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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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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7

유라달은 딸의 목숨값을 갚기 위해 장흥상방에 식객을 자처하는 중이다·

본래 유라달은 계산이 철저한 사람이다·

하지만 딸의 목숨값에 대해서는 도대체 얼마를 매겨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래도 생각하기로는 딸아이의 목숨값이니 높으면 높을수록 좋지 않겠느냐고·

장흥상방의 대접이 섭섭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화경의 고수를 한 소속처럼 부려먹기에는 아무래도 값이 맞지 않았다·

그러니 그 차액만큼 계속 빚을 갚아내고 있는 것이라고·

그래서 유라달은 계속 머물렀다·

그게 벌써 햇수로 오 년이 넘어가는 중이었다·

언젠가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이제는 계산을 다했으니 떠나야겠다 그러한 생각이 들지 않을까 하여 그런 생각이 들 때까지 계속 머물러야겠다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런 생각이 드는 때였다·

음· 딸의 목숨값은 이만하면 충분히 치러내지 않았던가 하고·

유라달은 늙은이고 늙은이의 무림은 저 옛날 추억 속 한창 때의 기억에서 시간이 지난 이후다·

그때는 아직 서문수린이 칩거에 들기 전 끝물이기는 하나 아직 활동을 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유라달이 생각하기에 서문수린이라는 인물은 한 줄로 정리할 수 있었다·

천하의 고수 중에 제일 속이 좁고 뒤끝이 긴 사람·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천하에서 제일 성질 더러운 절대고수의 원한을 산다?

이건 계산이 안 맞는다·

생각해 보면 딸을 살려 준 일은 감사하긴 하나 정작 뭐 그리 대단한 금은을 베풀지도 않았더란다·

으레 아이가 걸릴 법한 열병이었으니·

물론 그로 인해 딸이 살았으니 진료비와 목숨값은 별개로 치기는 해도·

그래도 오 년이면 충분히 치른 것 같다·

식객으로 오래 머무르다 보면 세간에서도 으레 그 소속처럼 여기기 때문에 화경 고수를 뒷배로 두고 장흥상방이 얻은 이득이 보통이겠는가·

모르긴 몰라도 상방에 기둥 두 개는 세워줬을 것이니 딸아이 목숨값도 이만하면 다 값고도 남았을 터다·

그럼에도 남아있던 이유는 이렇게 오래 빚을 갚으면 갚을수록 딸의 몸값이 오르기 때문에·

그래서 뭉개고 있던 부정이었다·

그 아니어도 늙은 낭인이 슬슬 방랑벽이 올라와 몸이 근질근질하다·

늙어서까지 낭인으로 남은 이들은 본래 어디 정착하여 붙어있지 못하는 역마살을 타고난 까닭이다·

그러나 살날 얼마나 남았나 싶은 늙은이는 떠돌 수 있지만 딸년은 아니다·

좋은 사내 찾아다가 짝을 지어줘야 할 것이 아니던가·

본인같은 놈은 안 된다·

지 피붙이가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고 칼질이나 하던 무식한 새끼 말고 점잖으면서도 유능하며 제 아내에게 절절맬 훌륭한 사윗감으로다가·

그러니 유라달이 장흥상방에 오래 머물러 딸의 목숨값을 계속해서 갚아내는 시간만큼 딸의 가치도 올라가는 것이라고·

참으로 낭인다운 계산법이었다·

그런데· 여기까지 해야겠다·

그리고 신녀문이라 하면 물어볼 것이 또 있기도 하였으니·

“아이야· 혹여 신녀문에서 기명 제자를 받지 않더냐? 내 딸년을 한 오 년 맡길까 생각중이었다마는· 그리고 음 그러면 어째 무공 하나쯤을 가르쳐 주지 않느냐?”

그에 청이 속으로 생각했다·

오잉· 여기서 갑자기 가입 문의를?

“어르신· 그야 저희 신녀문은 오는 여인을 내치지 않기는 해요· 다만 저희는 달리 귀천을 따지지 않고 모두 함께 땀을 흘려 일하고 함께 먹으며 함께 잠에 들어야 하니 제법 고된 일이 될 것이랍니다·”

“무슨 귀한 집 아가씨 취급을 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본래 받은 만큼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 다만 듣기로 신녀문의 무공이 여인에게는 대단히 빼어나다고 해서·”

선녀공을 말하는 것이었다·

신녀문의 무공들이란 내공심법부터 검술과 신법에 이르기까지 죄다 선녀공 효과를 가진 것이라 신녀문 제자들의 기본적인 외모 수준이 굉장히 높은 이유이기도 했다·

“아· 네· 하지만 어르신의 무위가 이미 천하에 고절하기로 유명한 것이 아니세요?”

