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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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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2

마차를 타고 상방 거리로 향하니 쑥대밭이던 광경은 점차 사라지고 놀랍게도 아주 멀쩡한 도시의 풍경이 펼쳐졌다·

“멀쩡하네?”

“낙하강은 매년 넘치지 않겠습니까요·”

낙하강은 황하의 지류 치고는 강이 곧고 강폭이 좁아서 매년 물난리가 난다·

그러니 상방이며 무관들은 이어진 감산 자락 고지대에 자리를 잡는 것이 보통이고 이쯤 되면 강가의 수운 창고도 비워놓은 채로 고지대로 옮긴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제 치수 공사를 했어?”

“그게 쉬운 일이 아닙지요·”

강이 곧은데 강폭이 좁다· 그러면서도 수량이 많으니 곧 강의 물살이 쌩쌩 험난하고 사납다·

수량이 많고 강이 깊으며 물살이 강하니 애초에 사람이 다스리기에 굉장히 어려운 물줄기라고·

“관부에서 모처럼 금은을 풀어 큰 은혜를 베푼 셈입니다만 이리 되고 말았습죠· 음· 사실 그게 은혜인지 조금 고민을 해 봐야 하는 일입니다만요·”

“그건 또 무슨 뜻이야?”

“그런 큰 치수 공사는 막대한 금은이 들지 않겠습니까? 벌써 사업 선정에서부터 뒷돈이 난무하는 것이니 안 그래도 하남성 포정사가 바뀐다는 소문이 있으니 은퇴하기 전에 크게 한번 해 먹고 갈 생각이었다 뭐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입니다요· 물론 믿거나 말거나입니다만요· 하남성 포정사가 그래도 나름 청백리라고 하는 소문도 있고 뭐 사람 속을 어떻게 알 수가 있겠습니까요·”

황실은 짠돌이지만 한 번 주머니를 풀면 그 손의 크기가 부처님이나 다름이 없다·

그야말로 금은이 마차 여러 대로 줄줄이 내려온다고·

그러니 적당히 관리들이 챙기고 나서도 여전히 막대한 금전이다·

나머지는 설계와 함께 넘겨주며 이대로 만들라 하니 공사를 받은 상방에서 알아서 잘 짓고 남은 금은을 챙겨먹는 구조였다·

“그게 다야? 뭐 제대로 공사를 하나 안 하나 지켜보고 그런 건 없고?”

“본래는 치수 담당관이 공사를 감시하며 잘 이루어지나 관리를 해야 합니다마는·”

다만 치수 담당관이란 이름만 존재하고 실체가 없는 대단히 신비로운 직책이다·

관에서 관리감독이랍시고 보내는 인원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애초에 설계부터 이해하지 못하고 또 공사에도 문외한이라 암만 유심히 지켜봐도 알 수가 없다·

그나마 지켜보기만 해도 대단한 청백리라고 할 수 있겠고 이런 관리감독들은 대개 천리안을 갖춘 능력자들이라서 고급 요리점에서 여인 끼고 접대를 받으면서도 공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나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걸타란의 말은 그렇게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요 하는 믿거나 말거나라고·

듣기로는 아주 개판이지만 믿거나 말거나라고 하니 청이 생각하기에는 설마 그렇게까지 개판이겠어 하고·

그렇게 마차가 태청상방 낙녕지부에 딱 도착을 하고 보니 거지꼴을 한 양민들이 잔뜩 몰려있는 상태였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사는 됐소· 다음!”

청이라고 큼직한 글자를 몸통에 박아둔 사내들이 줄을 선 양민들에게 곡식을 한 됫박씩 퍼주고 있었다·

특이한 점이라고는 곡식을 퍼주는 사내들의 악업이 하나같이 제법 심상치 않다·

다만 청이 지켜보는 실시간으로 악업이 일 점씩 차감이 되는 것이다·

뭐지? 할아범이 어디서 나쁜 놈들만 모아다가 상단을 차려놨나?

음· 마교의 탈주자 뭐 그런 건가?

할아범 출신이 출신이니까 그쪽 사람들을 받아줬을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구휼을 준비한다더니 이미 베풀고 있었던 모양으로 악업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니 또 청의 기분이 조금 떫기는 했다·

이럴 때면 대단히 복잡한 생각이 드는데 깊게 생각할수록 정신 건강에 좋지 않기에 청이 억지로 시선을 돌렸다·

아· 설 소저 얼굴을 보니 치유가 되네·

외모지상주의는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예쁜 걸 보면 예쁜 마음이 드는 걸 어떡하겠어·

상방에 들어서 청이 마차에서 내리는데 어디서 허억 하고 숨 넘어가는 소리가 난다·

청이 고개를 놀리니 털썩 주저앉은 사내 한 명이 이쪽을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하는 것이다·

뭐야 왜 저러지? 어디 아픈가?

