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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Chapter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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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8

간단하게 현재 상황을 정리하고 들어가자·

놈은 근접 전투가 메인으로 보인다· 칼을 들고 있으니까 전위일 것이다··· 라는 단순한 추측은 아니었다· 연미복 너머로 드러나는 근육과 발걸음을 근거로 판단한 것이다·

투척용 무기는 보이지 않는다· 원거리 공격 수단이 있다면 마력 투사체나 마법 쪽이 아닐까·

내게로 돌진해 오는 속도는 내가 상대해 본 누구보다도 빠르다· 눈 감았다 뜨면 레이피어의 날 끝이 몸에 구멍을 낼 것 같은데·

우선 접근을 막는다· 프라이드가 높은 계열인 것 같으니 자존심을 건드리는 쪽으로 환상 마법을 짜 올린다·

“『질투 폭발』·”

“흥!”

놈은 코웃음을 쳤다· 그래 실컷 방심해 둬라· 내 환상 마법이 다른 마법사와 같은 종류라고 생각하면 오산····

채앵!

놈은 레이피어로 마법을 튕겨냈다· 이런 시발·

이젠 나도 대충은 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 일어나면 그건 상대방이 우화를 썼다는 뜻이다· 정확히 무슨 능력이지?

마법을 튕겨내느라 속도가 조금 줄기는 했지만 질주가 멈춘 것은 아니었다· 거리가 완전히 좁혀질 때까지 내게 남은 건 한 턴·

거리를 벌리는 데 턴을 소모하면 시간 조금 끌고 따라잡힐 거다· 놈과 나 사이의 기동력 차이는 상상 이상이었다·

전생의 여러 창작물을 떠올렸다· 동서고금 상대방의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쪽이 승률이 높은 법이다· 나는 이번 턴을 놈의 우화를 파헤치는 데 쓰기로 했다·

“『발목 붙잡는 우울』 『하이덴마르크의 갈매기』·”

다른 유형의 환상 마법을 써서 뿌렸다· 정신파를 날리는 쪽과 빛으로 환상을 만들어내는 쪽· 그리고 눈도 깜빡이지 않고 관찰했다·

마법이 놈의 반경 5미터 이내로 들어가는 순간 응고되었다·

물리적인 성질을 갖고 있지 않을 환상 마법에 물리력이 깃들었다· 공기포를 쐈더니 그게 삽시간에 얼음포로 바뀐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상대는 마법적 패링이 가능하다· 체크·

채챙!

놈은 이번에도 마법을 쳐냈다· 거리가 완전히 좁혀졌다· 서로의 눈동자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의 거리에서 녀석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레이피어가 날아든다·

승리의 확신이 담긴 눈깔이었다· 마법사가 접근을 허용했으니 다 잡았다고 생각했겠지·

···나한테 AI가 없었으면 말이다!

망막 위에 지시가 표시되었다· 오른발을 앞으로 한 걸음 뻗어 진각을 밟고 들어오는 레이피어를 손등으로 막아 흘려내면서 몸의 중심선을 노려 반대 손으로 타격한다·

마력을 끌어모아 밀어내듯이 친다· 

투웅-!

“···큭!”

커다란 종이 울리는 것 같은 소리가 울려 퍼지며 놈은 허공에 떠서 3미터를 붕 날아갔다· 나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꼭 해보고 싶었던 대사를 조용히 말했다·

“태극권·”

“마법사가 주먹질이라고···?”

놈은 금방 털고 일어났다· 아파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예상은 했지만 유효타는 아니었다· 내가 마법사가 아니라 전사를 했으면 방금의 한 수로 전신의 기혈을 다 진탕을 내놓았겠지만 어쩌랴· TRPG 하려면 환상 마법사 해야지·

놈은 당황한 듯했지만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거리를 좁혀왔다· 망막 위의 메시지가 여러 궤적을 그려냈다· 성공 확률과 예상 피해도·

전투 시뮬레이션을 셀 수 없이 거듭한 AI 코드명 『천마』의 전투 보조 시스템이었다· 나는 이죽거렸다·

“마법사는 뭐 거리만 좁히면 당해줄 줄 아셨습니까?”

