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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MMGA Chapter 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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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9화 잠식 (5)

마일리 카라· 헐리웃에서도 배우나 가수나 가장 잘나가는 그녀· 하지만 고점은 끝이 아니었다· 최근 마일리 카라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그것의 시작은 한국에서 강우진을 만난 뒤부터 시작됐다·

후로 여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모든 게 대박 이슈였지만 그중에 하나는 카라가 강우진에게 고백한 것· 물론 이 부분은 대외적으로 극비인 사안· 그래도 냄새를 맡은 언론이 열애설을 터트리면서 적당히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런 마일리 카라는 최근 강우진과 만남은 당연하고 그 흔한 연락도 자주 하지 못했다·

일단 서로 너무 바빴다·

뭐 카라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다만 강우진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핑계일지도 몰랐다· 사실 카라는·

‘그가 어떻게 나올까?’

돌연 터진 열애설 뒤로 강우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궁금했다· 그렇기에 그 어떤 입장 발표도 하지 않았고 우진과의 연락도 자제하면서 그의 움직임을 살폈다·

문제는·

‘왜! 왜 아무것도 안 해!’

강우진에게서 아무 리액션이 없다는 것· 미친 듯이 바쁜 거야 이해하지만 그래도 짤막한 입장 정도는 언론에 흘릴 거로 카라는 생각했다·

이미 고백을 박은 마일리 카라는 솔직히 조금은 초조했었다· 아니 그렇잖아? 거절이든 아니면 적당한 여지를 주든 뭐라도 해줄 수 있는 거잖아? 고백은 먼저 카라 쪽에서 했으니 틀에 박힌 대답이라도 강우진이 해줄 줄 알았다·

허나 개뿔 없었다·

바쁜 강우진은 정신없이 스케줄을 쳐냈다· 당연히 열애설은 묻히지 않고 계속해서 몸집을 불렸지만 마일리 카라는 우진에게 연락할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하- 망할!’

열애설이 터지자마자 했으면 모를까 괜히 지켜본답시고 거리를 멀리했는데 지금 카라가 먼저 연락하는 건 애매한 상태였다·

‘내가 먼저 연락하고 뭔가를 묻거나 하면 진짜 매달리는 거 같잖아·’

고백도 먼저 갈겼겠다 이제 와 좀 매달려도 상관없다는 마인드였지만 괜히 비비면 심히 다급해 보여서 강우진 쪽에서 싫어할 수도 있지 않나? 싶은 카라· 거기다 서로 바쁜데 대답을 닦달하는 이미지도 별로였다·

‘하- 진짜 내가 이런 적이 없는데! 완전 처음이라고!’

지금껏 남자 쪽이 달려들면 달려들었지 이렇게 마일리 카라가 손수 초조해하며 기다리는 건 최초였다· 그녀도 경험이 없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그사이 강우진의 ‘삐에로’가 개봉했고 그가 헐리웃에서 가지는 위력이 몇 배는 거세졌다·

그쯤엔 대답을 원하는 게 바보 같은 짓이 돼버렸다·

참자 뭐 어때 참자·

마음을 가라앉힌 카라는 마음을 숨긴 채 여유로운 척을 시전했다· 하지만 심정 안 심히 옅게 자리 잡은 서운함은 어쩔 수 없이 파생됐다· 그 서운함이 적당히 자랐을 때쯤 카라는 ‘야수와 미녀’ 관련 행사로 오늘 강우진을 만났다·

꽤 오랜만에 보는 그·

첫인사는 나름대로 반갑게 하려고 했는데 대기실에서 강우진을 본 카라는 왜인지 쌀쌀맞은 톤이 나와버렸다·

“오랜만이네요 살아 있었네·”

“네 다행히도·”

“그래요· 행사 끝나고 시간 되면 얘기해요·”

“그러시죠·”

간만의 대화는 매우 단출했으며 차가웠다· 덕분에 주변 스탭들은 두 배우가 싸웠다 생각했다· 왜지? 아- 거짓 열애설이 터져서? 그래서 서로 거리를 두는구나? 다만 마일리 카라의 속내는 조금 달랐다·

‘이런 멍청이! 대체 왜 그랬어! 왜 그에게 쌀쌀맞게 대했냐고! 나도 모르게 자존심을 내세웠나??’

