉아서 고개 숙이는 꼴이나 구경해야 한다니· 그래· 다음에 또 보자꾸나· 접객당에 가서 맹주가 무천각을 내어주라 했다고 말하면 숙소를 내어줄 것이다·”

“예 어르신· 배려에 감사드려요·”

“늙은 놈 말벗 해주는 게 배려고 나야 내 할 일 할 뿐이지· 그래 또 보자꾸나·”

그리고는 맹주의 접견실을 나서니 밖에 팽씨네 식구들이 다탁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저번에 뵈었던 도군자 팽헌에게 목례를 건네고 팽대산과 팽초려에게도 손을 흔들어 주고 나서는 청이 밖으로 나와 무림맹 무사를 붙들고 길을 물었다·

그렇게 접객당 가서 맹주의 말을 전하니 무림맹 담장을 뒤로 낀 높은 전각으로 안내를 해 주었다·

무천각으로 들어가 계단을 오르는데 육 층에 들어서자마자 안내를 맡은 시비가 복도를 막은 문을 열며 척 말을 꺼내는 것이었다·

“귀빈께서는 여기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비단으로 치장한 화려한 복도였다·

보이는 방만 여덟이라 청이 다시 물었다·

“방을 제가 고르면 되는 건가요? 혹시 다 들어가 보고 골라도 되나? 기왕이면 제일 큰 방이 좋은데·”

그러자 시비가 웃으며 대답했다·

“다 쓰셔도 괜찮습니다· 육 층 전체가 귀빈께서 쓰실 숙소랍니다· 다만 저기 가장 끝에는 저와 귀빈을 모실 하인들이 지내고 있사오니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침상마다 달린 신호줄을 당겨주시면 됩니다·”

“오잉·”

청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야 한 층을 내가 혼자서 다 쓰라고?

음· 완전 개꿀·

 

—-

 

용봉지회는 하루 만에 별것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사실 서문수린이 굳이 용봉지회 가서 또래끼리 좀 놀다 오너라 하고 콕 집어 말하지 않았던가·

진짜로 놀다 오라는 소리가 아니라 가서 두루두루 얼굴 익히고 이름이나 교환하라는 뜻이었으니 청이 그 정도도 못 알아듣지는 않았다·

팽대산의 말대로 연회 요리가 요리점에서 갓 만들어 따끈따끈한 신품과는 맛의 차이가 있었으니 실제로 식어도 상관이 없거나 애초에 식혀 내놓는 요리들뿐이다·

“음· 오늘은 가고· 내일은 쉬고·”

어차피 혼자 있어봐야 잠밖에 더 자나·

일단 오늘은 용봉지회 가서 친구들하고 따로 약속을 잡고 내일은 아직도 다 보지 못한 중원제일시장 구경을 하거나 해야지·

다점 가서 과자를 먹고 과자를 마시며 겸사겸사 떠들거나 하면 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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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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