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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Chapter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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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1

때는 바야흐로 수십 일 전 미친 마법사가 긴긴 출장길에 오른다는 소식을 들은 일반 학생들이 ‘드디어 촉수로부터 해방이다!’라며 축배를 들고 있을 무렵·

그가 수업 대용이라며 남겨 둔 『시련의 탑』이 도대체 뭘 하는 물건인가 호기심을 품는 학생들이 있었다·

『3용사』 파벌의 대표 베네트·

『금색』 파벌의 리더이자 금탑주의 수제자 고르디우스· 애칭 골디·

『일반 학생』 파벌··· 이라기보다는 그냥 남는 애들 중에서 아무나 나온 엔버스 레드번·

『장미 휘장』 파벌의 정신적 지도자 백렴공녀··· 와 그녀를 따르는 충성스러운 귀족 스무 명· 우글우글·

베네트는 점잖게 물었다·

`대표로 한 명씩만 나와서 살펴보기로 한 게 아니었나?`

`저 저는 혼자서 오려고 했는데요····`

백렴공녀가 우물쭈물하자 뒤에 우르르 서 있던 『장미 휘장』 멤버들이 들불같이 들고 일어서서 소리쳤다·

`그러면 지금 공녀님을 홀로 놔두라는 거냐! 너희들이 대체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우우우!`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섬기는 분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길도 헤쳐 나가겠노라 방패에 영혼을 걸고 맹세했으므로!!`

`우리들의 충성 맹세는 어떠한 예의나 법도보다도 우선순위에 있다!`

미친놈들이네 이거·

베네트는 안타깝게 됐다는 표정으로 백렴공녀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과잉 충성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공녀 또한 걱정해 줘서 감사하다는 눈짓을 했다· 저쪽 파벌은 공녀 빼고는 정상인이 없었다·

그 아이컨택을 보고 공녀의 추종자가 펄쩍 뛰면서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어딜 보시는 겁니까!!`

`어디도 보지 않았다만·`

`분명 공녀님의 넓은 마음에 눈길을 두었겠죠 이 파렴치한 같으니!`

`옆에 니오레가 있는데 내가 공녀의 넓은 마음씨에 눈길을 빼앗겨야 할 이유가 대체 어디에 있다는 거냐·`

`······!!`

베네트의 대답에 공녀 추종자로부터 무수한 야유의 함성이 쏟아졌다· 눈치채고 보니 어느새 그 사이에 타라가 끼어서 ‘베네트 죽어!’ 등의 험담을 내뱉고 있었다·

가슴 얘기가 나와서 화가 좀 났던 모양이다·

금탑주의 수제자는 그 촌극을 보면서 혀를 끌끌 찼다· 그리고 자신의 손목시계를 가리키며 짜증을 냈다·

`그 농담 따먹기를 하는 시간 동안 보석상이 30골드 손해를 봤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참을 수 없군! 이대로 시간만 낭비하고 있을 거라면 나는──·`

`여기 100골드에요 고르디우스 경·`

`언제까지고 기다릴 수 있고 말고요 공녀님· 편히 말씀들 나누십시오·`

저것도 머리가 정상은 아니었다· 아카데미의 공룡보다 커다란 움직이는-탑승 가능한-거대-갑옷을 만들겠다는 비원이 있다는 모양인데 연구비가 장난 아니게 들어서 식비도 아낀다는 카더라가 있었다·

베네트는 설명서라고 붙은 팻말을 쭉 읽어본 뒤에 간단히 정리했다·

`혼자서도 팀을 이뤄서도 좋다는군· 마법진 위로 올라가서 시동어를 외우면 시련의 탑에 입장할 수 있다는 모양이다· 다만 한 팀이 이용 중일 때··· 다른 사람들은 이용할 수 없다·`