서운함을 여유 있는 척으로 연연하지 않는 척으로 표한 자신을 책망하는 마일리 카라· 하지만 강우진은 무심함을 유지할 뿐 딱히 리액션이 없다· 대체 저 남자는 뭔가? 덕분에 카라는 행사 내내 기분이 그다지 좋지 못했고 멋 부리고 나타난 강우진을 은근슬쩍 힐끔댔다·

‘······그는 평소와 똑같아·’

바로 오른쪽 자리인 강우진은 늘 보이던 잠잠한 텐션이었다· 또다 또 본인만 달아오른 것이 카라는 한심했다· 더불어 이즈음 카라는 다시금 인정했다·

‘후 내가 강우진에게 너무 심하게 빠졌나 봐·’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것을· 이렇게나 찬밥 취급을 당하고 있는데도 온도차가 극명한데도 카라는 우진을 쉬이 포기가 안 됐다·

‘하지만- 오늘을 기점으로 그를 생각하는 건 좀 줄여야 돼·’

카라가 스스로에게 약속했을 때였다·

“······이미 분위기는 서로 동료 정도에 오해라는 걸로 변했지만 역시 대중들은 확실한 대답을 원하니까요! 역시 아닌 겁니까?”

행사에 참여한 기자가 강우진에게 예민한 질문을 던졌다· 딴생각하던 카라가 번뜩 정신을 차렸다· 저 미친 기자가 지금 뭐라는 거야! 더는 나에게 실망감을 주게 하지 말라고! 가까스로 조금 진정됐는데 저 기자가 또 장작을 넣는다·

‘매사 직진인 강우진은 뭐든 대답할 거라고! 그럼 또 난 서운하겠지!’

카라가 미간을 좁혔을 때였다·

-스윽·

덤덤한 얼굴의 강우진이 고개를 돌렸다· 카라를 본 것· 흠칫한 마일리 카라는 애써 흥분을 감췄다· 짧은 눈 마주침· 카라는 지금 강우진이 눈으로 말했다 생각했다 성가시니 적당히 둘러대거나 그 열애설은 잘못됐다 말하겠다고· 카라도 같은 마음이기는 했다·

모인 기자만 200명이 넘고 이 자리에 ‘야수와 미녀’ 팀이 몰렸으니 저 질문에 무게를 둘 필요는 없다·

하지만 괜히 한숨이 나오는 그녀였다·

‘후 그래 현실을 택해야지·’

카라의 푸쉬식 식어버린 체념· 동시에 마이크를 든 강우진의 낮고 짧은 목소리가 퍼졌고·

“아니요 사귀고 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 재차 한숨을 뱉은 마일리 카라가 쓸쓸하게 웃었다·

‘맞아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저 사귀고 있······응?’

그러다 파란 두 눈이 디립다 확장되는 마일리 카라· 내렸던 고개고 휙 올렸다· 표정엔 이게 뭔 소리지? 싶은 게 가득했다· 사귀어? 방금 강우진이 그렇게 말했나? 아니아니 내가 잘못 들었지? 파란 눈이 흔들리는 카라에게 천천히 시선을 맞추는 강우진· 그의 포커페이스는 변하지 않았지만 우진은 카라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이쯤 200명 넘는 기자들이 몰린 홀은 잠시 조용했고·

“······”

“······”

빌 로트너 감독 포함 마리아 아르마스 등 ‘야수와 미녀’ 배우들 모두는 강우진에게 시선 집중· 충격이 점철된 표정· 그러다 가까스로 정신 차린 기자가 두 눈을 끔뻑이다가 되물었고·

“예?? 우진씨 방금 뭐라고 대답하셨는지·”

얼빠진 금발의 카라에 얼빠진 얼굴에 시선을 고정한 강우진이 다시 덤덤하게 답했다·

“사귀고 있습니다·”

이때야·

“······아- 아!!”

“어? 어??! 아!!!”