“이상한 움직임으로 흐느적거리긴···!!”

후발선제(後發先制)를 핵심으로 삼는다·

탓 타앗· 팟! 파박!

손목과 손목을 엮어 걸고 들어오는 상대의 힘을 역이용해서 넘긴다· 급소를 노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대한의 타격을 가한다· 유능제강에 사량발천근이다 이 새끼야·

빡!

놈의 턱을 후렸다· 고개가 팩 꺾인 녀석의 눈동자에 열이 팍 올랐다가 순식간에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위험 신호다·

퍼엉-! 쐐애애애액!

발바닥 아래에서 마력 폭발을 일으켜 내 몸을 뒤로 발사했다· 원래 내 몸이 있었던 곳에 눈으로 쫒기 힘든 5연타가 퍼부어졌다· 

안 물러났으면 몸이 벌집이 됐을 거다·

“후우····”

“·······”

놈은 한숨을 뱉으며 흐트러진 앞머리를 쓸어 뒤로 넘기며 무언가를 눈치챘다는 듯이 씨익 웃었다· 

“인정해 주지· 왜 마법사가 주먹질을 익혔는지는 모르겠지만 천민 주제에 제법이군·”

“그렇게 내려치면 천민 펀치에 맞은 턱주가리가 덜 아프답니까?”

“···하 하하· 그렇게 혀를 놀려봤자 네 호흡이 숨겨지지는 않아· 조금 전부터 숨을 쉬고 있지 않던데 팔다리도 떨리고 있군· 앞으로 몇 분이나 재롱을 부릴 수 있지?”

“·······”

들켰네 시발·

당연히 전위로 뛰어다니는 놈의 신체 스펙을 마법사가 따라갈 수는 없다· 그러니 적어도 세 수 앞을 읽어내 미리 움직이고 있어야 맞대응이 가능하다· 

여기에 시뮬레이션 시설을 가지고 온 것도 아니니까 『천마』의 전투 보조시스템은 내 뇌에서 돌려야 한다· 몸을 움직이는 것도 뇌가 해야 하고· 솔직히 머리에서 쥐가 날 것 같다· 

몸이 움직임을 못 따라가는 것도 크다· 평소에 안 쓰던 몸으로 무협지를 찍으려니 당연히 부작용이 발생하는 중이고 호흡은 개판이 났으며 폐가 쪼그라붙어서 숨이 막혔다·

심지어 놈은 타격을 입은 것 같지 않았다· 하긴 마법사가 주먹질을 했는데 그걸로 데미지가 들어갈 거라고 기대하면 그놈이 이상한 거지·

숨 고를 시간이라도 벌자·

나는 입을 벙긋거리면서 마법으로 목소리를 냈다· 그렇게 멀쩡하게 말하는 척하면서 놈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씩 숨을 쉬었다· 산소가 이렇게 달았나·

“우화를 쓴 겁니까?”

“우화(羽化) – 『마력경화(魔力硬化)』· 내 주변의 마법은 실체를 가지지· 저주도 축복도 모조리 말이다·”

“·······”

“절망스럽겠지· 좀 더 발버둥 쳐봐라! 천민 네 재롱에 박수를 보내 줄 테니·”

그러니까 내 마법이 화살이나 짱돌같이 변한다는 건데·

환상 마법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지만 전투에서 가장 큰 메리트를 꼽자면 거의 필중한다는 점이다· 그러니 겨냥할 필요가 없었다· 상대의 정신방벽만 신경 쓰면 되는 것이고 뚫어내면 99% 먹힌다·

하지만 물리적 실체가 부여된다면 그 장점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나마 있었던 메리트마저 뺏어가야 속이 시원했냐·

실체를 부여한다라?

그러면 매직 미사일처럼 운용하면 그만이다· 나는 가벼운 마법을 수십 개 준비했다· 발바닥 간지러움부터 시작해서 환상통까지·

놈의 우화는 마법을 막는 게 아니라 마법을 고체화시켜 직접 쳐내는 거다· 놈이 레이피어로 못 쳐내면 맞는다는 이야기다·

단발로 발사하니까 놈이 쳐냈으면 다 쳐낼 수 없을 정도로 쏴 갈기면 되는 일이다· 어디 한 번 스물이 넘는 마법도 패링해 봐라!

