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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Chapter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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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6

문은 사람으로 하여금 호기심을 품게 만든다· 문 뒤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하고·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을 평범하게 열든 발로 걷어차든 부수든 간에 그 너머에는 반드시 무언가가 있다· 금은보화 닌자 거대한 촉수 무엇이라도 있을 수 있다· 슈뢰딩거의 상자다·

내 환상 마법은 타인의 믿음을 동력원으로 삼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어느 정도의 물리력을 부여할 수 있게 된다· 

『답문승계(踏門昇界)』는 그러한 특성을 극한까지 이용한 마법이다·

첫 번째 피해자는 꾸며낸 것이다· 성질 급한 누군가가 성급하게 문을 열었다가 안쪽에서 뻗어 나온 기괴한 괴물에 의해 덥석 잡아먹히고 마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환상이었다·

하지만 그 환상을 목격한 피시전자들은 이 다음부터 문 너머에는 뭔가 무시무시한 함정이 깔려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자신도 문을 연다면 그 너머로부터 괴물이 튀어나오지는 않을까 두려워하게 된다·

문 너머에는 반드시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믿음· 그것이 『답문승계(踏門昇界)』를 미궁으로서 기능하도록 만든다·

불안을 부추긴다·

“초 촉수가 날 잡았어 날 잡았어!”

“방금 방금 발목에 뭔가가 스쳤···!”

아직 무르익지 않은 마법이 발휘할 수 있는 물리력은 고작해야 이 정도· 하지만 불안이 퍼져나가고 문 너머에 있을 ‘무언가’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면·

“끄 끌려간다! 끌려가···!”

“으아아아악!!”

약한 녀석들은 말 그대로 잡아먹을 수 있을 정도가 된다· 

이쯤 되면 머리가 돌아가는 몇몇은 이렇게 외친다·

“문을 열지 마! 제기랄··· 열지 말라고!”

“안 열면 돼! 열지 말고 있어!”

그때 다시 한번 독을 풀어놓는다· 『답문승계(踏門昇界)』에 걸린 녀석 중에서 아무나 한 명이 문을 열고 탈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다· 

“하 하하하! 여기야! 여기가 탈출구···!!”

쾅· 그리고 문이 닫혀버린다· 사용된 탈출구를 지운다· 문은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여기도 탈출구다! 얼른···!”

“나는 나는 자유야!”

쾅· 쾅· 문이 연이어 닫히고 지워진다·

하나 둘 송사리들을 풀어 준다· 그러면 미궁에 갇힌 이들은 이제야 규칙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이 수많은 문 중에서 몇 개는 탈출구이며 지금도 그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고·

혼란이 퍼진다· 탈출구에 대한 희망 믿음이 강해지는 만큼· 『답문승계(踏門昇界)』의 물리력과 구속력은 강해진다· 

“비 비켜! 이 문은 내가 열어볼··· 으아아악!!”

“이건 이건 틀림없이 탈출구야! 그렇게 쓰여 있는걸!”

갇힌 사람의 수가 줄어들수록 절박함이 고조될수록 단단해진다· 천천히 삼켜나간다· 그리고 잠깐의 여유를 가지면·

“막아! 침착하게 막으면서 출구를 찾으면····”

“무한히 이어지지는 않을····”

“살려 주····”

“·······”

자 이젠 서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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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발레즈는 널브러진 사람들 중에 올백 머리 중년의 멱살을 잡고 들어 올렸다· 무장 상태나 먼저 나선 태도를 보았을 때 이쪽이 머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 같았다·

“이 자는 심문을 위해서 자리를 옮기겠습니다·”

“·······”

“그 시선은 뭡니까 마탑주님?”

“아 아니· 아무것도····”

핑발레즈는 얕게 한숨을 내뱉고는 마탑주에게 타이르듯이 말했다·

“서큐버스에 심문이라고 하니 그렇고 그런 걸 떠올리는 건 이해합니다만 종족 차별적이고 실례입니다· 마탑주님· 변태·”

콰과광-!

