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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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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7

“아니 무공만 날름 처먹고 스승으로는 못 모시겠다고? 이 무슨 도둑놈 아니 도둑년 심보냐? 음· 도둑년· 도둑년이라·”

천유학이 어이가 없어 내뱉고 보니 도둑년 심보면 아주 훌륭한 자질이었다·

차기 신투는 당연히 도둑이기 때문이다·

“아니 그냥 가르쳐 주신다길래 감사드린 건데 도둑년이라니요· 싫으시면 마시지 왜 욕을 하시고 그러세요·”

“욕 아니다· 내가 말하면 칭찬이다· 쨌든 욕심도 안 나냐? 신공절학이라니까? 천하에 둘도 없는 고절한 무공이야·”

“저도 신공절학은 많이 알고 있거든요? 그리고 그냥 신공절학이라고 하시면 제가 어떻게 알아요? 이름부터 딱 말씀을 해 주셔야 제가 알아보고 아 좋은 거구나 하지·”

“배우겠다고 해야 알려줄 것이 아니냐?”

“뭘 배우는지 알아야 가르침을 청하죠·”

“신공절학이라니까?”

”아니 아저씨는 누가 좋은 거 있으니까 사가라고 하면 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금전부터 주고 사세요?”

“아이고 답답해 뒈지겠네! 신공! 신공!”

“그러니까 이름을 좀···”

천유학이 제 가슴을 땅땅 두드렸다·

청의 의견이 합리적이기는 했다·

하지만 무림인이라는 족속은 신공을 판다 하면 당장에 황금을 갖다 바칠 것이다·

무림인에게 신공이란 그러한 의미다·

물론 청이야 나중에 바꿔먹어야지 하면 그만이었으니 그에 해당하지 않았다·

“음· 혹시 더 할 말 없으시면 이만 가 봐도 될까요? 몸이 슬슬 식고 있어서요·”

“아니 신공이라는데 욕심도 안 나?”

“저도 신공 많이 안다니까요? 그리고 뭐 욕심이 나도 어떡해요? 이미 스승님이 계시는데· 재산 물려받겠다고 부모님을 여럿 모시고 하진 않잖아요?”

“왜 안 해! 애비가 여럿인 위인이 한둘이냐! 신공을 전수하겠다고 하면 스승 아니라 애비로 모시겠다고 할 놈들이 모이면 도시 하나는 가득 찰 텐데!”

“그럼 그런 분 찾으시면 되지 않을까요? 저는 스승님 말고 다른 분을 모실 생각이 없으니까요· 그럼· 아 수련법 알려주신 건 감사합니다·”

청이 꾸벅 고개를 숙이고는 터벅터벅 지친 걸음걸이로 걸어나갔다·

아닌 게 아니라 달아오른 몸이 다 식고 나니 전신은 근육통이고 옷은 차갑고 온통 진흙 투성이로 천근만근 무겁다·

천유학이 멀거니 그 뒷모습을 보았다·

“그래 의리가 있는 계집이라 이거지· 그럼 더 좋은 것이 아니냐· 그래 두고보자·”

다만 도둑놈의 습성이란 귀한 것이라면 더욱 불타 훔치려고 하는 법이었다·

 

—-

 

단검을 손 대신 쓰라고 했던가·

청이 곧장 바로 저녁 식사에서부터 수상한 아저씨의 수련법을 시도해보았다·

그에 대한 팽대산의 평가는 냉혹했다·

“음식에 원한이라도 있나? 무슨 짓인지 모르겠군·”

“음· 지나가던 고수가 조언해주신 건데· 칼을 손 대신 써보라고 하셔서· 그런데 음· 칼이 좀 잘 든다····”

단검으로 식사하기가 그리 어려우리라 생각하진 않았다·

그래봐야 손잡이까지 해서 한 자 네 치 정도 청의 고향 식 단위로 사십이 센티미터에 정도였다·

손잡이는 여느 단검과 같이 다섯 치 정도 되니 길지 않은 칼날로 푹푹 찍어서 먹으면 되지 않을까 하고·

그런데 칼이 너무 잘 든다·

크게 썰린 오리고기 덩어리를 푹 찍으니 무슨 순두부에 칼 밀어넣는 기분이었다·

그리하여 손을 들면 고기는 미동도 없이 단검이 혼자 부드럽게 빠져나왔다·

청이 방법을 바꿔 수평으로 찔러 고기를 꿰어 들었다· 그러나 무게 중심이 맞치 않아 한쪽으로 쏠리니 매끈한 칼날이 그대로 고기를 잘라 옆구리로 빠져나왔다·

그렇게 청이 집요하게 오리고기를 노리니 어느새 난도질이 된 고깃덩이가 완전히 파괴되고 말았다·

“아씨 어렵네·”

“온종일 식탁에 앉아있을 생각이 아니라면 그딴 웃기지도 않는 짓은 그만하고 그만 식사나 하지·”

“흥· 일단은 제대로 해 보고서 나중에 그 고수 아저씨 만나면 따지던가 해야지· 당장 어렵다고 포기하면 되겠어? 그래도 화경의 고수가 해 주신 조언인데·”

청이 조심조심 고기를 다시 꿰고 이번엔 들어올리되 단검을 세워 아예 날받이까지 툭 떨군 후에-

고기가 단검에 꿰인 채 칼날을 타고 미끄러지고 날카로운 칼날이 옆구리를 가르니 모로 미끄러져 식탁 위로 툭 떨어졌다·

“아씨 무슨 칼이 이렇게 잘 들어?”