“검막·”

샤샤샤샤샤샥-!

얇은 종이를 베어내는 것 같은 예리한 소리가 수십 번 울리고 내 마법이 모조리 찢겨나갔다· 베네트가 사용하던 전방위 보호기였다·

“···이걸 쳐내네·”

“나의 우화는── 너와 나 마법사와 기사를 같은 링 위에 세우는 능력이지· 이건 서로의 빈틈을 찌르는 싸움이 아니다· 공정하게 서로의 실력을 비교하는 싸움인 거다 천민·”

“마법사랑 기사를 근접전으로 붙이는 게 공정한 거냐?”

“싸움에 공정이 어딨지?”

“·······”

이새끼가·

긁혔다·

저새끼 눈빛을 보면 여전히 차갑다· 방금 전 그거 일부러 내 평정심을 깎아 먹으려고 계산하고 친 멘트다· 그래도 긁히는 건 긁히는 거다·

뻔한 궤적이라서 막힌다면 네가 나만큼 천재가 아니면 알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쏴 갈겨주마·

마법을 쏜다· 그리고 그 마법의 궤적과 겹쳐 충돌하도록 마법을 쏜다· 그것을 동시에 거듭해서 반복한다· 당구공처럼 마법이 마법끼리 부딪혀 궤적을 어지러이 꼬아버린다·

팅 티디디디딩!

“···잔재주를!”

어디 도탄 되는 궤적까지 한 번 계산해서 막아봐라 십련아!

쉬이이이익!

레이피어가 다시금 현란한 궤적을 사방으로 뿌려댔다· 하지만 한 손으로 파도를 막아낼 수는 없는 법이다· 지면을 때리고 튕겨 나간 마법 하나가 놈의 가드를 뚫고 가슴팍으로 들어갔다·

맞았다···!

티잉!

놈의 목걸이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며 마법을 막아냈다· 나는 허 하고 한숨을 흘렸다·

“···아티팩트?”

“마법을 쳐낼 줄 안다고 해서 보호장비를 안 입을 이유는 없지·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나? 천민·”

연미복 입고 레이피어 드는 마법패링쟁이면 컨셉 빡세게 지킬 줄 알았지!

이걸 마방템까지 둘둘 두르고 왔다는 말이냐· 서러워 뒤지겠네·

트릭샷을 안 쏘면 튕겨내니까 안 맞고 적중하더라도 약한 마법은 막힌다· 그 와중에 빠른 속도로 레이피어를 찔러 들어온다·

이건 새로 마법을 만든다고 먹힐 상황도 아닌 데다가 이길 수 없다면 튀는 게 맞다· 하지만 분신 뿌리고 도망간다고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은데····

마탑주 올 떄까지 버티거나· 어떻게든 잡거나·

아티팩트 저런 거 뚫으려고 만든 게 파심현전이다· 캐스팅 시간을 벌고 / 적중시키면 이길 수 있다·

그러니 캐스팅도 하면서 도탄처리해가지고 막아내지 못할 트릭샷을 갈겨야 한다는 소리인데· 못 할 건 아니다· 나한테 조금만 시간을 주면 해낼 수 있다· 

쐐애애액!

“···큭!”

“좀 더 발버둥 쳐보지 그러나? 으응?”

그 조금의 시간이 없어서 문제다· 슬슬 몸이 못 버틸 것 같다· 근육을 한계까지 쥐어짜서 움직이고 있는 데다가 뇌로 시뮬레이션을 깡으로 돌려버리는 것도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었다·

잠깐 블랙아웃이 왔다· 앞이 새까매졌다· 급하게 마력을 돌려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니 정신은 돌아왔지만·

피슛·

어깨가 뚫렸다·

달군 꼬챙이로 찔리는 듯한 아픔이다· 괜찮다· 아픔은 견뎌낼 수 있다· 더럽게 아프다· 전위가 없는 게 문제다· 전위가·

홀로그램을 써서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을까· 예측은 비관적이었다· 짱돌 정도나 집어들 줄 아는 홀로그램으로는 저지력이 없다·