`어떤 시련일까요?`

`전투 능력을 테스트 해 볼 생각이라고 들었다· 시련의 탑은 정규 10층까지 존재하고 돌파 기록은 옆의 대시보드에 새겨진다· 그리고 10층을 돌파한 학생에게는··· 소원권을 주겠다는군·`

`소원권의 가치는 얼마 정도라고 생각하나? 베네트· 네 생각에는 이게 돈이 될 것 같나?`

베네트는 여전히 품 안에 소중하게 보관 중인 자색 마탑주 이용권을 떠올렸다· 미친 마법사는 그만한 보수를 선뜻 건넬 수 있는 남자다· 그런 이에게 소원을 빌 수 있는 권리라고 하면····

`나라면 팔지 않을 거다·`

`흥미로운 말을 하는군· 너 정도의 실력자가 그렇게 판단한다면 확실히 도전해 볼 만한 시련이라고 할 수 있겠어· 『시련의 탑』에는 내가 먼저 들어가지!`

`우우우! 공녀님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계신데 어느 안전이라고 멋대로 들어간다는 말이냐!`

`···저는 먼저 들어가셔도 상관없는데요·`

공녀의 의사 없는 공녀팀과 금색 파벌의 의사 없는 금탑주 수제자의 자강스물하나천 말싸움이 벌어지고 있을 때 베네트의 멱살을 잡고 짤짤 흔들고 있던 타라가 넌지시 말했다·

`이미 쟤가 들어간 거 아냐? 그 공작가치고 꼬질꼬질한 애· 레드번의·`

`···?!`

`서 선수를 치다니···!!`

`그러면 다음 순서는 평화롭게 가위바위보로····`

학생들은 마법진 앞에서 우당탕탕 순서를 정했다·

===============================================================

10분 후·

엔버스 레드번은 새하얗게 불탄 채로 마법진에서 비틀대며 빠져나왔다·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학생들의 시선이 가운데로 집중되었다·

그가 사출되고 나자 마법진 옆에 둥둥 떠다니는 석판에 서서히 글씨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1· 엔버스 레드번 / 3층 도달 / 클리어 기록 0일 1시간 32분

`···이렇게 표시된다는 거군?`

`안과 바깥의 시간 흐름이··· 다르네요·`

`일어나라 엔버스 레드번 빨리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꺼내 봐라! 내가 무려 10골드를 주지·`

`···그건 제가 드렸던 금화가 아닌가요?`

골골대던 엔버스 레드번은 수통에서 물 한 모금을 마신 뒤에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안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증언했다·

`1층은 넓은 원형의 공간이었고 오크가 한 마리 나왔다· 일반적인 놈은 아니었어· 근육이 오크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도끼가 무거웠지· 움직임이 굼떠서 이길 수 있었다·`

`오크라····`

`2층은 숲이었고 오우거가 나왔다· 숲 곳곳에는 장전되지 않은 발리스타가 설치되어 있었어· 나는··· 부끄럽게도 기물을 이용해서 놈을 잡았지· 내가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아니 오크에게 힘을 과하게 빼지 않았다면····`

`···? 오우거를 잡는데 기물을 써야지 그러면 뭘····`

엔버스 레드번은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1대1 맞다이를 뜨는 대신에 신외지물에 의존했으니 어찌 부끄럽지 않으랴· 

`그리고 3층은··· 사슬낫 사슬낫의 제니···!`

`사슬 뭐?`

`처음 보는 병기에 당황해서 템포를 놓쳐버렸다· 사슬에 낫을 연결한 무기였는데 그 사슬로 내 무기를 휘감아 빼앗더군· 하지만 힘 자체가 강했던 것 같지는 않아· 원심력을 이용해서 힘을 배가했던 거야· 다시 싸운다면 이번에는 하단을 조심하면서····`

싸움을 복기하면서 중얼거리던 엔버스 레드번은 학생들이 풀어 놓은 정보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틈을 노려 재전을 위해서 마법진으로 뛰어들었다·

