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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Chapter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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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회 (3)

하인즈가 차갑게 가라앉은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세계 전체가 적으로 돌아선 듯한 중압이 그 일 점에 쏟아져 내렸다·

그러나 어지간한 이들은 이미 숨이 멎고도 남았을 그 압박감 속에서도 노인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여전히 웃음기 띤 얼굴로 턱수염을 쓰다듬고 있을 뿐이었다·

‘번천회의 전 지부장이었다고?’

하인즈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확실히 놀라운 내용이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두었던 그조차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하지만 당장 가장 큰 의문은 그 내용 자체가 아니었다·

‘그걸 왜 나한테 말해주는 거지?’

그건 흑영이 아는 정보를 탈탈 털었음에도 듣지 못한 사실이었다·

아마 당사자의 말마따나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오직 자신만 알고 있던 비밀이었을 터·

그런 것을 처음 보는 남인 하인즈에게··· 아니 본인이 키워온 조직에 쳐들어온 적에게 순순히 털어놓는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대체 무슨 생각이냐?”

하인즈는 그 의문을 숨기지 않았다·

어차피 지금의 흐름은 이미 이쪽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

굳이 상대의 속마음을 캐내기 위해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

여차하면 힘으로라도 강제로 털어놓게 하면 그만이었으니·

“딱히 별다른 의미는 없소· 그저 같은 목적을 지닌 동지끼리 속 터놓고 이야기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

“같은 목적이라····”

“번천회를 무너뜨리는 것· 그걸 바라던 거 아니었소?”

흑룡주가 심유한 눈으로 하인즈를 바라보았다·

그의 검은 동공 안쪽에서 새까만 기운이 일렁거렸다·

“—가면무도회에선 말이오·”

“흐음·”

하인즈가 고개를 비틀었다·

상대가 그 이름을 알고 있다고 해서 놀랍진 않았다·

마스커레이드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긴 했으나 목격자가 한둘이 아닌 이상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가 흘러 나갈 수밖에 없었으니까·

애초에 굳이 그 이름을 숨길 생각도 없었고·

“믿을 수 없군·”

문제가 되는 것은 다른 쪽이었다·

“먼저 선공을 해 놓고 이제 와서 같은 목적을 가진 동지라···? 아무리 봐도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되는대로 변명을 늘어놓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아·”

바로 신뢰의 문제·

아무리 지금은 평화롭게 대화나 나누고 있다지만 이 자리는 결코 친분을 다지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가 아니었다·

자신의 안방에 쳐들어와 마음대로 헤집고 다닌 침략자에게 징벌을 가하기 위한 자리였지·

“으음 그건 미안하게 됐구려· 하지만 이쪽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오·”

“사정이라?”

“그대는 번천회의 예언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소?”

“예언자? 오라클을 말하는 건가?”

“···흐음 혹시나 했는데 진짜였군· 설마 그 이름을 말하고도 그녀의 시선을 피할 수 있을 줄이야·”

하인즈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무슨 변명을 하려는 건가 싶더니 갑자기 웬 딴소리란 말인가?

“그녀의 예언은 단순히 미래의 단편을 엿보는 게 전부가 아니라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흐름과 인간들이 무의식중에 방출하는 사념을 읽고 운명을 예단하는 것에 가깝지·”

그 싸늘한 분위기를 느꼈는지 흑룡주는 곧바로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는 지구 전체· 더구나 누군가가 그녀를 명확히 지칭한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낸 순간 곧바로 그 시선에 포착되어 표적이 되어버리오· 물론 세상엔 여러 가지 능력이 있으니 그걸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최대한 작은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게 좋다며 말을 마친 그가 묘한 표정으로 하인즈를 그 주변을 휘감은 무언가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 정도로 반응이 없는 경우는 처음이군· 모종의 방법으로 추적을 막은 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느낌인데·”

그리곤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앞서 하던 말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왜 자신이 흑룡회가 이런 복잡한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는지·

“아쉽게도 우리 흑룡회는 그대와 같은 능력을 지니지 못해서 말이오· 그렇지 않아도 그대들이 동남아에서 벌인 일 때문에 그녀의 경계심이 최대치로 치솟아 있을 텐데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혈맹과 협력하는 의도를 품고 접촉을 시도했다간····”

그 행동 자체만으로도 발각당할 위험이 매우 커진다고·

그래서 실행자인 흑영에겐 처음부터 아예 그와 관련된 말은 꺼내지도 않았다고 한다·

결국 그 소동은 감시망을 우회해 그와 접촉하기 위한 방책일 뿐이었다는 뜻이었다·

‘오라클이 그 정도였다고?’