“강우진이 사귄다고 한 거지?!”

“이 이런! 정신을 팔고 있었네!!”

“우진씨!! 강우진씨! 두 분 언제부터 연인이었던 겁니까?!!”

홀에 몰렸던 200명 넘는 기자들이 집 나갔던 혼을 되찾았다· 급작스레 괴성과 고함을 질러댔고 무대 위 나란히 앉은 강우진과 금발의 카라를 미친 듯 찍었다·

-파바바바바박!!

눈이 멀듯 한 플래시가 작렬한다· 하지만 카라를 보는 강우진 우진을 보는 마일리 카라의 아이컨택은 끊기지 않았다· 우진은 컨셉질로 인해 평온한 얼굴이지만 내면으론 거의 발광했고·

‘질렀다!! 아오!! 질렀어!! 미친! 어쩌지??! 이젠 어쩌냐고! 아 몰라! 그냥 준비한 멘트만 던지고 대기!!’

마일리 카라는 겉으로나 속으로나 같은 마음이었다·

“······”

대충격· 그 어떤 빌드업 없이 귀띔 없이 때려 박힌 강우진의 대답은 카라의 정신을 혼미하게 했다· 끝없이 터지는 기자들의 고함과 플래시 세례가 그 기분을 가중시켰다· 그러거나 말거나 얼굴에 철판을 깐 강우진이·

-스윽·

옆자리인 여전히 파란 두 눈이 확장된 카라에 귓가에 붙어 낮게 속삭였다·

“미안해요 대답이 늦어서·”

곧 충격이 조금 지워진 뒤 입가에 미소를 띤 마일리 카라가 답했다·

“당신은 정말 괴짜예요 그리고 고마워요·”

이 투샷이 수많은 기자들의 카메라가 담기고 있었다·

뒤로·

강우진의 ‘노빠꾸’ 선포 후 ‘야수와 미녀’ 관련 행사의 홀은 그야말로 폭주 중이었다· 기자들의 외침과 플래시가 끝없이 터졌다· 그래도 빌 로트너 감독은 진정했는지 그저 웃었고·

“허허 이러면 ‘야수’와 ‘미녀 벨라’가 현실에서도 연애하는 게 되나?”

가장 먼저 우진과 카라의 관계를 추측했던 마리아 아르마스 등·

‘이럴 줄 알았지!’

배우들은 강우진과 카라에게 틈새 축하를 전했다· ‘월드 디즈니 픽쳐스’ 관계자들은 바삐 움직이긴 했지만 당황한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이유야 간단했다·

이미 강우진이 ‘월드 디즈니 픽쳐스’측에 사전 작업을 했었으니까· 사실 그는 카라의 고백을 신경 안 쓴 게 아니었다· 그저 알맞은 때를 기다렸을 뿐· 그것이 오늘이었다· 당연히 디즈니 쪽에 먼저 알렸고 거절한다면 다른 날을 잡으려 했었다· 그런데 ‘월드 디즈니 픽쳐스’도 쿨하게 OK였다·

이 이슈로 ‘야수와 미녀’가 더 괘도에 오를 거라나 뭐라나·

심지어 강우진에게 축하까지 전했다·

역시 헐리웃은 문화가 다르달까?

뭐가 됐든 강우진은 자신이 준비한 대로 설계를 짠 대로 카라와의 연애를 공식 인정했다· 뭐 평소와 같이 ‘노빠꾸’ 분위기를 섞었다·

결과는 대성공·

따라서 카라와 시선을 맞춘 강우진은 컨셉질로 차분한 척했지만 속으론 쾌재를 불렀다·

‘성공! 이 정도면 나름 지렸지??!’

그리고 이내 이게 맞나? 싶기도 했다·

‘······근데 눈앞의 이 마일리 카라가 내 여자친구라고??’

