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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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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22

본래 몸 안의 기운들을 다스리는 상태의 무인이란 툭 건드려도 이상이 생길 만큼 대단히 민감하고 예민하여 위험하다·

특히나 영약 먹은 이후에는 더욱 그랬다·

그러니 이런 때에 곁에 있는 사람이 그를 지켜주는 행위를 ‘호법을 선다’고 표현한다·

그리하여 청도 호법을 서기 위해 조용히 객청 밖으로 나와 마당을 지키고 섰다·

청은 막 먹였지만 원래 영약이란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한의서에는 독은 곧 약으로 쓸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약이 곧 독과 통한다는 말로 바꾸어도 들어맞는다·

특히나 야생의 영약들이 위험한 이유다·

그래서 무인들은 영약을 날로 먹지 않고 익혀 먹는다·

이렇게 익힌 환단으로 정제한 영약들은 대충 막 먹어도 문제가 없다·

왜냐하면 막 먹어도 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건강할 때 먹으면 내공 증진의 기연이요 몸 상했을 때 먹으면 만능 치료제이니 세상 사람들이 이렇게 이름난 환약 가지려고 눈이 벌건 이유기도 했다·

그와는 별개로 내공 증진 하나만으로 따지자면 날로 먹는 생영약이 더 좋다고 하나 어쨌다나·

제갈이가 수다떨다 말해줬나? 난아가 해 줬나? 어쨌든·

산의 정기를 수백 년씩 빨아먹은 식물들 혹은 수백 년을 산 영물의 내단이라던가·

전자야 뭐 천 년 묵은 산삼 같은 건 영약이라 할 수 있겠다 싶은데 도무지 저 영물이라는 것들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가 없다·

놀랍게도 중원 무림에는 아주 가끔 무공을 깨우치는 짐승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사람과 같이 외기와 내기를 따로 다스리는 형태는 아니고 몸속 어느 장기쯤에 자연의 기를 따로 뭉쳐두었다가 조금씩 꺼내 쓴다나 어쩐다나·

아아! 놀라운 중원의 생태!

하기야 기라는 만능 자원이 있으니까·

사람이 막 초인으로 고향 식으로 표현하자면 아주 날아다니며 광선검 뿜는 초능력자들로 만들어주는 신비한 힘이 아닌가·

청의 고향에서도 뭐 단전호흡이니 기 치료니 하는 것들이 없지는 않았다마는·

그러나 가지고 있기만 해도 건강이 호전되고 행운이 밀려드는 신비한 금속들이나 물의 육각형 구조 또는 말에 힘이 있어서 욕먹은 물이 찌그러지고 식물이 시든다는 이론 혹은 전자파를 차단해주는 부착물과 같은 수준의 사이비 유사 과학 혹은 사기꾼의 수작질이 아니던가·

그러니 이 원시 미개 고대 중원은 아마 청이 알던 세계의 과거로 시간여행을 해온 결과물은 아닐 것이다·

그럼 뭔데? 가지 않은 길인가?

기를 발견한 세상하고 발견하지 않은 세상하고 뚝 분리가 되었다던가 아니면 무한하게 넓은 우주에 아주 똑같이 발전하다가 삼천포로 샌 쌍둥이 행성이 있었다던가·

그에 청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오염 하나 없는 청청한 중원의 밤하늘은 온통 무수한 별들로 도도하게 흐른다·

생각해보면 무림 출도 이후 별 볼 일이 없었다 싶다·

무천대제인지 무청대제인지 강제로 별을 보게 시키지 않았다면 계속 잊고 있었을 만치·

청이 어렵지 않게 가장 빛나는 별을 찾아 주변에 도드라지는 별빛을 이어 큰 국자 모양을 만들 수 있었다·

북두칠성·

뭐였더라? 큰곰자리? 하여간 코쟁이 새끼들은 저게 국자지 어떻게 큰곰이 되는데?

사실 무림 출도 이전에도 별 볼 일 없는 생산직 노동자라 실제로도 별 볼 일이 없었으니 아는 별자리라고 해 봐야 북두칠성 그리고 서역 문자로 W모양을 한 음 근데 어디 있지?

청이 밤하늘을 기웃거리며 애써 찾아보려 노력하지만 생김새 말고는 아는 바가 없고 또 밝은 별이 유난히 많아서 그런지 이것도 그것 같고 저것도 그것 같아서 도대체가 뭐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청이 찾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밤하늘은 보면 볼수록 낯설어서·

어쩌면 진짜 어쩌면 그 늙은이 말대로 이쪽 중원에서는 별이 사람 수만큼 존재할지도 모른다·

내가 알던 우주가 아니라 아예 다른·

어쩌면 저쪽 서역에서는 코쟁이들이 마법 쓰고 괴물 때려잡으며 등급을 올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애초에 이리 반짝이는 별들부터가 아예 다른 태생인 청에게는 세상의 오직 나 홀로 다른 기억을 가진 이방인에게는 세상 천지에 오직 나 혼자 뿐·

그래서 청은 어느 순간부터 고향에서 알던 사실들을 입 밖으로 내지 않게 되었다·

서역어는 물론이거니와 단순한 기초 과학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 사람들이 모를 법한 단어와 체계는 싹 지워버린 채로·