“청 누님 단검을 잠깐· 음·”

제갈이현이 단검을 받아들고는 한 눈으로 날을 가늠하고 흔들어 휘는 정도를 보고 불에 비춰 광택을 확인하는 등 도검의 전문가 같은 분위기를 냈다·

그러고는 결론을 내리기를·

“청홍쌍흉 중 청자검인 것 같습니다·”

앗· 설마 이 분위기·

청이 기대하면서 숫자를 셋다·

하나 둘 지금!

“청자검!” “청홍쌍흉!” “청자검!”

아쉽게도 이심전심은 실패였다·

청이 혼자 틀린 당난아와 아예 입도 뻥긋하지 않은 팽대산에게 벌칙을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주방에 액젓이라도 좀 달라고 해야 하나 잠깐 고민해 보았다·

“음· 좋은 건가?”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전전대의 대마두 당랑거마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겠군요· 아 당랑거마의 이야기를 하려니 먼저 양운산문의 혈사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드려야 할 텐데 아! 양운산문의 혈사 이전에 한 사내의 부주의한 추파가 어떻게 그 복잡한 사건의 전말이 되었는지부터 이야기를 해 드려야겠군요·”

“제갈이 그냥 오랜만에 오래 떠들고 싶은 거 아냐? 무슨 단검 하나 소개하는데 그거 지금 그 이야기 다 하겠다는 거잖아·”

“본래 이름난 병기는 그 사연을 알아야 제맛인 법이 아니겠습니까 누님·”

“뭐· 좋아· 재미있을 것도 같고·”

청이 고기와 씨름하며 제갈이현의 이야기를 대충 들었다·

청홍쌍흉이란 한 자루 단검과 한 자루의 추검(송곳)으로 이루어진 자매검으로 당랑거마의 독문병기로 더욱 유명했다·

당랑거마는 탈마의 경지를 이룬 거악으로 어쩌면 한 시대를 대표할 수도 있었지만 하필이면 전전대의 천하제일인이 무천대제였다·

결국 목은 잘리고 병기는 압수당했다나·

“무천대제께서 주인이 나올 때까지 따로 보관해 두셨다고 들었는데 그 후인과 연이 닿으신 모양입니다·”

청이 생각했다· 후인은 개뿔·

신투가 천하의 도둑놈이라고 알려준 사람이 바로 제갈이현 본인이 아니었던가·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삼 각(약 사십오 분)의 시간 동안 겨우 고기 몇 조각이나 씹은 그것도 난도질이 되어 씹는 맛도 영 좋지 않았으니 청이 약이 바짝 올랐다·

“그만 식사를 좀 하면 어떤가? 탕이라도 좀 마시고·”

“손 대신이면 탕그릇도 이걸로 들어야 하는 거잖아· 아· 그래· 들면 되는구나· 찍지 말고·”

청이 고기 아래로 칼날을 밀어넣고 살살 들었다 놨다 무게중심을 가늠하다가 이내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천천히 팔을 들었다·

청의 신체는 힘뿐만 아니라 모든 지표에서 인간을 초월했으니 그 예민함과 균형 감각 역시 마찬가지였다·

용케도 고기를 칼날 위에 척 얹은 청이 제 머리 위로 가져가 떨구니 받아먹으려고 고개를 치들고 입은 쩍 벌려 혀를 쭉 내미는 것이다·

팽초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청아야· 아무리 그래도 여인이 꼴이 그게 뭐니· 조금만 그 보는 사람이 다 민망하지 않니·”

“하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먹을 수가 있는걸요· 그리고 어차피 우리끼리 있는데 또 뭐 어때서요·”

“그· 하아· 아니다· 그래·”

팽초려는 어차피 들어먹지 않을 잔소리임을 알았기에 일찌감치 포기하고 한숨이나 푹 내쉬었다·

청의 행동 교정은 해당 분야의 권위자인 서문수린이나 가능한 위업이다!