마탑주는 정수리에 벼락을 맞은 사람처럼 하얗게 탄 채로 굳어버렸다· 

나는 조용히 마탑주를 끌어안고 토닥여주었다· 사람이 좀 야한 생각도 할 수 있는 거지 뭘· 너무 이상한 곳으로 빠지지만 않으면 다 괜찮다·

“괜찮아요 마탑주님· 저는 마탑주님이 변태라도 사랑할 수 있으니까·”

“···네가 제일 나빠 네가!!”

유나펀치 32연타가 내 전신에 작렬했다·

나는 둥가둥가를 해 주면서 광장 중앙에 놓인 석상을 살폈다· 종교적인 의미라든가 이 석상이 누구냐든가 그런 걸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이 석상이 『빅브라더』의 매개체라는 것만은 확실하게 알았다·

손을 뻗어 석상의 표면을 문질렀다· 가볍게 마력을 불어넣자 보일 듯 말 듯 하게 새겨진 복잡한 무늬가 빛을 깜빡이면서 드러났다·

마탑주는 무늬를 빤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홱 돌리며 내 두 눈을 가리면서 말했다·

“···이거 최면 패턴이지? 멜버튼의 설탕 코팅처럼·”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게 맞는 것 같은데요·”

이 석상은 무늬를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빅브라더』가 걸리도록 하는 아티팩트에 가까웠다· 

대단히 정교한 작품이다· 역시 세상은 넓고 천재는 많은 법인가· 의도가 불순하고 흉흉해서 그렇지 내심 박수를 쳐 주고 싶을 정도로 잘 만든 마법 도구다·

그렇다면····

이 자리에 모인 뒷골목 사람들 전부가 『빅브라더』에 당했다고 생각해도 좋겠지· 정기적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하니·

현시점에서 자색 마탑에서 연구 중인 마법 중 두 개가 섞인 사실이 확인되었다· 

정말로 내부에 유출자든 배신자든 하나는 있다는 얘기다· 

“석상을 조사는··· 해 봐야겠는데·”

“역시 너라도 조금 어렵지?”

“네 전공이 아니다 보니까·”

내 연구 하느라 바빴지 남의 연구까지 건드리지 않아서 신체 조종이나 기아스 쪽은 아무래도 조예가 부족했다· 사고 유도는 TRPG에서 써먹어야 했으니 제법 알고 있는 게 있었지만·

지금부터 독학해서 하나하나 뜯어보며 연구한다고 하면 역시 시간이 문제다· 

취미생활에 투자할 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그 정도 시간이 지난 후라면··· 이걸 만든 놈은 한참 전에 도망갔을 거 아니냐· 

우리가 지금 이렇게까지 파고든 이상 이제부터는 타임어택이었다·

『빅브라더』의 제작자가 이상 상황을 깨닫고 흔적을 지우기 전에 꼬리를 어디까지 잡아낼 수 있느냐의 싸움인 것이다·

“·······”

잠깐만·

“마탑주님·”

“···으 응?”

“마탑주님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시겠어요? 최면 세뇌는 이 석상으로 자동으로 걸고 있어서 마땅히 추적할 수단이 없고· 마탑 사람들은 의심되는 지금·”

“···나 나는· 연구나 그런 건 잘 못하니까· 으응···· 크라운홀에서 자색 마탑의 마법사들을 찾아봤을 것 같아· 쓰러진 사람을 심문하거나 수소문을 했을 거야· 석상을 여기 둘 때··· 한 번은 왔을 테니까·”

그래 그랬겠지· 

그리고 수소문을 했을 때 내 생각엔··· 얼굴 흉터 선배에 대한 목격 증언이 수두룩하게 나올 것 같다· 

범인이라서가 아니라 혼자서 주당 외출률 50%가 넘는 인싸니까·

하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수상하게 받아들였을 거다· 범행이 일어난 장소에 수십 번 얼굴 비춘 사람이 있으면 의심하게 되는 법 아닌가·