왜냐하면 이상하잖아·

그러다 그게 뭐냐고 물어보면 어떡해·

어떻게 알았냐고 하면 어떡해·

나만 이상하니까 꼭꼭 숨기지 않으면·

그때였다·

드르륵 문 밀리는 소리·

처연하니 울상이던 청의 표정이 일순간 환하게 피어올라 반가운 미소가 만개한다·

그에 설이리가 멈칫 밖으로 발을 떼려다 말고 그대로 굳어 밤하늘 아래 빛나는 청의 미모만 멍하니 바라본다·

청이 입을 떼지 않았다면 얼마나 그렇게 바라보고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오· 어때? 힘이 막 넘치고 그래?”

“좋아요· 아니요·”

“안 넘친다고?”

“네·”

“엥·”

모처럼 좋은 거 먹여줬더니 영 맥빠지는 대답이나 하고 앉았다·

청의 표정이 뚱한 기색을 띠니 설이리가 눈썹을 까닥거린다·

숙련된 설이리 돌보미의 소견으로는 앗 하는 비언어적 표현이라고 하겠다·

“아직 모자라요·”

“뭐야? 모자라? 영약 더 내놓으라고?”

“아니요· 네· 아니요· 아직 힘이 너무나 모자라서요· 서문 소저를 지켜주려면 아직 더 힘을 갖춰야 해요·”

“오우·”

아주 기특하고 감동적인 소리였다·

청을 지켜주려니 아직 힘이 모자라다고 생각하니 힘이 넘치는 게 아니라고·

얘가 영약 먹더니 갑자기 도를 깨우쳤나?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할 줄도 알고?

“마음만으로도 기특하네· 하음· 벌써 몇 시야? 졸리다 자자·”

아닌 게 아니라 밤이 늦었다·

달이 뜬 위치를 보니 자시는 넘은 뭐야 꼴랑 영약 반 개 소화하는데 두 시진이나 걸렸어?

새삼 깨닫기를 얘는 역시 힘만 모자란 게 아니라 그냥 두루두루 다 모자라다·

물론 설이리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내공이란 상대적인 것이다·

이미 열을 품고 있는 상태에서 하나를 흡수하려면 이미 단전이 그를 감당할 수 있는 상태이며 열의 진기를 움직여 하나를 품는 일이 그리 어렵지도 않다·

하지만 한심공 하나 그것도 하찮기 그지없는 내공을 가진 설이리다·

놀랍게도 일류 초입에 든 무인과도 견줄 정도였으니 진기 양으로 하나를 품고 있는 상태에서 대충 가진바 대비 서른 배를 품어야 했으니까·

게다가 음양으로 균형이 잘 맞춰 중용한 기운을 품은 영약을 몽땅 극음한 성질의 진기로 바꿔내야 했으니 시간이 걸릴 수밖엔·

그나마 일전에 지워버린 내공 덕분에 단전 하나는 널널하니 빈 공간 투성이로 잘 닦인 상태라서 망정이었다·

그래서 설이리는 그야말로 필사적으로 정말로 단 한 가닥의 진기조차 놓치지 않고 흡수하겠다고 진짜로 목숨을 걸었다·

주화입마로 단전이 깨지고 혈맥이 뒤틀릴 수도 있었던 제 분수를 넘어서까지 흡수를 시도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청은 모른다·

알았다면 무슨 무식한 게 무슨 또 미련한 짓거리를 하고 앉았냐고 핵꿀밤으로 응징했을 것이다·

하지만 설이리는 앞으로도 말할 생각이 없으니 쭈욱 모를 예정이기도 했다·

“그·”

“응? 왜? 안 졸려? 영약 흡수하고 나면 원래 좀 그렇긴 하지· 개운하고·”

“그게 아니라요· 서문 소저는 왜 나한테 이렇게·”

눈치라고는 조금도 없이 할 말 있으면 꼭 입밖으로 내고야 마는 설이리가 아니던가·

어째서인지 도중에 말을 끊고 달싹달싹 망설이는 꼴을 하다 이내 마음이 바뀌었는지 입을 꾹 다문다·

“뭔데? 왜 말을 하다 말아?”

“아니에요· 네·”

뭔데? 아니다·

말을 하다 말았니?· 네·

첫 번째 대답이야 그렇다 치고 두 번째 질문이 보통 그런 확인을 목적으로 하는 소리가 아니지 않았나?

거기서 네가 맞아? 네? 맞아?

“사람을 화나게 아니다· 됐다·”

청은 설이리 양육 전문가다·

저건 딱히 어디에도 쓸 데가 없는 한심한 무능력자 주제에 고집만 더럽게 쎄서 한 번 마음을 정하면 바꾸는 일이 절대로 없다·

입을 다물었으면 무슨 추궁을 해도 열지 않을 독한 년이라서 굳이 입 아프게 무슨 소리 하려 했냐고 캐봐야 무용이었다·

“자자· 나 졸려·”

“싫어요·”

“오잉?”

뭐지?

“싫다고? 안 잘거야?”