“말도 마라· 편곤의 한 마디가 두 근이 넘어가니 구절편이 전부 스무 근에 이르지 않느냐· 이게 어디 여인이 다룰 병기겠나·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검이나 익힐 것을 그랬나 보다· 타고난 용력이 있어야 하는 병기라 나중에 전해줄 이를 만나면 몰라·

유라달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용력을 가진 놈이 있어도 뭐해? 그런데 이런 기문병기는 배우고자 하는 놈도 없어· 뭐 이러하니 무림에 기문병기가 점점 자취를 감추는 것이 아니냐· 애초에 본노가 뭐 일파를 이루려는 생각일랑 추호도 없지만 이대로 사라지는 것도 좀 아쉽기는 하지· 뭐 복잡한 마음이라고 안 하겠나·”

“아 네···”

“딸년도 슬슬 성년이 되어가니 내 이제는 어디서 제대로 된 사윗감이나 하나 주워 올 생각인데· 딸년을 매양 데리고 다닐 수도 없지 않겠나· 그러니 신녀문에 문의를 해 볼까 했는데 달리 방도가 있어야지·”

딸 맡겨놓고 사윗감 찾으러 가겠다고·

청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도 사위 고르려면 딸이 직접 골라야 하지 않나 하고· 그래서 물어 보았다·

“음· 그래도 사위를 찾으신다면 따님과 함께 찾으시는 편이 좋지 않겠어요?”

“···핏줄이 무어라고 딸이 내 판박이다· 본노가 젊었을 적에 머리가 길었으면 아주 그년이야· 내 딸년이라고 해서 보았더니 딱 보자마자 누가 봐도 내 딸이야·”

청이 머리 긴 유라달을 떠올려 보았다·

물론 앞에 있는 이는 늙은이라서 상상 속 머리 긴 유라달은 좀 끔찍한 모습이지만·

“음·”

“그러니 사위 찾는답시고 옆구리에 끼고 다녀봐야 방해나 되지· 그러다가 애비란 놈이 박색을 물려줬다면서 원망을 받지 않으려면 선녀공 정도는 고절한 걸로 익히게 해 줘야지 않겠느냐·”

뭐지? 갑자기 분위기 고민 상담·

자식의 진로에 대해 고심하는 일은 청의 고향이나 중원이나 마찬가지인듯 딸내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유라달이었다·

“아이고· 어디를 가야 또 제대로 된 놈을 구하나 모르겠다· 그 뭐야 낭야차 역태강이었나? 낭인치고는 괜찮은 놈이라고 듣긴 했다만 음 그래도 낭인 놈은 좀 그렇겠지? 처자식 내버리고 밖으로 나돌지 못해 안달인 족속이 낭인 아니냐·”

“오잉·”

청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낭야차? 어디서 들어본 것도 같고?

하긴 낭야차 같은 멋진 별호니까 어디서 주워듣기야 했었겠지·

“오냐· 어디 괜찮은 사내놈 좀 없더냐? 적당히 부유하고 적당히 잘 생겨서 아니지 인물은 좀 떨어져도 성실하고 의리가 그래 의리· 의리가 있는 놈이 진짜배기다·”

진짜로 분위기 고민 상담이 되게 생겼다·

“저 어르신· 말씀 중에 죄송하지만···”

“아· 그래· 에휴· 나중에 뒷말이 돌텐데 늙으막에 체면 한 번 제대로 상하겠어· 뭐 다 늙어서 체면 뜯어먹을 것도 아닌데 애시당초 낭인이 체면은 무슨 체면···”

이렇게 구절낭인 유라달이 연신 중얼중얼 혼잣말을 쭉 흘리면서 모로 퇴장을 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뭔가 음· 무찔렀나?

일단 물러나기는 했으니 지나가도 될 것 같은데·

 

“지부장님! 큰일! 큰일났습니다! 지금 저 도적 놈들이 내당 앞까지 몰려들었습니다!”

“뭐야! 어떻게 어르신 어르신께서 막고 계신 것이 아니었냐고!”

“그것이 오 년이 넘도록 도왔으면 이제 빚은 충분히 갚은 것 같아서 이만 돌아가시겠다고···”

“아니 그게 왜 지금! 하필이면!”

이래서 무림인 새끼들은!

개중에서도 낭인이라는 놈들은!

지부장이 그리고 나서도 분이 풀리지 않아 한 마디 더 보탰다·

“하던 일은 마저 해 주고 가야지!”

하다 말고 뜬금없이 할 만큼 했다고 빠져나가는 건 좀 너무한 아니 심하게 너무한 처사가 아니겠는가·

도중에 빚을 다 갚았으면 이후는 유료로 품삯을 달라하면 될 것을 상방의 운명이 경각에 달한 때에 쏙 빠져나가면 되나!