자꾸만 머릿속 한구석을 찌르는 불쾌함이 있었다· 맨 처음· 무언가에 유도되기라도 한 것처럼 내게 소매치기를 걸어 온 소년· 그리고 뒤이어 전개된 사건들·

소년을 추궁했더니 발동한 『빅브라더』와 사방에서 느껴지는 얼굴 흉터 선배와의 유사성· 이··· 흐름이·

누군가의 함정 같아서 불쾌하다·

범인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정황상 자색 마탑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놈이다· 그렇다면 나에 대해서도 마탑주 유나에 대해서도 당연히 알고 있을 거다·

내가 앉은 자리에서 마법을 파악할 만큼 천재라는 것도·

유나에게 걸리면 좆된다는 것도· 

만약 얼굴 흉터 선배가 범인이라고 가정해보자· 크라운홀에 우리들이 방문할 확률을 완전히 배제하고 이런 일을 꾸미는 게 가능한가? 걸리면 뒤질 텐데·

또 일을 꾸미려면 자신의 성명절기를 쓰지는 않았을 거다· 옆 구르기를 하면서 봐도 얼굴 흉터 선배의 마법인데 안 걸리겠지 하고 안일하게 일을 추진하는 게 가능한가? 걸리면 뒤질 텐데·

마지막으로 최면 걸린 소년을 시켜서 나한테 몸통 박치기를 시켜야 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이라는 말이냐· 걸리면 뒤질 텐데·

나는 조심스럽게 추측을 입에 담았다·

“함정일 수도 있겠다 싶어요·”

“···어 어떤 함정? 지금?”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잖아요· 너무 대놓고 ‘나 얼굴 흉터 선배요’ 하고 있으니까···· 핑발레즈 말도 들어봐야 알겠지만 제 생각엔· 얼굴 흉터 선배로 변장하고 석상 설치하러 왔을 것 같은데요·”

“그 그러니까· 누명을 씌우려고 한다는 거지?! 로레이한테!”

마탑주는 박수를 치면서 해맑게 웃었다· 방금까지 우중충하던 표정도 더듬거리던 말투도 한 번에 날아가 버렸다· 같은 자색 마탑의 인물을 의심하는 게 그녀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왔던 것 같았다·

어디까지나 추측이었지만 얼굴 흉터 선배가 사실 뒤지고 싶었던 게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 일을 벌일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리자 핑발레즈가 피범벅이 된 채로 중년인의 목깃을 끌고 나왔다· 핑발레즈는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석상을 설치한 자는 『꼭두각시』 로레이로 확인되었습니다· 세 번의 반복 심문을 진행했습니다만 동일한 목격 증언이 나오더군요·”

“···야호!!”

“······?!”

마탑주는 만세를 불렀다· 얼굴 흉터 선배가 변장도 안 하고 일을 벌일 만큼 멍청하지는 않았으니 역시 누명을 씌우려는 거라는 믿음을 굳힌 모양이었다·

핑발레즈는 심란한 표정으로 내게 작게 소곤거렸다·

“혹시 그 마탑주님과 로레이가 사이가 많이 안 좋았습니까···?”

“사이 좋았지· 그게 일단 들어봐 핑발레즈야· 이건 추측인데····”

너무 뻔하게 던져주는 정보가 아니냐· 이건 누명을 씌우려는 공작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가설을 핑발레즈에게도 설명해 주었다· 그녀는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녀는 하지만 이라고 덧붙이며 주의를 주었다· 

“그래도 범인으로 유력한 건 『꼭두각시』 로레이입니다· 알고 계시죠?”

“알지· 그래서 지금 결백한지 알아보려고·”

“알아낼 방법이 있다는 말입니까?”

물론 있고말고· 결백을 증명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있지 않던가· 

“직접 물어보면 되잖아·”

“?”