그렇게 겨우 고기 몇 점을 넘기고 나니 다들 이쪽을 지켜보는 것이 아무리 청이라 해도 좀 민망하기는 했다·

진작에 식사 마치고 할 일 없으니 기묘한 짓에 자연스레 눈길을 줄 수밖에는·

그에 청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이거 포장해 달라고 해· 가서 마저 먹을 거야· 누가 이기나 아주 결판을 내야지·”

팽초려가 목까지 차오른 잔소리를 꾹 참아 넘겼다·

청아야· 세상에 음식이랑 싸워서 결판을 내는 사람이 도대체 어디에 있니 하고·

 

—-

 

청이 기어코 음식을 싸 와서 낑낑거리며 식사를 마쳤을 때는 이미 밤이 늦은 시간이었다·

그래도 깨끗하게 비우고 나니 과제 하나를 훌륭하게 해냈다는 성취감도 들고·

청이 저녁에서 야밤에 이르기까지 내내 식사를 시도하고 있었으니 옆에서 심심하다며 같이 놀아달라 칭얼거리던 당난아가 결국 삐져서 돌아가 버렸다·

오늘은 혼자 자겠네 하고 옷고름을 풀던 청이 순간 멈칫했다·

단검을 손 대신 쓰라고 했으니 옷을 입고 벗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잘 때 말고는 손 대신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청이 옷고름을 내려다보았다·

음· 왼손으로 거든다고 해도 이걸 칼날로 막 풀어내고 할 수 있는 건가?

잠시 고민을 해 본 청이 그냥 훌훌 옷을 벗어 던지고 침상에 몸을 던졌다·

오늘은 식사로도 충분히 고생했으니까·

밤이 늦었으니 오늘은 자고 내일 아침에 단검으로 옷을 입는 데서부터 시작해 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청이 무천각 최고급 비단 침상의 촉감을 온몸으로 즐기며 바르작거렸다·

몸에 감기는 비단 침구의 촉감이 참으로 기분이 좋고 잠은 안 오고·

뒹굴뒹굴 폭 파묻히도록 푹신하니 이래서 침상이 좋은 침상을 써야 한다고 오죽하면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무리가 있을 정도가 아니던가· 참 편안한데 음 잠은 안 와·

청이 가만히 누워 눈을 감았다·

본래 사람이 앞이 보이지 않으면 오감이 예민하게 서는 것이라 인간을 초월한 청력이 밤의 소리를 더듬어 본다·

하지만 무천각은 최고급 객정이라서 방음 역시 뛰어나다· 창밖으로 한 꺼풀 막힌 풀벌레 소리나 얕게 깔릴 뿐 인기척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이상하다· 분명 같은 층 저기 가장 끝 방에 시비 분들이 계시지 않았던가·

방음이 이렇게 좋은가?

숨소리 하나가 안 들리고·

그야 아무리 청력이 인간을 초월했다고 해도 벽을 몇 개나 넘어 사람이 쌕쌕 호흡하는 소리를 들을 수가 있겠는가·

인간 초월이 아니라 초초월을 해도 불가능한 기예다·

그렇게 애써 인기척을 찾아보던 청이 돌연 몸을 벌떡 일으켰다·

“자는 게 무슨 소용이야· 어차피 며칠 안 잔다고 피곤한 것도 아닌데· 지금 내 실력에 잠이 오니? 칼이라도 한 번 더 휘두르지 않고·”

굳이 혼잣말로 소리를 만들어 내뱉는 말이 듣는 이 없는 변명이었다·

청이 침상 옆 협탁에 손을 뻗었다·

정확히는 그 위에 둔 단검을 향해서였다·

 

—-

 

드륵!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여인 자는 방을 함부로 열어대니 세상에 무례해도 이렇게 무례한 사람이 또 있을까·

하지만 당난아는 본래 본성부터가 몹시 무례하기 짝이 없는 악녀이기 때문에 딱히 특별한 일은 아니라고 하겠다·

“얍! 그년 또 있냐! 응? 뭐야 청아 너 왜 벌써 일어나 있어?”

“그년이 뭐야 그년이·”

“그야 청아 네가 하룻밤만 자리를 비우면 딴 년을 끌어들이잖아· 내가 봤을 때 공손년 그거 영 불순하단 말이지·”

어제는 삐져서 집에 가더니만 하룻밤만에 다 풀린 모양이었다·

청이 피식 웃으며 면박을 주었다·

“내 주변에 불순한 사람이라곤 너밖에는 없거든? 그리고 누가 자리를 비우랬나? 아· 맞다·”

그리고는 곤란한 미소와 함께 말했다·

“그 난아야 그 포목점 가서 싸구려 무복 좀 잔뜩 사다줄 수 있어? 기왕이면 되게 질기고 두꺼운 천으로 짠 걸로· 삼베? 그래 삼마베로 짠 것들로·”

“응? 삼베? 너무 거칠지 않아? 그런데 왜 갑자기?”

“음· 이게? 이래서?”

청이 수련용 무복의 양 어깨를 살짝 쥐어 들어 올렸다·

그러자 무복의 잘린 부분이 드러나는데 그 갈래가 수십 수백이었다· 청의 고향 세절기라 하는 기물에 대충 넣었다 뺀 꼴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잘린 사이들이 벌어져 여기저기 흰 살결이 비쳤다·

당난아의 표정이 사나워지더니 당장에 뾰족하게 성난 음성이 터져나오는 것이다·

“뭐 뭐야!? 옷이 왜 그래!? 누가 옷을 그따위로 만들어놨!어? 세상에 이런 흔해 빠진 수작질을 아! 검화 검화 그년이지? 밤에 그년 왔다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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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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