`······!!`

`야 이 새끼야 혼자서 연달아 이용하는 게 어딨어!`

`포승줄 준비해· 저거 다시 나오면 묶어!`

다시 10분 후·

1· 엔버스 레드번 / 3층 도달 / 클리어 기록 0일 1시간 32분

   2· 엔버스 레드번 / 3층 도달 / 클리어 기록 0일 1시간 53분

`···큭! 발목을 노려올 줄은· 하지만 이번에는···!`

`잡아!`

엔버스 레드번은 꽁꽁 묶였다·

그리고 그 소동이 일어나는 사이 금탑주의 수제자가 마법진 속으로 다이빙을 해서 들어갔다· 

`······!!`

회고하기를 첫 1일차는 그야말로 야생의 시대였다· 마법진에서 나오는 놈을 포박하고 자신이 먼저 뛰어들어가야 하는 야생 그 자체· 

소란과 소문을 듣고 파벌 없는 일반 학생들까지 우글우글 모여들며 시련의 탑 앞마당은 좀 더 가열차게 개판이 되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자신 이외의 사람들은 모조리 경쟁자라는 마인드가 불러 낸 참극· 강의실은 온갖 모략과 배신 권모술수가 날아다녔다·

그런 혼란한 상황을 평정한 것은 베네트도 백설도 그 누구도 아닌 혜성처럼 강의실에 등장한 교수 알렉손이었다·

소문을 들은 알렉손은 이런 개꿀잼 컨텐츠를 학생들만 즐길 수는 없다는 생각에 맨발로 달려왔던 것이다·

알렉손 교수는 현실 시간으로 3시간 가량을 독점했다·

학생들은 중학교 형에게 오락실 게임기를 빼앗긴 초등학생의 심정으로 손가락이나 빨며 기다리고 있어야 했다· 언젠가 이곳에 법과 질서가 피어나리라 믿으며····

1· 알렉손 / 10층 도달 / 클리어 기록 1일 3시간 10분

   2· 고르디우스 / 5층 도달 / 클리어 기록 0일 5시간 25분

   3· 엔버스 레드번 / 3층 도달 / 클리어 기록 0일 1시간 32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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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찾아온 것은 평화와 질서의 시대였다·

10층의 벽에 막힌 알렉손 교수는 새벽 시간을 자신이 독점하는 대신에 나머지 시간을 공정하게 분배했다· 학생들은 실력에 관계 없이 평등하게 도전권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물론 도전권을 거래하는 일도 있었다· 싸움을 즐기거나 향상심을 품기보다도 놀고 먹는 쪽을 선호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기회를 거리낌 없이 팔았다·

혹은 동료들과 함께 탑을 오르다가 어느 시점에서 ‘벽’을 느껴버리고 흥미를 잃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절반 가까이 되는 인원이 이탈한 이후 학생들은 크게 다음과 같이 나뉘어졌다·

   ※랭킹권에서 다음 층을 뚫기 위해 노력하는 최선두 공략조·

`베네트 파티원을 한 명 정도 더 영입해보는 건 어때? 우리 아무래도 화력 부족인 것 같은데·`

`확실히· 7층의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잡는 데에 마력이 너무 소모된다· 화염 마법을 수련한 마법사라면 적당할 것 같군·`

[아 그렇다면 제가 아는 친구가 있어요· 셀비어라고 룸메이트인데····]

   ※공략조가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뒤를 쫒아가는 추격조· 

`공녀님 제가 돈을 주고 사 온 정보에 따르면··· 8층에는 거지가 나온다는 것 같습니다· 돈으로 매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전투 방식이나 특별한 강함에 대해서는 들은 게 없나요···?`

`아 네· 거지라는 것만·`

`음 돈이 많다고 그렇게 막 쓰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순수하게 자신의 / 혹은 파티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 탑을 오르는 도전조·