연락해서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원래 해명은 본인이 하는 거다·

핑발레즈는 얼굴 흉터 선배가 범인이라서 잠적하고 튀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지만 그러면 마탑주가 책임지고 죽여버리겠다고 선언하니 물러났다· 

폭풍전야·

어쩌면 정말로 얼굴 흉터 선배가 안일한 범인일지도 모른다· 이게 대놓고 범인한테 너 지금 도망가라며 알려주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제국에서 ‘사실 너희도 저새끼랑 한 패 아니냐’며 괜한 의심을 살 수도 있는 위험한 행위다·

하지만 나나 마탑주나··· 역시 믿어보는 쪽에 걸고 싶었던 거다·

유나에게서 비상 연락용 수정구와 통신에 필요한 마력을 빌렸다· 그리고 강제로 통화를 연결했다· 치지직거리는 소리가 이어지다가 얼굴 흉터 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누나의 몸이구나··· 기분이 이상해·

-옳지 로렌· 조금씩 움직여 봐· 익숙해져야 쓰기 편할 테니까· 

-심장이 엄청 뛰고 있어· 누나 아파?

-아니 기뻐서 그래· 지금은 고작 세 시간뿐이지만 곧 함께 여행을 갈 수 있을 정도로····

대화는 이어졌지만 들려오는 목소리는 하나뿐이었다· 얼굴 흉터 선배의 몸에 남동생이 들어와 있는 모양이었다· 어음· 나는 헛기침을 했다·

“음 실례합니다· 선배?”

-······후배님? 왜?

야동 보다가 걸린 사람도 목소리로 저 정도까지 ‘네가 왜 거기서 나와’를 표현할 수는 없을 거다· 나는 덤덤하게 용건을 말했다·

“저 선배한테 불온 세력과의 내통 혐의가 걸려서요· 지금 소명 안 하시면 마탑주님이 레이저 쏘실 건데·”

-이런 씨발··· 제가 어디로 가면 됩니까 후배님· 아니 로렌· 괜찮아· 별일 아니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아니 아냐· 누나는 내통 같은 거 안 했고····

우당탕탕·

급하게 옷 갈아입는 소리와 구르는 소리 선배가 자기 남동생한테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이는 소리가 연이어서 들렸다· 나는 수정구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저희 크라운홀에··· 꼬리갈매기 여관에 방 잡아뒀거든요·”

-예에 하루만 기다려달라고 전해주세요·

뚝· 신호가 끊겼다·

“곧 온댄다· 석상 수거해서 여관방에 가져다 놓고 이만 쉬자·”

“···남매가 참 화목하군요·”

떨떠름한 핑발레즈의 말에 마탑주는 옳다쿠나 하고 실드를 쳤다·

“으 응! 로레이가 참 착해· 자기 남동생을 이렇게나 아 아끼니까! 막 연구 유출하고 못된 짓 할 사람이 아니니까···!”

“그 화목하다는 게 칭찬이 아닌 것 같은데요·”

광장에 널브러진 사람들의 머리에서 『빅브라더』를 소거하고 핑발레즈가 경비대를 불러 감옥으로 줄줄이 수감시켰다· 

크라운홀 방문 1일 차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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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도록 워프 게이트와 마차를 오간 얼굴 흉터 선배는 초췌하고 퀭한 표정으로 석상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제 마법 맞네요·”

“···로 로레이!!”

“쏘 쏘지 마세요! 제 마법은 맞는데 제가 했다는 게 아니라···!!”

얼굴 흉터 선배의 해명 대잔치가 시작됐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눈이 펑펑 오네요· 기온은 영상··· 일텐데···? 그리고 지금은 분명 2월일텐데···!!

오늘 나갔다 오려고 했더니만···! 이제는 하늘에서 도넛이 내린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요·

하여간··· 약속의 그 대사를 하겠습니다· 내일 또 만나요 마이 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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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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