심지어 전염성이라도 있는 모양인지 여 단씨 왜 그래 하고 가마니를 옮기던 다른 직원도 청을 보고는 곧장 짐을 내던지고는 허리를 굽혀 정수리를 드러냈다·

“아가씨! 아가씨이십니까!”

“세상에 이토록 아름다우시다니!”

“영광 또 영광입니다! 삼생의 영광 아니 천생의 만생의 영광입니다!”

“청세! 청세! 청청세!”

그리고는 우르르 몰려들어선 오잉· 뭔데?

아주 과격하고 열렬하며 불 같은 환대에 청이 눈만 끔벅거렸다·

환대에도 정도가 있는 법이지 생판 얼굴 모르는 사람들이 감격하여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조아리는 상황이 아닌가·

“아니 왜들 이래요?”

“그 그것이 말입니다· 이것들아 하던 일 마저 안 해? 아무리 아가씨의 존안을 뵙고 마음이 벅차올라도 그렇지 제대로 안 해?”

“앗· 실례 실례했습니다·”

걸타란의 호통에 상단 직원들이 호다닥 물러나버리고 만다·

“헤헤 사실은 직원들이 죄다 최 방주님께 큰 은혜를 입은 사람들? 네 그런 식인 그렇게 되는 그런? 그러다보니 아가씨를 뵙고 참으로 마음이 벅찬 모양입니다요·”

청이 그에 눈을 가늘게 떴다·

할아범이 뭘 언제부터 강호에서 은혜를 베풀고 다녔다고 이렇게 한무더기로 사람을 모았는데?

게다가 악업도 심상치 않은 놈들이고·

아무래도 마교 탈주자들 맞는 것 같은데?

설가상회라고 하더니 무슨 집단 탈출극이라도 지휘해서 사람을 빼돌렸나?

청은 스스로가 천마라는 자각이 없다·

청에게 천마란 이미 해치운 적에 불과했으니 이미 자아가 붕괴해버린 기생체의 흔적만 심상 한구석에 남았을 뿐이었다·

단전 한구석에 눌러붙은 파천마기만 얻어맞으며 웃고 있을 따름이다·

그러니 최리옹이 다시 마교와 결탁해서 중원에 한 종파로서 뿌리를 내리고서 청을 영원불멸한 최고 존엄이자 신성한 우상으로 만드려는 아주 사악한 야욕을 불태우는 중이라는 사실 또한 몰랐다·

그렇게 상방에 짐을 풀고·

그런데 설이리의 상세가 아무래도 조금 심상치 않아서 어기적어기적 환자처럼 뭉그적대는 꼴이 영 성치 않아 보였다·

“설 소저? 몸이 많이 안 좋은 거 아닌가? 진맥을 좀 받아 봐요·”

“아니요·”

“네 아니요도 그냥 그런갑다 하겠는데· 그럼 적어도 여러번 물어보면 순서대로 대답이라도 좀 하지· 몸이 괜찮다는 거야 아니면 진맥이 필요없다는 거에요?”

“알겠어요· 네· 네·”

순서대로 대답하겠다고 알겠어요·

몸도 괜찮고 진맥도 필요 없어서 네· 네·

나름 시키면 시키는 대로 순순히 따르는 설이리다·

청이 그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말은 잘 들으니 얼마나 좋아·

설이리는 쉬라고 방에다 두고 나오니 마차에 실린 황금을 확인한 걸타란이 호들갑을 떨었다·

“아이고 어디서 이렇게 많은 황금을 다 구하셔서는 도대체 아가씨께서 가진 능력의 끝을 알 수가 없으니 역시 범인의 시선으로는 한없이 위대하신 아가씨의 능력에 이 하인 감복하고 또 감복하여 그저 압도적인 은혜에 감격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요· 어찌 이렇게도 마음이 고우시고 자비로우신지 세상에 이런 홍복이 어찌 존재하는가! 아아 하늘께서 내리신 것이 분명합니다·”

“아니· 뭘 그 정도로다가···”

“아닙니다· 대저 사람이란 남의 황금에는 눈을 빛내면서도 내 동전에 인색하기 마련이지 않겠습니까요· 평생을 놀고 먹고 살 거금을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내놓으시다니 이 걸타란 감격 또 감격···”

“아니 뭐· 애초에 막 그렇게 노력해서 얻은 금전도 아닌데· 너무 금칠하지 말구·”

“크흡· 아가씨의 은덕으로 구휼 사업에도 큰 차질이 없게 되었습니다요· 안 그래도 금전이 말랐던지라· 본단에 추가 자금을 요청했지만 가는데 한세월 오는데 한 세월이 아니겠습니까요·”

“금전이 말라?”