물론 정확히는 지부장의 운명만 경각에 달린 때였다·

한 성을 대표하는 거대 상방이 겨우 낙녕 지부 하나 털린다고 얼마나 타격이 있겠나·

심지어 낙녕은 장흥상방의 본고장인 섬서 땅도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지부를 털린 지부장은 끝장이다·

다른 설명이 필요한가?

하자가 있으면 바꿔 끼우는 마차바퀴나 마찬가지로 지부를 지키지 못한 지부장은 하자품이니 갈아치우면 그만인 것이다·

그렇게 지부장이 덜덜 떨고 있으니 본전 집무실 바깥으로 인기척이 와글와글하다·

-지부장님? 여보세요? 안에 계신 거 다 알고 왔답니다? 안 나오시나요?

곱기가 천하에 비할 데 없는 고운 목소리이나 이러한 미성이 이렇게 두려울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뭐지? 책임자 분이 안 계시나요?

“지부장님?”

“크흠· 일단 좀 있어 보게· 아예 상대를 안 해주면 제깟 제 무어 방도가 있겠나? 제풀에 지켜 돌아갈 수밖에야-”

-와· 책임자 분도 안 계시고· 그러면 막 창고를 털어가고 그래도 아무도 모르겠다· 여러분 우리 많이는 말고 쪼끔만 저마다 들 수 있는 만큼만 기부를 받아 볼까요?

버티겠다는 말조차 기다려주지 않는 소리였다·

“지부장님?”

“큭· 이렇게 된 바에야· 나 역시 무일푼에서 여기까지 왔다 이 말이다· 상인이라면 역시 상인답게 흥정을 해야 하는 법이지·”

그리하여 지부장이 그 무거운 엉덩이를 마침내 들어올렸다·

본전 중앙 집무실의 문을 당당하게 열고 군중 앞으로 나아가 일갈을 하는 것이다!

“아이고 나리! 이러시면 안 됩니다· 본래 방문이라 하면 상대가 유명하건 유명하지 않건 성세가 커 기와집이든 아니면 초라한 한 칸 초가집이 되었건 간에 미리 기별을 하고 허락을 받아 드는 판인데 어찌 상방에 그것도 무수한 사람들을 이끌고 쳐들어 오신단 말이십니까요·”

청이 대청에 넙죽 엎드려 통곡이라도 할 기세로 우는 소리를 내는 지부장을 보면서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청이 잠시 할 말을 고르다 대답했다·

“물론 예의가 아님을 알아 부끄러운 일이지만 도시에 물살이 덮쳐 성문이 무너질 정도였으니 그 피해가 말로 표현할 수준이 아니고 또한 그 비통함이 눈물로 흘러 땅에 고이는 시기가 아닌가요· 이러한 때에 소녀가 그저 좋은 뜻으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자 할 뿐이랍니다·”

“아이고 나리· 좋은 뜻이야 뜻이지마는 그럼 차후에 약속을 잡으시지 않고서 본래 상인의 일이란 대화와 흥정으로 해결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요·”

“지부장님? 제가 듣자하니 도시가 재난을 맞아 당장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어 굶는 와중에 일부의 짐승만도 못한 개새끼들이 곡식의 가격을 서른 배 마흔 배 쉰 배까지 올려 폭리를 취하려 든다고 하네요?”

“아이고오 나리 제 딱한 사정을 좀 봐주십시오· 일개 지부장이 도대체 무슨 권한이 있어서 곡량을 푸니 마니 싸게 드리니 마니 할 수 있겠단 말씀이십니까· 저는 그저 본방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는 하인에 불과하니 소인이 무얼 어찌하겠습니까요“

자기는 권한이 없다고 하는 상인의 최종 비기였다·

나는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러니 윗선과 결정을 하고 오시라·

물론 윗선과 닿는 방법이란 나는 모르겠으니 손님이 알아서 하시든가 마시든가·

그러나 이는 상대가 무력한 일개 손님 한 명에 불과할 때나 쓰는 방법이었다·

청의 혓바닥은 당가의 태상가주마저 놀라 주머니를 털어내고 만 천하의 요설이다·

심지어 뒤에 군중을 장착한 청의 언변은 그보다 더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다·

게다가 장흥상방은 괘씸죄가 있다·

곡량 싸게 푸는 게 싫어서 현승을 불러다 쓰고 낙녕 제일 무관의 제자들을 동원하고 그도 모자라서 화경 고수까지 데려다 놓지 않았는가·

솔직히 그렇게 수작을 부릴 금은이라면 곡량을 죄다 풀고도 남지 않았겠는가·

상인이 손해에 인색하니 그렇게 방어에 쓴 금은마저 곡식 값에 더해 더욱 악랄하게 굴 것이 분명하니 여기서부터 이미 괘씸죄 일백 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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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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