과할 정도로 신중을 기하는 그의 모습에 하인즈가 슬쩍 한쪽 눈썹을 추켜세웠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가 오라클에 대해 아는 건 그리 많지 않았다·

그저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가지고 번천회의 행보를 진두지휘하는 사령부의 일각이라고만 알고 있을 뿐·

“비전투계라곤 하나 신화경의 경지에 도달한 이였으니 당연하지 않겠소? 비록 천기누설의 죄를 범한 탓에 대부분의 격을 포기해야 했지만 그 대신 지구에서의 제약이 대부분 사라졌으니 결코 무시할 수 없지· ···뭐 보아하니 그대와는 아예 상극인 것 같긴 하지만 말이오·”

하지만 흑룡주는 오히려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면서 연신 그의 주변을 훑어보는 모습이 오라클의 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그가 어지간히 신기해 보이는 듯했다·

“그래 그건 이해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천천히 하기로 하고···· 이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남았군·”

그에 눈을 가늘게 뜬 하인즈가 가만히 상대를 바라보았다·

동시에 대화를 나누는 동안 잠잠했던 주변 공기가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수상한 낌새를 내비치는 순간 곧바로 마주한 이를 찢어발기기라도 할 것처럼·

“고하라· 번천회의 전(前) 동아시아 지부장 역천자·”

자욱한 피 안개가 주변 가득 퍼져 나갔다·

“네 진정한 목적 어째서 번천회를 배신하고 그들을 적대하려는 지를·”

그 어떤 거짓도 용납하지 않는 준엄한 시선이 노인의 심상을 똑바로 주시했다·

“그리고 내가 왜 너를 믿어야 하는지를·”

그 한마디 한마디가 끝날 때마다 점차 커져가는 위압감에 흑룡주도 더는 태연한 기색을 유지하지 못했다·

금방이라도 대응 태세에 들어가려는 육체를 억지로 억누르는 듯 몇 차례 움찔거리던 그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 그거야 당연하지 않소?”

그리곤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재차 말을 이었다·

“번천회주의 계획대로 된다면 지구의 인간 중 최소 절반 이상은 절대로 살아남지 못할 테니까·”

그건 생각했던 것보다 인도적인 이유였으며·

동시에 예상 이상으로 전 지구적인 스케일의 문제였다·

***

‘마스커레이드··· 대적자들의 집단인가·’

번천회주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의 시선에 이 세계 전체를 휘감은 거대한 법칙이 비쳤다·

‘이게 너의 뜻이냐 아카샤·’

세상에서도 오로지 그만이 온전히 관측할 수 있는 초차원적인 시스템의 일각·

지구의 유일한 지성체인 인간들에게 각성이라는 축복을 내리고 그럼으로써 신비라는 기적을 누릴 수 있게 만들어준 힘의 근원이 바로 저것이었다·

‘동시에 세상을 멸망으로 이끄는 파멸의 열쇠이기도 하지·’

지이잉—

-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반드시 ···가 되어····

우웅—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젠 익숙해진 두통과 함께 귓가에 이명이 울려 퍼졌다·

자신의 목소리인 듯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낯선 이질적인 음성이 윙윙거리며 뇌리를 뒤흔들었다·

하지만 그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세상의 법칙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제 와선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으니·

그런 그의 눈가에 이제는 과거가 되어버린 미래의 단상이 스쳐 지나갔다·

쇄국 정책을 펼치던 나라가 외세에 못 이겨 무너지듯— 결국 이겨내지 못하고 멸망해 버린 세상의 모습이·

‘방해가 있을 건 예상했다·’

항상 그랬다·

축적된 지식으로 미리 어떤 대응을 해도 소용없었다·

마치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그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다가와 항상 그의 계획을 망쳐놓았다·

‘하지만 나는 확실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확언할 수 있었다·

그만큼 누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대응은 효과적이었다·

갖은 제약 속에서도 점유율을 이 정도로 올린 건 지금까지 중에서 최고라 할 수 있었으니까·

문제가 있다면 단 하나·

자신이 나아간 만큼 시스템의 억지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

그의 성과가 커진 만큼 대적자의 수준도 전에 없이 위협적이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하회탈과 팬텀 이계의 성자와 사자탈 그리고····’

자신처럼 차원을 마음대로 넘나들 수 있는 적이 하나도 아니고 다수·

심지어 그들의 정체를 아직까지 완전히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였다·

일단 적에 대해 파악이 되어야 어떻게 방책을 강구하든지 할 터인데····

“아하! 회주! 여기 있었군요!”

그렇게 그가 깊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어딘가 방정맞은 이의 목소리가 그의 상념을 끊고 들어왔다·

“마침 드리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잘 됐습니다!”