“아이고· 말도 마십쇼· 식자재를 도대체 얼마나 후려치는지· 곡식 가격이 벌써 이전 시세의 열 배 가까이입니다요· 일단 저희가 가진 곡물로 하루치씩 나누어 주고는 있습니다만 추가 자금이 오기 전에는 함부로 사서 채우기도 어렵고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하나 걱정이 태산이었던 것이 아닙니까요·”

그리고는 또다시 찬양을 시작하는데-

“그런데 이런 때에 아가씨께서 친히 그 존귀하신 옥체로 강림하시어 하해와 같은 은혜로 황금을 전해주시니 그야말로-”

“그만· 그만· 아씨 듣는 내가 다 얼굴이 팔리네· 적당히 하고· 이 정도면 되겠지? 복구 공사나 이런 건 돈이 더 들까?”

“끄응· 솔직히 말씀드립지요· 공사까지는 무리가 있고 적어도 스무 날은 도시를 먹여살릴 수 있을 겁니다요·”

“엥· 금자도 아니고 관으로만 사십 관이 넘는데 고작 스무 날 버틴다고? 무슨 구휼 사업을 하랬지 배 터지게 잔치라도 열어줄 생각이야?”

“그것이 금은을 주고도 곡물을 확보하기 쉬운 일이 아니라서 그렇습니다요· 지금은 열 배지 금은을 들이밀연 서른 배 쉰 배를 달라고 할 놈들이고 그나마도 다 내놓지 않을 겁니다요·”

“그거 완전 도둑놈 새끼들 아냐? 왜?”

“상인이란 놈들이 대저 그렇습니다요·”

수해는 안타깝지만 상인들에게는 재산을 제대로 불릴 절호의 기회였다·

당장에 수해로 집이 쓸려나간 이는 물론 집을 보전해도 진흙과 흙탕물이 차오르고 나면 당장에 먹을 것이 없다·

이때 곡식값을 마구 올려서 팔고 돈이 없다고 하면 값비싼 차용증을 끊어주니 당장 굶을 수 없어 곡식을 사 먹다 보면 금방 전 재산 털리고 남은 것은 빚뿐이 된다·

그 빚이 죄다 고스란히 상인의 재산이다·

“아니 뭐 그딴 놈들이····”

청이 인상을 팍 찌푸렸다·

“어쨌거나 제대로 구휼을 펼치려면 곡식부터 확보를 해야한다는 소리네·”

“지금은 열 배지만 황금 들이밀면 스무 배 서른 배를 달라고 할 놈들입니다· 곡식 몇 되만 빌려주면 나중에 논밭이 되고 소가 되고 노비가 되는데 금은을 쥐여준다고 팔 새끼들이 아닙지요·”

그에 청이 고개를 저었다·

“진심을 제대로 안 전해서 그래· 분명히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팔아달라고 부탁을 드리면 그 분들이라고 외면을 하겠어?”

“아이고 아가씨· 세상이 그렇게만 되면 참 좋을 일입니다마는···”

“자· 가자· 말 나온 김에 사러 가야지·”

걸타란이 안타까움에 발만 동동 굴렀다·

아가씨께서 아직 순수하셔서 그런다고 이러다 세상 비정함을 알게 되시어 실망을 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 때문에·

하지만 이는 청의 진심을 너무 얕본 처사라고 할 수 있겠다·

청은 본래 마음에 안 드는 새끼들 엿을 먹이는 데에는 진심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청이 향한 곳은 바로 태청상단 문전이었다·

그 새에 구휼 소식을 들은 양민들이 구름처럼 몰려든 상태였다·

그에· 청이 구휼미 나누어주는 책상 위로 척 올라가서 자리를 잡았다·

“여러분 안타깝게도 곡식이 얼마 남지 않았답니다·”

그에 줄 선 사람들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어두워지니 줄의 끄트머리에 선 이들은 거의 절망에 가까운 낯빛을 하는 것이다·

곡식이 없다고? 당장 먹을 것도 없는데· 다른 상단은 한 줌에 한 냥씩 달라더라···

좌중에 웅성거림이 번지자 청이 하늘을 향해 주먹을 뻗는다·

데엥····

여래신장의 정명한 울림이 좌중의 소란을 한 방에 잠재운다·

청이 싱긋 천하제일미의 아름다운 미소를 띄워올리고는 말을 이었다·

“다만 그에 소녀가 사재를 털어 곡식을 채워 나눠드리고자 한답니다·”

그에 사람들의 안색이 다시 밝아진다·

아주 쥐었다 폈다 아주 사람 다루는 데는 타고난 년이라고도 하겠다·

그에 사람들이 청의 아름다운 얼굴만을 홀린듯이 바라보니 청이 재차 말을 잇는 것이었다·

“허나 금은이 있다 해서 곡식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하니 우리 모두 함께 다 같이 마음을 모아서 곡식을 팔아주십사 부탁드리면 그에 감복해서라도 창고를 열어주시지 않겠어요? 우리 모두 다 함께 부탁드리러 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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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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