`발도술의 제이와는 1대1로 승부를 낼 테니까 끼어들지 마·`

`제발 엔버스· 오를 때마다 개털려놓고 왜 자꾸 승부를 한다고 그래!`

`야 놔둬· 쟤는 그냥 제이까지 가는 티켓이라고 생각하고 써· 택틱부터 점검하고 가자고· 엔버스가 제이한테 반으로 썰리면 우리가 그 후속타를 얼음벽으로 씹고····`

   그리고· 이들 어디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어느 순간부터 돌연 나타나기 시작한··· 뒤틀린 학생들이 있었으니·

`5층 보스 말인데·`

`그 발도술의 제이라는 남자?`

`그거··· 실전성이 있어 보이지 않냐?`

`?`

『시련의 탑』에 등장하는 적들에게 이러저러 깊은 감명을 받은··· 수련조!

`건카타라는 거 매직 미사일이 내장된 아티팩트를 양손에 들면 충분히 가능해· 충분히 ‘각’이 보여···!!`

`앞으로 발도술 수련하기로 했다· 나는 그 낭만을 잊을 수가 없다·`

`나 채찍마녀한테 당하는 게 너무 좋아···· 한 번 더 4층에 올라가면 나 나를 잘근잘근 밟아주실 거야· 너무 행복해·`

`정신 차려 이새끼들아!!`

미친 마법사가 아카데미에 독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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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틈바구니 사이에서 레드번의 사생아 엔버스는 수련을 거듭했다· 

제대로 돌봄 받은 적도 없고 햇빛도 안 드는 골방에서 자라 선심 쓰듯이 툭 던져준 레드번이라는 성씨 하나만 받고 자란 그에게 있어서 무력은 수단이자 목표였다·

강해지자· 강해져서 자신을 업신여겼던 형제들과 가족들 ‘너는 도저히 쓸모가 없다’며 내버리다시피 한 아버지 그 모든 사람에게 증명하자· 나는 쓸모 있는 사람이었노라고·

그리고 후회하게 해 주겠다· 나를 내버린 것을 그리고 어머니를 내버린 것을· 

그런 마음을 품고 아카데미에 왔다· 수련을 하루도 거른 적이 없었다· 그저 강해지는 것에만 집중했다·

재능은 없었다· 손아귀가 찢어져 피가 흐를 정도가 되어서도 좀처럼 실력은 늘지 않았다· 피나는 노력을 해도 간신히 중하위권에 머무를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런 그에게 반짝이는 별이 보였다·

『금탑』 파벌이 물량 공세로 탑을 공략해 보겠다고 선언해 가능한 한 많은 아카데미 학생들을 끌어모아서 도전했던 회차에서 함께 탑을 올랐던 엔버스는·

8층에서 허름한 옷차림의 거지를 만났다·

그는 나무 봉 하나로 달려드는 학생들을 제압했다· 경로는 단순했으나 단순하지 않았다· 손짓과 발짓 하나에 수천 가지의 오묘함이 담겨있었고 최소한의 힘으로 놀라운 효과를 내었다·

엔버스는 숨도 쉬지 못하고 거지의 춤사위를 바라보았다·

그를 제외한 모든 학생들이 전멸한 뒤· 엔버스가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거지가 말하길· 이는 무공(武功)이라는 대해(大海)에 뜬 조각배이며 그 이름은 타구봉법(打狗棒法)이라 했다·

그는 엔버스에게 3초를 양보했고 엔버스는 세 번의 공방 이후 날아온 몽둥이에 머리를 맞고 『시련의 탑』에서 쫒겨났다·

무공(武功)·

그 두 글자가 낙인처럼 머리에 남게 된 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좋은 휴일입니다 마이 프렌즈· 오늘은 침대와 농밀하고 찐하게 뒹굴 예정이랍니다·

쉴 생각을 하니 아주 군침이 싹 도는군요· 그러면 또 내일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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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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