그가 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다가오는 회갈색 머리의 중년인 닥터·

자신의 몸에 대체 무슨 짓을 한 건지 형광 노란색으로 빛나는 한 쌍의 눈이 발광하듯 일렁거렸다·

“아아! 역시 회주도 알아본 모양이군요? 이 눈 굉장히 멋지지 않습니까? 로데카 차원의 주시자라는 놈에게서 추출한 인자를 기틀로 이것저것 덧붙여본 건데····”

그리곤 언제나처럼 딴 길로 새서 이런저런 잡담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다양한 종족의 소재를 융합한 신체와 인위적으로 조율하여 새긴 영력 회로 그리고 온갖 과학 문명의 산물들이 뒤섞인 인공 의체까지·

그것들을 하나하나 꺼내 보이며 자랑하듯이·

“역시 호문쿨루스로 배양한 육체는 이런 면에서 훨씬 유연하더란 말이죠?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빨리 몸을 갈아탈 걸 그랬습니다· 순수한 인간 함량이 너무 높은 몸뚱이는 영 융통성이 없어요!”

여태까지 쌓아온 자신의 격이 떨어지든 말든 본인의 몸까지 연구 재료로 삼아 인체실험을 했던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불만스럽게 툴툴거렸다·

물론 과거 스스로의 몸을 여러 갈래로 찢어서 미리 배양해 두었던 덕분에 이렇게 부활할 수 있었던 거긴 하지만·

“완전 진화 생물 프로젝트가 성공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 말이 나와서 그런데· 마스커레이드에 그 사자탈이라는 친구 아무래도 저와 구면이었던 거 같습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렴풋이 떠오르는 게····”

“닥터 슬슬 본론으로 넘어가지·”

그때 정신없이 이어지는 그의 말을 조용히 들어주던 번천회주가 나직이 한마디 했다·

지금까지 기다려준 것만 해도 그 직위에 대한 예우는 충분히 해 줬을 터·

차원 하나를 먹어 치우고 온 직후였기에 당분간은 힘만 과하게 쓰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유폐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여유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끝도 없이 이어지는 그의 헛소리를 계속해서 참고 들어줄 생각은 없었다·

“으히힉힉! 이거 너무 신이 난 나머지 잠깐 잊고 있었군요!”

자신의 이마를 탁 친 닥터가 싱글거리며 회주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어딘가 기꺼운 듯한 기색으로 재차 말을 이었다·

“이번에 잠들어 있던 사이의 로그를 한번 쭉 훑어봤는데 굉장히 흥미로운 사실 하나가 발견되었습니다! 누군가 제가 락을 걸어둔 시스템에 해킹을 시도했더군요?”

“해킹?”

“그냥 어중이떠중이가 아니었습니다! 거기까지 접근했다는 것 자체가 어지간한 초과학 문명의 양자 컴퓨터 이상이라는 소리니까 말이죠·”

또 기기의 성능만이 아니라 그걸 다루는 수준도 만만치 않았다는 뜻이었다·

그가 가진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아니었으면 정말로 뚫려버렸을지도 몰랐을 정도로·

“그래서 역추적을 시도해 봤는데 그쪽도 보안에 상당히 신경을 기울였는지 위치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흐힉힉~ 이거 참 정말 부끄럽습니다!”

물론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한 건 아니었다·

발원지가 어디인지까지는 알아내진 못했으나 그 해커 능력자가 남긴 흔적을 찾아내는 데는 성공했던 것이다·

“···동남아시아 전역에 대한 대규모 해킹이라·”

그들이 긴급회의를 하게 만든 결정적인 원인·

동남아시아 지부가 무너진 사태에 그 미지의 해커가 깊숙이 개입했다는 증거였다·

“마스커레이드·”

“바로 그겁니다! 그만한 해커를 보유하고 있다니 단순히 힘만 강한 놈들이 아니었다는 뜻이죠! 우효홋~ 한 번 직접 맞상대해 보고 싶은데 하필 최근엔 또 활동을 멈춘 것 같더군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진심으로 아쉬워하는 닥터를 외면한 번천회주가 지그시 눈을 감았다·

그의 계획을 방해하는 대적자들이 모인 집단 마스커레이드·

거기에 닥터가 감탄할 정도의 정보통신 계열 능력자가 소속되어 있다는 건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겨낼 것이다· 그 어떤 방해가 있더라도· 설령 더 많은 희생을 치르게 되는 한이 있다 하더라도·’

모든 것은 이 세상·

지구를 멸망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그것이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회귀자로서의— 그의 사명이었다·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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