현실감이 매우 떨어지는 순간이지만 마일리 카라가 미소짓고 있는 걸 보니 진짜인가 싶다· 잠시잠깐 과거의 본인이 스치는 강우진·

‘어후- 씨 디자인 회사에서 야근이나 갈기던 내가 저 마일리 카라랑 사귄다니·’

가족이나 불알친구들의 얼굴도 떠올랐다· 불알친구들은 아마 안 봐도 발광할 게 빤했다· 니깟게 마일리 카라와 사귄다고?! 정도의 반응이겠지· 이어 옆자리 카라가 미소를 머금은 채 우진의 귓가에 붙었다· 좋은 냄새가 우진에게 풍겼고·

“당신은 정말- 뭐 하나 조용하게 넘어가는 게 없네요·”

“그래서 싫습니까?”

“아니요? 전혀·”

이때 왁자지껄 떠들던 기자들이 질문의 타겟을 바꿨다· 이번엔 마일리 카라였다·

“마일리!! 두 분 정말 사귀고 있습니까?!!”

금발을 한 줄로 땋은 카라가 기자들에게 짙은 미소를 보였다· 오늘 종일 처음 보이는 웃음이었다·

“잘 만날게요 좋게 봐 주세요·”

금방 행사 홀은 통제가 힘들 정도로 기자들이 광분했다· 덕분에 ‘야수와 미녀’ 행사는 빨리 끝내야 했고 강우진과 마일리 카라 포함 전체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빠졌다·

이때·

“저 저기!!”

“오오오!!”

퇴장하는 배우들을 끝없이 찍어대던 기자 몇몇이 카라와 강우진을 검지로 찍었다· 군침 도는 장면을 발견했으니까·

“손! 손을 잡고 퇴장하잖아!!”

강우진과 카라가 손을 잡은 채 무대를 빠져나가고 있다· 이는 당연히·

-파바바바박!

200 넘는 기자들의 카메라에 절절히 담겼다· 그런 우진 포함 ‘야수와 미녀’ 팀이 홀에서 복도로 나왔을 무렵 강우진의 손을 잡은 카라가 우진에게 작게 읊조렸다·

“놀랐죠? 갑자기 손잡아서·”

어 완전· 심장 터질 뻔· 알맹이 강우진은 비명 비슷한 걸 지르고 있었다만 주변에 보는 눈이 많았다· 강우진이 무던한 얼굴로 답했다· 진심을 은근 섞었다·

“네 놀랐네요·”

“거짓말· 솔직히 말해봐요 당신 배우 되기 전에도 인기 많았죠?”

“글쎄요 그다지·”

여기서 무리 중 마리아 아르마스가 끼었고·

“뭐야 겸손 안 어울리는데요· 그 얼굴에 인기가 없다는 게 말이 돼요?”

급격히 미간을 구긴 마일리 카라가 으르렁댔다·

“방해하지 마 괜히 우진씨에게 말 걸지도 말고·”

“네네- 그러죠·”

흐뭇하게 바라보던 빌 로트너 감독이 강우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속삭였다·

“‘야수와 미녀’로 많은 걸 얻었네 이제 우진씨는 팬들의 사랑과 인정만 받으면 되겠어· ‘야수’로서 말이지· 편집을 서둘러야겠군·”

그렇게 빌 로트너 감독이 무리에서 이탈했다· 배우들도 하나둘 빠졌다· 슬슬 강우진과 마일리 카라도 헤어져야 했다· 둘 다 다음 스케줄이 있었으니까·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우진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도 고민했다·

‘여기선 뭔 말을 해야 되냐? 톡 한다? 아니 그건 한국 인사잖아!’

다행히 먼저 말을 꺼낸 건 마일리 카라였다·

“전화할게요·”

생각보다 심플했다·

이어 1시간쯤 뒤 마일리 카라와 헤어진 강우진이 ‘월드 디즈니 픽쳐스’와 얘기를 마치고 승합차에 올랐을 땐·

“유후!!”

“올~~~~~”

“남자다 남자!!!”

팀원들의 환영과 축하가 쏟아졌고 미리 내용을 알고 있던 꽁지머리 최성건이 강우진에게 박수치다가 태블릿을 보였다·

“예상했겠지만- 헐리웃이 핑크빛이네· 너네 얘기로 가득한 거 봐라·”

외신은 ‘세기의 커플’ 얘기로 반쯤 미쳐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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