궁리하는 사이 놈의 표정에도 초조함이 스쳤다· 원래라면 진작에 죽였을 마법사가 시간을 질질 끌고 있으니 위기감을 느낀 걸까·

놈은 입을 열었다· 

“자탑주의 제자라더니··· 불량품에게 마법을 배워서 그런지 엉망이군·”

“·······”

도발이다· 원시적인 도발이다· 이런 거에 넘어갈 정도로 정신 수양이 얕지는····

“먼저 죽어서 기다리고 있어라· 자색 마탑주도 곧 따라가게 될 테니까·”

이 씹새끼가·

흔들렸다· 원래라면 안 흔들렸을 것 같은데 데이트를 해 달라는 마탑주의 얼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자 생각보다도 감정이 욱 하고 올라왔다·

전투 보조시스템이 붉게 점등하며 경고했다· 

주먹이 가까이 다가왔다·

내 명치에 놈의 주먹이 틀어박히고 나는 뒤로 튕겨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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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났다·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어떻게든 손가락이라도 까닥거리니 부스럭거리는 느낌이 났다· 

날아가는 순간 등에 뭔가가 닿는 느낌이 났었는데 이거· 건물 외벽을 뚫고 들어온 것 같았다· 얼마나 세게 맞았으면 등짝으로 벽을 부수냐·

반사적으로 온몸에 마력을 둘둘 감지 않았으면 죽었을 것 같다·

죽음의 위협이라·

“·······”

죽기 직전에 몰려도 두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사실 비장의 카드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당장이라도 강제로 우화가 가능했다·

‘그것’을 억제하고 있는 데에 소모하고 있는 뇌 용량· 그곳에서 리소스를 끌어오면 된다· 

‘그것’에 의해 막힌 나의 감정을 일시적으로 되찾은 다음 내 머리에 파심현전을 한 발 쏘는 거다· 그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론상 우화는 가뿐하게 가능할 거다·

잠깐만 끌어 쓴다면 ‘그것’에게 몸이 완전히 넘어가지는 않을 거다· 제법 잠식되겠지만 그리고 다시 억제하려면··· 옛날보다 조금 더 뇌 용량을 소모해야겠지만·

그래도 앞날을 걱정해서 여기서 죽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몸을 일으키며 머릿속에서 봉인을 풀어내려는 그때· 바닥을 굴러다니는 무언가가 보였다· 익숙한 디자인의 쇳덩어리다·

···갑옷?

수도기사단의 파워 아머였다· 내가 벽을 무너뜨리고 들어온 건 수도기사단 본부 건물이었던 모양이다·

“·······”

파워 아머라·

===============================================================

레드번 공작이 보낸 암살자 로데루스는 흙먼지가 피어오르는 수도기사단 건물로 다가갔다· 마법사를 확실하게 마무리 지어야 했다·

강적이었다·

전투 자체는 자신이 시종일관 압도했고 이제는 마지막 일격을 꽂으러 가는 형국이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이 온갖 이점을 둘둘 두르고 전투에 임했기 때문이다·

아티팩트를 챙겨서 나오지 않았다면 도탄된 마법에 당했을 테고 마법사의 천적이나 다름없는 우화를 갖고 있지 않았다면 벌써 죽었을 터· 

애초에 마법사가 자신과 근접전투를 끌어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됐다· 분명히 자신이 훨씬 빨랐는데도 눈치채고 보면 마법사의 손이 먼저 닿아 있었으니·

비슷한 스펙을 갖고 있었더라면 졌을 거라는 사실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실패자에게 가해지는 패널티는 무겁다· 로데루스는 실패했을 때를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어떤 수를 써 올지 모르는 놈이다· 신중하지만 빠르게 머리에 레이피어를 꽂아 넣는다· 로데루스는 무너진 외벽의 잔해를 즈려밟고 안쪽으로 발을 들이밀었다·

그 순간 잦아들어 가는 흙먼지 속에서 세 명의 그림자가 뛰쳐나왔다·

파워 아머를 입은 홀로그램이었다·

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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