“네· 네·”

“그럼 뭐 할 건데?”

“운기조식이요·”

내공 수련을 하겠다는 소리다·

청의 눈이 가늘어졌다·

뭐지? 이제 내공 좀 늘었다고 갑자기 내공 수련에 열중하겠다는 건가?

밤에 잠도 안 자고?

꼭 이런 유형이 있기는 했다·

갑자기 오늘부터 살을 빼겠다느니 거창한 결심을 하는 부류였다·

그러면서 뭐 하루에 한 끼만 먹고 운동 시작하겠다면서 뻔히 기부가 될 것이 뻔한 일 년 짜리 운동권을 끊고 하는 부류가·

물론 그게 잘 될 리가 있나·

뭐든 하려면 조금씩 약한 강도에서부터 시작해 천천히 익숙해져 일상으로 굳어져야 효과를 보는 법이다·

돌연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이 지랄을 하면서 유난을 떨면 그게 사흘이나 갈까 싶은 무모하고 멍청한 행동인 것이다·

“그러지 말고 밤에는 자자·”

“싫어요·”

“낮에도 시간 많잖아·”

“낮에도 할 거예요·”

“밤낮으로 하루 온종일 운기조식만 하겠다고?”

“네·”

“음· 그러지 말고· 나 옆에 누구 없으면 잠을 못 자니까· 같이 자면 안 될까?”

“안 돼요·”

오잉· 설이리의 상태가?

뭐야 사춘기? 반항기인가?

“옆에서 운기조식하고 있을게요· 서문 소저는 자요·”

“하지만 덥단 말야· 이제 내공도 빵빵해졌으니 시원하게 옆에서 한심공 써 주면 안 될까·”

“빵빵·”

그에 설이리가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조금 올라오지만 눈은 마주치지 않고 다시 내리락 오르락 아래와 중간을 오가며 아주 버르장머리없는 무례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뭐야 어디서 이런 못된 버릇을 배워왔어?

청이 어이가 없으려니 한 박자 늦게 설이리의 대답이 돌아왔다·

“안 돼요·”

아오 진짜· 말 더럽게 안들어쳐먹네!

이제 겨우 냉방 죽부인으로서의 기능을 좀 탑재시켰나 싶었는데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파업 선언이었다·

뭐지 배신? 배신이야?

어쨌거나 한 번 고집을 부리면 죽어도 말을 안 쳐듣는 쓸모없는 년이 아니던가·

청이 그냥 결국 한숨이나 푹 내쉬었다·

 

—-

 

청은 종남파에서 딱히 할 일이 없다·

빙백신장의 전수도 다음 날로 끝나버리고 말았으니 청의 무공 학습이란 아주 날로 먹기의 결정판이기 때문이었다·

구결 듣고 초식 한 번씩 쭉 훑어보면 끝·

무공창이 반짝반짝 보라색이 반짝반짝·

그런데 어째서 나는 빙백룡을 얻었는데 쓰지를 못하니·

나도 이제 오른팔에서 멋지게 용 한 마리 불러낼 수 있는데!

단전이 단전이···!

그렇다고 딱히 누굴 원망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미 등선해버린 등선은 무슨 뒈진 늙은이한테 이를 갈아봐야 내가 뭘 할 수가 있겠어·

그러고 나니 환자랍시고 남의 집에 눌러앉아 있기도 민망한 일이었다·

그러니 어째· 내 집에 가야지·

“아예 정양하고 가지 왜·”

“이미 시일이 많이 지체했으니 돌아가 사부님께도 문안을 드려야죠· 그렇게 먼 길도 아니구요·”

“그래· 쉬어도 집에서 쉬는 편이 훨씬 편하기는 할 테지·”

청의 상태를 아는 타정 진인이지만 딱히 만류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여기서 신녀문 가는 길은 아주 안전하기로 천하에 유명하기 때문이었다·

종남산 남쪽 동서로 탄탄하게 뻗은 대로는 천하에서 제일 안전한 길로 유명하다·

안전할 수밖에 없다·

아래로는 사천 분지를 감싼 거대한 산맥이 사람 드나들 수 없는 방벽으로 든든히 막아준다·

대로의 좌측 끝은 공동산에 닿은 공동파의 영역이고 섬서성에 접어들면 종남파의 영역이 된다·

거기서 더 나아가 호북성에 접어들어서 통하는 길이 무당산 무당파의 영역이었다·

그리고 신녀문은 무당파와 대충 중원식 거리로는 지척에 있는 이웃사촌쯤 된다·

그러니 타정 진인도 내공 못 쓰는 상태인 청을 마음 편히 보내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강호 무림이 아예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그래서 말 탄 종남 제자가 넷이나 붙어서 호위를 맡아주었으니 집으로 가는 귀가길이 안전할 수밖에는·

다만 문제는 따로 있었으니·

“더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노벨피아가 접속이 안 되어서 대기하던 상태였는데

검색해보니 다른 분들은 접속이 되시는 것 같아 혹시 익스플로러로 들어오니 되네요·

제 크롬에 문제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크롬 이 새끼 또 너냐··

늦어서 죄송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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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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